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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2027년 ROE 목표 10%이상"…기업가치 제고 계획 밝혀

LG전자가 오는 2027년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0% 이상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자사주 소각과 추가 매입도 검토한다. LG전자는 22일 중장기 사업 추진 전략과 주주환원정책 등을 골자로 하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하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시했다. 지난 8월 10대 그룹 가운데 첫 밸류업 예고 공시를 한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LG전자는 2030년 '7·7·7'(연평균 성장률·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을 달성하고 LG이노텍을 제외한 연결 매출액 기준 100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7월 중장기 전략 방향인 '2030 미래비전'을 발표하고, 이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 중이다. 고객의 삶이 있는 다양한 공간에서 고객의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설루션 기업'으로 변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 플랫폼 기반 서비스 ▲ 기업간거래(B2B) 가속화 ▲ 신사업 육성 등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30년 이들 3가지 포트폴리오 전환 영역이 전사 매출의 52%, 영업이익의 7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에는 오는 2026년까지 3년간 적용되는 주주환원정책도 포함됐다. LG전자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25% 이상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기로 했다. 투자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올해부터 시작한 연 1천원의 최소 배당액 설정과 반기 배당을 지속하고, 향후에는 분기 배당도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의 소각과 자사주의 추가 매입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이외에도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LG전자는 "이날 발표한 주주환원 계획 외에도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현재 검토중인 계획은 물론이고, 추가로 정해지는 내용에 대해서는 결정 즉시 수시로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건강을 위한 운동인가, 재미를 위한 운동인가?: 버핏서울의 고객 창출 전략[박철순 교수의 사례 속 숨은 전략 찾기]

서울대 경영대학 동아리 N-CEO에서 함께 활동하던 장민우 버핏서울 대표와 공진규 이사는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 그리고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일” 두 가지를 사업 선정의 기준으로 창업을 준비하였다. 많은 고민, 토론, 그리고 시행착오 끝에 두 사람이 의기투합한 사업은 ‘운동’이었다. 이들은 2017년 3월 ‘버핏서울’을 설립한 후 2019년 시리즈A 투자유치에 성공하였고, 2020년 2월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 30개의 수업 공간과 매 기수 1000명 이상의 유료 회원을 유치하는 등 피트니스 업계의 강자로 부상하였다. 그 후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위기 상황에서도 버핏서울은 당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던 대형 피트니스센터를 인수하는 등 오히려 적극적인 투자를 감행하였다. 주위의 많은 우려와 달리 버핏서울은 코로나 이후 지금까지 3년간 매출이 무려 10배나 성장하는, 피트니스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버핏서울의 눈부신 성장은 단순히 기존 고객 쟁취를 위한 다른 피트니스센터와의 경쟁이 아니라 끊임없이 고객을 재정의함으로써 새로운 고객을 창출한 혁신 전략에 기인한다. 버핏서울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고객을 새로이 정의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고객을 창출했는가? 고객 욕구의 우선순위를 변경하라 개념적 또는 전략적으로 고객은 그들이 가진 욕구(needs)로 정의된다. 그리고 고객은 하나의 욕구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욕구(multiple needs)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고객을 정의할 때 흔히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은 다수의 고객 욕구들 사이에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고 그중 최상위 욕구(primary need)만을 고객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고객을 새로이 정의하는 방법은 이러한 고객 욕구의 우선순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다. 