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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리단길에서 웨이팅 없는 핫플? 뮤직 펍 노커어퍼 [MZ 공간 트렌드]

    핫 플레이스라고 유명한 장소에 갔는데 앉을 자리가 없어 시무룩하다. 이런 일은 왕왕 일어난다. 미리 예약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해도 한 달 전부터 예약이 차 있거나 현장 대기만 가능해 가게 오픈 전부터 문 앞에 줄을 서기도 한다. 최근 삼각지역과 신용산역 사이 골목길을 부르는 ‘용리단길’은 요즘 뜨는 공간이라고 소문나 어디든 발 디딜 틈이 없다. 퇴근길에 들른 용리단길, 셋째로 도착한 술집에서 만석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노커어퍼를 떠올린다. 노커어퍼는 갈 수 있을 텐데, 이곳은 서서 술 마시는 뮤직 펍이다.다리가 아프지 않을까 걱정했는데…펍(pub)은 영국의 오랜 문화다. 퍼블릭하우스(public house)의 준말로 모두의 공공장소라는 의미다. 빅토리안 시대 영국인들은 수질 오염이 심해지자 물보다 깨끗한 음료로 맥주를 찾았고 펍은 노동자들의 휴식처가 됐다. 그러니 펍은 유흥 주점이 아닌 사람들과 교류를 위한 노동자들의 살롱에 가깝다. 다시 바삐 일하러 가야하는 노동자들의 문화 때문인지 고상하게 앉아 먹기에 시간이 없어서인지 런던 펍에서는 대부분 맥주를 서서 마신다.노커어퍼는 영국의 펍에서 영감을 얻었다. 가게 안에는 스탠딩 테이블 몇 개와 창가 앞 의자가 전부다. 운좋게 의자에 앉더라도 직원이 주문을 받으러 테이블로 오지 않는다. 자리에서 마냥 기다리는 것보다 출입구 정면에 있는 계산대로 가는 것이 좋다. 10시가 넘은 시간에는 손님이 많아져 그들 틈 사이를 헤집고 가야 한다. 이곳에서는 스파클링 칵테일·까바·하이볼·맥주 등 여러가지 주류를 병과 잔술로 제공한다. 곁들일 수 있는 안주는 간단한 타파스 형태다. 잔술과 안주 모두 1만원대의

    2023.05.31 13:02:44

    용리단길에서 웨이팅 없는 핫플? 뮤직 펍 노커어퍼 [MZ 공간 트렌드]
  • 잠깐 요 앞에 파리 좀 다녀올 게요, 한남동 아스티에 드 빌라트 [MZ공간 트렌드]

    ‘잔디를 밟지 마시오’라는 표지판을 보면 괜히 한 번 밟아 보고 싶은 청개구리 같은 심보 때문일까. 현생을 충실히 사는 것이 바빠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할 때면 해외에 대한 로망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마련이다. 이들을 위로하기라도 하듯 ‘아스티에 드 빌라트’는 파리 매장을 고스란히 서울로 옮겨 놓았다. 오랜 전통을 간직한 만큼 브랜드의 신념도, 매장의 분위기도 모두 ‘고유’할 따름이다.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전경(아스티에 드 빌라트 제공) 프랑스 파리가 통째로1996년 파리에서 시작된 아스티에 드 빌라트는 과거에서 얻은 예술적 영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브랜드다. 디자이너인 이반 페리콜리와 베누아 아스티에 드 빌라트가 창립했고 식기류·향수·조명·가구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인테리어 소품에 대해 알 만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프랑스 여행 갈 때 꼭 들르는 매장 중 하나다. 그래서 그럴까. 한남동 플래그십 스토어가 생기자마자 줄을 서 들어가야 할 만큼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브랜드의 가장 특별한 점은 상품을 전통적인 방식에 착안해 만든다는 점이다. 제품들의 정체성 역시 18~19세기 프랑스 문화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현지에서는 파리지앵의 전통을 이어 받는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라고 하니 브랜드 자체가 이미 프랑스인들의 삶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2층에는 세라믹 제품을 만날 수 있다.(아스티에 드 빌라트 제공) 파리 매장을 그대로 재현하다아스티에 드 빌라트라는 브랜드를 잘 몰라도 매장을 스윽 한 번 둘러보면 그리 낯설지 않은 식기류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스누피 형상이 재현된 컵과 양배추 잎을 생각나게 하는 접시, 빈

