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 대한민국 신인맥 :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금융위 대부분 지방 명문고 출신…금감원 전원 석·박사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인사형통(人事亨通)’이라고 했던가. 금융 쇄신을 위한 첫걸음 역시 사람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 혁신 흐름에 발맞출 실·국장급 이상 인사를 단행하며 진용을 정비했다. 경력과 역량을 고려한 맞춤형 인선으로 2018년 새해에 핵심 금융정책 추진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

한경비즈니스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국장급 이상 핵심 간부 33명의 프로필을 분석해 문재인 정부 금융 인사의 맥을 짚었다.
금융위·금감원 33명 인사 '1964년생·서울대·경제학과' 공통점
금융위·금감원 33명 인사 '1964년생·서울대·경제학과' 공통점
◆연령·행시 기수 ‘젊어진’ 금융위

‘1964년생(54세),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행정고시 35회.’ 한국 금융정책의 산실 금융위원회의 주류 스펙이다. 2017년 말 기준으로 금융위원회 국장급 이상 19명(중복 1인)의 출생 연도와 출신 대학·학과 등을 분석한 결과다.

먼저 금융위원회 국장급 이상 간부는 50대 초·중반이 가장 많았다. 1962~1964년생이 8명(44.4%)이고 여기에 1965~1967년생까지 더하면 61.1%로 절반을 넘었다.

이 중 최연소 간부는 박정훈 자본시장국장과 김정각 기획조정관으로 49세다. 반면 60대는 최종구 금융위원장 단 1명뿐이다. 점진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금융정책에 발맞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의 세대교체와도 궤를 같이한다. 최근 KB금융·NH금융·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등이 50대 CEO를 전면 배치하며 ‘젊은 피’를 수혈했다.

출신 고등학교는 다양했다. 과거 한국 고교 서열의 정점에 있던 경기고(최준우 중소서민금융정책관), 경복고(김학수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휘문고(박정훈 자본시장국장) 출신 3인을 제외하면 지방 명문고 출신이 다수를 이뤘다.

반면 출신 대학(학사 기준)은 서울대의 독주였다. 서울대 출신이 전체 18명 중 12명(66.7%)으로 절반을 넘었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각각 3명과 2명으로 이른바 ‘스카이(S·K·Y)’ 출신 비율이 94.4%에 달했다. 유일한 예외는 성균관대를 나온 최훈 금융서비스국장이었다.

전문성이 중시되는 금융업의 특성상 전공은 ‘경제’와 ‘경영’이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경제학과 출신이 5명(27.8%)으로 가장 많았고 경영학과는 4명(22.2%)으로 2위였다. 3위인 국제경제학(11.1%)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경제·경영이 타 전공을 압도했다. 이

어 법학·행정(11.1%), 불문·외교·무역(5.6%) 순으로 직무 연관성이 높은 상경 계열과 인문·사회계열이 강세를 보였다.

행정고시 합격 기수 중에는 35회가 5명(27.8%)으로 가장 많았다. 김태현 금융정책국장과 최훈 금융서비스국장, 박정훈 자본시장국장, 윤창호 구조개선정책관, 최준우 중소서민금융정책관 등이 35회 동기들이다.

행시 36회 출신인 김정각 기획조정관이 금융위 간부 중 막내 기수였다. 최고참은 25회 출신인 최종구 위원장이다. 행시를 거치지 않은 간부는 6명(33.3%)이었다. 그중 2명(이성호 상임위원, 이상복 비상임위원)은 사법고시 출신이다.
금융위·금감원 33명 인사 '1964년생·서울대·경제학과' 공통점
‘금융위의 2인자’ 김용범 부위원장(차관급)은 행시 30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금융위 자본시장국장·금융정책국장·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사무처장 등을 거친 정통 금융 관료다.

거시·미시경제에 전문성이 높은 학구파로 2017년 7월 임명 당시 “기획력과 분석이 뛰어난 관료로 새 정부의 금융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을 받았다. 그는 금융위원회 산하 5인으로 구성된 증권선물위원회의 위원장도 겸직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의 승진으로 공석이 된 사무처장(1급)에 오른 이는 손병두 사무처장이다. 행시 33회로 공직에 입성한 손 처장은 2008년 기획재정부 외화자금과장 당시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이었던 최종구 위원장과 호흡을 맞춰 글로벌 금융 위기의 파고를 넘는 데 일조한 국제금융 전문가다.