그리하여 부수적이라 생각되는 욕구(secondary needs)를 주된 욕구로 보고 이러한 욕구를 가진 집단을 새로운 주고객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경영대학과 교육전문기관이 운영하는 고위경영자과정을 보자. 이들 경영자과정의 고객은 크게 두 가지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과정 학습을 통해 경영자로서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여 그들이 현재 맡고 있는, 또는 맡을 업무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욕구이다. 또 하나의 부수적인 욕구는 이러한 과정 참여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과 공동체를 형성하여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상호 간 조언 및 지원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욕구 중 어느 욕구를 주 욕구로 설정하는가에 따라, 다시 말해 ‘학습을 위한 과정’과 ‘네트워킹을 위한 과정’ 중 어떤 과정으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과정의 주고객 계층(primary customer group)인 과정 참여자, 과정 커리큘럼, 그리고 각종 과정 운영방식 등 전략이 달라질 것이다. 피트니스의 고객은 어떤 욕구를 가진 집단인가? 피트니스 업계에서 당연히 생각하는 일차적인 욕구는 건강과 체형 관리를 위한 욕구이고 부수적인 욕구로 함께 운동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네트워킹과 재미·즐거움에 대한 욕구일 것이다. 버핏서울은 고객 욕구의 우선순위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부수적 욕구인 네트워킹과 재미에 대한 욕구를 주 욕구로 바꾸어 고객을 재정의하였다. 즉 버핏서울은 ‘건강을 위한 운동’보다 ‘회원 간 네트워크 형성 및 재미를 위한 운동’에 집중한 것이다. 고객 욕구의 우선순위 변경(I): 네트워킹을 위한 운동 창업 당시 장민우 대표가 가장 주목한 피트니스 고객의 고충(pain point)은 운동, 특히 혼자 하는 운동은 재미가 없다는 점이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장 대표는 ‘네트워킹을 위한 운동’을 구상하였다. 운동은 함께하는 사람과의 동료의식 및 유대감을 높여주고 이를 통한 회원 간 강력한 네트워킹 구축은 운동을 보다 재미있고 꾸준히 할 수 있는 강력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장 대표는 믿었던 것이다. 이에 장 대표는 그동안 피트니스 업계에서 고객의 부수적 욕구로 치부되어 그리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네트워킹에 대한 욕구를 주 욕구로 변경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네트워킹에 대한 욕구가 가장 많은 대표적인 계층인 주고객으로 ‘미혼의 젊은 직장인’을 선정하였다. 직접 만나 관심사와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를 친밀하게 알고 싶은 욕구는 많으나 바쁜 직장생활로 인해 따로 그런 기회를 만들기 어려운 대표적 계층이 젊은 직장인이라 본 것이다. 창업 후 본격적인 투자유치를 위해 창업센터에서 이러한 사업 구상을 피칭할 때 장민우 대표에게 주어진 미션은 10명의 회원을 실제로 결제시켜 오라는 것이었다. 이에 장 대표는 트레이너 모집과 함께 서울 내 30여 곳의 헬스장을 다니며 공간을 확보한 후 페이스북에 20만원의 비용으로 회원 모집을 위한 광고를 집행했다. 그때 광고가 바로 “남녀 성비 맞춰드립니다”라는 다소 자극적인 캠페인이었다. 장민우 대표는 이 광고 하나로 하룻밤 사이에 무려 100명 이상의 수강생을 모집할 수 있었다. 성공적인 투자유치 후 버핏서울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회원을 모집하여 젊은 남녀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이들이 주말에 함께 운동할 수 있도록 교육과 커뮤니티를 결합한 그룹 트레이닝을 제공하였다. 주중에는 직장인의 경우 밤늦게까지 일하고 퇴근하기에 헬스장에 나가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이에 버핏서울은 주중에는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지점별로 매일 운동 영상을 올리고 회원들은 집에서 이를 따라하는 홈트레이닝(홈트)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경우에도 회원들은 그들이 홈트하는 영상을 찍어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여 서로 간의 친밀감 및 유대감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하였다. 초기 사업 모델인 그룹 트레이닝을 담당하는 ‘팀버핏’[2] 사업부의 회원 재등록률은 무려 70%를 상회하고 있는데 이는 회원 간 강력한 커뮤니티의 역할이 크다(버핏서울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적자에 허덕이던 다수의 대형 센터를 인수한 후 조직을 기존 사업인 그룹 트레이닝을 담당하는 ‘팀버핏’, 자체 헬스장 운영 및 타 피트니스 업계를 위한 종합 플랫폼 사업을 담당하는 ‘버핏그라운드’, 그리고 운동의 게임화, 즉 게이미피케에션(gamification)을 담당하는 ‘버핏플레이’ 등 3개 사업부로 개편하였다). 