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어린이, 청소년에게 인기 있는 ‘로블록스’는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 이른바 가상세계 탐험 플랫폼 기업이다. 로블록스는 플랫폼을 구성하는 요소인 클라이언트, 스튜디오, 클라우드가 유기적으로 결합하며 플랫폼 완성도를 향상시켰다는 점에서 글로벌 가상세계 플랫폼의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상세계 플랫폼 ‘로블록스’가 가져올 미래는
최근 미국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로블록스라는 게임 플랫폼이 뜨거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게임 플랫폼에서는 넷플릭스에서 뜨거운 인기를 구가했던 오징어게임을 비롯한 타이쿤 등 창의성 넘치는 다양한 게임을 할 수 있다.

로블록스는 유튜브처럼 콘텐츠를 무한대로 생성하고, 오징어게임처럼 외부 트렌드 변화를 빠르게 적용한다는 것이 강점으로 부각된다.

로블록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성장 속도↑
로블록스는 메타버스 대표 기업이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수혜 기업으로 주목받으며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로블록스는 지난해 3분기 일간 활성사용자수(DAU)가 4730만 명에 달하며 전분기(2분기) 대비 29% 성장했다. 같은 기간 이용시간은 112억 시간으로 전분기 대비 15%가 늘어나며 큰 폭의 개선을 보였다.
가상세계 플랫폼 ‘로블록스’가 가져올 미래는
13세 이상 사용자와 이용시간이 각각 전년 대비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유저 가운데 13세 이상 비중은 지난해 3분기에만 5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지역의 DAU와 이용시간도 각각 74%와 89%가 성장하며 2분기 대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로블록스의 시가총액은 597억 달러로 전통 게임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시가총액 518억 달러를 넘어서며 단순한 게임 기업이 아닌 플랫폼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블록스는 플랫폼을 구성하는 요소인 클라이언트, 스튜디오, 클라우드가 유기적으로 결합하며 플랫폼 완성도를 향상시켰다고 평가받는다. 글로벌 가상세계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로블록스의 클라이언트는 유저가 3차원(3D) 디지털 세상을 탐험하기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의미한다. 플랫폼 내에 존재하는 개별 게임뿐 아니라 소셜 활동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스튜디오는 일종의 플랫폼 전용 게임 제작 도구다. 프로그램에 대한 지식 없이도 활용할 수 있다. 주로 가상세계의 생성, 아바타 및 아이템 제작, 제작자를 위한 도구 및 3D 모델을 만드는 기능을 수행한다.

클라이언트와 스튜디오를 위한 기능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성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스튜디오를 통해 만들어진 게임들은 로블록스 클라우드를 통해 모든 플랫폼에 동시에 발매된다. 게임 플레이어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게임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다.
가상세계 플랫폼 ‘로블록스’가 가져올 미래는
플레이어-개발자-창작자 연결… 게임 버전 ‘유튜브’ 방식 주목
로블록스는 주로 플레이어, 개발자, 창작자를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개발자는 로블록스 플랫폼 내 자신만의 가상 경험을 제작해 유저에게 제공하고 수익을 올린다. 약 1050만 명에 달하는 개발자가 제작한 콘텐츠만 2700만 개에 이른다. 이로써 지난해 3분기 개발자가 벌어들인 수익은 무려 1억3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연간 5억 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지속적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콘텐츠 부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일종의 게임 버전 유튜브인 셈이다. 일반 게임과 비교할 때 개별 콘텐츠 수명이 긴 수준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리해지는 방식이다.

로블록스는 다양한 콘텐츠가 사용자 및 사용시간을 증가시키고, 매출액을 늘리는 한편, 제작자 유입 및 수익 증가의 선순환이 만들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콘텐츠의 질적인 부분은 함께 올라간다. 시장이 커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며 유저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게임 제작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한다.

아울러 게임 제작자들은 이런 특징을 활용하는 차원에서 사용자인터페이스(UI) 디자인, 캐릭터 아트, 배경 등에 전문성을 지닌 유저와 협업하며 콘텐츠 고도화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유저 생성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은 오징어게임의 사례처럼 외부 트렌드 변화를 빠르게 접목시킨다는 것도 장점으로 부각된다. 많은 사람들이 검색 플랫폼으로 유튜브를 활용하는 것은 그만큼 정보를 담은 영상이 빠르게 공유되기 때문인데, 로블록스는 이런 점을 반영하면서 가상세계 플랫폼 가운데 트렌드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가상세계 플랫폼 ‘로블록스’가 가져올 미래는
로블록스, 게임 산업 내 지형도 변화 유리한 지위 점해
로블록스는 장기 성장 전략으로 글로벌 확장, 연령층 확대, 플랫폼 확장, 수익화 성장을 꼽고 있다. 이 중 수익화는 높은 매출 성장을 바탕으로 용인되는 적자구조의 턴어라운드 측면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부각된다.

우선 로블록스가 탄탄한 수익을 갖춘 배경에는 몰입형 광고, 개발자 구독, 실제 커머스 연동 등에 따른 것이다. 광고는 브랜드 파트너십 기반으로 플랫폼 내 유저 경험과 연동된다. 소셜 미디어 기업의 디지털 광고 매출 형태와 유사한 개념이다. 다만 가상 경험 내 유저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 형태의 광고 포맷 구성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커머스 분야는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인데 자신의 아바타가 착용한 아이템을 클릭 몇 번을 통해 실물로 받아볼 수 있다면 새로운 가상세계 경험으로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로블록스와 나이키는 파트너십을 통해 로블록스 내 가상공간인 나이키랜드를 만든 것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나이키랜드에서 유저는 미니게임을 하거나 아바타에 나이키 제품을 입혀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다만 로블록스가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동일 스니커즈 브랜드인 반스(Vans)와 유사한 협업을 한 바 있다.

또 로블록스는 기존 게임 산업과는 차별점이 뚜렷하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P2E(Play to Earn) 게임은 유저가 게임 내 활동을 통해 아이템을 획득, 이를 화폐로 교환할 수 있고, 게임 내 한정적 아이템을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NFT) 형태로 발행하는 방식이다. 또 가상자산과 결합을 통해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연결한다.

로블록스는 블록체인 기반이 아니며 전형적인 P2E 게임도 아니다. 플랫폼 내에서 수익을 내는 대상은 일반 유저가 아닌 콘텐츠 및 아이템을 제작해 제공하는 개발자와 창작자다. 현실과 가상세계 간 연결에 성공한 플랫폼인 셈이다. 로블록스가 P2E 게임이 촉발한 게임 산업 내 지형도 변화에서 유리한 지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글·정리 이미경 기자 | 자료 삼성증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