당시 기재부 공무원 노조가 뽑은 ‘닮고 싶은 상사’ 15인에 최 위원장과 나란히 이름 올린 일화는 유명하다.

금융위원회를 움직이는 기획조정관·금융정책국·금융서비스국·중소서민금융정책관·자본시장국 등 주요 부서 5곳의 수장도 상당수 바뀌었다. 특히 김정각 기획조정관을 제외한 4명의 국장급 인사가 모두 행시 35회로 입성 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를 거쳤다.

최근에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간 실국장급 인사 교류도 진행됐다. 두 부처 핵심 직위의 인사 교류는 이번이 처음이다. 첫 주인공은 송준상 상임위원이다.

행시 33기인 송 상임위원은 당초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의 사무처장이었지만 2017년 9월 29일 금융위로 자리를 옮겼다. 새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 그가 부여받은 임무다.

‘금융위의 입’인 대변인은 언론사 출신인 임규준 매일경제 전 전산제작국장이 맡고 있다. 신문사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쌓은 노하우로 금융위와 언론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부원장 4명 중 3명 ‘서울대 경제학과’

금융감독원의 간부 구성은 금융위와 같은 듯 다르다. 금융위가 중앙행정 기관인 반면 금융감독원은 독립성을 가진 반관반민의 특수 법인이기 때문이다. 금융위보다 출신 대학이 다양하고 평균나이도 상대적으로 더 젊다.

2017년 말 기준으로 금감원 집행 간부 14명을 분석한 결과 ‘1962년생(55세),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 가장 많았다.

집행간부에는 원장과 총괄·보험 부문의 수석부원장 1인, 은행·중소서민금융 부문, 시장 부문, 금융소비자 보호 부문의 부원장 등 3인의 부원장 그리고 9인의 부원장보 등 총 14명이 포함된다.
금융위·금감원 33명 인사 '1964년생·서울대·경제학과' 공통점
금융위·금감원 33명 인사 '1964년생·서울대·경제학과' 공통점
이들의 출생 연도는 1964년생이 6명(42.9%)으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평균연령은 1962년으로 금융위보다 2년 더 젊었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6명(42.9%)으로 1위, 연세대(3명, 21.4%)와 고려대(2명, 14.3%)가 2~3위로 그 뒤를 이었다. 경희대·서울시립대·중앙대 출신도 각각 1명이었다.

출신 학과 역시 상경계가 대세였다. 11명(78.5%)이 경제학·경영학·세무학을 전공했고 나머지 3명은 법학과를 나왔다. 단일 학과로는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 가장 많았다. 금감원 간부 14명 중 4명이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이 중 3명이 부원장이다.

반민반관인 조직 특성상 행시 출신은 적었다. 2017년 11월 임명된 유광열 수석부원장(총괄·보험)이 유일한 행시 출신(29회)이었다. 금감원 부원장은 금융위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제29조 제3항에 따라 금감원장이 제청하면 금융위가 임명하는 구조다.
금융위·금감원 33명 인사 '1964년생·서울대·경제학과' 공통점
이번에 임명된 유 수석부원장은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친 금융위 출신이다. 그는 군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경제기획원을 거쳐 기획재정부 국제금융협력국장,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지냈다. 이에 따라 임명 당시 ‘모피아’라는 금감원 노동조합의 반발에 부딪치기도 했다.

2017년 11월 유 수석부원장과 함께 임명된 원승연 부원장(자본시장 담당)은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출신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삼성생명 금융상품팀,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 등을 역임했다.

또 은행·중소서민금융을 책임지고 있는 권인원 부원장은 4명의 부원장 중 유일한 비‘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1984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감독기획국과 총무국을 거쳤고 2002년 금융감독원에 합류했다.

마지막으로 이상제 부원장은 금융소비자보호처(처장) 담당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자문관, 기획재정부 장관 자문관, 금융위 상임위원, 한국금융연구원 기획협력실장을 역임했다. 이들의 임기는 모두 3년으로 2020년 말까지다.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