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이미 1분기부터 메모리 가격이 예상치를 웃도는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KB증권은 이러한 상승 흐름이 2분기에도 이어질 뿐 아니라 상승 속도 자체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진행 중인 2분기 가격 협상에서도 고객사들은 가격 수준보다 공급 안정성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으며, 이에 따라 주문 규모 역시 전 분기 대비 뚜렷하게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이들은 3~5년 장기공급계약(LTA)의 이행력을 높이기 위해 선수금 지급과 위약금 조건까지 제시하며 공급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장기 물량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 압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KB증권은 보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인공지능(AI) 시장 구조 변화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학습 중심이던 AI 활용이 추론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토큰 사용량이 늘고, 이에 따라 메모리 탑재 수요 역시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수요 영역도 제시됐다. KB증권은 2028년 이후 휴머노이드 로봇을 중심으로 한 ‘피지컬 AI’ 시장이 본격화될 경우, 시각·언어·행동을 결합한 VLA(Vision-Language-Action) 모델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엣지 디바이스의 데이터 처리 및 저장 수요 증가로 이어지며 메모리 시장 성장의 추가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의 AI 매출 확대가 메모리 가격 상승 부담을 충분히 흡수하면서 수요 위축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며 “메모리 확보는 비용 문제가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사안으로 인식되고 있어, 가격의 구조적 상승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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