    2023.05.23 10:39:22

    잠깐 요 앞에 파리 좀 다녀올 게요, 한남동 아스티에 드 빌라트 [MZ공간 트렌드]
  • 성수동 MZ세대 방앗간, LCDC SEOUL [MZ 공간 트렌드]

    몇 가지 잔혹 동화가 있다. 독이 묻은 빗으로 머리를 빗다가 잠이 든 소녀, 아들을 낳기 위해 괴물의 심장을 먹은 여왕, 왕의 사랑을 받고 싶어 제 살을 깎은 노파…. 이탈리아 민속 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이야기들은 ‘백설공주’, ‘신데렐라’, ‘라푼젤’ 등으로 재탄생했고 21세기 들어 영화로 만들어졌다. 나아가 대한민국에 당도한 이 이야기들은 어느 자동차 수리점과 신발 공장을 핫 플레이스로 탈바꿈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 이곳에 담긴 몇 가지 이야기성수역 3번 출입구로 나와 10분여쯤 걸었을까. 어두운 회색빛 공장 건물들 사이로 조금 더 반질반질한 질감과 한 톤 밝은 회색 건물이 눈에 띈다. 주변 건물과 어우러져 돋보이지 않는 듯 돋보이는 이곳은 성수동 나들이 필수 코스로 꼽히는 ‘LCDC SEOUL’이다.LCDC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를 뜻하는 프랑스어 ‘르 콩트 드 콩트(Le Conte des Contes)’의 머리글자를 따 온 것이다. 17세기 이탈리아의 문학가 잠바티스타 바실레(Giambattista Basile)가 유럽 지방의 설화를 담은 이야기 책 ‘펜타메론(Pentamerone)’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총 50가지의 이야기가 5개 챕터에 10개씩 담겨 있는 ‘펜타메론’은 하나의 큰 프레임을 중심으로 다른 주제와 모티프를 지닌 이야기들로 구성돼 있다.이 이야기들은 ‘헨젤과 그레텔’,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의 이야기를 만든 안데르센과 그림 형제에게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LCDC SEOUL 곳곳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묻어 있다.방문객이 가장 많은 3층에서는 애니메이션 몬스터주식회사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복도를 중심으로 정면과 양쪽에 7개의 문이 나 있는 이곳은 1개의 팝업 공간과 6개의 브랜드가

    2023.05.16 09:32:27

    성수동 MZ세대 방앗간, LCDC SEOUL [MZ 공간 트렌드]
  • ‘할메니얼’을 위한 약과 쇼룸, 북촌 ‘생과방’ [MZ공간트렌드]

    우리는 이상한 시대에 살고 있다. 누군가는 하루 한 푼도 안 쓰는 무지출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지만 누군가는 아침 일찍 오픈런까지 하며 명품을 구입한다. 개인이 모여 곧 트렌드를 만드는 시대다. 먹거리도 마찬가지다. 어릴 적 할머니가 입에 하나 넣어 줬음직한 간식을 줄 서서 사먹는 이들이 생겨났다. 이들의 집중 공략 대상은 바로 ‘약과’다.비밀스러운 약과의 세계할머니와 밀레니얼의 합성어 ‘할메니얼’은 할머니들이 선호하는 옛날 음식이나 옷을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의 특징은 먹거리에서 잘 나타난다. 마카롱·치즈케이크·브라우니 등 유럽산 디저트 대신 전통 디저트를 찾는다. 그중에서도 할메니얼들의 원픽은 단연 약과가 아닐까. 이들의 욕구를 충족이라도 하듯이 약과 판매를 넘어 전시까지 한 쇼룸이 있다. 바로 북촌에 있는 약과 전문점 ‘생과방’이다.생과방은 안국역 3번 출입구에서 나와 가회동길로 쭉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다. 아니, 사실 이곳은 그리 쉽게 발견할 수 없다. 낮은 주택과 주택 사이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좁은 골목을 지나야 생과방에 입성할 수 있다.고려 시대에는 약과의 인기가 아주 높았다. 약과로 인해 물가가 오르고 민생이 불안정해 약과 제조 금지령이 내려졌을 정도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와서 약과는 주로 왕실과 귀족들이 즐기던 귀한 별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에도 의례·명절·잔칫상 등에 쓰일 정도로 약과는 귀한 음식 그리고 없어서는 안 될 간식으로 여겨졌다. 생과방은 고려 시대 약과를 몰래 만들었다는 사실을 오마주해 비밀스러운 장소에 만들어졌다. 과거에서 영감을 받은 만큼 전통 제조 방식을 토대로 약

