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 거장, 에스 데블린이 빚은 공간의 시 <세 번째 시: 에스 데블린, 다시 집으로>
푸투라서울이 세계적인 무대 디자이너이자 공간 예술가 에스 데블린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 〈세 번째 시: 에스 데블린, 다시 집으로〉를 개최한다. 런던 올림픽 폐막식부터 글로벌 팝스타들의 기념비적인 무대를 연출해 온 거장의 정수를 서울에서 마주할 특별한 기회다. 수만 명의 관객이 한 시공간에서 터뜨리는 집단적 전율. 에스 데블린의 예술은 바로 이 ‘공동의 경험’에 대한 탐구에서 출발한다. 단순히 벽에 걸린 작품을 감상하는 얌전한 전시는 없다. 관람객은 전시장 곳곳을 직접 통과하고 헤매며, 빛과 구조, 소리와 이미지가 촘촘히 엮인 거대한 공간적 서사 속 주인공이 된다. 전시에는 작가의 대표작인 〈Infinite Library>, 〈Mirror Maze〉, 그리고 자연과의 공존을 노래하는 〈Come Home Again〉 등이 푸투라서울의 건축 구조와 빛의 흐름에 맞춰 새롭게 리믹스돼 펼쳐진다. 기존 작들 역시 전시 공간과의 유기적인 밀당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맥락으로 재해석돼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기간 2026년 8월 20일~2027년 1월 17일까지 | 장소 푸투라서울(서울 종로구 북촌로 61)
자본과 데이터의 폭풍 속, 공존을 묻다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아트선재센터가 미디어 아티스트 함양아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지난 2010년 이후 16년 만에 이곳으로 돌아온 작가의 귀환이자, 자본주의의 민낯을 파헤쳐 온 8년간의 장기 연구 프로젝트를 총망라하는 대형 전시다. 연작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는 2014년의 비극적인 재난 앞에서 ‘사회적 붕괴를 목격한 예술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뼈아픈 질문에서 출발했다. 작가는 산업자본주의에서 데이터자본주의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불평등과 환경 위기, 그 속에서 필연적으로 마주한 불안을 영상 설치 작업으로 집요하게 추적한다. 하이라이트는 대규모 8채널 비디오 설치 신작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4.0〉이다. 거대한 원형 구조 속에서 인간과 자연(비인간)을 아우르는 생명 공동체의 연결성을 질문하며, 함께 지구에서 ‘롱런’ 할 수 있는 순환적 패러다임을 제안한다. 또 다른 신작 〈듣는 화자, 말하는 타자〉는 파편화된 개인의 사적인 독백이 어떻게 시대의 거대한 서사와 맞물리는지 탐구한다. 이번 전시는 개인의 내밀한 기억을 길어 올리는 ‘우물’이자, 사회적 담론을 나누는 ‘광장’이다. 스마트폰 액정 속 스크롤에 갇혀 타인에게 무감각해졌다면, 이 연대의 장에서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 꽤 괜찮은 힌트를 얻어보자. 기간 2026년 10월 4일까지 | 장소 아트선재센터(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87)
초연결 시대, 무표정한 우리를 위한 처방전 <침묵의 은유, 그리고 남겨진 온기>
맨션나인이 글로벌 뷰티 기업 파메어스와 손잡고 아트 라운지 ‘파메서울’에서 알렉스 김 작가의 특별 초대전을 펼친다. 〈침묵의 은유, 그리고 남겨진 온기〉는 개인이 마주하는 심리적 잔상과 고독을 시각화해 온 작가의 세계관을 밀도 있게 들여다볼 수 있다. ‘초연결 시대’라지만, 우리는 역설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깊은 단절을 경험하곤 한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무표정과 침묵을 생존 방식으로 택한 현대인들. 알렉스 김은 이 지독한 딜레마를 과장하는 대신 고요하게 응시한다. 한국적 회화의 촉촉한 감수성과 독일 실내 건축의 이성적인 조형미가 절묘하게 동거하는 화면 속에는, 우리의 일시적인 사회적 위치를 풍자하는 플라스틱 의자와 미성숙한 자아를 대변하는 장난감 등 은유적 도상들이 배치돼 우리의 마음을 툭툭 건드린다. 효율성만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오직 인간의 손끝만이 남길 수 있는 거칠고 느슨한 ‘회화적 붓질’은 메마른 일상에 뜻밖의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기간 2026년 8월 30일까지 | 장소 파메서울(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