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이정민 AI전략팀장은 지난 8월 31일 열린 ‘ABS 이노베이션 서밋’의 ‘디지털화와 AI: 자산 생애주기의 변화’ 패널 토론에 참석해 조선소의 AI 도입 사례를 소개했다.
토론에는 HD현대를 비롯해 글로벌 벌크선사 올덴도르프 캐리어스, AI 소프트웨어 기업 컴플렉시오, 선박 엔진·에너지 기업 에버렌스 등이 참여했다.
이 팀장은 HD현대삼호 조선소에서 약 100대의 AI 기반 용접로봇을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생산 효율은 15~20% 높아졌고, 블록 생산 기간은 기존 6일에서 5일로 단축됐다. 용접 결함도 약 90% 줄었다.
AI를 단순한 인력 대체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숙련 작업자의 노하우를 축적하고 품질과 안전성을 높이는 데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설계 분야에서도 AI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수십 년간 축적된 도면과 규격, 설계 규칙, 프로젝트 경험 등을 AI를 통해 검색·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3차원(3D) 모델을 활용해 생산에 들어가기 전 구조 안정성과 성능, 조립 간섭, 작업성, 안전성 등을 미리 검증해 재작업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 팀장은 특히 설계와 생산을 하나의 운영 체계로 연결하는 것이 AI가 가져올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HD현대는 엔지니어링 데이터와 생산 데이터, 설비·물류·품질 정보를 연결하는 ‘디지털 스레드’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설계 변경이 자재와 생산성, 품질, 비용, 납기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파악하고 전체 작업 흐름을 최적화한다는 구상이다.
HD현대는 2021년부터 ‘조선소의 미래(FO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23년에는 1단계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을 마쳤다. 디지털 트윈 플랫폼인 ‘트윈 FOS’를 통해 실제 조선소를 가상 공간에 구현하고 생산·설비·물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는 연결·예측·최적화 단계인 2단계 구축을 추진하고, 2030년에는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 ‘지능형 자율운영 조선소’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생산성을 30% 높이고 선박 건조 기간을 30% 단축하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기술기업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에서는 미국 빅데이터·AI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 AI 전환 및 데이터 기반 경영 혁신을 위한 협력 확대에 나섰다.
당시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창업자 겸 CEO를 만나 “두 회사의 파트너십 확대는 그룹 전반의 데이터와 업무 흐름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 더 빠르고 정교한 의사결정으로 이어가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에는 HD한국조선해양이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와 ‘차세대 마린 플랫폼’ 도입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선박 설계부터 생산, 공급망 관리, 품질관리, 유지보수까지 전 공정 데이터를 3D 기반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하고, 설계·생산·물류·검사·시운전까지 디지털로 연결하는 자율 제조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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