    2023.04.26 10:08:50

    ‘할메니얼’을 위한 약과 쇼룸, 북촌 ‘생과방’ [MZ공간트렌드]
  • ‘봄날의 책방’을 좋아하세요? [MZ 공간 트렌드]

    “이것은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의 시작입니다. 당신은 겨울잠에서 깨어난 귀여운 곰같이 사랑스럽답니다. 다음엔 이 책을 빌려 보세요.” 우연히 빌린 책에서 사랑의 메모를 발견했다. 그의 권유대로 책을 빌리자 또 다른 메모가 이어진다. 미지의 남자가 남긴 메모는 운명처럼 다가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안착한다.운명적 상대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속 한 장면이다. 주인공 현채(배두나 분)에게 책은 러브레터이자 꿈꾸던 로맨스를 이뤄줄 매개체다. 봄이 내린 듯 샛노란 개나리색 벽의 책방을 마주한 순간 현채를 떠올렸다. 이곳이구나. 책을 향한 사랑이 시작되는 곳이, ‘다음엔 이 책을 펼쳐보라’며 사랑을 속삭이는 곳이….네가 너무 좋아, 봄날의 곰, 아니 책방만큼서울에서 콘텐츠 회사를 운영하던 정은영 봄날의 책방 대표에게 밤낮없이 몰아치는 도시의 일상은 당연한 일이었다. 과로로 건강을 잃을 위기에 처하기 전까지는…. 지칠 대로 지친 몸과 마음에는 틈이 필요했다. 정은영·강용상 부부는 전국을 돌며 한 달살이를 시작했고 남쪽 끝 통영에 정착했다.통영에서 받은 위로를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작지만 소중한 가치를 콘텐츠로 만들어 보자고 결심한 두 사람은 2011년 출판사 ‘남해의 봄날’을 냈다. 남해의 봄날은 인문·사회·예술·에세이 분야의 책을 중심으로 흘러 흘러 구전돼 오는 이야기부터 사라지면 안 될 지역의 빛나는 이야기들을 종이에 엮어 낸다.출판하는 책은 크게 세 분야로 나뉜다. 삶의 대안을 제시하는 ‘비전북스’,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로컬북

    2023.04.12 17:19:05

    ‘봄날의 책방’을 좋아하세요? [MZ 공간 트렌드]
  • 홍콩 영화 속 한 장면이 그려지는 사진 현상소 ‘망우삼림(忘憂森林)’[MZ 공간 트렌드]

