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주얼리 및 워치 메종 까르띠에(Cartier)가 차세대 시계 제조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제28회 까르띠에 미래의 워치메이킹 인재상(Cartier Watchmaking Talents of Tomorrow)’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까르띠에 미래의 워치메이킹 인재상 포스터 ©CARTIER
까르띠에 미래의 워치메이킹 인재상 포스터 ©CARTIER
견습생 부문 1위 수상작 선택된 침묵 ©CARTIER ©VICTOR PICON
견습생 부문 1위 수상작 선택된 침묵 ©CARTIER ©VICTOR PICON
특히 올해 시상식은 전통 장인정신과 희귀 공예 기술을 보존하는 스위스 라쇼드퐁의 ‘까르띠에 메티에 다르 아틀리에(Maison des Métiers d’Art)’에서 처음으로 열려 그 상징성을 더했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이 아틀리에는 에나멜링, 상감 세공 등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전통 예술 공예 기법을 보존·발전시키며 메종의 헤리티지와 최첨단 기술을 잇는 창조적 생태계로 평가받는다.

1995년 까르띠에 워치메이킹 연구소의 주도로 제정된 이 상은 젊은 워치메이커들이 무브먼트를 새롭게 해석하도록 장려하며 기술적 완성도와 창의적 독창성을 함께 평가해왔다. 올해 참가자들은 “균형의 변화: 시간을 다르게 읽고 이해하기(Shifting the Balance: Reading and Understanding Time Differently)”라는 주제 아래, 진자의 움직임을 모티프로 시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이는 미스터리 클락, 산토스 뒤몽 리와인드 등 까르띠에가 추구해온 혁신적인 타임피스 정신과 궤를 같이한다.

이번 대회에는 프랑스, 스위스, 벨기에 출신의 젊은 견습생 및 기술자 11명이 최종 결선에 올랐다. 이들은 멘토의 지원 아래 3개월간 총 80시간에 걸쳐 자신들의 비전을 탁상시계 형태의 작품으로 구현했다. 심사에는 독립 워치메이커 카리 부틸라이넨(Kari Voutilainen), 빈티지 워치 전문가 로이 다비도프(Roy Davidoff), 까르띠에 컬렉션 디렉터 파스칼 르퓨(Pascale Lepeu) 등 업계 최고 권위의 전문가들이 참여했으며, 엄격한 심사를 거쳐 견습생 부문 3명, 기술자 부문 3명 등 총 6명의 최종 수상자를 선정했다.

견습생 워치메이커 부문 1위는 벨기에 IATA 소속 에므리크 피터스(Aymeric Peters)의 ‘Silence Choisi(선택된 침묵)’가 차지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시계에서 영감을 얻은 이 작품은 평소에는 6시 방향에 멈춰 있다가 사용자가 키를 조작하는 순간 현재 시각으로 움직이는 독창적인 메커니즘을 통해 시간의 '잠시 멈춤'을 시적으로 표현했다. 공동 2위인 레일라 슬라위스만스(Layla Sluysmans)의 ‘Nymphéa(수련)’는 2시간마다 꽃잎을 여닫는 오토마톤 구조로 꽃이 만개할 때만 다이얼을 드러내며, 에두아르 니코(Edouard Nicod)의 ‘La Dualité Des Opposés(대립의 이중성)’는 고정된 바늘 대신 무브먼트 자체가 회전하는 구조에 잠든 팬더 모티프를 결합해 미학적 완성도를 높였다.

기술자 부문 1위는 프랑스 리세 장조레스 소속 아르튀르 쇼케(Arthur Choquet)의 ‘Un Instant(순간)’에게 돌아갔다. 파리의 오스만 건축과 가로등의 조형미를 녹여내 시간이 멈춘 듯한 찰나의 긴장감과 역동성을 시각화했다. 공동 2위인 아담 드로슈(Adam Deroche)의 ‘Médusée(매혹)’는 고정된 시곗바늘 대신 숫자가 움직이는 역설적인 구조를 세라믹과 에나멜 등 다양한 소재로 구현했다. 아드리앙 스테페넬리(Adrien Stefenelli)의 ‘Echo(메아리)’는 다이얼과 바늘을 배제하고 물방울 소리를 닮은 섬세한 차임으로만 시간을 알리는 대담한 시도로 주목받았다.

수상자들에게는 아틀리에에서의 특별한 몰입형 경험과 까르띠에 타임피스가 수여되며, 각 부문 1위 수상자에게는 향후 메종에서의 인턴십 기회가 제공된다. 까르띠에 최고운영책임자(COO) 카림 드리치(Karim Drici)는 “1847년 설립 이래 까르띠에는 탁월한 기술 전통을 수호하는 동시에 그 노하우를 후대에 전수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아왔다”라며, “오늘날 이 인재상이 차세대 워치메이커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그들의 경이로운 성장을 뒷받침하는 무대가 되었다는 점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