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자산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상속세는 더 이상 극소수의 ‘부자 세금’이 아니게 됐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집 한 채를 가진 중산층도 상속세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경머니는 세무법인 다솔WM센터 최영준 대표세무사와 실무를 총괄하는 이재웅 팀장과 함께 상속·증여세를 둘러싼 제도 이해와 달라진 세금 환경, 절세 전략을 짚었다

[머니 토크]
“상속세 2만 명 시대…공제 한도와 세율은 그대로”
정부가 지난 8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부동산 세제를 손질하면서 세금 개편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상속·증여세 개편은 이번 개편안에 담기지 않았다. 상속세 완화는 연말 국회 논의로 넘어간 상태다.

그사이 서울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상속세는 더 이상 일부 자산가만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 최근 달라진 자산 환경 속에서 현행 상속·증여세 제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월 14일 세무법인 다솔WM센터 최영준 대표세무사와 이재웅 팀장을 만나 최근 세제 개편 논의의 핵심 쟁점과 상속·증여 전략을 짚어봤다.

― 최근 상속세를 내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나.

최영준 다솔WM센터 대표세무사(이하 최 대표)

“국세청 통계를 보면 확연하다. 2000년에 상속세를 신고한 인원은 1400명 정도에 불과했다. 그런데 2023년에는 2만 명에 육박했고, 2025년에는 2만2000명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비율로 봐도 사망자 중 상속세 신고 비율이 2000년 0.7%에서 2023년 6.4%로 올라갔다. 핵심은 세제가 자산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데 있다. 우리나라 상속·증여세율 체계는 1997년 개정 이후 30년 가까이 큰 틀이 유지돼 왔다. 그사이 경제는 크게 성장했고 자산 규모도 완전히 달라졌는데, 공제 한도나 세율은 그대로다. 그러다 보니 대상 인원만 봐도 14배가량, 비율로는 9배가량 늘었다. 당초 상위 0.1%만 내던 세금이, 지금은 서울에 집 한 채와 어느 정도의 금융자산이 있어도 신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제는 자산가뿐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상속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상속세 2만 명 시대…공제 한도와 세율은 그대로”
― 우리나라 상속세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정말 높은가.

이재웅 다솔WM센터 팀장(이하 이 팀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38개국인데, 이 중 상속세를 시행하는 나라는 19개국이다. 나머지는 폐지했거나 다른 세목으로 대체해, 상속세를 두고 있는 나라는 절반 정도인 셈이다. 시행국들의 평균 세율은 대략 26% 수준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누진 구조로 최소 10%에서 최대 50%, 여기에 최대주주 할증평가까지 감안하면 60%까지 올라간다. 세율 구조 자체가 높은 데다 공제도 다른 나라보다 적어서, 체감하는 실효세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상속세 2만 명 시대…공제 한도와 세율은 그대로”
― OECD 38개국 중 19개국은 상속세가 없다. 우리도 아예 없애면 안 되나.

최 대표

“아직 우리나라는 국민 정서상 부의 대물림에 대해서는 과세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재명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전반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에 집 한 채 있다는 이유로 집을 팔아서까지 세금을 내는 일은 막아야 하니 기본공제는 늘리되, 자산가나 기업가에게 지나친 세제 혜택을 줘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다. 여당인 민주당도 상속세 완화에는 신중한 입장이어서, 정책 흐름상 상속세가 사라지거나 크게 완화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기업 입장에서는 세율이 높다 보니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려 주식을 팔다가 행동주의 펀드에 경영권을 위협받는 일도 생긴다.

이 팀장

“그래서 가업상속공제라는 제도를 두고 있다. 다만 요건이 까다롭고 사후관리 부담이 있어 실제로 유지하며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다. 기업 입장에서는 상속세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최 대표
“가업상속공제는 크게 두 가지 조건이 까다롭다. 공제 요건이 까다롭고, 사후관리도 쉽지 않다. 가업상속공제를 받고 나면 종업원 수나 급여 수준 등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데, 적자가 나는 구조에서도 회사를 그대로 끌고 가야 한다. 규모를 줄이거나 다음 세대가 과감하게 업종을 바꾸면 오히려 공제받은 세금이 추징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결국 아버지가 하던 방식 그대로, 같은 임원과 같은 급여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급변하는 기업 환경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14억 원인데, 이 경우 상속세는 얼마나 나오나.

이 팀장

“먼저 상속세 계산 구조를 알아야 한다. 상속이 발생하면 상속재산을 평가하고, 거기서 고인이 남긴 채무나 미납 공과금 등을 뺀다. 이어 일괄공제, 배우자상속공제, 동거주택상속공제, 가업상속공제 등 해당되는 공제를 적용하면 과세표준이 나오고, 여기에 세율을 곱해 상속세가 산출된다. 서울에 14억 원짜리 집 한 채만 있고 다른 재산이 없다고 가정하면, 배우자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세금이 크게 달라진다. 배우자 없이 자녀만 있는 경우 일괄공제 5억 원만 적용돼 과세표준이 9억 원이 되고, 세금은 약 2억4000만 원이 나온다.”