    을지로3가역 11번 출입구와 맞닿은 건물. 그 건물을 올려다보면 3층 창문으로 새빨간 네온사인과 초록 바탕의 꽃무늬 커튼이 보인다. 후지필름·코니카라고 붙어 있는 것을 보니 사진과 관련된 곳인 것은 분명한데 네온사인에는 ‘망우삼림(忘憂森林)’이라는 뜻 모를 네 글자의 한자만 적혀 있다. 이 한자는 대만 난터우 산림시에 있는한 원시 삼림인 망우삼림을 의미한다. 늪지에 솟은 삼나무의 그림자가 수면에 비쳐 몽환적인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유명해 대만 8대 절경으로 꼽히는 망우삼림은 그 풍경만큼이나 의미도 시적이다. 잊을 ‘망’에 근심 ‘우’, 수풀 ‘삼’과 수풀 ‘림’을 써 ‘근심을 잊게 해 주는 숲’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하나둘 모은 취향, 공감이 되다망우삼림에 담긴 의미와는 상반되게 이곳은 사진 현상소다. 보통 두고두고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어 남기곤 하는데 근심을 잊게 해 주는 사진 현상소라니 이름 붙인 이의 의도가 궁금해진다. 망우삼림 윤병주 대표는 이곳을 ‘나쁜 기억을 잊게 해 주는 망각의 숲’이라고 표현한다. “대부분 사진 현상소는 기억이나 기록과 관련된 이름을 붙이곤 하는데 저는 반대로 역설적인 의미를 담으면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어떻게 보면 기억을 잊는다는 것은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니까요.”망우삼림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느껴지는 어스름한 빛과 이국적인 인테리어가 이곳이 여느 사진 현상소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다. 파란 날개가 돋보이는 오래된 선풍기, 후지필름이라고 쓰인 전광판, 박스에 담긴 LP, 화려한 꽃무늬 테이블 보와 커

    2023.03.20 09:17:12

    홍콩 영화 속 한 장면이 그려지는 사진 현상소 ‘망우삼림(忘憂森林)’[MZ 공간 트렌드]
  • 아무튼 섞어볼까, 슈퍼와 편집숍의 만남 신당동 핍스마트 [MZ 공간 트렌드]

    ‘요소는 식상하지만 조합은 새롭다.’ 어울리지 않는 두 아이템을 섞는 마케팅은 오래된 경영 전략이다. 관련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와 지식이 결합돼 혁신이 일어나는 현상을 ‘메디치 효과’라고 부른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분야를 뛰어넘는 융합을 통해 르네상스 시대를 열 수 있도록 해준 메디치가에서 따온 말이다. 2022년 ‘섞어라’를 메인 카피로 한 경영 전략서 ‘믹스(Mix)’가 출간돼 인기를 끌었다. 인간들이 배우지 않더라도 본능적으로 이질적인 두 가지를 담은 무언가에 끌린다는 것도 비슷한 맥락 아닐까. 소개팅을 예로 들어보자. 170cm의 하얗고 마른 남자의 취미가 무에타이일 때.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의 특징을 가진 이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지레짐작되는 곳에서 예상하지 못한 것을 마주쳤을 때 우리는 흥미를 느끼고 한 번 더 눈길을 준다. 의외의 것일수록 호기심이 타오른다. ◆오래된 동네 신당동에서 트렌드를 팔다핍스마트는 2022년 생긴 패션 편집숍이다. 신당역 1번 출입구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다. 최근 2년 사이 신당역 근처는 ‘힙당동’이라는 이름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핫 플레이스가 됐다. 2022년 서울시에서 고령 인구가 가장 높은 지역은 중구다. 서울시 중구 신당동 일대에는 오래된 가구점과 쌀상회가 있고 그 사이에 새로 들어선 세련된 분위기의 가게들이 있다. 화이트 톤의 모던한 카페와 오래된 건물 느낌을 살린 레트로 분위기의 술집도 자리 잡았다. 세월이 느껴지는 오래된 골목에서 트렌디한 숍을 만나는 것은 트렌드가 됐다. 서촌을 시작으로 을지로·익선동·용산 등 곳곳에서 그런 길들

    2023.03.03 17:02:40

    아무튼 섞어볼까, 슈퍼와 편집숍의 만남 신당동 핍스마트 [MZ 공간 트렌드]
  • 천원짜리 세 장으로 더해 보는 일상의 여유로움[MZ 공간 트렌드]

