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혼란스러울수록 자신만의 투자 기준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3월 13일 노시태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을 만나, 2026년 현명한 부동산 투자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커버스토리] 2026 머니마스터 6인의 선택
노시태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
“우량 부동산은 우상향…시기보다 가치에 집중할 때”
“매수에 대한 조바심으로 섣부르게 투자하기보다는, 부동산이 가진 가치에 집중해야 할 시점입니다.”

노시태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처럼 대외 불확실성이 크고 정책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매수 시기에만 몰입해 조급하게 매수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하반기에는 세제 개편 등 부동산을 둘러싼 정책 수단이 추가로 동원될 가능성이 크다. 대외적으로도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환율 변동성이 높아,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예측하기 힘들다. 투자에 신중해야 할 시점이다.

5월 9일, 집값 향방 가를 분수령

당장 눈앞에 다가와 있는 가장 큰 이슈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다.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5월 9일 이후 최대 82.5%의 양도세를 납부하는 것보다호가를 낮춰 매물을 내놓는 것이 유리할 수 있어, 최근 매물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또 매수자들은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감 아래 관망세를 이어갔다고 노 위원은 분석했다. 노 위원은 “그동안 상승 폭이 컸던 강남 지역은 소폭이지만 하락 전환되며 가격이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반면 15억 원 이하 주택이 많은 서울 외곽 지역은 가격 상승 폭이 커졌다. 지역별로 조금씩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서울과 수도권 집값은 5월 9일을 기점으로 전환점을 맞이할 전망이지만, 정책 기조를 고려하면 주택 가격이 상승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는 게 노 위원의 생각이다. 노 위원은 “올해 서울과 수도권은 ‘공급절벽’이라고 표현될 만큼 입주 물량이 적지만 정부가 강력한 수요 억제 정책으로 시장을 안정화시키려 하는 상황이다. 하반기 세제 개편까지 예상된다”며 “기존에 상승 폭이 컸던 강남권과 같은 지역은 가격이 조정될 전망이지만, 중저가 지역은 강보합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주택자 매물이 회수되면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다만 정부도 이 부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노 위원은 강조했다. 노 위원은 “정부가 세제 카드를 꺼내기 전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 대출을 규제하는 방식의 금융 규제로 매물을 늘리는 방법도 있다. 지방선거 이후에는 보유세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높다”면서 “보유세와 거래세 개편을 통해 매물 출현을 유도할 전망이라, 시장의 우려만큼 매물절벽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 속에서 서울 핵심지로의 쏠림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정부 규제가 강화될수록 주택 처분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다. 미래 가치가 낮은 주택을 우선 매각하고, 핵심지 주택을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실수요자 또한 주택을 사고파는 일이 과거에 비해 어려워진 만큼, 미래 가치가 높은 입지의 주택을 신중하게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

“다주택자나 실수요자 모두 좋은 입지의 우수한 주택을 보유하기 위해 고민하는 시기입니다. 그만큼 핵심지 선호도가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은 올해와 내년 신규 공급이 예전보다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우수 입지의 희소성이 더욱 강조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입지 조건이 우수한 지역의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 가치 높은 부동산 판별법

노 위원은 미래 가치가 높은 부동산의 기준으로 생활 인프라, 교통 인프라, 업무시설 접근성을 꼽았다. 노 위원은 “누구나 이런 여건이 충족되는 지역에 살기를 원한다. 결국 이런 지역으로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고, 해당 지역 부동산의 투자 가치와 환금성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런 여건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향후 입지와 주택 경쟁력이 개선될 여지가 있는 지역은 투자 가치가 좋다고 판단할 수 있다. 예컨대 신규 지하철역이 예정돼 있어 교통여건이 개선될 여지가 있거나, 쇼핑몰, 병원, 공원 등이 예정돼 있다면 해당 지역 내 부동산의 미래 가치도 향상된다.

