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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 준공영제 20년, 향후 발전 방안은?

    시민들에게 호평받는 서울시의 대중 교통 체계는 2004년 준공영제에 기반한 버스 개혁에서 시작됐다. 운영은 민간에 맡기고 서울시는 노선 조정권을 갖고 버스 업체 평가를 통해 서비스 수준을 높이되 비용 대비 수입이 부족하면 서울시가 지원한다는 것이 준공영제의 골자다. 준공영제 시행으로 쇠락의 길을 걷던 버스는 지하철과 함께 대중교통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고 각종 민원 대상이던 버스는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대중교통 체계의 하나로 탈바꿈했다. 이렇게 성공적인 서울시 준공영제의 이면에는 재정 적자 누적이란 문제가 있다. 버스 운영 업체에 대한 퍼 주기식 지원이라는 비난과 막대한 재정 지원을 할 바에는 완전 공영제가 낫다는 주장도 나온다. 먼저 재정 적자 누적 문제를 보자. 버스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요금은 2015년 이후 동결된 반면 비용의 80%를 차지하는 인건비와 연료비는 매년 2.5% 이상 증가했다. 이런 구조로 인해 재정 적자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준공영제 탓으로 돌리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도시가 준공영제가 아니더라도 시민들의 이동성 보장이라는 공공 목적을 위해 운송 원가보다 낮은 버스 요금을 책정하고 있어 일정 규모의 재정 적자는 불가피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버스업계의 특성을 외면하고 적자 확대가 버스를 운영하는 민간 기업에 대한 퍼 주기식 지원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물론 20%를 차지하는 가변비용 축소를 위한 노력이 충분했는지에 대한 비판의 소지는 있을 수 있다. 방만하고 무사안일한 경영을 하는 일부 업체도 있지만 이를 전체로 확대해 비난하는 것은 과도해 보인다. 한편에는 막

    2023.08.21 09:29:14

    버스 준공영제 20년, 향후 발전 방안은?
  • 시진핑이 쏜 휘어진 3개의 화살, 중국 경제를 위기로[EDITOR's LETTER]

    ‘청년 실업률 고공 행진, 부동산 침체로 대형 건설 업체 부도 위기, 반도체 수출 부진, 수출 증가율 마이너스 기록, 경제성장률 전망치 계속 추락 중, 급속한 고령화로 생산 가능 인구 감소, 이에 따른 성장 잠재력 훼손, 사회적 불만에 대한 정부의 통제 강화.’ 아주 익숙한 현상이지요. 어떤 나라를 생각하셨습니까? 중국 이야기입니다. 최근 중국 경제와 관련해 나오는 단어는 대부분 부정적입니다. 디플레이션, 1억 채의 빈집, 청년 실업률 21%, 부동산 개발 업체 파산, 국가 부채 비율 급등 등이 그렇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질주는 거침없어 보였습니다. 미국과 세계 패권을 놓고 다투면 승패를 예상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습니다. 이랬던 중국이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 느낌입니다. 전문가들은 핵심 문제로 ‘3D’를 꼽습니다. 부채(Debt), 인구 변동(Demography), 디커플링(Decoupling) 등입니다. 코로나19 극복과 경기 부양을 위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한 결과 중국의 부채는 급증했습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정부·가계·기업)은 282%에 달합니다. 고령화로 인구가 줄어들며 성장 여력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미국과의 충돌에 따른 디커플링은 중국에 엄청난 타격을 줬습니다. 동의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들어가면 중국 자본주의와 정치 시스템의 마찰이라는 본질적 문제가 머리를 내밀고 있는 게 보입니다. 한국과 중국 경제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정통 경제학에서 하지 말라는 것은 다 해가며 발전했다는 것입니다. 정부 주도의 계획 경제, 시장 개입, 대기업 중심의 불균형 발전 등이 그것입니다. 중국은 여기에 더해 건설 중심의 ‘토건 국가’란 특징까지 더

    2023.08.21 09:09:27

    시진핑이 쏜 휘어진 3개의 화살, 중국 경제를 위기로[EDITOR's LETTER]
  • 심상치 않은 가계 부채, ‘빚투’ 또 시작되나 [차은영의 경제돋보기]

    [경제 돋보기] 최근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는 가계 부채가 심상치 않다. 지난 4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던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가계 대출 규모가 5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후 5월과 6월의 증가 폭이 각각 1431억원과 6332억원으로 나타났다. 7월 말 기준 가계 대출 잔액은 679조2200억원으로, 6월 잔액 678조2400억원과 비교하면 약 1조원 가까이 상승함에 따라 3개월째 폭증세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기준금리는 7개월째 동결 상태이지만 여전히 강력한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발표에 따라 미 국채 금리가 인상되고 이에 영향을 받는 한국의 대출 금리가 인상됐다. 가계 대출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주택 담보 대출 금리가 6월 중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가계 대출 규모가 증가하는 기이한 현상을 보인 것이다. 지난 5월부터 한국 은행들이 새로 취급한 주택 담보 대출 가운데 고정 금리형보다 변동 금리형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것은 한국의 금리가 더 이상 인상되기보다 인하될 가능성 높다는 예측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5대 은행의 가계 대출 연체율이 3월 말 0.25%에서 6월 말 0.27%로 늘어났지만 가계 대출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가계 부채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105.0%로 BIS가 집계하는 43개국 중 스위스(128.3%)와 호주(111.8%) 다음으로 3위를 차지했다. 즉 한국이 1년 동안 한국에서 생산한 총가치를 다 사용해도 가계 부채를 변제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10년 전 2012년에는 77.3%로 14위였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기간을 거치면서