― 정부가 출산을 장려하는데 세제와 엇박자가 난다. 자녀를 많이 둔 사람에게 공제 혜택을 더 줘야 정책 방향이 맞지 않나.

최 대표

“그래서 자녀 1인당 5억 원씩 공제하자는 안이 전 정부에서 나왔었다. 정부가 바뀌면서 그 내용은 빠졌고, 대신 일괄공제를 5억 원에서 8억 원으로, 배우자공제를 5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올리자는 안이 거론됐다. 이렇게 되면 합쳐서 18억 원까지 공제가 되니, '18억 원 이하는 상속세 걱정 안 해도 된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다. 방향은 그렇게 잡혀 있지만, 이번 세제개편안에 정식으로 담기진 않았다. 정작 중요한 건 세율이 그대로라는 점이다. 자산이 많은 분들은 세율이 바뀌어야 크게 혜택을 보는데, 세율은 두고 공제만 늘리다 보니 18억 원 공제를 감안하면 20억 원 안팎 자산가만 '핀셋'으로 완화되는 효과다. 그 이상은 조금 줄긴 해도 여전히 상속세가 높다. 덧붙이면, 우리나라는 지금 유산세 구조인데 다른 나라는 유산취득세 구조를 많이 쓴다.”

― 유산취득세가 더 합당하지 않나.

최 대표

“예를 들어 50억 원을 남겼을 때 그 전체에 과세하는 게 유산세 구조다. 반면 유산취득세는 각각이 받은 재산을 과세 대상으로 본다. 50억 원을 자녀 4명이 4분의 1씩 나눠 받고 각자 받은 몫에만 과세하니 세 부담이 줄어든다. 정부도 검토는 하고 있다지만 아직 구체적 진전은 없다.”

― 배우자공제로 넘어가 보자. 배우자에 대해서는 상속세를 아예 매기지 않는 나라도 많은 걸로 안다.

최 대표

“우리나라의 경우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데다 남편 단독 명의로 돼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사망 시 상속세가 많이 나온다. 배우자공제가 이론적으로는 최대 30억 원까지 가능하지만, 실제 공제액은 상속받는 금액과 법정상속분 등을 따져 결정된다. 그 한도가 바로 민법상 배우자 법정지분이다. 자녀가 1명이면 배우자 1.5, 자녀 1의 비율로 2.5분의 1.5, 즉 60%가 배우자 지분이다. 50억 원을 상속받으면 그 60%인 30억 원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그런데 자녀가 3명이면 4.5분의 1.5로 배우자 법정지분이 크게 줄어, 30억 원을 다 공제받지 못하고 일부만 받게 된다.”

― 자녀가 많을수록 오히려 불리해진다는 얘기인가.

최 대표

“똑같이 50억 원을 남겨도 자녀가 한 명이면 30억 원을 모두 공제받아 상속세 부담이 줄어드는데, 반면 자녀가 넷이면 배우자 법정지분이 줄어 공제 규모가 작아지고, 결과적으로 세금은 더 늘어난다. 자녀 넷을 키우며 같은 50억 원을 남겼는데, 자녀를 많이 뒀다는 이유로 오히려 세금을 더 내는 역차별이 생기는 것이다. 결국 민법상 배우자 법정지분을 너무 낮게 설정해 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해외 사례에서는 배우자 법정지분을 50~60% 수준으로 정해 자녀 수와 관계없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 우리는 왜 배우자공제에 인색한가.

최 대표

“상속세가 있는 나라들도 배우자에게 넘기는 몫에는 과세하지 않는 경우가 꽤 많다. 부부는 경제적으로 한 몸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우리도 이혼하면 재산분할로 반반씩 나눠주는데, 정작 상속에서는 최소 6억 원으로 못박아 두고 있다. 공제 규모가 너무 작다. 소득 수준과 씀씀이가 모두 커진 만큼, 특히 배우자 관련 공제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 증여세로 넘어가 보자. 우리나라 증여세는 지금 어떤 상황인가.

이 팀장

“증여세도 상속세와 같은 10~50% 세율 구조다. 증여를 활용하는 분들 대부분은 상속세를 걱정해 미리 증여하거나, 양도세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증여한다. 예전에는 증여 자체에 관심이 적었는데, 요즘은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다 보니 그 자산과 거기서 나오는 소득을 분산하기 위해 증여세에 관심을 많이 갖는다.”

