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ns Portfolio 사진 제공 Cap Rocat | 스페인 마요르카 팔마만의 절벽 위, 세계적 독립 부티크 호텔 컬렉션 SLH(Small Luxury Hotels of the World) 소속 ‘캡 로캣’은 19세기 군사 요새를 복원한 럭셔리 호텔이다. 1898년 팔마만을 지키기 위한 해안 방어 시설로 건설됐다. 30헥타르(30만m²) 규모의 부지는 2km에 이르는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며 방어벽과 참호, 경비 초소 등 군사 건축의 흔적이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다. 요새의 구조와 해안 지형을 살린 객실과 스위트는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지중해와 요새의 역사를 경험하게 한다. 그중 곶의 절벽과 암벽을 활용해 만든 ‘센티넬라스’ 객실은 과거와 현재가 가장 극적으로 만나는 공간이다. 한때 대포를 숨겨두던 방어 진지를 객실로 바꾼 곳으로, 노출된 석벽과 목재 천장, 대리석 바닥을 그대로 살렸다. 객실 중앙의 침대에서는 지중해가 펼쳐지고, 절벽 위 프라이빗 테라스에는 전용 수영장과 휴식 공간이 마련돼 있다. 호텔은 현재 스페인의 역사문화유산(BIC)으로 보호받고 있다.
Aman 사진 제공 Amansara | 앙코르와트 유적지에서 차로 10분 거리, 캄보디아 씨엠립의 조용한 정원 안에 자리한 ‘아만사라’는 노로돔 시아누크 국왕을 위해 지은 게스트 빌라를 복원한 럭셔리 리조트다. 1962년 프랑스 건축가 로랑 몽데가 설계한 ‘빌라 프랭시에르’로 문을 열어 재클린 케네디, 샤를 드골, 배우 피터 오툴 등 세계적 인사들을 맞았다. 시아누크 국왕이 손님들과 함께 즉석 영화관으로 사용했던 원형 다이닝 룸은 지금도 당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빌라의 역사는 캄보디아 현대사의 격변과 함께했다. 크메르 루주 시기를 거치며 파괴된 건물은 1990년대까지 사실상 폐허로 남아 있었다. 럭셔리 리조트 그룹 아만은 2002년 이 부지를 인수해 남아 있던 옛 사진을 바탕으로 건물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했고, 같은 해 12월 ‘아만사라’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24개의 스위트는 1960년대 뉴 크메르 건축 양식의 미니멀한 선을 그대로 살리면서 크메르 헤리티지를 담은 소품으로 채워졌다. 이 중 12개 스위트에는 프라이빗 수영장이 딸려 있어 정원으로 둘러싸인 개인 저택에 머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호텔에서는 캄보디아의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승려가 동행하는 걷기 명상과 몸에 물을 부어 마음을 정화하는 ‘워터 블레싱’ 의식, 빈티지 지프를 타고 떠나는 앙코르 유적 투어 등이 대표적. ‘프라이빗 앙코르와트 투어’에서는 한국인 가이드와 함께 유적을 둘러보고, 프라이빗 디너에 참여하면 사원 내에서 특별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Four Seasons 사진 제공Four Seasons Hotel Istanbul at Sultanahmet | 이스탄불 구시가지 한복판. 이곳에 자리한 ‘포시즌스 호텔 이스탄불 앳 술탄아흐메트’는 오스만제국의 근대식 형무소였던 건물을 개조한 럭셔리 호텔이다. 1919년 튀르키예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은 건물은 1969년까지 형무소로 사용됐는데, 호텔이 위치한 테브키프하네(Tevkifhane) 거리의 이름 역시 ‘수감자’를 뜻한다. 100년이 넘은 건물은 대대적 레노베이션을 거쳐 1996년 포시즌스 호텔로 재탄생했다. 감시탑과 아치형 창문, 높은 천장 등 형무소 시절의 건축적 특징이 지금도 남아 있다. 65개의 객실과 스위트는 형무소 특유의 구조를 살리면서 오스만 왕실의 색채를 담은 직물과 수제 킬림(손으로 짠 중앙아시아식 평직 러그)으로 장식했다. 재소자들의 운동장이던 중정은 야외 다이닝 공간으로 쓰이는데, 그중 ‘아블루(Avlu)’에서는 튀르키예 아나톨리아 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메뉴를 선보인다. 호텔의 역사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으로 전속 ‘스토리텔러’가 상주하며 건물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