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AI 혁신 경쟁에서 한발 밀려나 있던 구글이 지난 3년간의 집중 투자와 전략적 변화를 통해 다시 주도권을 되찾았다. AI 분야의 부진을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애플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챗GPT 충격 이후 절치부심한 구글은 최근 놀라운 AI 신제품과 신기술을 대거 선보이며 부활을 알렸다

[스페셜] 구글의 AI 대반격
구글 IO 2025 행사에 참석한 순다 피차이 구글 CEO. 사진=연합AFP
구글 IO 2025 행사에 참석한 순다 피차이 구글 CEO. 사진=연합AFP
“업데이트된 구글 제미나이 2.5 프로(Gemini 2.5 Pro)가 오픈AI의 o3를 따라잡았다. 평가 전반에서 1위를 차지, 인공지능(AI) 인텔리전스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AI 모델 평가 전문 업체 아티피셜 애널리시스는 6월 6일 구글의 제미나이 2.5 프로 6월 업데이트 모델 ‘Gemini 2.5 Pro(2025년 6월)’ 분석 데이터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벤치마크(성능 평가) 테스트가 가능한 AI 모델 중 ‘인텔리전스 인덱스(intelligence index)’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느린 공룡'에서 '빠른 상어'로 극적인 변신

인텔리전스 인덱스는 AI 모델의 지식을 평가하는 ‘MMLU(대규모 다중작업 언어 이해)-Pro’, 대학원 수준의 생물학, 물리학, 화학 문제들로 구성된 ‘GPQA 다이아몬드’, 수학 풀이 능력을 평가하는 ‘AIME’, 코딩 능력을 평가하는 ‘라이브코드벤치(LiveCodeBench)’ 등 7개 벤치마크로 구성된다.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AI 모델’에 등극한 셈이다.
구글이 돌아왔다…AI 패권 되찾은 혁신 3년
LM아레나(LM Arena)의 분석 결과도 마찬가지다. 제미나이 2.5 프로 6월 업데이트 버전은 텍스트, 웹 개발, 비전(이미지 이해 및 처리), 검색 등 주요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 AI 모델 성능 순위(leaderboard) 전체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4월 오픈AI가 o3 모델을 공개한 이후 처음으로 전체 1위가 바뀌었다.
구글이 돌아왔다…AI 패권 되찾은 혁신 3년
구글은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 생성형 AI 분야에서 오픈AI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챗GPT 대항마로 서둘러 AI 챗봇 ‘바드(Bard)’ 출시를 발표하다가 시연 중 오류가 발견돼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 5월 마운틴뷰에서 진행된 ‘구글 I/O 2025’에서 보여준 모습은 완전히 달랐다. 새로운 AI 기반 서비스와 제품을 쏟아냈고, 가장 앞선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느린 공룡’에서 ‘빠른 상어’로의 변신이다. 구글은 어떻게 2년 6개월 만에 전세를 완전히 역전했을까. 검색에 이어 AI 시대도 구글이 주도할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네 가지 시그널을 살펴본다.

시그널 1: 꿈을 확장하다…'오즈의 마법사'의 의미

구글의 자신감은 4월 8일 라스베이거스 초대형 구(球)형 공연장 ‘스피어(Sphere)’에 등장한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에서부터 엿보이기 시작했다. 이날 영화사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 함께 추진해 온 프로젝트를 공개하며 기술을 바탕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이루는 구글의 ‘문샷(moonshot) DNA’를 강조한 것이다.

피차이 CEO는 이 무대에서 “우리의 목표는 도로시를 비롯한 모든 캐릭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16K×16K’ 초고해상도로 구현하는 것이었다. 이 도전은 진정한 역사가 될 것”이라며 “구글은 엔지니어, 문제 해결사, 영화 같은 아이디어로 가득한 회사”라고 밝혔다.

이날 피차이 CEO가 소개한 프로젝트는 1939년 개봉한 고전 영화 <오즈의 마법사>를 축구장 두 개 크기와 맞먹는 1만5000㎡ 규모의 내부 스크린으로 확장하는 프로젝트다. 35mm 셀룰로이드 필름에 담긴 4×3 크기의 저화질 원본 영화 이미지를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해상도의 16K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에 확대하는 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초고화질(super resolution)’ 이미지를 만들어내야 했고, 원본 화면 이상을 사실적으로 확장해 표현하는 ‘아웃페인팅(outpainting)’ 기술도 필요했다. 예컨대 도로시의 얼굴만 있는 원본 영화 이미지를 스크린 규모에 맞게 확장해 몸과 배경까지 보여주는 식이다.

