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늘어난 한국 '부자'...증시 활황 덕 봤다
한국에서 ‘부자’라고 불릴 만한 인구는 얼마나 될까. 그리고 부자 대열에 올라선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지난해 말 기준 한국 부자 수는 4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 부자(富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금과 예·적금, 보험, 주식, 채권 등 금융투자 상품에 예치된 자산이 10억 원 이상인 우리나라 부자는 39만3000명으로 2019년 말(35만4000명)보다 무려 3만9000명(10.9%)이 증가했다.

자산이 10억 원 이상인 부자들이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6%로 1%에 미치지 못하지만 1년 사이에 1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17년에 기록한 14.4%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확 늘어난 한국 '부자'...증시 활황 덕 봤다
금융 자산 규모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가 급등으로 이들이 보유한 금융 자산은 전년 대비 21.6% 늘어난 2618조 원을 기록했다. 금융 자산이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코스피 지수가 급등세를 보이는 등 주식시장의 활황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 부자가 올해 가장 선호한 금융투자 자산은 ‘주식’으로 부자 중 40%가 주식 투자액을 늘렸다고 응답했다.

KB금융은 부자를 자산가(금융 자산 10억 원 이상 100억 원 미만), 고자산가(10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 초고자산가(300억 원 이상)로 세분화했다. 자산가는 25억7000만 원, 고자산가는 176억7000만 원, 초고자산가는 1550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부자의 1인당 평균 금융 자산은 66억6000만 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총자산은 부동산 자산 59%, 금융 자산 36.6%로 구성됐으며, 자산유형별 구성을 보면 ‘거주 주택’의 비중이 29.1%로 가장 높았고, ‘유동성 자금’(12.6%), ‘빌딩·상가’(10.8%), ‘예·적금’(8.1%) 순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 회원권과 예술품 등 기타 자산이 일부를 차지했다. 한국 부자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최소 총자산은 100억 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최소 부동산 자산은 50억 원, 최소 금융 자산은 30억 원이었다. 한국 부자 중에 자신을 부자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38.8%에 그쳤다.

한국 부자들이 현재의 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천은 노동에 의한 ‘사업소득’(41.8%)의 비중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어 부동산 투자(21.3%), 상속·증여(17.8%) 등으로 나타났다. 한국 부자들은 부의 원천이며 성장의 기초가 되는 종잣돈을 평균 8억 원으로 봤다.

부자들이 부를 늘리는 데 활용하는 가장 큰 동력은 ‘목표 금액’이었다. 목표 금액의 평균 규모는 111억 원으로 보유 자산의 1.7배에 달했다. 또 자산이 많을수록 사용하는 부채 규모도 컸다. 부자들이 활용하는 부채 규모는 평균 7억7000만 원이며 이 중 임대보증금이 69.6%, 금융 부채는 30.4%였다. 부자들은 또 저축과 자산 배분 전략도 부를 늘리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확 늘어난 한국 '부자'...증시 활황 덕 봤다
부자가 보유한 자산 중 부동산 자산 비중은 총자산이 많을수록 높은 경향을 보였다. 한국 부자의 자산 포트폴리오 중 거주 주택의 비중이 29.1%로 가장 컸고 빌딩·상가 비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크게 줄었다. 또한 부자들은 보유한 총자산 규모가 클수록 토지·임야, 회원권, 채권, 예술품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확대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지난 6월 1일부터 6주간 10억 원 이상의 금융 자산을 보유한 고자산가 400명, 금융 자산 5억~10억 원 미만 200명을 대상으로 개별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