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명언]
작가의 지혜가 끝나는 곳에서 우리의 지혜가 시작된다
“독서는 작가의 지혜가 끝나는 곳에서 우리의 지혜가 시작되는 행위다.” 방대한 분량의 장편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쓴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말이다. 그가 병마와 싸우면서도 필생의 대작을 완성할 수 있었던 비결이 곧 독서와 사색이었다.

미국 터프츠대 아동발달학과 교수이자 인지신경과학자인 매리언 울프는 <책 읽는 뇌>에서 독서와 뇌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그는 “애초에 인간의 뇌는 독서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인간이 문자를 읽고 그 안의 상징을 이해하는 과정에는 뇌 회로의 연결이 필요한데, 인류가 문자를 발명하고 발전시키는 와중에 뇌가 기존 회로를 재편성해 이를 해독하는 쪽으로 바뀌어 왔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는 많은 부모가 컴퓨터 게임과 디지털 영상에 빠진 아이가 문자를 도외시할까 봐 걱정한다. 그러나 울프는 디지털을 피하려고 무조건 책을 떠안기는 ‘기능적인 독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얘기한다.

그의 말마따나 책 읽기가 인간의 뇌를 재편성한 것처럼 정보기술의 발달은 뇌를 또 다른 방식으로 재편성할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읽기’와 ‘생각하기’의 상보관계다. 어느 한쪽을 버리지 않고 두루 섭렵하면서 ‘초월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한 것이 ‘책 읽는 뇌’의 최고 업적이기 때문이다.

고두현 한국경제 문화에디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