원본 영화 화면 너머에 있는 다른 피사체의 움직임을 구현해내는 ‘퍼포먼스 제너레이션(performance generation)’ 기술도 필요했다. 도로시만 보였던 원본 영화와 달리 그녀의 옆을 걷는 허수아비까지 표현해야 스피어 화면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지난 4월 16K×16K 초고해상도로 복원해 라스베이거스 스피어에서 공개한 고전 영황 '오즈의 마법사'. 사진=구글 제공
구글이 지난 4월 16K×16K 초고해상도로 복원해 라스베이거스 스피어에서 공개한 고전 영황 '오즈의 마법사'. 사진=구글 제공
라스베이거스의 초대형 공연장 스피어 무대에 오른 순다 피차이 구글 CEO. 사진=구글 제공
라스베이거스의 초대형 공연장 스피어 무대에 오른 순다 피차이 구글 CEO. 사진=구글 제공
AI가 만들어 낸 마법…조직 개편과 AI 집중 전략

구글이 보유한 최첨단 AI 기술이 이런 작업을 가능케 했다. 구글의 이미지 생성 AI 모델 비오(Veo), 이마젠(Imagen), 멀티모달(multimodal·다중모드) 모델 제미나이가 총동원됐고, 워너브라더스의 원본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 이 프로젝트만을 위한 미세 조정을 거쳤다.

결과는 놀라웠다. 스피어 내부 화면에 작게 영사된 원본 영상이 1만5000㎡ 화면 크기로 확장되는 순간이 이날 행사의 백미였다. 영화의 주제곡인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가 흘러나오며 도로시와 도로시가 살던 캔자스 시골 마을의 목가적 풍경이 초대형 화면을 가득 덮자, 현장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도로시와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가 초록의 서쪽 마녀를 만나는 장면에서는 천장까지 이어진 화면을 가득 채운 거대한 마녀가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했다. 기존의 특수효과, 컴퓨터생성이미지(CGI) 기술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자연스러운 제스처, 섬세한 디테일도 느껴졌다.

AI가 미래라는 뚜렷한 목표하에 조직의 모든 역량을 AI에 집중하도록 바꾼 것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2023년 4월 분산돼 있던 사내 AI 연구 조직 구글 브레인(Google Brain)과 딥마인드(DeepMind)를 통합한 게 대표적인 예다. 이뿐만 아니다. 구글러들에 따르면 검색, 지도, G메일, 유튜브 등 구글 제품 전반에 AI 기술을 통합하고 AI 모델 중심으로 재편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2023년 전체 직원의 6%에 해당하는 1만2000명을 대량 해고하기도 했다. 2024년에도 1000명 이상의 감원을 단행하며 ‘선택과 집중’ 정책을 밀어붙였다. 빅테크 특유의 보수적인 의사결정 프로세스도 단순해졌다. AI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면 실행하고, 그렇지 않으면 과감히 버렸다. '오즈의 마법사'는 AI 기술로 미래를 바꾸겠다는 구글의 역량과 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이벤트였다.

시그널 2: TPU 혁신 꽃 피다… 에너지 효율 29배 개선

두 번째 시그널은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아이언우드(Ironwood)’ 발표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피차이 CEO는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 기조연설에서 “아이언우드는 지금까지 우리가 만든 칩 중 가장 강력한 칩”이라며 “구글은 인프라부터 AI 혁신 전체 스택(stack·기술)에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이 돌아왔다…AI 패권 되찾은 혁신 3년
자체 AI 반도체인 차세대 TPU를 공개하며 구글이 보유한 AI 하드웨어 인프라 역량을 과시한 것이다. 실제로 AI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거나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다.

구글은 자체 칩인 TPU를 보유하고 있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만 의존하는 다른 AI 기업 대비 유리한 고지를 점유한 상태다. 피차이 CEO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25년에만 서버, 데이터센터에 총 750억 달러(약 110조37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이 돌아왔다…AI 패권 되찾은 혁신 3년
AI 업계에서는 AI 앱 폭증, AI 에이전트 확산으로 AI 서비스에 필요한 추론(inference)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관측해 왔다. 아이언우드 TPU는 TPU(v5p) 대비 10배 이상 성능이 향상됐으며 2018년 외부에 공개한 첫 TPU와 비교하면 연산능력은 3600배 증가했다. 에너지 효율 역시 무려 29배 이상 개선됐다. 피차이 CEO가 자신감을 드러낸 까닭이다.

