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臨場), 발품을 팔아 관심 있는 지역을 꼼꼼히 탐방하는 것이죠.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하는 코너 ‘임장생활기록부’. 이달엔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 다녀왔습니다.
[임장생활기록부] 32 -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신도림은 2호선과 1호선이 만나는 환승역인데요. 특히 경기 서남부와 인천 지역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필수 관문입니다. 신도림역의 하루 평균 환승객은 28만 명, 이용객은 40만 명이 넘어요. 서울 지하철역 중 혼잡도가 상위권이고 출퇴근 시간대의 인파는 엄청납니다.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우수해요. 여의도는 매우 가깝고 가산디지털단지 및 구로디지털단지도 지척입니다. 광화문과 종로, 을지로 등은 20~30분 내로 갈 수 있어요. 하지만 자동차로 운전해서 이동한다면 서부간선도로와 경인로 등 교통체증이 극심합니다.
사실 신도림동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공장지대였어요. 2000년대 이후 대규모 아파트 물량을 조성하면서 주거지역으로 변신했습니다. 다른 곳에 비해 소셜믹스 임대가 없는 편이죠. 번화한 신도림역에서 한 블록 안쪽 이면도로에 자리 잡은 단지들은 쾌적합니다. 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이 적당히 공존하고 있고, 경사 없는 평지입니다.
좋은 교통 요건과 입지에도 불구하고 신도림은 부동산 시장에서 딱히 두각을 보이진 못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구로구라는 이유만으로 저평가됐다’는 의견도 있어요. 정작 주민들의 만족도는 높습니다. 학군과 자연환경도 괜찮거든요.
올 초부터 3월까지 구로구의 매매 거래를 추려보니 최고가 거래는 대부분 신도림동에 집중됐어요. 구로구의 최고가 아파트 1~3위가 모두 신도림동에 몰렸을 정도인데요. 이곳이 다른 지역보다 환승권과 대단지의 장점이 높게 평가받는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특히 최고가 1위는 ‘신도림4차e편한세상’이었어요. 전용 117㎡가 21억 원에 거래됐거든요. 명실상부한 대장 아파트죠. 2003년 준공된 853가구 규모입니다. 신도림역에서 걸어서 길 하나 건너면 단지가 나올 만큼 역세권 입지입니다. 이곳은 과거 한국타이어 공장 부지였어요.
단지 안으로 들어가면 조용하고 쾌적합니다. 복잡한 신도림역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더군요. 조경의 콘셉트가 친환경이고 녹지 비율이 37%에 달해요. 실개천과 연못에선 물고기가 있고 물가엔 물풀들도 자랍니다. 과거에 각종 조경상을 받았습니다. 게이트볼장과 골프연습장 등을 갖췄고 곳곳에 휴게공간이 많네요.
문주는 작고 외관 도색은 연식을 느끼게 합니다. 정문 앞에 지하주차장이 있는데, 주차대수는 1.7대로 꽤 양호합니다. ‘살기 좋은 아파트’라는 게 입주민들의 공통된 이야기예요. 그래서 오래 거주한 사람들이 많은 편입니다. 독특하게도 중대형 면적대로만 구성됐어요. 전용 84㎡부터 161㎡까지 있는데 117㎡가 가장 많습니다.
24년 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정비사업에 대해선 신중한 분위기입니다. 용적률이 249%로 높은 편이거든요. 이 일대 아파트는 e편한세상이 주를 이룹니다. 1∼7차까지 총 4244가구의 e편한세상 타운을 형성하고 있어요. 신도림동에는 e편한세상 외에도 삼환, 우성 등의 아파트가 밀집해 있습니다. 단지 뒤편에 신도림중이 맞닿아 있고, 초등학교는 신도림초로 배정됩니다.
촘촘한 인프라와 괜찮은 학군
역 주변엔 테크노마트와 홈플러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춰 편리합니다. 과거엔 디큐브시티 백화점도 있었지만 지난해 영업을 종료했습니다. 신도림은 영등포 생활권이기도 하죠. 타임스퀘어와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이 가깝고 여의도 더현대도 멀지 않습니다. 참고로 테크노마트 안에는 구로경찰서가 입점해 있습니다.
목동이 멀지 않아 목동 학원가에서 셔틀버스가 아파트 단지 내로 들어옵니다. 얼마 전부터는 신도림에도 대형 학원들이 많이 생겼어요. 신도림이 아파트 위주의 주거지이다 보니 유흥가나 유해시설도 눈에 띄지 않습니다. 안양천과 도림천 등 주변 자연환경도 뛰어나요. 그래서 아이 키우기 좋은 동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네요.
실거주 인기 높은 동아 단지들
조금 더 내려와서 이번에 둘러볼 단지는 신도림동아2차입니다. 대로변을 기준으로 동아2차·3차·1차 순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특히 동아2차가 입지가 뛰어난 편입니다.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이 가깝거든요.
신도림동아3차는 2000년 준공한 813가구 규모인데요. 동아1·2·3차 중에서 구조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실거주 인기 단지로 꼽힙니다. 면적은 전용 60㎡부터 164㎡까지 다양한데, 가장 많은 전용 84㎡의 시세는 15억 원대입니다. 이곳도 용적률이 402%로 높은 편입니다. 초등학교는 모두 신도림초를 갑니다.
GTX-B·철도 지하화에 대한 기대
둘러본 단지 중에 신축은 없죠. 신도림의 아쉬운 점인데요. 대부분 아파트가 20년 차를 훌쩍 넘은 구축밭이거든요. 재건축 등 정비사업 이야기가 나오지만 용적률이 꽤 높은 편입니다. 많은 단지들이 꾸준히 개보수를 진행해서 주민들은 노후화로 인한 불편함은 크게 없다고 해요.
그렇다면 신도림의 미래는 어떨까요. 지금도 훌륭한 철도교통이 향후 더 좋아지게 될 전망입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노선에 신도림역이 생기거든요. 인천 송도에서 시작해 남양주 마석까지 수도권을 동서로 가로지르는데요. 향후 신도림에서 여의도까지 2분, 서울역까지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게 됩니다. 2030년 개통이 목표예요.
철도 지하화 이슈도 있어요. 2024년 1월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가 구체적인 계획 수립을 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특히 신도림은 1호선 구간이 지상이라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돼 왔거든요. 철도 지하화가 이뤄진다면 신도림은 단절된 도심의 융합, 상부 부지의 개발 같은 수혜를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김정은 한국경제 기자 | 사진 이예주 한국경제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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