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콘래드 서울 제공
사진 콘래드 서울 제공
고급 호텔 뷔페를 찾을 때면 으레 ‘가격만큼 먹을 수 있을까’라는 계산부터 앞선다. 실제로 많은 양을 먹기는 어려운 만큼 어떤 메뉴를 골라야 본전을 찾을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고, 음식의 맛을 천천히 음미한 만족감보다 ‘특급호텔 뷔페를 경험했다’는 사실 자체에 의미를 두는 일도 적지 않다.

전면 리뉴얼을 마치고 8월 12일 문을 연 콘래드 서울의 제스트는 이러한 호텔 뷔페의 익숙한 풍경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여러 음식을 한자리에서 맛보는 경험을 넘어, 식사가 끝난 뒤에도 한 접시의 맛과 향, 질감이 선명한 기억으로 남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섯 개 라이브 스테이션마다 파인 다이닝 수준의 완성도를 추구한 요리를 배치하고, 각 섹션 셰프들의 의도와 해석을 한 접시 안에 녹여냈다.

제스트가 이번 리뉴얼을 통해 내세운 콘셉트는 ‘디스커버리 다이닝(Discovery Dining)’이다. 완성된 음식을 수동적으로 골라 담는 기존 뷔페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고객이 셰프가 설계한 메뉴와 페어링을 직접 발견하며 자신만의 미식 흐름을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단순히 메뉴 수를 늘리는 대신 각각의 요리를 왜 만들었고,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까지 전달한다.

공간은 오션(Ocean), 비스트로(Bistro), 오리엔탈(Oriental), 랜치(Ranch), 파티세리(Pâtisserie) 등 다섯 개 라이브 스테이션으로 구성했다. 각 구역에는 미각과 촉각, 후각, 청각, 시각이라는 서로 다른 감각의 테마를 부여했다. 제스트는 여기에 새로운 맛과 조합을 찾아가는 ‘발견’을 여섯 번째 감각으로 더했다.

미각을 담당하는 오션 스테이션에서는 바다 식재료 본연의 맛을 섬세하게 끌어낸다. ‘유자 참다랑어 타르타르와 캐비어’는 참다랑어의 깊은 감칠맛에 유자의 산뜻한 향과 캐비어의 섬세한 염도를 더했다. ‘그릴 장어 초밥과 산초 글레이즈’는 숯불에 구운 장어의 고소한 맛과 은은한 불향을 산초 특유의 향으로 산뜻하게 정리했다.
제스트에서 제공하는 마르살라 크림과 망고 살사를 곁들인 MSC 인증 랍스터 요리. 사진 콘래드 서울 제공
제스트에서 제공하는 마르살라 크림과 망고 살사를 곁들인 MSC 인증 랍스터 요리. 사진 콘래드 서울 제공
비스트로 스테이션의 중심은 질감의 대비다. 부드럽게 포칭한 MSC 인증 랍스터에는 마르살라 크림과 망고 살사를 곁들여 깊은 풍미와 산뜻함을 함께 살렸다. ‘대게 벨루테와 비스크 에스푸마’는 대게의 섬세한 단맛을 담은 벨루테와 진하게 우려낸 비스크를 가볍게 풀어낸 에스푸마, 블랙 트러플의 향을 겹겹이 쌓았다. 한 접시 안에서 서로 다른 밀도와 식감이 이어지는 메뉴다.

향을 주제로 한 오리엔탈 스테이션에서는 아시아 각국의 요리를 제스트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바삭한 표고버섯 속에 새우를 채운 ‘어향 동고’에는 싱가포르 스타일 칠리 크랩 에멀젼을 더해 달콤함과 매콤함을 조화시켰다. ‘월드 오브 콘래드’ 시리즈 메뉴인 ‘충칭 비산 향라 생선’은 부드럽게 익힌 생선에 고추와 사천후추, 향긋한 고추기름을 더했다. 매운맛과 알싸한 향이 겹겹이 이어지는 충칭 요리 특유의 풍미를 담았다.


랜치 스테이션에서는 그릴 위에서 고기가 익고 카빙되는 소리까지 미식의 일부가 된다. ‘통삼겹구이와 훈연 쌈장 매실 마말레이드’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운 통삼겹에 쌈장의 감칠맛과 매실의 산미, 훈연 향을 더해 익숙한 한국의 맛을 새롭게 풀어냈다. 천천히 로스팅한 프라임 립에는 따뜻한 브리 치즈와 무화과 무스, 페리그 소스를 곁들여 육류의 깊은 풍미에 고소함과 은은한 단맛을 더했다.

시각적 즐거움을 강조한 파티세리 스테이션에서는 쇼콜라 퐁당과 마카다미아 쿠키, 크림 브륄레 등 눈앞에서 따뜻하게 완성되는 디저트에 차가운 젤라또를 곁들여 온도와 질감의 대비를 살렸다. 흐르는 초콜릿 자체를 하나의 오브제로 연출한 초콜릿 분수도 마련해 미각뿐 아니라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했다.

특히 콘래드 서울에 따르면 국내 호텔 뷔페 최초로 ‘갤럭시 프로 V6 라이브 시스템’을 도입해 주문과 동시에 젤라또를 완성한다. 바닐라·초콜릿·말차 젤라또는 셰프가 직접 만든 우유 베이스를 사용해 부드럽고 밀도 있는 질감을 구현했다. 레몬·딸기·망고 소르베에는 프랑스 브와롱(Boiron)의 과일 퓌레를 활용해 과일 본연의 향과 산뜻한 산미를 살렸다.

커피 바 역시 단순한 음료 제공 공간에서 하나의 라이브 스테이지로 탈바꿈했다. 대형 에스프레소 머신이 시야를 가리는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모드바(Modbar) 언더카운터 시스템을 적용했다. 고객과 바리스타 사이의 시야를 열어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하고, 커피가 완성되는 과정까지 다이닝 경험의 일부로 확장했다. 콘래드 서울은 이 같은 개방형 라이브 커피 바 역시 국내 호텔 뷔페 최초라고 설명했다.
사진 콘래드서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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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요리에 담긴 셰프의 의도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고메 도슨트(Gourmet Docent)’도 새롭게 도입했다. 메뉴의 특징과 조리법을 소개하는 ‘큐레이터스 노트(Curator’s Note)’와 셰프가 추천하는 페어링 및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안내하는 ‘디스커버 모어(Discover More)’를 통해 고객이 한 접시에 담긴 이야기를 따라가도록 돕는다.

글로벌 미식 프로젝트 ‘월드 오브 콘래드(World of Conrad)’도 확대 운영한다. 세계 각국 콘래드 호텔 셰프들의 시그니처 메뉴를 정기적으로 소개해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지역의 맛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조지 사데 콘래드 서울 식음 총괄 디렉터는 “이번 제스트 리뉴얼은 단순히 공간을 새롭게 단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들이 오감을 따라 새로운 메뉴와 셰프의 추천 페어링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고 즐길 수 있는 ‘디스커버리 다이닝’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각 라이브 스테이션마다 파인 다이닝 수준의 시그니처 디시와 차별화된 다이닝 경험을 담아,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미식의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