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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리더들 “내년 투자 환경 위축...규제 완화 등 시급해"
2022년을 마무리하는 핀테크 리더 코너는 올 한 해 가장 치열한 시간을 보낸 핀테크 리더들과 함께 각 사업권의 이슈들을 짚어보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국내 경제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위축으로 각 업권마다 쉬운 일은 없었을 터. 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업 성장에 발 벗고 나선 4명의 대표들과 한 해를 돌아보며 소감을 들었다.
이번 좌담에는 최수석 헬로펀딩 대표(온라인투자연계금융사), 조영민 깃플 대표(대출비교 플랫폼), 박홍민 핀다 대표(대출비교 플랫폼), 예창완 카사 대표(부동산디지털수익증권 거래플랫폼)등이 함께했다.

회사 소개부터 간단하게 부탁한다.
조영민 깃플(이하 조) 데이터 기반 테크 기업으로 금융과 비 금융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핀테크 최초의 연금 특화 통합자문플랫폼 ‘베러’ △혁신금융 서비스로 시작한 대출비교 플랫폼 ‘핀셋N’ △가장 최근에 합류한 ‘깃플 스탁론’ △디지털 컨텍센터 구축·챗봇 ‘깃플챗’ 등이다.
최수석 헬로펀딩(이하 최) 온라인투자연계(P2P)금융으로 불리는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업을 영위하기 위해 7년 차를 맞아 지속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 업체다. 소상공인 매출채권 분야에 특화돼 있으며 다양한 상품 개발로 소상공인의 금융 애로를 해결하면서 금융 주거래 플랫폼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투자자에게는 리스크가 잘 헤징 된 최적의 투자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박홍민 핀다(이하 박) 2019년에 대출모집법인 모범규준인 일사전속주의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 대출 혁신금융 서비스 국내 1호로 비교대출 서비스 핀다를 출시했다. 최근 3년 동안 서비스 규모가 65배 이상 성장했고, 누적 회원 수 190만, 70만 등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예창완 카사(이하 예) 국내 최초로 부동산디지털수익증권 거래소로 부동산 관리 처분 신탁을 통해 발행된 건물에 대한 수익증권(DABS)을 쉽게 사고팔 수 있게 했다.
핀테크 리더들 “내년 투자 환경 위축...규제 완화 등 시급해"
숨가쁘게 달려온 2022년 한 해를 돌아본다면.
한국은행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핀테크 업체들을 포함한 많은 회사의 주가와 밸류에이션이 급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개인들의 금리 부담이 커지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가 많이 일어난 한 해였다. 핀다 역시 그런 거시적 상황에 대응을 계속해 온 해였다. 회사의 무리한 확장보다는 수익 구조를 더욱 탄탄하게 가져가는 부분에 주력을 하고자 꾸준히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박 대표가 말한 것처럼 계속된 금리 인상은 온투 상품의 경쟁력 확보에 애로를 겪게 만들었으며 경기 침체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연체 가능성 방지에 온 힘을 쏟게 만든 어려운 한 해였다고 본다.
한마디로 치열했던 한 해였다. 마이데이터 대고객 서비스 시장으로 데이터 확보를 위한 무한 경쟁이 궤도에 올랐고, 기준금리의 급등세로 인해 대출, 부동산 시장이 격변의 시절을 보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사는 지난해에 이어 3개의 건물을 유동화하며 총 6개의 건물을 상장했다.

올해 어떤 이슈와 뉴스들이 있었나.
아무래도 ‘마이데이터 시대’ 도래가 가장 큰 이슈가 아니었나 싶다. 그동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평가받던 금융 시장에 잔디가 깔리고, 평평해지면서 금융소비자와 금융사가 서로 보폭을 맞춰 뛸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양한 내 정보를 취합해 내게 꼭 맞는 상품을 찾는 것이 쉬워져 ‘금융선택권’이 확장되는 계기가 됐다.
대출이라는 금융 상품이 이제는 고객이 직접 체험하고 고르고 변경할 수 있는 서비스의 개념으로 확장됐다. 이처럼 BaaS(Banking as a Service)에 대한 고객의 니즈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이미 송금과 결제 시장은 플랫폼을 중심으로 수요와 공급의 메커니즘이 변화했다.
앞으로 예·적금과 투자, 부동산 등 다방면의 산업 영역에서 금융 서비스 가속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투자 환경의 악화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온투법)'이 시행되면서 기관투자가의 상품 투자 불가능과 일반 투자자의 투자한도 축소, 법인투자자의 상품별 투자한도 적용, 사전투자나 자동투자 불허 등이 대표적인 환경 악화 사항이다. 더불어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은 온투 상품의 매력인 고수익률 제공에 타격을 주고 있다.
다양한 조각투자 방식이 나오면서 금융위원회에서 ‘조각투자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핀테크 리더들 “내년 투자 환경 위축...규제 완화 등 시급해"
업계와 관련해 계류 중인 법안이나 제도가 있나.
온투법에서는 가능하지만 법안 실행에서는 미비된 기관투자가의 상품 투자 허용, 일반 투자자의 투자한도 확대 등 여러 사안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온투 업계의 어려움을 감안해 전향적인 조치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수월하게 갈아탈 수 있는 대출이동 시스템과 대출비교 플랫폼의 연동 과제가 미약하게나마 진척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형 토큰 가이드라인 및 디지털자산기본법 등에 대한 입법 방향을 지켜보고 있다. 모두 투자자 보호에 가장 큰 방점을 둔만큼 향후 정식으로 입법화될 때의 카사 성장의 가장 중요한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환대출 플랫폼 추진 방향이 중요해졌다. 최근 대환대출을 위한 인프라 구축 태스크포스(TF)와 관련된 소식이 전해졌는데, 핀셋N이 플랫폼 합류를 희망하고 있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 역시 많이 올랐는데 적정한 금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데 기여하고 싶다.