구글은 2013년부터 TPU 개발에 돌입, 오랜 시간 동안 투자를 이어왔다. 여기에 최근 들어 AI 산업의 무게추가 AI 모델 학습(training)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TPU의 존재감이 더 커졌다. 지난 1년 동안 구글 클라우드에서 시간당 TPU 칩 사용량은 8배 급증했다.

제프 딘 구글 수석 과학자는 “AI 추론 모델 등장으로 컴퓨팅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이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AI 칩 설계 소요 시간을 줄이는 게 과제”라고 했다. 향후 칩 개발 속도를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구글 IO 행사에서 새로운 TPU 아이언우드를 소개하는 순다 피차이 구글 CEO. 사진=연합AFP
지난 5월 구글 IO 행사에서 새로운 TPU 아이언우드를 소개하는 순다 피차이 구글 CEO. 사진=연합AFP
시그널 3: 생태계 조성 본격화…A2A 표준 시동

달라진 구글의 위상을 보여준 세 번째 시그널은 에이전트 투 에이전트(A2A) 프로토콜 출시 발표였다.

A2A는 AI 에이전트 간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규약이다. A2A를 공개하며 미래 AI 에이전트 생태계 조성에 앞장선 것이다. 오픈AI, 앤트로픽 등 생성형 AI 스타트업의 빠른 움직임과 시장 선점 전략에 밀렸던 이전과 달리 선제적으로 대응, 산업 트렌드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CEO는 “(미래에는) 에이전트끼리 서로 질문하고, 답변하고, 협상해야 한다. 개방형 프로토콜 A2A로 이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A2A가 업계 표준이 되면 모든 에이전트가 A2A를 따를 수밖에 없고, 에이전트를 개발하거나 활용하려는 기업, 개인 역시 자연스럽게 구글 클라우드를 비롯한 구글 제품을 사용하게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쿠리안 CEO는 “예를 들어 마케팅 캠페인에 도움을 줄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며 “제미나이 에이전트를 사용해 마케팅 캠페인을 만들 수 있지만, 제미나이 에이전트가 세일즈포스와 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객관계관리(CRM)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트포스(Agentforce)’ 같은 에이전트와 정확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효율화, 자동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구글을 포함한 60개 이상의 기업이 A2A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에 따르면 액센추어, SAP, 세일즈포스, 인튜이트, 오라클, 서비스나우,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등이 A2A 파트너로 합류한 상태다.

타파스비 모투루 인튜이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A2A 같은 오픈소스 프로토콜은 복잡한 에이전트 워크플로(작업 절차)를 지원하고, 파트너와 통합을 가속할 것”이라며 “효과적으로 협업하는 크로스 플랫폼 에이전트를 통해 업계를 발전시킬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했다.

A2A는 앤트로픽의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과 상호보완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MCP가 AI 모델과 외부 데이터베이스, 비즈니스 도구, 콘텐츠 저장소, 개발 환경(IDE)의 연결을 돕는 프로토콜이라면 A2A는 에이전트 간 연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가 구글 IO 2025에서 새롭게 발표한 제품 서비스 업데이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AFP
순다 피차이 구글 CEO가 구글 IO 2025에서 새롭게 발표한 제품 서비스 업데이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AFP
시그널 4: 연구에서 현실로…“4억 명 이상 제미나이 앱 사용”

구글의 변화는 5월 21일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에서 진행된 ‘구글 I/O 2025’ 간담회에서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1년 전과 달리 피차이 CEO의 표정에서 초조함은 사라졌고, 태도에도 여유가 넘쳤다.

피차이 CEO는 특히 “많은 프로젝트가 ‘연구’에서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며 구글 I/O 2024에서 처음 선보였던 범용 AI 어시스턴트 ‘프로젝트 아스트라(Project Astra)’ 사례를 언급했다.

