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한여름의 뜨거움을 잊게 해줄 이런 전시·공연 어때요?

[가볼만한 전시]

영국에서 만나는 보석 이상의 예술
<까르띠에(Cartier)>
건축가 ‘아시프 칸’이 설계한 까르띠에 전시 전경 Victor Picon & Clément Vayssières © Cartier
건축가 ‘아시프 칸’이 설계한 까르띠에 전시 전경 Victor Picon & Clément Vayssières © Cartier
영국 런던의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Victoria and Albert Museum·이하 V&A)에서 까르띠에의 주얼리와 워치에 집중한 대규모 전시 <까르띠에(Cartier)>를 2025년 11월 16일까지 진행한다. 전시는 V&A와 까르띠에 컬렉션이 소장한 주얼리, 오브제, 젬스톤, 워치 등을 비롯해 아카이브 미공개 드로잉, 찰스 3세 국왕의 왕실 컬렉션, 세계 주요 박물관 및 개인 소장품 350여 점을 통해 20세기 초부터 이어진 까르띠에의 예술, 디자인, 장인정신의 유산을 조명한다. 전시는 총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까르띠에 창조성을 주제로 고유의 디자인 언어와 스타일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집중적으로 다룬다. 이어지는 섹션은 메종의 탁월한 소재와 정교한 장인정신을 탐구한다. 마지막 섹션에서는 까르띠에가 어떻게 전 세계적 럭셔리 메종으로 자리매김했는지 탐색한다. 전시 디자인은 영국 건축가이자 아티스트 ‘아시프 칸(Asif Khan MBE)’이 맡았다. 그는 까르띠에가 이어온 예술가들의 협업에 대한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시간, 빛, 소리 속에 떠 있는 듯한 몰입형 경험을 선사한다. 전시는 V&A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가능하다.
기간 2025년 11월 16일까지
장소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 Cromwell Road, London SW7 2RL England


변화하는 삶에 대한 단상
<두 번째 삶>
TO SEE, TO FEEL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미술계의 한 켠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한국 작가 그룹전 <두 번째 삶>을 개최한다. 국내 작가 5인(팀)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동명의 컴퓨터 속 가상세계인 ‘세컨드 라이프’의 타이틀을 의도적으로 오용해 다변화하는 삶의 현실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미술가, 음악가, 배우, 연출가의 다중적 삶을 살아내는 아티스트 ‘백현진’이 삶의 순간들과 감정의 추상성을 기록한 그림들, 부산과 서울, 뉴질랜드에 이르는 수직의 긴 위도를 오르내리는 삶을 사는 ‘이요나’가 이동과 정주 사이에서 느끼는 긴장관계를 표출한 구조물,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의 두 인물 ‘한 & 모나(마한칭과 유모나)’가 제3국에서 함께 생활하고 공동작업을 하며 겪는 충돌과 협상의 과정이 모스 부호의 깜박임으로 드러난다. 작업을 포기하고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동안 수없이 마주했던 아칸서스의 문양은 ‘김보경’으로 하여금 뜨개질과 종이 엮기, 드로잉으로 작업에 복귀할 수 있게 한다. ‘박민하’는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노아를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면서 그의 실존과 병증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고 최면치료에 동행한다.
기간 2025년 7월 25일~10월 5일
장소 아뜰리에 에르메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5길 7


빛의 조각가
<안소니 맥콜: Works 1972–2020>
© Futura Seoul
© Futura Seoul
세계적 작가 안소니 맥콜(Anthony McCall)의 아시아 첫 개인전 <안소니 맥콜: Works 1972–2020>이 푸투라 서울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빛, 시간, 공간, 그리고 관객과의 관계를 탐구해 온 안소니 맥콜의 50여 년 작업 세계를 압축적으로 소개하는 자리다. 1979년부터 약 20여 년간 작업을 중단했던 맥콜은 활동을 재개한 후 시네마, 조각, 설치, 드로잉,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작품들을 통해 ‘확장 시네마(Expanded Cinema)’를 중심으로 혁신적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그의 작업은 빛과 시간을 주요 요소로 삼고, 관객들의 참여로 완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는 <트래블링 웨이브>, <불의 풍경>, <숨결 III>, <써큘레이션 피겨스>, <당신과 나 사이>, <스카이라이트> 등 빛을 활용해 공간과의 관계를 탐구하는 <솔리드 라이트> 시리즈를 포함한 주요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스카이라이트>는 2020년 작가의 스튜디오에서 모형 형태로만 제작됐고, 실제로 설치된 적은 없었다. 푸투라 서울의 10.8m 층고와 공간적 특성을 만나면서 비로소 실물 설치작으로 완성해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됐다. 필름 프로젝터 소리, 공기 중을 떠다니는 먼지, 부드러운 헤이즈 효과 등이 어우러져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 속에서 관객들에게 잠시 멈추어 깊게 숨을 고르는 명상의 시간을 느껴볼 기회다.
기간 2025년 9월 7일까지
장소 푸투라 서울, 서울 종로구 북촌로 61


더 짙어진 취향, 더 다채로운 작품
<취향가옥 2: Art in Life, Life in Art 2>
TO SEE, TO FEEL
<취향가옥>이 시즌 2로 돌아왔다. 시즌 1을 뛰어넘는 컬렉션으로 다시 돌아온 <취향가옥 2: Art in Life, Life in Art 2>는 ‘집’이라는 가장 일상적 공간과 예술이 만남으로써 개인의 취향과 예술적 감각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조망한다. 세계적 거장부터 신진 작가의 작품, 전통 공예부터 파인 아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지는 입체적이고 풍부한 구성으로 펼쳐진다. 특히, 대림문화재단의 미공개 소장품과 더불어, 개인 컬렉터들의 프라이빗 컬렉션 600여 점이 더해져 전시의 몰입감을 한층 강화했다. 백남준의 대표작 <사과나무>, <즐거운 인디언>이 5년여 만에 동시 공개되는 한편, 매년 경매 최고가를 기록하는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 <조응>을 비롯해 하종현, 김창열, 로이 리히텐슈타인, 올라퍼 엘리아슨 등 국내외 거장들의 미공개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최초로 공개한다. 유르겐 텔러, 파올로 라엘리 등 디뮤지엄이 국내에 처음 소개했던 사진 작가들의 작품은 물론, 양승진, 김현희, 이재하 등 실험적 소재와 독특한 디자인으로 주목받아 온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곳곳에 배치해 공간을 풍성하게 채운다.
기간 2026년 2월 22일까지
장소 디뮤지엄,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83-2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