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개띠 해, ‘브라우니’ 친구들의 가족이 돼 주세요
저는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의 마스코트 ‘브라우니’입니다. �정영욱 기자

내 이름은 ‘브라우니’.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에서 생활한지도 어느덧 4년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를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의 마스코트라고 불러요. 그런 별명이 저도 싫지는 않답니다.(하하) 2018년은 개띠 해, 바로 저희의 해라고 하네요. 그래서 오늘은 제 친구들이 올해 좋은 가족을 만나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우리 센터 소개 좀 할까 해요.
무술년 개띠 해, ‘브라우니’ 친구들의 가족이 돼 주세요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는 주인을 잃고 거리를 떠돌다 발견돼 보호소로 옮겨졌지만 원래 주인이나 새 가족을 찾지 못해 안락사 위기에 처해있던 친구들을 데려와 보호하고 새 가족을 찾아주는 곳입니다. �정영욱 기자

저에겐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가 집입니다. 다른 친구들은 왔다가 금방 떠나는데 저는 벌써 4년째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어요. 하지만 저를 안타깝게 생각하진 마세요. 센터의 수의사·훈련사 선생님들의 사랑과 보살핌 속에 저는 아주 행복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저는 이제 센터의 마스코트가 돼 떠나려야 떠날 수 없는 몸이 됐어요.
이곳에서 4년째 있다 보니 만남과 이별을 수없이 경험하게 돼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땐 여전히 설레고 또 이별해야 할 땐 마음이 아파요. 하지만 친구가 새 가족과 행복하게 살길 바라며 기쁜 마음으로 보내주고 있답니다.

◆원치 않는 죽음을 맞이할 뻔한 내 친구들

앗, 오늘 또 새 친구가 오나 봐요. 얌전히 기다리고 있으면 멋진 새 친구를 데려오겠다며 외출하셨던 선생님이 돌아오셨어요. 선생님은 경기도 내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정기적으로 새 친구들을 데려와요. 이 친구들은 주인을 잃고 거리를 떠돌다 발견돼 보호소로 옮겨졌지만 원래 주인이나 새 가족을 찾지 못해 안락사 위기에 처해있었다고 해요.
이곳에 오는 친구들은 대부분 착하답니다. 센터에서 여러 친구들과 함께 생활해야 하고 또 새로운 가정에 잘 적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성품이 온순한 친구들이 많아요. 여기 선생님들, 외모는 안 봐도 성격은 많이 따지시는 것 같아요.(소곤소곤) 나이는 보통 5살 이하예요. 새로운 가족을 만나 건강하게 오래 함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래요.
센터에 처음 온 친구들은 기본적으로 한 달은 이곳에 머물러야 해요. 그래서 선생님들은 가장 먼저 이름을 지어주신답니다. 친구들의 이름은 행복을 의미하거나 긍정적인 이미지가 많아요. 좋은 이름이 생기면 좋은 가족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래요. 1년에 약 400마리의 친구들이 센터를 거쳐 가는데 그때마다 작명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하소연 하실 때도 있어요.
무술년 개띠 해, ‘브라우니’ 친구들의 가족이 돼 주세요
한 달에 한 번 애견미용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재능기부차 오시는데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고 나면 “얘가 그때 걔인가?” 싶을 정도로 몰라보게 달라는 친구들이 많답니다. �정영욱 기자

센터에서 지내는 동안 친구들은 깨끗하게 목욕도 하고 멋지게 미용도 받아요. 특히 한 달에 한 번 애견미용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재능기부차 오시는데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고 나면 “얘가 그때 걔인가?” 싶을 정도로 몰라보게 달라는 친구들이 많아요. 센터에는 수의사가 두 분이나 계셔서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 각종 검사를 비롯해 중성화수술, 예방접종도 받는답니다.
수술을 무서워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저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니 현실을 받아들이라고 옆에서 조언하곤 한답니다. 동시에 간단한 훈련도 받아요. ‘앉아’, ‘기다려’, ‘엎드려’와 같은 기본 복종훈련에 똑똑한 친구들은 센터에 있는 동안 배변훈련까지 성공하기도 하더라고요. 물론 저에겐 이 모든 게 다 식은 죽 먹기지만요.(하하)
무술년 개띠 해, ‘브라우니’ 친구들의 가족이 돼 주세요
센터에서 머무는 동안 간단한 훈련도 받는답니다. �정영욱 기자

이렇게 센터에서의 각종 스케줄을 소화하다보면 한 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요. 이제부터는 새 가족을 기다리는 시간인데요. 성격, 미모, 지능 삼박자를 두루 갖춘 친구들은 의무기간인 한 달이 지나자마자 새 가족을 만나기도 하고, 머무는 시간은 제각각이랍니다. 센터에서 새 가족을 만나지 못하더라도 다시 보호소로 돌려보내지는 않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제 친구들을 데려가실 땐, 신중하게 결정해주세요