최 대표
“현장에선 상속세 부담이 워낙 크고 세율이 50%다 보니, 어떻게 줄일 것이냐를 많이 물어보신다. 가장 단순하지만 기본이 되는 방법이 바로 증여다. 상속으로 한 번에 물려주면 높은 세율이 적용돼 부담이 크니, 미리 분산해서 증여하시라는 거다. 다만 미리 증여한다고 끝나는 건 아니다. 증여 후 10년 안에 돌아가시면 상속재산에 합산돼 결국 마찬가지가 된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면 합산되지 않아 증여세만 내고 끝날 수 있다. 예를 들어 1억5000만 원을 지금 증여하면 세금이 1000만 원이다. 반면 그대로 갖고 있다가 상속으로 넘겨 50% 세율이 적용되면 7500만 원을 내야 한다.”

― 개인 입장에서는 부동산 증여에 가장 관심이 클 것 같다.

이 팀장

“부동산은 한꺼번에 증여하면 상속받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 그래서 지분을 나눠, 그것도 여러 사람에게 증여해 낮은 세율 구간을 확보하는 방식을 쓴다. 예컨대 지금 5억 원짜리 부동산이 5년, 10년 뒤에는 10억, 15억 원이 될 수 있다. 지금 증여하면 5억 원으로 평가돼 그 금액에 세금을 내면 되지만, 가치가 오른 뒤에 증여하면 세 부담이 훨씬 커진다. 그래서 가치가 낮을 때 여러 명에게 분산 증여해 세율을 낮추는 것이 유리하다.”

― 같은 재산인데 죽으면 상속세, 살아 있을 때 주면 증여세다. 상속세는 유산세로, 증여세는 취득 기준으로 매기는 이유가 뭔가.

최 대표

“현행 체계는 상속세를 일종의 '생애 정산'으로 본다. 매달 급여에서 세금을 떼지만 연말정산으로 1년 치를 합산해 더 낸 사람은 돌려주고 덜 낸 사람은 더 내듯이 말이다. 증여는 받은 사람만 그때그때 세금을 내는 구조인데, 상속은 돌아가신 시점에 그분의 생애 전체를 정산하자는 개념이다. 그래서 5년 전, 7년 전, 9년 전에 증여했던 것을 모두 합산해 상속재산으로 묶어 정산하고, 부족한 세금을 더 내게 한다. 미리 준 사람이든 나중에 준 사람이든 결국 같은 세금을 내도록 초점을 맞춘 거다. 그러다 보니 증여세는 취득가 기준, 상속세는 유산취득세가 아닌 유산세 개념으로 도입됐다.”

― 부동산 상속·증여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면, 주식 대중화와 함께 주식 증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 대표

“보통 주가가 오를 때 증여를 생각하시는데, 올랐을 때 증여했다가 주가가 떨어지면 비싸게 증여세만 낸 셈이 된다. 오히려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가 증여하기에는 좋은 시점이다. 실제로 금융위기 같은 국면에서 대기업 오너들이 주식 증여를 많이 했다. 대외 악재로 일시적으로 조정받았을 뿐 회사 펀더멘털이 튼튼하다면 언젠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주가가 낮아진 틈을 증여의 절호의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요즘은 일반 투자자들도 주가가 떨어졌음에도 좋은 주식이라 계속 보유하겠다고 판단되는 분들은 증여를 많이 한다. 반대로 올랐을 때 증여했다가 하락하면 후회한다. 증여 취소 제도가 있긴 하지만, 올랐을 때 자제하고 떨어질 때 증여하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또 주식을 대부분 본인 계좌로만 운용하다가, 자산이 커진 뒤에야 증여를 생각해 세 부담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주식이나 해외 투자를 하실 거면 미리 자녀 계좌로 증여해 함께 관리하시라는 조언을 드린다. 그러면 내 계좌도 커지고 자녀 계좌도 커지면서, 증여세를 아끼는 셈이 된다. 실제로 요즘 젊은 부부들은 아이가 학생일 때부터, 조금 빠른 조부모는 손주가 태어날 때부터 목돈 마련을 위해 미리 증여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증여한 자금을 우량주에 장기 투자해 굴리면 계좌가 커지는 즐거움도 보고, 미리 증여한 절세 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다.”

― 단도직입적으로,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미리 증여하는 것이 좋은가.

이 팀장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미리 증여하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 상속세 측면에서도 유리하고, 증여 당시의 재산 가치로만 평가되기 때문이다. 상속 시점에 한꺼번에 넘기려 하면 높은 세율 구간이 적용되고, 받는 상속인도 한꺼번에 세금을 내야 해 부담이 크다. 증여는 공제 제도도 잘돼 있고, 미리 증여한 뒤 10년이 지나면 상속재산에 합산되지 않아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

― 그런데 사전에 증여를 하면 부모의 재산 소유권이 여기저기 분산된다. 그러다 보면 가장의 권위가 떨어지고, 부부·가족 간 관계가 흔들리는 경우도 실제로 있지 않나.