팀버핏 회원들은 러닝 크루 같은 커뮤니티를 직접 만들기도 하고 코치가 회원들과 즐기고 싶은 운동 커뮤니티를 만들기도 한다. 심지어 외부 강사를 초청해 이색 스포츠를 즐기는 커뮤니티도 운영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내 회원들끼리 경쟁할 수 있는 트레이닝을 기획해 콘텐츠화하고 분기별로 ‘챌린지’를 열어 팀 단위로 경쟁을 해 1위를 한 팀, 또는 회원에게 각종 보상이 돌아가는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회원 간 네트워킹 형성을 위한 버핏서울의 치밀한 고민은 프로그램뿐 아니라 공간에서도 엿볼 수 있다. 팀버핏의 공간에는 ‘커뮤니티 공간’이 있는데 이는 운동을 끝내고 10명 정도의 회원이 모여 앉아 대화하면서 보다 긴밀하고 친근한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공간이다. 고객 욕구의 우선순위 변경(II): 재미(게이미피케이션)를 위한 운동 꾸준한 운동을 위한 강력한 동기부여를 위해 버핏서울이 주목한 또 다른 부수적 욕구는 ‘재미’이다. 재미있는 운동을 위해 버핏서울은 운동의 게임화, 즉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에 집중하였다. 버핏서울은 트레드밀(러닝머신), 사이클, 로잉머신 등의 기기를 버핏그라운드 사업부의 애플리케이션에 연결한 운동 데이터 기반의 게이미피케이션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회원들이 운동에 대한 재미와 열정을 가질 수 있게 하였다. 예를 들어 러닝머신에 부착된 모니터에는 운동하는 사람의 현재 운동 속도와 순위, 헬스장 내 다른 회원들의 기록 등이 뜨고 회원들이 함께 목표를 달성하면 모니터에서 바나나가 쏟아지는 등 운동을 하면서 마치 실제 게임을 즐기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이 시스템에서는 ‘고객이 운동한 거리만큼 마일리지를 획득할 수 있고 해당 마일리지를 실물 보상으로 즉시 교환하는 경험’도 제공하고 있다. 이 마일리지는 특정일의 출석, 지점 내 고객 간 대결, 지점 간 대결 등 다양한 미션에 따라 추가적으로 획득할 수 있으며 이 재미를 통해 고객이 보다 꾸준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버핏서울은 해당 시스템을 그룹 운동 사업부인 ‘팀버핏’에도 도입하여 그룹 운동에서의 재미를 더욱 높여 주고 있다. 팀버핏에서는 고강도 운동에 해당 기술을 접목하여 팀 대항 모드, 팀 협동 모드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이 보다 몰입감 있는 운동을 경험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게이미피케이션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고객의 운동량은 도입 이전 대비 60% 이상 증가하였다. 수직적 가치사슬상의 고객을 변경하라: 버핏그라운드 기업이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과 최종 소비자 사이에는 수직적 가치사슬(vertical value chain)상 여러 단계에 걸쳐 다양한 고객들이 존재한다. 고객을 새로이 정의할 수 있는 방법은 이러한 가치사슬상의 다양한 고객들 중 다른 단계의 고객을 우리의 고객으로 변경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식품업체, 그중에서도 고추장을 제조 및 판매하는 기업의 수직적 가치사슬상의 고객에는 누가 있는가? 여러 다양한 고객이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우선 CJ제일제당, 대상 등 국내 고추장 제조업체의 최종 소비자는 당연히 ‘고추장으로 조리된 요리를 먹는 사람’일 것이다. 수직적 가치사슬상 그 이전의 고객으로는 아마 고추장으로 음식을 만드는 ‘주부’와 ‘음식점’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전의 가치사슬에는 슈퍼마켓 등 고추장을 유통하는 ‘유통업체’들이 있을 것이다(그림2 참조, 박철순. ‘전략과 경영자’'. 2021. 경문사. 제6장 혁신적인 전략은 어떻게 수립하는가?). 각 단계의 고객을 특정 고추장 업체의 고객으로 생각하고 그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제품과 운영방식을 생각해 보라. 예를 들어 주부를 고객으로 선택했을 때 가장 바람직한 제품으로서 고추장과 각종 운영방식, 즉 전략은 음식점을 고객으로 결정했을 때의 그것과 전혀 다를 것이다. 각 단계의 고객은 서로 다른 욕구를 가진, 그래서 다른 제품, 다른 운영방식을 요구하는 다른 고객이기 때문이다. 버핏서울 내 ‘버핏그라운드’ 사업부의 전략을 보자. 커뮤니티 기반의 그룹 트레이닝 사업모델로 성공적인 투자유치와 함께 눈부신 성장을 거듭한 버핏서울은 2020년 코로나 발생 직전 서울에서만 지점 20개, 재등록률 65%를 차지하는 등 성공가도를 질주하였다. 하지만 2020년 2월 서울에서 첫 번째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버핏서울은 엄청난 위기를 맞게 되었다. 주위에서 이제 오프라인 피트니스는 끝이라고 했으나 장 대표는 코로나만 끝나면 오프라인 사업은 회복될 수밖에 없다고 굳게 믿었다. 이에 장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도 힘겹게 추가 투자를 확보해 적자에 허덕이는 대형 헬스장 세 곳을 인수해 버핏그라운드 역삼, 도곡, 양재점을 오픈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대형 헬스장을 인수하면서 버핏서울은 사업 콘셉트를 단순한 헬스장에서 ‘헬스장을 포함한 전체 피트니스 업계를 위한 종합 플랫폼’으로 변경하고 ‘버핏그라운드’라는 새로운 사업부가 이를 담당하게 하였다. 