    “진짜 지에스야?” “어! 진짜 지에스야!”입구로 들어서는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이곳이 어딘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보니 확신이 잘 서지 않는다.인증 샷을 찍는 사람, 주류 브랜드를 살펴보는 사람, 직접 컵에 커피를 받고 있는 손님, 하얀 천으로 와인 잔을 닦는 직원…. 카페인가, 바(bar)인가, 그것도 아니면 그로서리 스토어인가. 헷갈리게 하는 이곳은 ‘GS25 도어투성수점’이다. 이곳은 성수역 4번 출입구에서 웨이팅 행렬이 즐비한 소문난성수감자탕을 찾으면 된다. 오른쪽으로 코너를 돌면 편집숍이 연상되는 간판과 익스테리어가 한눈에 들어온다.  ○ 어서오세요, 예쁜 마실거리 천국에‘한국의 브루클린’으로 불리는 성수동에 자리 잡은 공간답게 외관에서 풍겨지는 분위기부터 그냥 편의점같지는 않다. 간판 한 귀퉁이에 작게 쓰여 있는 by GS25를 발견하고서야 ‘우리가 알던 그 편의점이 맞구나’ 싶다. GS25는 이곳을 ‘당신의 취향을 한데 담은 GS25만의 미식 편의 공간’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에 걸맞게 커피·와인·맥주·위스키 등의 주류는 물론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식품을 판매한다. 앙버터 휘낭시에, 흑임자 그래놀라 스콘, 소금 버터 생크림 번 등 커피와 곁들이기 좋은 디저트와 GS25 히트 상품인 도그킹·순살꼬치·부먹치킨 등 맥주에 빠질 수 없는 치킨류도 있다. 브리치즈·스모크치즈·치즈플래터·하몽까지 와인과 페어링하기 좋은 안주류도 구비하고 있다.주류 라인업 역시 다채롭다. 와인과 위스키는 1만원대부터 20만원

    2023.02.20 10:20:15

    천원짜리 세 장으로 더해 보는 일상의 여유로움[MZ 공간 트렌드]
  • 해방촌(HBC) 신흥시장에는 ‘K-힙’이 흐른다[MZ 공간 트렌드]

    “서울의 숨겨진 핫플에서 새어 나오는 빛.”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서울 해방촌·을지로 일대를 조명한 1월 18일 기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좁은 골목 사이 몸을 웅크리고 있는 작은 문 몇 개를 기꺼이 열고 들어간다면 미처 상상하지 못한 포근하고 멋진 장소가 당신을 맞이할 것이다. 너무 아늑해 자기만 알고 싶은 비밀 같은 곳이다.해방촌의 해방 일지녹사평역 2번 출입구에서 경리단길을 등지고 미군 부대 담장을 따라 남산 방향으로 걷는다. 50년째 해방촌을 지키고 있는 도자기 판매점을 따라 정겨운 옹기가 옹기종기 늘어서고 다소 낯선 영어 간판과 벽화가 공존하는 해방촌이다.해방촌의 역사를 되짚기 위해서는 1945년 해방 직후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광복과 함께 북에서 내려온 실향민, 6·25전쟁 피란민 등이 ‘하꼬방’이라고 불리는 판잣집 촌락을 이뤘고 곧 해방촌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후 이 산동네는 서울의 대표적인 서민촌이 됐다. 소설가 이범선의 소설 ‘오발탄’에서 해방촌을 가리켜 ‘산비탈을 도려내고 무질서하게 주워 붙인 판잣집들’이라고 묘사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1970년대에 들어서자 서울시는 도시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위태롭게 자리한 해방촌을 철거 대상 지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지역민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결국 1973년 자력 재개발 사업 구역으로 선정되며 현재까지 유지·보수를 거듭해 그 정체성을 간직하고 있다.해방촌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주목을 받게 된 데는 아이로니컬하게도 이러한 역사가 주효했다. 고루하게 느껴졌던 전통적인 것을 새롭고 멋스러운 문화로 받아들이는 ‘뉴트로(New+Retro)’ 열풍이

    2023.02.13 14:10:10

    해방촌(HBC) 신흥시장에는 ‘K-힙’이 흐른다[MZ 공간 트렌드]
  • ‘부산다움’의 답을 찾는다면? 영도 ‘무명일기’[MZ 공간 트렌드]