올해 핀테크 부문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언젠가부터 핀테크 혁신의 가장 큰 쟁점이 빅테크와 대형 금융기관 사이의 규제 형평성 이슈로 번진 것 같아 아쉬운 한 해였다.
특히 핀다가 탄생할 수 있던 배경인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경우 허가의 개념이라기보다는 테스트베드의 개념이었는데 허가 개념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
샌드박스 본질은 혁신의 가능성이 있으면 시장에 테스트를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니 만큼, 정말 한 가지의 혁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올인하고 있는 중소형 핀테크 기업들에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쉬운 점은 역시 투자 환경 악화에 대한 해결책이 아직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잘 해결됐다고 생각하는 점은 어려운 상황에서 성장과 투자자 보호에 모든 노력을 경주했다는 것이다.
올해 핀테크 업계, 스타트업은 인고의 시절을 보내야만 했다. 빅테크와의 경쟁, 외부적인 투자환경 악화 등으로 매일매일 어려움과 마주해야 했다.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없어 시장에서 실적 악화, 인수·합병(M&A), 사업 종료 등의 변화가 포착되기도 했던 아쉬운 한 해였다.
거래소이다 보니 감정평가 및 증권신고서 제출 등 상장에 따른 절차가 엄격해 다양한 자산을 빠르게 상장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핀테크 리더들 “내년 투자 환경 위축...규제 완화 등 시급해"
어려운 환경 속에 투자를 받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올해 투자받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아마 온투 업계에서는 올해가 가장 어려운 해로 기억될 것이다. 금융당국의 온투 업계 육성 의지가 여러 채널을 통해 발표되고 있기 때문에 2023년은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확실히 벤처캐피털(vc)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이라고 본다. 규모의 확장을 독려하는 성장을 중시했던 시장에서, 수익성과 자생가능성의 균형성을 보게 되면서 2가지를 균형 있게 가져가고 있는 핀다에게는 꼭 나쁘지만은 않은 환경이었다고 생각한다.
내년 시장 역시 전반적인 기조가 유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지만 반등할 수 있는 변곡점에 다다르면, 투자 상황은 올해보다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깃플’은 시리즈B 투자 유치 중이다. 아무래도 위축된 투자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계획을 크게 벗어나고 있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기다리지 않아도 봄은 온다’ 는 말처럼 언젠가 다시 좋은 시기가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

2023년 핀테크 업계 전망을 예측한다면.
업계 ‘옥석 가리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미 올해 하반기로 접어들면서부터 자생하기 어려운 핀테크 서비스의 취약점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저는 다시 투자 이야기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데 아무래도 위축된 투자 환경이 당분간 이어지지 않겠냐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투자자와 기업의 밸류에이션의 차이가 커진 만큼 공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낼 수밖에 없어졌다.
2023년 온투 업계는 금융당국의 육성 의지와 투자자의 신뢰 회복을 바탕으로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 성장의 1차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발의 등을 통해 소비자 보호 조치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그중에서도 또 안전한 자산 및 안전한 투자 방식 또한 새롭게 조명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핀테크 리더들 “내년 투자 환경 위축...규제 완화 등 시급해"
내년 상황도 녹록지 않다고 들었다. 각자 계획은 어떻게 되나.
2023년에 온투 업계는 V자 형태로 성장할 것으로 생각된다. 블록체인과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적극 활용해 정보기술(IT) 경쟁력 강화를 해 나갈 예정이다.
주력상품인 소상공인 매출채권 상품을 현재 규모보다 5배 이상 증대시킬 내부 계획과 전략을 마련해 뒀다. 2023년 말쯤 헬로펀딩은 벤처캐피털이나 대형 금융기관 등 여러 투자 업계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등 최정상에 올라설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회사 운영과 관련된 수익 구조를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수익 구조 못지않게 자생력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비즈니스 차원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더 큰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자금 확보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투자 부문 시리즈B를 마무리하는 것이다. 사업 부문에서는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통합자문 플랫폼인 ‘베러’의 안정적인 시장 안착이다.
2023년 자사는 싱가포르에 전 세계 자산을 유동화하고 글로벌한 투자자들이 쉽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올해 사업을 성장시키고 노력한 자사 임직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핀테크는 ‘사람’의 역할이 큰 업종 중 하나다. 금융도 중요하고 기술도 중요하지만 이 2가지를 연결해 ‘누구에게나 필요한 핀테크 서비스’를 만들어내야 한다. 한 명 한 명 이름을 언급하기에는 너무 많아 못하지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절실히 원하는 것은 이루어지게 돼 있다. 헬로펀딩 임직원의 마음속에 있는 영순위는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Back to basics.' 기본을 지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거시적 경제 시장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고객을 최우선에 두고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핀다 팀의 핵심 가치의 첫 번째인 ‘땡큐 핀다-고객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듣자’를 마음에 새겨야 한다.
더 나은 카사를 위해 ‘일심동체’로 앞으로 나아가자.

글 정유진 기자 사진 김기남·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