에셋/ INTO THE REAL ESTATE
임장생활기록부 2 - 경기도 과천
사진 이문규·이예주·정준영PD, 임대철 기자
사진 이문규·이예주·정준영PD, 임대철 기자
임장(臨場), 발품을 팔아 관심 있는 지역을 찾아가 관련 정보들을 탐방하는 것이죠. 화제의 부동산을 직접 방문해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달하는 코너 '임장생활기록부'. 이달엔 ‘준강남’으로 불리는 경기도 과천을 다녀왔습니다.

백화점과 대형 병원이 없는데도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이 있습니다. 과천입니다. KB부동산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값은 지난 9월 기준으로 2% 넘게 상승하면서 면서 전국 상승률 1위를 차지했습니다. 우수한 강남 접근성과 쾌적한 주거 환경, 개발 호재 등이 과천 아파트값 상승의 비결로 꼽힙니다.
과천은 서울과 같은 지역번호(02)를 쓸 정도로 서울과 가깝습니다. 대중교통도 편리합니다. 지하철 4호선이 과천을 관통하죠. 앞으로 서울 접근성은 더 좋아질 전망입니다.
양재와 삼성, 왕십리, 청량리 등 서울 주요 지역을 지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이 정부과천청사역에 들어설 예정입니다. 2028년 개통이 목표로, 이 곳은 GTX 전용구간이라 배차 간격도 짧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과천청사역에서 서울 강남구 개포동을 거쳐 위례신도시로 이어지는 위례과천선도 추진 중입니다. 서울시가 최근 행정예고를 하면서 이수~과천 복합터널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상습 정체가 일정부분 해소될지 주목됩니다.
과천은 ‘살기 좋은 동네’로 꼽혀요. 사회안전지수(성신여대 데이터사이언스센터 등 조사) 1위입니다. 주민들의 자부심도 대단해요. 녹지가 아주 많고, 전체의 83%가 그린벨트입니다. 관악산과 청계산에 둘러싸였고, 한복판엔 양재천이 흐릅니다. 배산임수 형태죠. 작정하고 개발한 도시라 입지가 좋을 뿐 아니라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4호선이 과천을 관통합니다.
미래 교통 호재도 있어요. GTX-C 노선 정부과천청사역이 생길 예정이고, 과천위례선도 들어옵니다. 특히 과천위례선은 강남 업무단지를 관통하는 라인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과천과학관, 서울대공원, 경마장, 렛츠런파크 등 대규모 여가시설이 있습니다.
하지만 백화점이나 상급병원이 없고 변변한 영화관도 없습니다. 젊은 세대가 살기에 다소 심심한 느낌이죠.
사진 이문규·이예주·정준영PD, 임대철 기자
사진 이문규·이예주·정준영PD, 임대철 기자
서울보다 비싼 푸르지오 써밋
4호선 과천역과 정부과천청사역을 끼고 있는 중앙동과 부림동, 별양동, 원문동을 중심으로 아파트촌이 들어서 있습니다. 12개 단지가 하나의 생활권이예요. 그중 중앙동의 과천푸르지오 써밋(옛 과천주공 1단지)의 입지가 단연 돋보입니다.
과천의 시세를 견인하는 ‘대장 아파트’를 꼽을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단지입니다. 과천역과 정부과천청사역 모두와 맞닿은 더블 역세권인 데다 과천정부청사, 과천시청, 과천경찰서 등 관공서와도 가깝습니다. 단지 주변에 초중고교가 다 있습니다.
2020년 준공한 신축으로 1571가구입니다. 써밋은 대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입니다. 고급스러운 조경을 비롯해 스카이라운지와 수영장 등이 있는 커뮤니티 시설을 갖췄습니다.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푸르지오 써밋이 들어선 건 과천이 유일(준공 완료 기준)합니다. 20평(66㎡)대부터 70평(231㎡)대까지 다양하지만 33평(108㎡)이 대다수입니다.
재건축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 때문에 시공사가 바뀌었죠. 또 후분양을 했는데 분양가 비싸다고 논란이 일었고 대형 평수는 미분양이 났습니다. 하지만 자리 잡고 난 뒤엔 거침없는 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전용면적 84㎡가 20억5000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지난해 12월 거래된 16억5000만 원 대비 4억 원 상승했습니다. 서울보다 더 비싼 거죠.
사진 이문규·이예주·정준영PD, 임대철 기자
사진 이문규·이예주·정준영PD, 임대철 기자
‘히든 보스’ 주공 10단지
‘과천 재건축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과천주공 10단지입니다. 과천주공 10단지는 흡사 전원주택을 연상시킵니다. 용적률이 86%에 불과한 저층 단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사업성이 뛰어나고 대지지분이 많습니다. 수도권을 대표하는 알짜 정비사업장으로 평가받습니다. 지하철이 가까운 데다 중앙공원 근처여서 입지도 뛰어납니다.
1984년 준공됐고 632가구입니다. 재건축을 통해 최고 28층 높이의 아파트 1339가구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미래의 대장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높은 거죠.
2년 전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뒤 정비사업의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시공사 수주전이 진행 중인데, 삼성물산이 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합 측은 정비계획안 변경을 통해 최대 40층까지 짓는 게 목표입니다.
과천주공은 총 1~12단지인데 3단지(래미안 슈르)와 11단지(래미안 에코팰리스) 등 1기 재건축, 1단지(과천푸르지오 써밋)와 2단지(과천 위버필드), 6단지(과천자이), 7-1단지(과천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 7-2단지(래미안과천 센트럴스위트), 12단지(과천센트레빌 아스테리움) 등의 2기 재건축을 통해 대부분 정비사업을 완료했습니다.
이제 남은 곳은 10단지를 비롯해 4·5·8·9단지 정도입니다. 8단지와 9단지는 통합재건축을 하기로 했습니다.

홈런타가 될 지식정보타운
과천 외곽으로도 개발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갈현동과 문원동 일대의 과천 지식정보타운(지정타)이 대표적입니다. 그린벨트를 풀어서 대규모 지식 기반 산업단지 및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펄어비스와 JW그룹, 넷마블, 코오롱글로벌 등 대기업이 속속 입주하고 있습니다. 3년쯤 후에 4호선 지식정보타운역이 조성될 예정입니다.
일대에 과천푸르지오오르투스, 과천푸르지오라비엔오, 과천르센토데시앙 등 아파트 단지들도 들어서고 있습니다. 8100가구가 입주하게 됩니다. 그중 과천푸르지오오르투스는 지난 6월 입주한 따끈따끈한 신축입니다. 435가구 규모인데, 이 곳이 경기도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곳입니다. 534대1에 달했죠. 분양가가 3.3㎡당 2400만 원대여서 ‘로또 청약’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위장전입 등이 기승을 부렸고, 적발돼서 계약 취소된 사례도 많았습니다. 과천 본도심과 가깝습니다. 작지만 알찬 단지입니다.
과천푸르지오라비엔오는 지식정보타운 단지들 중 입지가 가장 뛰어납니다. 지식정보타운역이 개통되면 가깝거든요. 2021년 입주했고 679가구 규모입니다.
최근 38평(125㎡)이 17억 원에 손바뀜 됐습니다. 과천의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지식정보타운 조성이 마무리되고 주거단지 입주도 완료한다면 배후 수요가 풍부해질 전망”이라며 “주암동과 과천동 일대에도 7000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과천이 이 같은 호재들을 기반으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글 김정은 한국경제신문 디지털라이브부 기자·집코노미TV
사진 이문규·이예주·정준영PD, 임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