반가운 소식은 매년 새 가족을 만나 센터를 떠나는 친구들의 수가 늘고 있다는 거예요. 센터를 찾아오는 사람의 수도 부쩍 늘었어요. 처음에는 센터의 이름 때문에 도우미견만 분양받을 수 있는 곳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는데 이제는 센터가 많이 알려져서 도우미견뿐만 아니라 일반 반려견을 입양하러 오시는 분이 많아요.
반려동물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입양하자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 같아서 지켜보는 저도 참 흐뭇합니다. 특히 저희 센터 출신 친구들은 기본 복종훈련이 돼 있는데다 건강하고 온순해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해요.
문득 지난겨울 평택의 한 보호소에서 왔던 푸들 ‘카인’이 생각나네요. 버림받았다는 상처 때문인지 잘 움직이지도 않고 멍하니 있을 때가 많았어요. 하지만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이내 활달한 성격을 되찾은 카인은 결국 새 가족을 만났고 카인의 매력에 반한 가족들은 카인에게 친구를 만들어주겠다며 파양의 상처를 안고 있던 ‘퐁이’까지 데려가셨답니다.
무술년 개띠 해, ‘브라우니’ 친구들의 가족이 돼 주세요
센터에는 수의사가 두 분이나 계셔서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 각종 검사를 비롯해 중성화수술, 예방접종도 받는답니다. �정영욱 기자

하지만 늘 기쁘고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녜요. 얼마 전 남영희 센터장님이 말씀하시는 걸 들었는데 어느 보호소에 있던 개 두 마리 중 한 마리만 센터로 데려왔더니 나머지 한 마리가 밥도 먹지 않고 우울해할 만큼 사이가 각별했다고 해요.
결국 둘을 떼어놓을 수 없다는 생각에 둘 다 센터로 데려왔고 우여곡절 끝에 한집에 함께 입양을 보냈다고 해요. 그런데 그 집에 있던 다른 강아지와 싸운다는 이유로 한 마리는 다른 가족의 집으로, 또 다른 한 마리는 파양해 결국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고 안타까워 하셨어요.
그러면서 반려동물은 물건이 아닌 생명이기에 입양하기 전 충분히 생각하고 가족 간에도 상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셨어요. 지당하신 말씀이라며 저도 고개를 끄덕였답니다. 제 친구들이 두 번 상처받지 않도록 사람들이 좀 더 신중하게 고민하고 책임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때요?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와 제 친구들에 대해 좀 더 잘 알게 되셨나요? 혹시 제 친구들이 보고 싶고 가족이 되고 싶다면 센터를 찾아주세요. 저 브라우니와 친구들이 반겨드릴게요.

● 반려동물과 아름다운 동행을 위한 Tip

반려동물과 오래오래 행복할 수 있도록 다음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등록하세요.

1. 내장형 무선식별장치(마이크로칩)
주사기를 이용해 마이크로칩을 체내에 주입합니다.

2. 외장형 무선식별장치(목걸이형 전자태그)
전자칩을 넣은 팬던트를 걸어줍니다.

3. 등록인식표
반려견 및 소유주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기록해 목에 걸어줍니다.

반려견과 외출할 때 준비해주세요.

1. 인식표 부착하기
반려견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해 인식표를 개에게 부착시켜야 합니다. 위반 시에는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2. 목줄 등 안전조치 하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목줄을 해야 합니다. 사람을 무는 반려견이라면 목줄과 함께 입마개도 착용해야 합니다.

3. 배설물 수거하기
배변봉투, 휴지 등을 지참해 배설물을 즉시 수거해야 합니다.

4. 물통 챙기기
물은 반려견의 식수로도 쓰이지만 소변 본 자리에 뿌려주는 에티켓도 잊지 마세요.

5. 대중교통 이용 시 케이지 준비하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캐리어나 전용 케이지 등을 사용해주세요.

◆“산토와 피터 덕분에 웃고 살아요”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에서 반려견 입양한 이선연 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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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연 씨 부부가 ‘산토’, ‘피터’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영욱 기자

