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프리즘


메타버스가 전자상거래 주도한다
지난 20여 년간 스마트폰 시대를 거치면서 2차원(2D) 모바일 웹을 기반으로 한 간편결제, 모빌리티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스트리밍 앱 등 모바일 특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비즈니스가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현재 급격하게 다가오는 메타버스 시대엔 커뮤니티, 콘텐츠, 커머스 등 기존 서비스들이 3차원(3D) 가상공간을 기반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시간 소셜 서비스, 게임, 영상 서비스 등의 비즈니스가 이미 가상공간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교육, 의료, 제조 등의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본문/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 메타버스 진출 ‘러시’지난 10월 28일 세계 최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인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Meta)’로 바꿨다. 마크 저커버그가 2004년 페이스북을 창업한 지 17년 만이다. 이는 지금까지의 SNS를 벗어나 사업 영역을 가상현실(VR) 서비스로 전환함을 의미하며, 구체적으로는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것이다.특히 데스크톱에서 웹과 전화로, 텍스트에서 사진과 비디오로 진화해 온 2차원적 소통공간을 넘어 오감 콘텐츠를 포함한 다차원 가상공간 서비스로 전환함으로써 포스트 모바일 서비스를 지향하는 것을 의미한다.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로드맵을 제시하며, 메타버스를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친구나 가족과 소통하고, 원하는 커뮤니티에서 함께 만나고 플랫폼 내에서 이용자들의 비즈니스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게임에 집중해 왔던 VR 기술을 사회적 교류, 피트니스, 비즈니스 업무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겠다는 VR 분야의 향후 계획도 발표했다. 메타버스 기술에 집중하고 관련 서비스를 확장하며 메타버스에 올인해 관련 생태계를 구축하고 시장을 선점한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메타버스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11월 2일 MS는 연례 콘퍼런스 ‘이그나이트’에서 ‘팀스’라는 화상회의 플랫폼을 시연하고, 내년 상반기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MS가 메타버스 시장에서 페이스북(메타)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대표적인 글로벌 제조사인 나이키도 지금까지 오프라인 시장 중심에서 가상공간으로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메타버스에서 아바타들이 신고 입을 수 있는 신발과 의류에 대한 상표와 자사를 대표하는 로고를 미국 특허청에 출원하는 등 메타버스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월간 10억 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중국의 대표적인 SNS 기업 텐센트의 위챗은 소셜커머스 공간에 소매 업체를 위한 온라인 매장을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가상공간에서 디지털 광고는 물론 인플루언서 마케팅, 상품 판매 등 전자상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트위터와 틱톡 등 주요 SNS 매체들도 가상공간을 통한 이커머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으며, 메타버스를 통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페이스북을 포함한 SNS 빅테크 기업들은 메타버스를 새로운 비즈니스의 돌파구로 생각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의 플랫폼으로서 메타버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유발되는 VR 기기와 실감콘텐츠 및 지능형 소프트웨어 등 연관 산업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나아가 메타버스를 통한 전자상거래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확보한 수억 명의 이용자를 자연스럽게 메타버스 속 쇼핑몰로 연결되게 해 사이버상에서 상거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메타(페이스북)는 지난해부터 ‘숍스(Shops)’ 서비스를 시작했다. 개인이나 중소기업은 무료로 온라인 상점을 열고, 앱채팅 기능을 통해 고객과 실시간 소통한다. 2021년 6월 기준으로 숍스 방문객은 3억 명이고 활성 상점은 120만 개 정도로 알려졌다.
메타버스가 전자상거래 주도한다
가상공간 플랫폼 전자상거래 시장이 뜨겁다
독일의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는 2020년 소셜미디어를 통한 글로벌 전자상거래 매출은 894억 달러이고 2027년에는 6045억 달러까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SNS 기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가상공간 플랫폼을 활용한 전자상거래에 대한 시장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예상되며 메타버스를 통한 서비스도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의 SNS인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전자상거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6월 카카오커머스와 합병했다. 이를 통해 기존 카카오톡 내에서 선물하기, 쇼핑과 같은 플랫폼 기반 전자상거래 사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이런 산업 환경 변화에 따른 수요 증가를 반영해 VR,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등 메타버스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대기업을 포함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AR 분야 스타트업인 애니펜(Anipen)은 AR, XR,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총집합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으며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삼성전자, 카카오프렌즈 등과 협업 중이다.
오디오 전문 스타트업인 가우디오랩은 메타버스에 필요한 고도화된 공간 음향을 구현하는 기술과 AI 오디오 기술을 개발하고 메타버스 오디오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또 공간지도 모델링 기업인 티랩스는 현실감 있는 메타버스 공간을 재현해 내는 기술로 시장 선점을 모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으로는 현장감을 극대화한 3D 메타버스 전시공간 플랫폼을 운영하는 '믐(MEUM)',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업체인 '비브스튜디오스', AI 기술을 융합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프론티스’ 등이 있다.

사회의 분열과 갈등, 극단주의 등 사회적 논란
SNS 기반 빅테크 기업들의 메타버스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AI 알고리즘을 통한 정보 왜곡과 상업적 목적으로 알고리즘이 비윤리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0월, 페이스북(메타)의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였던 프랜시스 하우겐은 페이스북(메타)이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으로 사회 분열과 갈등, 극단주의를 부추겼다고 폭로했다. 페이스북(메타) 내부에서 이를 인지했음에도 수익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자체 AI 알고리즘이 극단주의적 선동 및 혐오 표현이 포함된 게시물을 제대로 걸러내지 않았고,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어 유명인들의 계정을 특별 관리하고 그들의 논란성 게시물은 의도적으로 삭제하지 않았다.
대다수의 SNS 기업은 알고리즘을 활용해 이용자의 관심과 성향에 적합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다분히 의도적으로 확증편향을 유발하고 사회적 갈등을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으며, 가짜뉴스를 양산하고, 방문 이력이나 검색 기록 등을 비롯한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일방적이고 독점적으로 사용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2013년 미국의 대표 빅테크 기업을 표현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짐 크레이머는 최근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면서 ‘MAMAA’를 미국 빅테크를 표현하는 새로운 용어로 대체했다.
기존의 넷플릭스를 제외하고 페이스북을 메타로, 구글을 알파벳으로 변경해 메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으로 재구성했다. 용어와 멤버가 변한 만큼 글로벌 빅테크의 지형이 바뀐 것이다.
다시 말해, 이들 기업의 사업 내용과 시장 영향이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사회적·기술적 환경과 수요자들의 요구 및 윤리적 책임에 대한 변화를 반영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요구받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SNS 기반 메타버스플랫폼을 추구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기회와 도전에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기업 생존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글 소대섭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연구원(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