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9일 함 회장의 업무방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 혐의 사건에서 업무방해 부분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2018년 6월 검찰의 기소 이후 약 7년 6개월 만의 결과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는 2심의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1심에서 2016년 합숙면접 당시 채용 담당자들은 일관되게 함 회장으로부터 합격 기준에 미달하는 지원자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받은 사실이 없고, 인사부장이 함 회장에게 보고하기 전후로 합격자 변동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며 1심은 이 증언의 신빙성을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심에서도 이와 다른 취지의 증언이 없었고, 2심이 든 여러 간접 사실들은 논리와 경험칙, 과학법칙에 의해 뒷받침된다고 보기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함 회장의 공모 사실을 인정하기 충분할 만큼 우월한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함 회장은 은행장으로 재직했던 2015∼2016년 신입사원 공개채용 당시 지인이던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의 청탁을 받아 서류 전형과 합숙면접, 임원면접에 개입하고, 합격선에 미달했던 특정 지원자의 점수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2013∼2016년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남녀 채용 비율을 4대1로 사전에 정해놓는 방식으로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혐의도 적용됐다.
1심은 함 부회장이 합격권이 아닌 지원자들이 합격할 수 있도록 위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또 하나은행의 남녀 차별적 채용은 오랜 기간 관행적으로 진행된 채용 문화로, 함 부회장 개인이 영향을 미쳤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023년 11월 2심은 일부 혐의에 대한 원심 판단을 뒤집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2016년 합숙면접 과정에서 특정 지원자가 불합격권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인사부장 등과 공모해 합격자로 선정되도록 만들었다는게 2심 판단이었다.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이유 없이 남녀 차별적인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한 상태에서 채용 계획을 승인한 것은 부당한 채용에 함 회장이 가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대법원이 내린 판결은 2심과 다소 달랐다. 대법원은 “원심(2심)이 들고 있는 여러 간접 사실은 논리와 경험칙, 과학 법칙에 의해 뒷받침된다고 보기에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1심 증인들의 증언에 대한 신빙성 판단이 명백히 잘못됐다거나 1심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어긋나는 등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예외적인 사정이 있다 보기 어려움에도 원심은 함 회장에게 공모 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2심의 판단을 지적했다.
함 회장의 형량은 서울서부지법 합의부가 심리할 파기환송심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지배구조법 5조(임원의 자격요건)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에 대해 집행유예가 확정된 경우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과 관련해서는 300만원의 벌금형을 받게 됐으나, 함 회장의 회장직 유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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