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025 베스트 오너십' 지배구조 투명성·책임성 1위에 올랐다. 구 회장은 AI, 바이오, 클린테크 사업을 정조준하고 새로운 고객가치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커버스토리] 2025 베스트 오너십 - ‘지배구조 투명성 1위’ 구광모 LG그룹 회장
‘AI·바이오·클린테크’로 미래 고객 가치 정조준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취임 후 ‘ABC(AI·바이오·클린테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관련 분야에 연구개발(R&D)과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LG는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새로운 고객 가치 창출에 나서고 있다.

LG는 인공지능(AI) 분야에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집중하며 AI 기술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LG의 AI 씽크탱크인 LG AI연구원은 지난 7월 세계 최고 수준 성능의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AI 모델 ‘엑사원 4.0’을 공개했다. 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 AI 모델을 공개한 기업은 미국의 앤트로픽, 중국의 알리바바에 이어 LG가 세 번째다.

엑사원 4.0으로 글로벌 AI 무대 도전

‘엑사원 4.0’은 글로벌 AI 성능 분석 전문 기관인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의 인텔리전스 지수(Intelligence Index) 평가에서 한국 모델 기준 1위, 글로벌 10위권을 기록하며, 모델 크기가 수 배에서 수십 배에 달하는 글로벌 프런티어 AI 모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LG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렸다.

2020년 설립된 LG AI연구원은 2021년 12월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 1.0’을 발표한 이후 2023년 7월에는 ‘엑사원 2.0’, 지난해 8월에는 국내 최초 오픈소스 AI ‘엑사원 3.0’, 올해 7월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AI 모델 ‘엑사원 4.0’을 공개하는 등 생성형 AI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전문가 AI’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LG의 AI에 대한 투자와 노력은 계열사의 생산라인, 제품 개발, 고객 서비스 등 각 계열사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 예로 LG전자는 주 단위로 국가별, 지역별 제품 판매 수요를 예측하는 데 AI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LG이노텍은 카메라 렌즈와 센서의 중심을 맞추는 공정에 AI 기술을 도입해 최적화 기간을 50% 이상 단축하는 등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엑사원의 원천 AI 소스를 기반으로 통신에 특화된 소형언어모델(sLLM) ‘익시젠’을 개발해 다양한 사업모델에 적용하고 있다.
‘AI·바이오·클린테크’로 미래 고객 가치 정조준
구 회장도 지난해 6월 글로벌 빅테크들의 격전지이자 스타트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를 찾아 AI 반도체 설계 업체인 ‘텐스토렌트(Tenstorrent)’와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Figure AI)’를 방문하고 반도체 설계부터 로봇 등 다른 분야에 이르기까지 AI 밸류체인 전반을 세심하게 살피며 LG의 AI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AI 분야 최신 기술 동향을 살폈다. 이는 AI가 향후 모든 산업에 혁신을 촉발하며, 사업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구 대표의 평소 생각이 반영된 행보다.

LG는 바이오와 클린테크 분야에서도 혁신을 가속하기 위한 투자와 함께 육성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바이오 분야에서는 세포 치료제와 같은 미래의 혁신 신약을 개발해 암을 정복하고 인류의 삶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혁신에 박차를 가한다. LG의 바이오 사업을 이끄는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항암 영역의 혁신 신약을 중심으로 글로벌 신약 공급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구 회장도 지난 2023년 글로벌 바이오 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보스턴을 방문해 글로벌 톱 티어(top-tier)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점검했다. 또 전 세계 바이오 기업 및 연구기관이 밀집한 보스턴 지역 소재의 하버드 메디컬 스쿨 연계 항암 연구기관인 다나파버 암센터와 글로벌 스타트업이 모여 있는 랩센트럴(LabCentral)도 방문해 바이오 분야의 최신 시장 트렌드와 기술 동향을 살피기도 했다.

LG는 질병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AI와 바이오 융합 영역에도 집중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엑사원 패스 2.0’은 질병 진단 시간을 2주에서 1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는 정밀 의료 AI 모델로 주요 암종 유전자 변이 예측 정확도를 세계 최고 수준(SOTA)인 78.4%까지 높이는 성과를 냈다.

클린테크 분야에서 LG는 냉난방공조, 바이오 소재, 신재생에너지 산업소재, 폐배터리 재활용, 전기차 충전 등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오랜 기간 독보적 기술력을 키워 온 LG전자의 냉난방공조(HVAC) 사업은 LG 클린테크 사업의 핵심 중 하나다. LG전자만의 친환경 고효율 HVAC 사업은 AI 시대 후방산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데이터센터 냉각 기술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으며, 세계 시장에서도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어 향후 사업 규모 또한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요도가 상승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활용 등 클린테크 분야의 역량 강화를 위해 신사업을 추진하고,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AI·바이오·클린테크’로 미래 고객 가치 정조준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