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명언]
깊게 파려면 넓게 파라
“깊게 파려면 넓게 파라.” 17세기 철학자 스피노자의 명언이다. 과학적 지식과 직관적 체험을 모두 중시한 그는 “나는 깊게 파기 위해 넓게 파기 시작했다”고 자주 말했다. 예나 지금이나 무언가를 깊게 파려면 넓게 파야 한다. 첼리스트 장한나가 ‘가야금 명인’ 황병기로부터 들은 덕담도 “우물을 깊게 파려면 넓게 파라”였다.

어릴 때, 어머니가 “어느 구름에 비 들었는지 모른다”는 말을 하곤 했는데 일의 결과를 미리 재단하지 말고, 인생을 폭넓게 보라는 뜻이었다. ‘지혜의 왕’ 솔로몬이 “아침에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손을 거두지 말라. 이것이 잘될는지, 저것이 잘될는지, 혹 둘이 다 잘될는지 알지 못함이니라”고 한 것과 같다.

같은 씨앗도 싹을 틔우는 속도가 다르다. 그러니 남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나와 비교하자. 이르거나 늦거나 간에 내 능력을 키워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어느 구름에 비가 들었는지, 그 비가 언제 내릴지 알 수 없지만 빗물은 늘 경험 많은 농부의 밭을 먼저 적신다. 조금 늦으면 또 어떤가. 그동안의 실패를 밑천 삼아 다시 시작하면 된다. 그러니 무엇을 하든 ‘넓게’ 파고 ‘깊이’ 파자.

고두현 한국경제 문화에디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