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40% 달성 어려워...헌법소원 심판 청구서 제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소속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아기 기후소송단'은 13일 헌법재판소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시행령 제3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 사건 조항에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로 규정한 것이 ‘아기'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는 게 이번 소송의 골자다.
이 사건 조항의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로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아기들과 어린이들 62명이 이번 소송의 직접 청구인이다. 2017년 출생 이후 5세 이하 아기들이 39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6세에서 10세 이하 어린이 22명도 청구인으로 참여했다. 딱따구리라는 태명의 20주 차 태아가 이번 소송의 대표 청구인이다.
헌법재판소는 모든 인간은 헌법상 생명권의 주체이며, 형성 중인 생명의 태아에게도 생명에 대한 권리가 인정돼야 한다며 과거 헌법소원 사건에서 태아의 헌법소원 청구인 능력을 인정한 바 있다.
소송을 대리하는 김영희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변호사는 “아기 기후소송의 청구인들 58명은 현세대 중에서 가장 어린 세대로, 허용 가능한 탄소배출량이 이미 대부분 소진됐기 때문에 그 이전 세대보다 크게 적은 양의 탄소를 배출해야 한다"며 “이번 아기 기후소송은 부모가 아닌 아기들이 직접 헌법소원 청구인이 되어 가장 어린 세대의 관점과 입장에서 국가의 온실가스감축목표가 권리와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을 항의하고, 위헌임을 확인받겠다는 것"이라고 이번 소송의 의미를 설명했다.
실제로 아기 기후소송단이 청구서 내 인용한 연구에 따르면 지구 온도 상승이 1.5℃로 제한될 경우, 2017년에 태어난 사람의 탄소 배출허용량은 1950년에 출생한 사람이 배출할 수 있었던 양에 비해 8분의 1로 줄어든다. 어린 세대일수록 미래에 지금보다 훨씬 강력하게 탄소를 감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의미다. 나아가, 아기 기후소송단에서는 청구서를 통해, 현재 지구상승 온도를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전 지구적으로 남아있는 탄소예산 대비 한국이 연간 약 7억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온 추세를 고려한다면, 한국의 탄소예산은 2024년이면 모두 소진된다고도 강조했다.
아기기후소송단은 당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지구를 지켜라, 아기 기후소송'이라는 메시지가 담긴 플랜카드를 들고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미래세대를 위해 현세대가 책임지고 행동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구를 상징한 파란 공 위에 ‘지구를 지켜라'라는 녹색 글자를 붙이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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