즉 버핏서울은 버핏그라운드 내에 자체 헬스장 외 필라테스 스튜디오, 실내골프장 등 다른 피트니스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그들과 공간 및 마케팅을 공유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버핏그라운드의 고객을 피트니스의 회원이 아니라 이들에게 피트니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장, 필라테스, 실내골프장 업체로 바꾼 것을 의미한다. 론칭 후 버핏그라운드는 성장을 거듭하여 현재 지점은 10개로 확장되었고 지점당 규모는 300평에서 1000평에 이른다. 가장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분야는 헬스장 내 PT(Personal Training)이다. 버핏그라운드의 PT 트레이너는 ‘프리랜서 트레이너’와 ‘대관 트레이너’가 있다. 프리랜서 트레이너는 버핏그라운드가 연결한 회원을 대상으로, 대관 트레이너는 자신이 유치한 회원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모든 트레이너는 두 가지 형태의 트레이너를 겸할 수 있다. 대관 트레이너의 경우 수업 내용과 방식 뿐 아니라 회원 유치와 가격 결정도 본인이 수행하는 독립적인 사업자이나 프리랜서 트레이너 또한 회원관리를 포함한 수업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수익의 상당 부분을 공유함으로써 독립 사업자로서의 인식이 강하다. 동시에 버핏그라운드는 프리랜서 트레이너 뿐 아니라 대관 트레이너를 위해 회원 유치와 원활한 수업 진행을 위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는 필라테스, 실내골프연습장 등이 버핏그라운드에 입점해 그들의 사업을 독자적으로 영위하고 공간 및 마케팅을 공유하면서 임대료 형태로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과 유사하다. 즉 독립 사업자로서 각 트레이너는 그들만의 PT 프로그램을 기획 및 운영하고 공간 및 마케팅은 버핏서울과 공유하면서 매출의 일정 부분을 버핏서울에 지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는 각 트레이너가 버핏그라운드 플랫폼에 입점해 그들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으로, 버핏그라운드의 고객은 운동을 하는 회원이 아니라 이들을 지도하는 트레이너라는 의미이다. 버핏서울의 과제: 확장 가능 운영 시스템 구축을 통한 기업화 장민우 대표는 피트니스 업계에서도 기존의 영세성을 탈피해 체계화된 기업형 피트니스센터가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 기업형 피트니스센터를 위해 버핏서울은 확장 가능한 운영시스템을 구축하여 모든 오프라인 클래스에서 일정한 수준의 서비스 품질을 제공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룹 운동 사업부인 ‘팀버핏’을 보자. 모든 강사의 수업이 일관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룹 운동의 품질이 강사 개인의 역량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버핏서울의 중앙R&D센터에서는 ‘현시점에는 회원에게 어떤 운동 동작을 지도해야 하는지’, 그리고 ‘회원에게 지금 어떤 멘트를 해야 하는지’ 등 코치가 회원을 지도하는 데 필요한 각종 정보가 포함된 방송을 구성하여 각 지점의 수업 공간으로 송출한다. 이 방송은 각 수업 공간 천장에 부착된 TV를 통해 방영되고, 각 코치는 해당 방송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러한 시스템에 의해 팀버핏의 수업은 어느 지점에서 어떤 코치에게 수강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다. 끊임없이 고객을 재정의하며 새로운 고객을 창출해온 버핏서울은 진정한 기업형 피트니스센터로의 성장을 꿈꾸고 있다. 5~10년 후 버핏서울의 미래가 기대된다. [1] 본 칼럼의 이론적 내용은 박철순 ‘전략과 경영자’. 2021. 경문사. 제2장 ‘전략이란?’ 및 제6장 ‘혁신적인 전략은 어떻게 수립하는가?’ 참조 [2] 버핏서울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적자에 허덕이던 다수의 대형 센터를 인수한 후 조직을 기존 사업인 그룹 트레이닝을 담당하는 ‘팀버핏’, 자체 헬스장 운영 및 타 피트니스 업계를 위한 종합 플랫폼 사업을 담당하는 ‘버핏그라운드’, 그리고 운동의 게임화, 즉 게이미피케에션(gamification)을 담당하는 ‘버핏플레이’ 등 3개 사업부로 개편하였다. [3] 박철순 ‘전략과 경영자’. 2021. 경문사. 제6장 ‘혁신적인 전략은 어떻게 수립하는가?’ 참조 박철순 제18대 & 제19대 서울대 경영대학 학장 겸 원장; IESE Business School Visiting Professor; Shizenkan University Honorary Professor; (주)매니저소사이어티 대표 자문교수

AI와 비트코인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비트코인 AtoZ]

