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와 컬러, 안전과 음향 시스템까지. 2026년의 럭셔리 SUV는 새로운 방식으로 고급스러움을 완성한다.

[신차]
TRIPLE LUXURY
Bentley Bentayga Speed | 하이엔드 자동차를 떠올릴 때 흔히 그려지는 이미지가 있다. 도로 위를 유유히 미끄러지는 안락한 질주. 하지만 벤틀리는 예외다. 초호화의 정점에 선 브랜드이면서도 늘 압도적 성능을 전면에 내세운다. ‘벤테이가 스피드’는 그동안 벤틀리가 선보인 SUV 중 가장 강력한 모델이다. 그 중심에는 새롭게 다듬은 4.0L V8 트윈 터보엔진이 자리한다. 최고출력 650마력, 최대토크 86.7kg·m의 힘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3.6초 만에 질주한다. 최고속도는 무려 301km/h. 이전 세대 V12 모델보다 빠른 수치다. 여기에 ‘다이내믹 스펙’을 옵션으로 선택하면 23인치 휠과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가 추가되고, 순간적으로 최대 가속을 끌어내는 런치 컨트롤 기능까지 더해진다. 그렇다고 이 차가 스포츠카처럼 달리기에 특화된 모델이냐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니다. 본질은 여전히 편안함에 있다. 가속은 빠르되 거칠지 않고, 소리 없이 속도를 쌓아 올린다. 벤틀리다운 접근이다. 이러한 ‘절제’는 외관에서도 이어진다. 고성능을 요란하게 과시하기보다는 다크 틴트 디테일과 스피드 배지 정도로 은근하게 ‘괴력’을 드러내는 것. 벤테이가 스피드는 영국 크루(Crewe) 공장에서 생산되며, 국내 판매 가격은 3억3300만 원부터다.
TRIPLE LUXURY
LAND Rover Range Rover SV Black | 세상에서 가장 럭셔리한 컬러는 무엇일까. 유채색의 화려함도 좋지만, 시대를 초월한 블랙이야말로 진정한 클래스와 시크함을 상징하는 컬러 아닐까. 랜드로버의 비스포크 부서인 SV(Special Vehicle)가 빚어낸 ‘레인지로버 SV 블랙’은 블랙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깊은 경지를 보여준다. 차체는 물론 전면 그릴과 보닛 레터링, 휠, 브레이크 캘리퍼까지 모든 부분을 블랙으로 완성했다. 실내 역시 부드러운 새틴 블랙으로 마감해 일관된 세계관을 완성한다. 코팅을 최소화해 가죽 본연의 질감을 살린 ‘에보니 니어 아닐린’ 가죽으로 완성한 실내는 이동 수단이라기보다 프라이빗 라운지에 가깝다. 롱 휠베이스 기반으로 확보한 1.2m가 넘는 2열 레그룸과 전 좌석에 탑재된 핫 스톤 마사지 기능이 장거리 이동의 피로를 지운다. 럭셔리함의 정점은 영국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메리디안과 협업한 오디오 시스템에서 완성된다. 세계 최초로 적용된 ‘센서리 플로어’ 기술이 핵심이다. 차량 전·후석 바닥의 트랜스듀서 4개와 시트 내장 트랜스듀서가 연동되며, 발끝부터 등까지 전신으로 진동을 전달해 입체적 음향 경험을 구현한다.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615마력, 최대토크 76.5kg·m의 V8 터보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가솔린엔진.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4.7초 만에 도달하며, 최고속도는 261km/h에 달한다. 4인승 또는 5인승 구성으로, 가격은 3억6267만 원이다.
TRIPLE LUXURY
Volvo EX90 | 자동차업계에서 오랜 시간 안전의 기준을 제시해온 볼보가 새로운 전기 SUV ‘EX90’을 선보였다. 브랜드의 새로운 ‘기함’을 담당하게 될 모델이다. 늘 안전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볼보지만, EX90에는 한 발 더 나아간 ‘확신’이 담겼다. 그 중심에는 자체 개발한 통합 제어 시스템 ‘휴긴 코어(Hugin Core)’가 있다. 차량 내 모든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통합 관리하며, 실내·외 센서가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지능형 정보로 전환해 안전 및 주행 보조 시스템을 스스로 학습시킨다.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해 기능과 성능, 안전 기술이 지속적으로 진화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볼보의 비전인 ‘충돌 제로’를 향한 고도화된 ‘안전 공간 기술’도 도입했다. 5개의 카메라와 레이더, 12개의 초음파 센서가 운전자와 탑승자, 보행자까지 아우르는 촘촘한 통합 안전 체계를 구축한다.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과 실내 승객 감지 시스템을 통해 차량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것이 볼보의 설명. 차세대 파일럿 어시스트를 비롯해 도로 이탈 방지, 긴급 제동 서포트 등 볼보가 자랑하는 최첨단 안전 기능도 기본 사양으로 제공한다. 파워트레인은 트윈 모터(최대 456마력)와 트윈 모터 퍼포먼스(최대 680마력) 두 가지로 운영되는데, 106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 최대 600km(WLTP 기준)의 여유로운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가격은 트윈 모터 플러스 기준 1억620만 원부터. 사실상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