최 대표

“그런 문제를 염려해 증여를 미루는 분들도 많다. 저희가 드리는 조언은 과도한 증여는 좋지 않다는 것이다. 적절히 증여하고 일부는 상속으로 남기는 것이 좋다. 절세를 위해 너무 많은 자산을 너무 빨리 증여하면 경제적으로도, 가족 간 정서적 질서에서도 좋지 않다고 본다. 세 부담 면에서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재산이 10억 원 안팎인 분들은 미리 증여하는 것보다 상속이 유리하다. 현행 세법상 상속공제가 일괄공제 5억 원에 배우자공제 5억 원을 더해 기본 10억 원이니, 10억 원을 가진 분은 공제만으로 세금이 사실상 없다. 그런데 이걸 미리 증여한다며 자녀 2명에게 5억 원씩 나눠주면 각각 약 8000만 원, 합쳐서 약 1억6000만 원의 증여세를 내는 셈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10년 안에 돌아가시면 상속세로 4000만 원 가까이 더 내, 결과적으로 약 2억 원을 내는 셈이다.”

이 팀장
“실제로, 예금 4억 원, 자가 부동산 9억 원을 가진 분이 부동산을 자녀 3명에게 미리 증여한 사례가 있다. 그때 3명이 각각 약 4000만 원, 합쳐서 1억2000만 원 정도의 증여세를 냈다. 이후 상속이 발생해 상속인이 직접 신고를 했는데, 예금 4억 원과 사전증여 한 9억 원을 합산해 재산이 약 13억 원이 됐다. 어머니가 생존해 계셔서 배우자공제 5억 원과 일괄공제 5억 원을 적용해 상속세로 약 7000만~8000만 원을 예상하고, 더는 낼 세금이 없다고 생각하셨다. 그런데 사전증여재산을 합산하더라도 상속공제는 상속 개시 당시의 재산을 한도로만 적용한다. 즉, 일괄공제나 배우자공제를 전액 다 받을 수 있는 게 아닌데, 이를 착각해 공제를 다 적용했다가 나중에 수천만 원이 추징된 것이다. 사전증여가 무조건 유리하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 그럼에도 분명 긍정적인 효과도 많아 케이스별로 따져 준비하셔야 한다.”

― 요즘은 손주에게 증여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최 대표

“절세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손주에게 직접 증여하면 세대를 건너뛰는 만큼 30% 할증이 붙어 세금이 많이 나온다. 원래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주고 아들이 다시 그 아들에게 주면서 국세청이 두 번의 증여세를 걷을 수 있는데,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바로 주면 한 번밖에 못 걷으니 할증을 두는 것이다. 그런데도 절세가 된다. 만약 자녀에게 이미 5년 전 1억 원을 줬는데 이번에 1억 원을 또 주면, 합산되면서 세율이 20% 구간으로 올라간다. 반면 손주에게 처음 주면 10% 세율에 30% 할증을 붙여도 13%만 내면 된다. 게다가 자녀 증여는, 10년 안에 돌아가시면 상속세로 정산한다. 상속세율이 50%라면 이미 낸 증여세 20%를 뺀 30%를 더 내야 한다. 자녀에게 증여하고 10년 안에 사망하면 증여세와 상속세를 합쳐 50%를 내는 셈이다. 그런데 손주에게 13%로 증여하고 5년이 지나 돌아가시면 상속재산에 합산되지 않는다. 단순 계산으로 자녀 증여는 총 50%, 손주 증여는 13%인 셈으로 약 37%의 절세 효과가 생기는 셈이다.”

― 최근 부동산 보유세 문제로 주택 관련 세금이 한층 복잡해질 것 같다. 앞으로 부동산 세제는 어떤 방향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보나.

최 대표

“이번에 종합부동산세도 손질됐는데, 너무 복잡해서 세무사조차 계산하기 어렵게 바뀌었다. 경우의 수가 워낙 많다. 세제는 단순하고 예측 가능해야 하며, 함부로 바꾸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그래야 연속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예외를 많이 두어 섬세하게 배려하려는 목적이라고 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복잡해졌다. 정부 방침은 보유세를 무겁게 해 부담이 어려운 분들이 매도하도록 유도하고, 그렇게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무 전문가로서 개인적인 사견을 말씀드리면, 세제는 심플하게 바꿔야 하고, 큰 폭의 예외를 둬서는 안 된다. 세 부담이 있어야 하는 건 맞지만, 지금은 과중하니 좀 낮추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사회 한상춘 국제금융 대기자 겸 한국경제 논설위원 | 정리 이현주 기자 |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