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재산을 나누는 과정에서 상속인들끼리 협의로 법정상속분과 다르게 분배하는 경우는 흔하다. 이때 일부 상속인이 더 많은 재산을 취득하게 되면, 그 초과분에 대해 증여세가 부과되는지 궁금해지는 경우가 많다.
[상속 Q&A]
협의분할과 증여세 비과세의 근거를 살펴보면, 민법 제1015조는 상속재산 협의분할의 효력이 상속이 개시된 때로 소급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상속인이 법정상속분을 초과해 재산을 취득하더라도, 그 재산은 처음부터 피상속인으로부터 직접 물려받은 것으로 취급되며, 다른 상속인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도 “공동상속인들 상호 간에 상속재산에 관해 협의분할이 이루어짐으로써 공동상속인 중 1인이 고유의 상속분을 초과하는 재산을 취득하게 됐다 하더라도 이는 상속 개시 당시 피상속인으로부터 승계받은 것으로 보아야 하고 다른 공동상속인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볼 것은 아니다”라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3년 9월 14일 판결).
협의분할과 상속세 계산과 관련하여서는, 우리나라 상속세는 유산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상속세 총액은 상속재산 전체를 하나의 과세가액으로 해 단일하게 산출됩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조·제26조). 예를 들어 총상속재산이 20억 원이고 자녀 2명이 협의를 통해 각각 15억 원과 5억 원을 취득하기로 한 경우에도, 상속세 총액은 20억 원 전체를 과세가액으로 해 산출됩니다.
각 상속인은 자신이 실제로 취득한 재산의 비율에 따라 상속세를 납부할 의무를 지므로(상증세법 제3조의2 제1항), 앞의 사례에서 15억 원을 취득한 자녀는 상속세 총액의 75%, 5억 원을 취득한 자녀는 25%를 각자 납부하면 됩니다. 한편, 각 상속인은 자신의 납부의무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다른 상속인과 연대해 납부할 책임을 지나(상증세법 제3조의2 제3항), 이 연대납부의무는 무한정이 아니라 각자가 실제로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한도로 합니다.
마지막으로, 상속재산을 한 번 나눈 후 다시 재분할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습니다. 각 상속인의 상속분이 등기, 등록, 명의개서 등으로 이미 확정된 이후에 다시 협의분할을 해 특정 상속인이 당초 상속분을 초과해 재산을 취득하게 되는 경우, 그 초과 부분은 상속분이 줄어든 상속인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가 부과됩니다(상증세법 제4조 제3항). 다만 상속세 과세표준 신고기한(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에 재분할이 이루어진 경우, 또는 최초의 분할에 무효, 취소 등 정당한 사유가 있어 법원의 확정판결 등에 의해 재분할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상증세법 제4조 제3항 단서·동법 시행령 제3조의2).
정리하자면, 상속인들이 처음 협의를 통해 법정상속분과 다르게 재산을 나누는 것은 자유이며, 이 경우 더 많이 받은 상속인에게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정광욱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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