이런 맥락에서 노 위원은 올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내년 동북선이 개통되면 서울 서북권과 동북권의 신설역 주변 지역들은 강남과 도심 접근성이 좋아져, 투자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서울 업무지구와 강남 접근성이 주택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노 위원은 “수도권 신도시들은 기본적으로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나, 서울 업무지구로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다”며 “교통망 개선으로 서울 웬만한 지역만큼의 이동 시간이 나온다면 부동산 가치 또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GTX-A 노선은 올해 창릉역과 삼성역을 제외한 전 구간이 개통한다. 기존 이동 시간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면서 서울에 대한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예정이다. 노 위원은 “GTX-A역이 위치하게 될 지역들을 눈여겨보면 좋다”며 “GTX-A 개통 후 실제 시간 단축에 대한 경험치가 공유되면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인 GTX-B나 GTX-C에 대한 기대치도 향상된다. GTX-B와 GTX-C 예정역 주변 지역의 가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량 부동산은 우상향…시기보다 가치에 집중할 때”
감에 의존하지 말라…나만의 가이드라인 만들기

노 위원은 본격적인 부동산 매수 전략을 세우기 전, 막연한 느낌만으로 판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신만의 가이드라인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많은 분들이 본인이 친숙한 지역이나 단지를 중심으로 선택을 하시는데, 친숙한 지역에서 벗어나서 객관적 지표를 만들고 이에 따라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본인만의 가이드라인을 정리해야 합니다. 내 직장 위치는 어디인지, 자기자본과 예상 대출을 포함한 가용금액은 얼마인지, 희망 평형은 어떤지, 학군이나 학원가가 중요한지 등을 추려보세요.”

가이드라인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부동산의 기준을 명확히 정리했다면, 고려하는 주택의 경쟁력과 매입 시 참고해야 할 주요 내용을 표로 정리해보는 과정도 필요하다. 노 위원은 “본인의 가이드라인과 고려사항을 참고해 지역별 후보 단지들을 선정한 뒤 최종 매입 단지를 선택하면 된다”며 “감으로 하는 것과 객관적 지표를 만들어서 비교하는 것은 확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더군다나 불확실성이 높은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자신이 검토하고 있는 물건의 가격이 ‘본연의 가치’가 아닌 규제나 대내외 환경에 의해 형성된 가격이 아닌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노 위원은 “입지 경쟁력이 있고 상품성 좋은 부동산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며 “본인이 가진 예산 범위 내에서 가장 우수한 부동산을 발굴하는 데 더 집중해야 되는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자산가들이 주로 털어놓는 부동산 고민은 무엇보다도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의 운영 방향이다. 노 위원은 “결국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금과 주택 가치를 계산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와 미래의 보유세를 추정해 계산한 뒤, 장기적으로 감당하기 힘들다면 매각을 고려해야겠죠. 어떤 주택을 먼저 매각하고, 어떤 주택은 남겨 둘지도 정해야 하는데요. 세금을 고려하면 양도차익이 가장 큰 주택을 마지막에 매각하는 게 좋습니다. 양도세가 지나치게 높다면 증여를 고민해볼 수도 있습니다. 주택 가치도 판단해봐야 합니다. 미래 가치가 낮은 주택을 가장 먼저 처분하는 식으로 순서를 결정해야 하죠.”

주택 투자의 대안, 수익형 부동산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 중에서도 오피스텔과 구분상가는 유형과 금액대가 다양해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다.

“오피스텔의 경우 KB부동산 통계 기준으로 수도권은 5.3%, 서울은 4.9% 정도의 수익률이 나오고 있습니다.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면서 수익률이 상승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공실 리스크가 낮은 서울 주요 업무시설 밀집 지역 주변이나 역세권 주변 오피스텔의 수익률이 이보다 적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단기 임차인들이 많아, 공실 기간이나 중개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실제 수익률은 더 떨어집니다. 검토 단계에서 수익률을 실제로 계산해보고 투자 결정을 해야 합니다.”

오피스텔은 준주택으로, 사용 형태에 따라 세금이 부과된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주택으로 임대할 경우 세금 계산 시 본인 주택 수에 포함된다.

투자금액을 높인다면 ‘꼬마빌딩’이라고 부르는 상가건물도 고려할 수 있다. 노 위원은 “주택 규제로 꼬마빌딩에 대한 관심이 다시 늘어났다”며 “성수동의 경우 꼬마빌딩 최고가가 경신되고 있다. 침체됐던 꼬마빌딩 거래 시장이 조금씩 회복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꼬마빌딩 또한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꼬마빌딩은 거래금액이 커서 금리 흐름이 중요한데, 금리 불확실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상권별 양극화 또한 심해지고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량 부동산은 우상향…시기보다 가치에 집중할 때”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 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