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연방정부는 벌집을 쑤셔 놓은 분위기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의 폭주 때문입니다. 내일부터 출근하지 말라는 이메일과 함께 부처가 문을 닫고 20대 정보기술(IT) 엔지니어로 구성된 머스크의 최측근팀이 재무부와 국세청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 민감한 정보들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정부 내에 만연한 사기 행위를 막아 1조 달러를 절감하는 게 이들의 목표입니다. 몇 년 전 트위터 인수 이후 벌어졌던 ‘대학살’이 200만 명의 연방 공무원을 대상으로 벌어지면서 머스크를 멈추게 하라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업가는 정치색을 드러내지 않는 게 현명하다는 상식에서 보면 머스크의 행보는 많은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합니다. 정치권과 적당한 관계를 유지해야 정권이 바뀌어도 사업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친환경 전기차를 파는 기업 수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브로맨스는 더더욱 이해 불가입니다. 테슬라 전기차를 자랑스러워하던 구매자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이미 판매량이 급감했습니다. 전기차 보조금 폐지, 관세 폭탄 등 트럼프 정책은 테슬라에 유리할 게 없어 보입니다.
도대체 머스크는 왜 이러는 걸까요. 흥미롭게도 머스크의 트럼프 밀착이 테슬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미래를 로보택시에 걸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DOGE 수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테슬라에 필요한 자율주행 관련 규제 완화를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감입니다. 테슬라는 6월 오스틴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미국 전역에서 로보택시 유료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입니다.
테슬라에 대한 서학개미의 애정은 절대적입니다. 테슬라는 2020년 7월부터 줄곧 해외 투자 종목 1위(2024년 6월 제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연초 이후 10억 달러가 넘게 폭풍 매수 중입니다. 같은 기간 순매수 2위인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를 포함하면 순매수 금액은 19억 달러에 달합니다. 머스크의 아슬아슬한 행보를 마음 편하게 지켜볼 수많은 없는 이유입니다. 일부는 그의 산만함을 우려합니다. 테슬라 말고도 그가 책임져야 하는 기업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DOGE의 임무는 내년 7월 종료되지만 한순간이라도 그의 행보가 삐끗하면 끔찍한 결과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머스크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창업자들처럼 차등주라는 보호막이 없습니다. 그의 ‘슈퍼 천재성’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에디터스 메모] 머스크는 왜 이럴까?](https://img.hankyung.com/photo/202502/AD.39571148.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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