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도 탐낼 만한 전기차 끝판왕들.
[럭셔리 전기차] ROLLS-ROYCE, Spectre‘스펙터’는 롤스로이스 최초의 전기자동차다. 롤스로이스의 새 시대를 여는 자동차인 만큼 브랜드 역사상 가장 까다로운 개발 과정을 거쳐 완성했다. 총 250만km를 달리며 400년 이상 분량의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축적했는가 하면, 영하 40도에서 영상 50도에 이르는 혹한기와 혹서기 테스트, 사막과 빙하, 고산지대 등 극악의 환경에서 주행 테스트를 마쳤다.
자동차에 오르면 “가히 롤스로이스다”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실내 공간에는 4796개의 별을 코치도어 안쪽에 새겨 넣은 ‘스타라이트 도어’와 5500개 이상의 별무리와 스펙터 네임 플레이트로 이루어진 ‘일루미네이티드 페시아’가 신비로운 밤하늘을 연출한다. 마법 양탄자와 비유되는 특유의 승차감과 여유로운 가속 성능, 실내 정숙성 역시 롤스로이스답다. 전륜과 후륜에 각각 배치한 전기모터는 최고 출력 430kW와 최대 토크 91.8㎏·m의 성능을 발휘하는데, 이는 팬텀 V12 엔진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제원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소요 시간은 4.5초, 1회 충전으로 383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가격은 6억2200만 원부터. LOTUS, Eletre
로터스는 영국 초경량 스포츠카의 상징과도 같은 브랜드다. 지난 2013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뒤, 꼭 10년 만인 지난해 다시 복귀했다. 이전과 차이점이 있다면 전동화를 앞세운 브랜드로 거듭났다는 것. ‘엘레트라’는 로터스 최초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최고 출력 612마력의 ‘엘레트라 S’와 918마력의 ‘엘레트라 R’ 두 가지 트림으로 구성했다. 이 중 엘레트라 R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2.9초에 도달할 만큼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충전 성능과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 등 전기차가 갖춰야 할 면모들도 두루 갖추었는데, 112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하고 1회 충전 시 각각 600km와 490km 주행이 가능하다(WLTP 기준). 놀라운 건, 트림에 관계없이 20분이면 10%에서 80%까지 급속 충전을 할 수 있다는 점. 단 5분만 충전해도 12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네 개의 라이더와 여섯 개의 레이더, 일곱 개의 HD 카메라를 바탕으로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도 갖췄다. 가격은 1억7900만 원부터. MASERATI, GranCabrio Folgore
마세라티에는 전기차로만 구성된 ‘폴고레’라는 브랜드가 있다. 폴고레는 ‘번개’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마세라티 특유의 퍼포먼스와 성능, 우렁찬 사운드를 전기차 시대에도 그대로 지키겠다는 포부가 담긴 이름이다. 마세라티의 세 번째 전기차인 ‘그란카브리오 폴고레’는 그동안 출시했던 그란카브리오의 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특히 럭셔리 GT를 기반으로 한 만큼 롱-노즈 숏-데크 비율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마세라티에서는 이 차를 “세상에서 가장 빠른 전기 컨버터블”이라고 강조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란카브리오 폴고레에는 총 세 개의 전기모터가 장착됐다. 합산 300kW에 이르는 전기모터로 약 750마력의 성능을 발휘하는데, 이를 통해 정지 상태에서 단 2.8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다. 배터리는 800V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92.5kWh 크기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조합되며 1회 충전 거리는 419~447km(WLTP 기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4분기 국내 출시 예정으로 가격은 미정이다. PORSCHE, Taycan
지난 2021년 국내 출시한 ‘타이칸’이 올해 하반기 부분 변경 모델로 돌아온다. 외관 디자인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의 형상이 조금 바뀐 수준이다. 변화의 초점은 성능과 주행 거리에 맞춰졌다. 이전 모델에 비해 더 가볍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 팩과 새로 개발된 구동 모터를 탑재했다. 공개된 제원에 따르면 기본 모델에 83.6~89kWh, 퍼포먼스 모델에는 93.4~105kWh의 배터리를 장착한다. 이를 통해 1회 충전 시 최장 587km를 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성능 역시 크게 개선되는데, 특히 터보 S 모델의 경우 187마력 상승한 최고938마력을 뿜어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2.3초 만에 주파한다. 이는 과거 포르쉐 918 스파이더가 보여준 887마력을 넘어 포르쉐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성능이다. 가격은 미정. BMW, i7 M70 xDrive
‘i7’은 BMW의 기함이자 쇼퍼브리븐카(운전기사가 모는 의전 목적의 자동차)다. 5m가 넘는 육중한 체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실내는 기함답게 꾸몄는데, 눈에 보이는 모든 곳을 최고급 가죽과 캐시미어로 장식하고, 이른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는 비행기 일등석처럼 뒤로 젖힐 수 있다. 뒷좌석에 31.3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편하게 누워서 8K 해상도의 영상을 시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i7가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엄청난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i7 M70×드라이브’의 경우 두 개의 모터로 총 659마력의 힘을 낸다. 보통 600마력 이상인 차를 슈퍼카라고 부르는 것을 감안하면, 슈퍼전기차인 셈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은 3.7초. 101.7kWh의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했으며 배터리 완충 시 최대 주행 거리는 391km다. 가격은 2억 원대. MERCEDES-MAYBACH, EQS SUV
메르세데스-마이바흐도 한국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SUV인 ‘EQS SUV’를 연내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외관에서는 최고급을 지향하는 마이바흐의 정체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특히 전면부의 블랙 패널 라디에이터 그릴에 크롬 처리한 트림 스트립을 수직으로 배열해 입체감을 강조했다. 실내는 한 술 더 뜬다. 운전석에는 세 개의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합쳐진 ‘MBUX 하이퍼스크린’을 탑재해 미래적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마이바흐 특유의 익스클루시브 나파 가죽 시트를 기본으로 채택하고, ‘회장님’을 모시는 SUV답게 뒷좌석엔 온열 및 마사지 기능이 탑재된 리클라이닝 시트를 적용했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거리는 약 600km(WLTP 기준).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으로 가격은 미정이다.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 | 사진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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