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저성장 시대…'사상 최대 매출' 비결은]
-자산 유동화로 차입금 대폭 줄여…‘선택과 집중’·‘질적 성장’ 전략으로 수익성도 개선
CJ제일제당, 슈완스 인수 효과 ‘톡톡’…글로벌 식품 매출 4배 증가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CJ제일제당이 경기 침체 속에서도 매출이 고공 행진을 이어 나가고 있다. 특히 2019년 매출액 22조3525억원을 기록해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매출 20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2018년보다 7.7% 늘어난 8969억원을 달성했다. 2018년 11월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 전문 기업 슈완스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가공식품 부문이 호실적을 거두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부문별로는 식품사업부문이 전년 대비 51.9% 증가한 8조10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슈완스를 포함한 글로벌 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3조1539억원이다. 바이오사업부문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소폭 증가한 2조7631억원을 기록했다.

고부가가치 품목인 식품 조미 소재 ‘핵산’은 압도적인 글로벌 1위 지위를 한층 강화하며 판매량과 판가가 모두 상승했다. ‘알지닌’ 등 스페셜티 제품의 판매 기반도 확대됐다. 바이오사업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20% 늘어난 2327억원을 올리며 전체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은 8.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사료·축산 사업을 하는 CJ피드앤케어(구 생물자원사업부문)의 매출액은 국내외 사료 판매처를 수익성 중심으로 조정하며 전년 대비 약 8% 줄어든 1조9932억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 슈완스 인수 효과 ‘톡톡’…글로벌 식품 매출 4배 증가


◆ 수익성 ‘올인’ 전략, 재무 개선 성공


CJ제일제당은 2017년 3개 이상 사업에서 글로벌 1등이 되겠다는 CJ그룹의 ‘월드 베스트 CJ’ 전략에 따라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단행하며 외형 확대에 주력해 왔다. 2018년 미국 전역에 걸친 사업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미국 냉동식품 가공 업체 슈완스컴퍼니를 2조원에 인수했다. 2017년에는 브라질 사료 업체 셀렉타를 3600억원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2015년 5조원 수준이던 CJ제일제당의 순차입금은 2019년 3분기 9조5000억원으로 불어났다. 핵심 계열사인 CJ대한통운도 지난 2년간 베트남과 미국에서 3300억원대 M&A를 단행하면서 그룹 전체 채무가 13조원에 이르며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

CJ그룹은 채무가 급증하자 2019년 하반기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도 재무 구조 개선에 방점을 찍고 선택과 집중 전략,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 등 수익성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 부지와 구로공장 부지, CJ인재원까지 매각하며 1조1300억원을 마련했다. 가양동 유휴 부지 유동화를 통해서는 약 1조원 이상을 확보했고 영등포 공장 부지를 세일 앤드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유동화해 약 2300억원을 확보했다.

또 서울 중구 필동에 있는 CJ인재원 두 동 중 한 동을 CJ ENM에 매각해 528억원을 확보했다. 영구채·우선주 발행 등 해외 자회사 자본성 조달로 지난해 말 기준 약 3000억원 이상을 추가로 확보했다.
CJ제일제당, 슈완스 인수 효과 ‘톡톡’…글로벌 식품 매출 4배 증가
그 결과 재무 구조 개선에서 눈에 띄는 성과가 나왔다. 물류부문(CJ대한통운)을 제외한 CJ제일제당의 2019년 말 기준 순차입금은 약 4조8000억원으로 3분기 말 기준 6조9000억원에 비해 2조원 이상 감소했다. 이는 슈완스 인수 이전인 2018년 말 기준 순차입금인 4조5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가양동 부지를 비롯한 유휴 자산을 높은 가치로 유동화했고 해외 자회사의 자본성 조달도 성공적으로 진행되며 재무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의 주력인 식품 사업 부문은 국내 사업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사업 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이 주효했다. 지난해 식품 부문 수익성 개선 노력의 일환으로 1002개에 달하는 제품군을 정리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비비고’와 ‘고메’ 브랜드 위상을 기반으로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해외 사업은 지난해 2분기부터 슈완스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됐고 중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글로벌 가공식품 매출이 전년 대비 40% 이상 늘면서 해외 매출에서 큰 폭의 성장을 거뒀다.

전략 시장인 미국에선 2015년 로컬화에 성공한 비비고만두가 코스트코에 입점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비비고만두는 한국을 대표하는 ‘K푸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비고만두’ 판매 호조로 미국 매출액은 지난 3년간 연평균 25.8% 증가했다. 올해 매출액은 6700억원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올해도 슈완스와 시너지를 통해 인수 효과를 극대화하는 등 가공식품 성장세를 유지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올해 수익성 강화와 함께 초격차 경쟁력을 바탕으로 ‘혁신 성장’에 주력할 것”이라며 “질적 성장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고 핵심 제품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체질 개선을 통해 외부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건실한 기초 체력을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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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5호(2020.02.24 ~ 2020.03.0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