오픈AI가 최근 기업가치 1570억 달러(약 215조원)를 인정받으며 66억 달러(약 9조원) 규모의 펀딩을 유치했다.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벤처캐피털 펀딩이다. 오픈AI는 현재 비상장 기업가치 기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틱톡, 3위는 스페이스X가 차지하고 있다. 이번 투자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주요 투자자들이 참여했으며 애플은 소문대로 투자 검토 후 최종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또한 오픈AI는 투자자들에게 앤트로픽(아마존이 대주주)과 xAI(일론 머스크의 AI 기업)와 같은 경쟁사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투자금은 AI 연구, 컴퓨팅 캐파 증설, 그리고 관련 도구 개발 등에 사용될 예정이며 논란이 되었던 비영리 조직에서 영리 법인으로의 전환 관련 디테일은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오픈AI의 챗GPT를 사용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AI는 실생활에서 이미 유용하게 접목되고 있으며 그 발전 속도는 놀랍다. AI 버블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AI가 차세대 테크 패러다임을 주도할 것이라는 점은 거의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한편 AI에 대한 높은 관심과 투자 자본 대비 크립토의 오늘날 모습은 다소 초라해 보인다. ETF의 수혜는 비트코인에 국한되었고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지 않은 상태다. 물론 리스테이킹, 밈코인, 모듈러, 비트코인 L2 등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사용처가 한정적이며 대중의 공감을 얻기에는 부족하다. 이더리움 vs 오픈AI현재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약 3000억 달러(약 410조원)로 오픈AI의 약 2배 수준이다. 관점에 따라 이더리움이 고평가 또는 저평가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이더리움과 오픈AI는 전혀 다른 개념이지만 2015년 비슷한 시기에 시작하여 차세대 인터넷 혁신을 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더리움은 스마트 계약과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을 통해 ‘월드 컴퓨터’가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한때 빅테크에 대항하는 혁신적 기술로 부상했다. ‘읽고 쓰고 소유한다’는 웹3의 슬로건은 이 비전을 뒷받침했고 울트라 사운드 머니와 같은 경제적 내러티브도 주목을 받았다. 2024년 현재 이더리움의 생태계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며 여전히 많은 활동이 투기성 거래에 그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이더리움이 빅테크를 대체하거나 대규모로 채택될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은 줄어들었고 이더리움은 이제 디지털 머니로 자리 잡은 비트코인과 빠른 블록체인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솔라나 사이에 끼어 있다. 한편 오픈AI의 서비스 챗GPT는 오늘날 주간활성사용자(WAU) 기준으로 2억50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오픈AI의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는 지표다. 매일 새로운 혁신적인 사용 사례들이 등장하며 오픈AI는 구글과 애플이 지배하고 있는 검색엔진과 앱스토어 시장에 잠재적인 파괴자로 자리 잡고 있다. 물론 지속 가능성 문제와 거버넌스 논란이 여전히 있지만 많은 이들은 오픈AI가 다음 패러다임을 이끌 잠재력이 있다는 데 동의한다. 물론 오픈AI와 이더리움을 비교하는 것은 마치 전화와 자동차를 비교하는 것처럼 부적절하다. 이더리움은 오리너구리처럼 한 가지 프레임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자산이기 때문이다. 탈중앙화 금융(DeFi)부터 NFT, 스테이블 코인, 디지털 채권 등의 역할까지 이더리움은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비슷한 시기에 출발했고 세상을 바꿀 차세대 테크를 지향했다는 점에서 오픈AI와 이더리움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AI vs 암호화폐지난 10년간 많은 혁신 사례를 만들어낸 것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프로젝트보다는 오픈AI와 같은 AI 기업들이었다고 생각한다. 블록체인은 기술적 가능성과 비전에 비해 대중적인 채택과 실사용 사례가 부족했다. 반면 AI는 빠르게 대중화되며 폭넓은 사용자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다만 중앙화된 AI는 데이터 통제 권한을 소수의 기업이 독점하면서 프라이버시 침해와 권력 집중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이에 반해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된 데이터 관리와 검증을 통해 보안을 강화하고 사용자에게 데이터와 권한을 직접 소유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향후 10년간 AI와 암호화폐·블록체인은 공존하겠지만 시장 크기, 성장률, 자본 규모, 채택률, 파급력 등을 고려할 때 AI가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나의 견해이다. AI는 이미 대중적으로 채택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확장성과 성장을 경험하고 있다. 