“인연이 되려고 그랬나 봐요.”
안산시에 거주하는 이선연(47) 씨는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에서 데려온 ‘산토’와 ‘피터’를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고 말했다. 모든 것이 마치 준비된 각본이라도 있는 것처럼 착착 맞아떨어졌다. 선연 씨가 유기동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히 보게 된 한 TV프로그램 때문이었다.
“유기동물보호소의 일상을 관찰한 프로그램을 보게 됐어요. 보호소에서는 일정 보호기간이 지나면 동물을 안락사 시킨다고 해요. 몰랐던 사실은 아니지만 막상 TV 화면을 통해 보게 되니 그 충격이 컸어요. 안락사를 앞둔 강아지를 배불리 먹인 뒤 처치실로 데려가는데 그 장면이 뇌리에서 지워지질 않았어요.”
그때 선연 씨는 다짐했다. 동물을 키우게 된다면 안락사로 목숨을 잃는 생명을 하나라도 구할 수 있도록 유기동물을 데려와야겠다고. 일순간 다짐으로 묻힐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운명처럼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5월, 친정어머니가 기르는 강아지의 용품을 살까 하고 안산에서 열린 경기 반려동물 어울림 한마당을 찾았어요. 거기서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 부스를 보게 됐죠.”
선연 씨는 바로 그 주말에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를 방문했다. 센터를 방문하기 전 마음의 각오도 단단히 했다. 유기됐던 동물을 보호하는 곳이니 비위생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선연 씨의 예상은 빗나갔다.
“너무 깨끗해서 놀랐어요. 강아지도 전문 숍에서 분양하는 아이들 못지않게 예뻤고, 무엇보다 강아지마다 잠자는 곳과 화장실이 구분돼 있는 점에서 동물에 대한 사랑과 배려를 느낄 수 있었어요.”
그곳에서 처음부터 산토가 눈에 띈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이 찾아오면 각 케이지에서 강아지들이 폴짝폴짝 뛰어오르며 손길을 갈구하는데, 구석에 있던 산토는 너무 작아서 점프를 해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 산토를 발견하고 다가가니 산토는 선연 씨에게 몸을 부비며 친근함을 표시했다. 마치 “같이 가요~”라고 말하듯.
하지만 당시 산토는 입양예정자가 있다고 했다. 곧 가족이 생긴다니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마음이 쏠려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얼마 후 산토를 입양하기로 했던 사람이 포기했다는 연락이 왔다. 산토는 선연 씨의 가족이 될 운명이었던가 보다. 그렇게 지난 6월 산토는 선연 씨 부부와 가족이 됐다.
무술년 개띠 해, ‘브라우니’ 친구들의 가족이 돼 주세요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에서 데려온 ‘산토’와 ‘피터’. �정영욱 기자

그런데 선연 씨의 집에는 산토와 같은 단모치와와가 한 마리 더 있다. 피터다. 피터 역시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에서 데려왔다.
“산토가 밖에 나가면 활발하게 잘 놀아요. 다른 강아지들을 보면 좋아하고요. 그런데 집에 들어오면 얌전해지더라고요. 아무리 제가 잘 놀아줘도 느낌이 다른가 봐요. 그래서 집에서도 함께 놀 수 있는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산토를 데려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센터를 찾았다. 훈련사에게 산토와 같이 지낼 친구로 어떤 견종이 좋을지 상의했다. 훈련사는 산토와 같은 견종이거나 비슷한 체격의 강아지를 추천했다. 그리고 마침 센터에 있던 단모치와와 피터와 선연 씨가 산책을 나가게 됐는데 천방지축 발랄한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에 산토의 친구로 딱 이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성급하게 결정하진 않았다. 서너 번 지속적으로 센터를 방문하며 산토와 피터를 함께 놀게도 하고 훈련사에게 조언을 구하며 신중하게 고민한 끝에 10월 29일 피터도 한 가족이 됐다. 선연 씨는 어느새 고슴도치 엄마가 다 됐다.
“우리 산토는 컵에 간식을 넣고 탑처럼 쌓아두면 짧은 다리로 툭툭 치면서 잘 찾아 먹어요. 피터는 진공청소기 수준으로 밥을 빨리 먹는 게 개인기랄까요? 안방 화장실에서 배변을 한 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도 너무 예뻐요.”
산토와 피터가 집에 오면서 선연 씨 부부의 삶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다. 일단 운동량이 늘었다. 산토와 피터 때문에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나가고, 주말엔 집 근처 화랑유원지나 반려견 놀이터 등을 찾아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선연 씨 부부도 유산소 운동을 하고 있다. 산토와 피터가 부부의 건강을 책임지는 셈이다. 웃을 일도 훨씬 많아졌고 남편과 대화도 늘었다.
선연 씨는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사실 그것은 몇 년 전 건강 문제로 어쩔 수 없이 키우던 강아지를 다른 곳으로 보내야 했던 선연 씨 자신에게 전하는 말이기도 했다.
“반려동물과 같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고민 없이 쉽게 입양을 결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반려동물을 키울 때는 내 시간과 비용, 삶을 기꺼이 나누면서 쓸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해요.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고 버림받은 상처는 쉽사리 지워지지 않아요. 평생 보호자가 돼 떠나는 날까지 책임진다는 각오로 반려동물을 입양했으면 좋겠어요.”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
주소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 마도공단로1길 181-15
인터넷카페 cafe.daum.net/helpdogs
전화 031-8008-67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