    부산 영도에는 ‘영도 사람이 영도를 떠나면 영도할매의 미움을 산다’는 말이 전해진다. 평소 주민들을 지키는 데 지극정성인 영도할매가 영도를 떠나는 이에겐 심술을 부린다는 설화다. 행정구역상 부산이지만 섬이라는 폐쇄성을 가진 영도의 특성을 잘 나타내는 대목이다. ‘보물섬’ 영도를 아시나요내륙에서 4개의 다리를 각각 건너야만 통할 수 있는 영도에는 한국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첫 개항지인 부산항은 항공 운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까지 모든 자원이 드나드는 통로이자 사람이 유일하게 바다를 건널 수 있는 길목이었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군화에 짓밟힌 아픔을 간직한 땅이고 6·25전쟁 당시 피란민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돼 준 곳이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수산업이 쇠락하며 사람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그 자리에는 빈집과 낡은 컨테이너만이 남았다. 이런 영도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위한 ‘보물섬’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한 것은 5년여 전쯤의 일이다. 부산항에 늘어선 빛바랜 폐공장은 독특한 콘셉트와 커피 맛을 갖춘 복합 문화 공간으로 변신했다. 해안가 절벽을 따라 공·폐가가 가득하던 흰 여울길에는 저마다의 오션 뷰를 자랑하는 카페가 들어섰다. 이들의 공통점은 부산의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맛과 풍경,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데 있다. 영도가 보물섬이 되기까지는 ‘로컬 크리에이터(local creator)’의 역할이 컸다. 도시 재생 사업은 예산을 들여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설을 만든다. 하지만 관광객 수가 예상을 밑돌거나 거주민이 반발하는 등 리스크로 인해 기대만큼의 성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게 현

    2023.01.09 12:16:07

    ‘부산다움’의 답을 찾는다면? 영도 ‘무명일기’[MZ 공간 트렌드]
  • ‘라떼는’ 수학여행으로 가던 경주, MZ 핫플 됐다[MZ공간트렌드]

    고루한 수학여행지는 옛말이다. 경주가 달라졌다. ‘황리단길(황남동과 경리단길의 합성어)’로 카페 열풍을 불러일으키더니 최근엔 관광 명소마다 특색 있게 조성된 야간 경관으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좋아요’를 부르는 핫 플레이스가 됐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곳곳에 문화 유적지가 산재했지만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발길이 향하는 곳은 따로 있다. 바로 경주엑스포대공원이다. 1998년 국제박람회를 계기로 출범한 엑스포대공원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전시·체험·공연 등 다양한 경험을 아우르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났다. 건축, 예술이 되다경주엑스포대공원의 상징 경주타워는 7세기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조 건축물인 황룡사 9층 목탑을 본떠 만들어졌다. 82m의 아찔한 높이와 중심부가 뻥 뚫린 파격적 설계로 경주 어디에서든 존재감을 뽐낸다. 꼭대기 층인 전망대에서는 보문호를 중심으로 자리한 보문관광단지·경주월드 등 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탑을 품은 건물’이라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낸 이는 재일 한국인 건축가 고(故) 이타미 준(한국명 유동룡, 1937~2011년)이다. 타워 중심에 새겨진 빈 곳에는 사라진 황룡사 9층 목탑을 되살리고자 하는 그의 사려 깊은 뜻이 담겼다. 당시 그의 디자인은 설계 공모에서 우수작에 선정됐지만 최종 당선작에는 뽑히지 못했다. 그로부터 3년 뒤 세상에 모습을 보인 탑은 그의 응모작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고 수년간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결국 이타미 준이 별세한 지 한 달이 지나고 나서야 대법원은 그를 경주타워의 저작권자로 인정했다. 경주타워에서 대로를 따라 약 5분이면 세계적인 건축가

    2022.12.23 10:51:53

    ‘라떼는’ 수학여행으로 가던 경주, MZ 핫플 됐다[MZ공간트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