반면 암호화폐·블록체인은 대규모 채택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AI와 암호화폐·블록체인의 교차점향후 10년간 AI와 암호화폐·블록체인은 공존하겠지만 시장 크기와 성장률, 자본 규모, 그리고 채택률 등을 고려했을 때 AI가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AI와 암호화폐·블록체인의 교차점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영역이며 초기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그 잠재력만큼이나 불확실성도 크다. 대부분의 기존 AI 코인은 그 가치가 불분명하고 그나마 월드코인과 스토리 프로토콜이 문제를 잘 정의했지만 이들이 효과적인 솔루션을 실행할지는 미지수다. AI는 정치 개입, 딥페이크, 일자리 대체와 같은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럴 때 암호화폐·블록체인이 대안으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 시점과 구체적인 사건이 어떻게 발생할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내 생각에 암호화폐·블록체인은 기존의 권력 구조에 대항하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중앙은행의 법정화폐에 대항하는 비트코인, 웹2를 대표하는 빅테크에 대항하는 이더리움과 탈중앙화된 웹3 세력. 마찬가지로 빅테크 AI와 이와 관련된 암호화폐·블록체인의 잠재적인 대립 구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AI의 힘이 강해질수록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암호화폐·블록체인과 교차점을 형성한 AI 생태계 역시 커질 것이라는 점이 나의 가설이다. 아래는 AI와 암호화폐·블록체인의 교차점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이다. 누구도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틀릴 가능성이 높은 가설에 불과하다는 점을 미리 고지한다. AI와 크립토·블록체인의 교차점1. AI 에이전트 경제활동 AI 에이전트가 경제활동을 하게 될 때 스테이블 코인의 사용이 유력하다. 규제된 시스템 내에서는 Base나 솔라나 기반의 USDC 결제가, 비규제 영역에서는 USDT와 같은 다른 체인의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에 새로운 AI 코인이 필요할지는 의문이다. 2. 탈중앙화 AI 현재 LLM(대형언어모델)은 이미 빅테크의 영역에 속해 있다. 탈중앙화 AI는 성능 문제와 누가 이를 사용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고품질 AI를 유지하고 개선하려면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이는 주로 미국과 중국의 빅테크가 주도하고 있는 영역으로 신생 코인 프로젝트가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구조다. 3. 탈중앙화 GPU 현재 GPU 사용률은 높으며 이미 빅테크가 지배하고 있다. 사용되지 않는 GPU는 많지 않으며 소규모 GPU로는 확장하기 어렵다. 수요가 있다면 중국이 미국 제재를 피하기 위해 사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 시장이 성장하면 미국의 제재도 강화될 것이다. 4. 지식재산권(IP) 스토리 프로토콜은 IP 관리와 관련된 문제를 잘 정의했으며 a16z 등으로부터 1900억원에 달하는 누적 투자금을 유치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성과를 판단하기에 이르고 팀이 실제로 어떻게 실행할지는 미지수다. 5. 인간 vs AI 식별 월드코인은 수백만 명의 인간 사용자를 온보딩하며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물리적 기기인 오브(Orbs)를 설치해야 한다는 점은 규제 문제를 동반하며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제한할 수 있다. 6. 기본소득(UBI) 월드코인은 기본소득 측면에서도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문제들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7. AI Layer 1 현재로서는 AI Layer 1이 왜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러한 레이어가 필수적인 기능을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8. AI 앱스토어 현재 주요 플레이어는 구글, 애플, 오픈AI다. AI 특화 앱스토어가 등장한다면 이는 불법 콘텐츠나 음성적인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지만 틈새시장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9. AI 거래 및 예측 시장 AI를 활용한 거래 및 예측 시장 인프라가 등장할 수 있지만 새로운 AI 코인이 이 분야에서 필요한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10. 기타 아직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기타 가능성들도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AI와 블록체인의 교차점은 잠재력이 크지만 그 실현 가능성과 필요성에는 의문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이 영역은 장기적으로 주목할 가치가 있으며 미래의 중요한 혁신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한중섭 ‘어바웃 머니’, ‘비트코인 제국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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