프로젝트였던 아스트라를 올해 제품으로 출시한다고 설명한 것이다. 아스트라는 카메라로 사물을 인식하고, 음성 기반으로 실시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제미나이 라이브’ 서비스에 통합해 제공될 예정이다. 향후 음성만으로 스마트폰에서 유튜브 앱을 구동시키는 등 에이전트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단 1년 만에 45개 이상 언어, 150개 국가에 글로벌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제품화 및 배포 주기가 빨라졌다. 피차이 CEO는 “제품 출시에 따라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며 “제미나이에 적용된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실제로 어떻게 사용하는지 확인하고,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좋은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 결과를 통한 지속적 개선)’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피차이 CEO는 I/O 2025 기조연설에서 “제미나이를 활용 중인 개발자 수는 700만 명 이상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배 늘어났고, 구글 클라우드 AI 플랫폼 ‘버텍스 AI(Vertex AI)’에서 제미나이 사용량은 40배 증가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제미나이 앱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4억 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사용자들의 참여율과 성장세가 높다는 것이다. 구글 I/O 2025에서 최초 공개한 추론 성능 강화 버전 ‘제미나이 2.5 프로’ 딥 싱크(Deep Think)’ 모드, AI 기반 대화형 인터페이스인 ‘AI 모드(AI Mode)’, 비동기식(asynchronous) AI 코딩 에이전트 ‘줄스(Jules)’, 새로운 영상 및 이미지 생성 모델인 ‘이마젠4(Imagen 4)’, ‘비오3(Veo 3)’도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트래픽 분석 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비오3에 대한 관심으로 5월 19일 구글 딥마인드 웹사이트 트래픽은 9배 가까이 급증했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가 예고 없이 구글 IO 2025 현장에 등장해 안드로이드 XR 및 제미나이 기반으로 구동되는 구글 스마트 안경을 테스트 하고 있다. 사진=더밀크 박원익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가 예고 없이 구글 IO 2025 현장에 등장해 안드로이드 XR 및 제미나이 기반으로 구동되는 구글 스마트 안경을 테스트 하고 있다. 사진=더밀크 박원익
미래는 스마트 안경…“AI 발전으로 현실 되는 중”

놀라운 건 구글이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미래에 대한 야심도 드러냈다는 점이다. 구글이 그리는 AI의 미래는 스마트 안경에 있었다.

샤흐람 이자디 구글 안드로이드 XR 담당 부사장은 I/O 2025 기조연설 무대에 스마트 안경 프로토타입(시제품)을 착용한 채 등장, 페르시아어와 힌두어로 실시간 대화 시연을 진행했다. 헤드셋, 스마트 안경을 위한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확장현실(XR)에 자체 AI 모델 제미나이를 탑재, 실시간 통역을 수행하는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구글 스마트 안경 프로토타입. 사진=연합AFP
구글 스마트 안경 프로토타입. 사진=연합AFP
샤흐람 이자디 구글 안드로이드 XR 담당 부사장은 IO 2025 기조연설 무대에 스마트 안경 프로토타입을 착용한 채 등장해 페르시아어와 힌두어로 실시간 대화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연합AP
샤흐람 이자디 구글 안드로이드 XR 담당 부사장은 IO 2025 기조연설 무대에 스마트 안경 프로토타입을 착용한 채 등장해 페르시아어와 힌두어로 실시간 대화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연합AP
현장에서 테스트해본 스마트 안경의 성능은 놀라웠다. 안경 오른쪽에 터치 센서가 있어 손가락을 대면 제미나이를 작동시킬 수 있으며 안경 렌즈 내에 투명 디스플레이가 내장돼 시야를 가리지 않고도 지도, 문자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삼성과 함께 개발 중인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을 올해 출시하고, 한국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 미국 ‘와비파커’와 협업한다는 소식도 발표했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이 현장에 등장, 스마트 안경 프로토타입을 직접 테스트했다는 점 역시 이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있다는 증거다. 스마트 안경을 사용하면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앱에 접근할 수 있으며 사용자의 행동과 맥락을 이해, 제미나이를 통해 정보를 적시에 제공할 수 있게 된다. AI를 언제 어디에서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미르 사마트 안드로이드 에코시스템 사장은 “스마트 안경이라고 하면 SF 영화 <아이언맨>에서 헬멧을 착용, AI 비서 자비스와 작업하는 장면이 떠오른다”며 “이는 구글이 오랫동안 추구해 온 비전이었다. AI의 발전으로 이 비전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했다.

박원익 더밀크 뉴욕플래닛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