    2023.08.21 06:00:03

    심상치 않은 가계 부채, ‘빚투’ 또 시작되나 [차은영의 경제돋보기]
  • 엘니뇨의 경제 효과 [상상인이 들려주는 산업 이야기]

    [상상인이 들려주는 산업 이야기] 하반기 본격적인 엘니뇨 영향권에서 4분기 슈퍼 엘니뇨로 발전될 가능성도 높게 예측된다. 엘니뇨는 적도 동태평양 부근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높아지는 현상이다. 엘니뇨는 해수면 온도 변화와 함께 기후 변동을 야기한다. 특히 태평양과 인접한 남미·남아시아·오세아니아 등에 이상 기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서태평양과 브라질에는 가뭄이, 페루와 칠레 등 남미 연안 지역에는 홍수 피해가 주로 발생한다. 문제는 이 지역들이 농산물과 광물 등 주요 원자재 생산 지역이라는 것이다. 농산물은 기후 변화에 따른 생산량과 품질 편차가 크기 때문에 엘니뇨 발생 시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원자재 중 하나로 평가된다. 엘니뇨가 강해질수록 기상 이변 발생 확률도 높아진다. 1972년 발생한 슈퍼 엘니뇨는 세계 곡물 평균 가격을 20% 정도 상승시킨 적도 있다. 다만 모든 엘니뇨 발생 기간 동안 곡물 가격이 올랐던 것은 아니다. 1982년과 1997년 등 곡물 가격이 떨어졌던 기간도 있다. 실제 엘니뇨 발생시 평균 곡물 가격이 상승했던 시기는 1972년 이후 발생한 14번의 주요 엘니뇨 발생 연도 중 5번에 불과하다. 엘니뇨는 매년 지역과 시기별로 상이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 하반기 글로벌 기후 전망에 따른 대표적 곡물인 옥수수와 소맥 가격의 방향성에 대해 분석해 본다. 옥수수는 엘니뇨로 인해 작황 개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옥수수 생산 1위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은 글로벌 옥수수 생산량 중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7~8월 미국에서 옥수수는 파종 이후 성장이 진행되기 때문에 이 시기의 강수량이 옥수수의 작황과 품질을 결정한다고 할 수

    2023.08.21 06:00:01

    엘니뇨의 경제 효과 [상상인이 들려주는 산업 이야기]
  • 주주 평등보다 기존 투자자 권한 인정해 준 대법원 [김진성의 판례 읽기]

    [법알못 판례 읽기] 특정 주주에게 회사의 주요 경영 사항에 대한 사전동의권을 부여하는 약정이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주주 평등 원칙에 위배되더라도 특정 주주가 사전동의권을 갖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에선 이번 판결로 스타트업이 자금을 조달할 때 투자자들에게 더 강한 통제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반대로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회수할 안전장치를 견고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특별한 사정 있으면 주주 차등 대우 가능” 대법원 민사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2023년 7월 13일 디스플레이 제조사 뉴옵틱스가 클라우드 기업 틸론을 상대로 낸 상환금 청구 소송 상고심(사건번호 2021다293213)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사건번호 2023나2029599)으로 돌려보냈다. 틸론은 2016년 12월 뉴옵틱스를 상대로 신주 20만 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20억원을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향후 틸론이 추가 투자 유치를 위해 신주를 발행하면 뉴옵틱스의 서면 동의를 사전에 받아야 한다는 약정을 체결했다. 이를 어기면 투자금을 상환하고 위약벌을 부담하도록 했다. 하지만 틸론은 그 후 뉴옵틱스의 동의 없이 다른 투자자에 신주 26만 주를 발행했다. 뉴옵틱스는 틸론이 사전동의권을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신주를 발행했다고 주장하면서 투자금 상환을 요구했다. 틸론이 이를 거절하면서 소송전이 시작됐다. 뉴옵틱스 측은 “상환금과 위약벌 명목으로 46억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틸론은 “사전동의권은 상법상 주주 평등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무효”라고 맞섰다. 주주 평등 원칙은

    2023.08.20 07:00:06

    주주 평등보다 기존 투자자 권한 인정해 준 대법원 [김진성의 판례 읽기]
  • 오염수 방류 직전 후쿠시마 원전 들어가 보니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 기자는 7월 21일 도쿄전력홀딩스와 일본외신기자센터(FPCJ)의 초청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 내부에 들어가 봤다.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한 오염 처리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방류하는 과정을 모두 공개했다. 원전 시설이 국내외 언론에 공개된 적은 있다. 하지만 방류 준비를 끝낸 뒤 한국 기자에게 오염 처리수 희석·방류 시설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8월 말 오염 처리수를 방류할 계획이기 때문에 이번 방문은 방류 직전에 이뤄진 마지막 언론 공개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경제신문은 시찰에 초청된 15곳의 해외 언론 가운데 유일한 경제 신문사였다. 저장 능력 97% 도달한 처리수 처음 본 후쿠시마 제1원전은 2011년 폭발 사고를 일으킨 1~4호기 원자료만 없다면 정리 작업이 마무리 단계인 정유공장 같았다. 서울광장 265개 크기인 원전 부지 4분의 1은 약 1000개의 탱크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고 사람 크기보다 큰 배관 파이프가 이리저리 연결돼 있었다. 도쿄전력 직원 1200명을 포함해 1일 평균 4250명의 작업원들이 근무한다. 1000여 개의 탱크들은 ALPS로 거른 처리수를 모아 두는 저장고다. 지난 5월 현재 처리수는 133만㎥까지 늘어 저장 능력의 97%에 도달했다. 물탱크를 더 늘렸다가는 폐로 작업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처리수를 방류한다는 게 일본 정부의 방침이다. 원전 부지의 96%는 별다른 보호 장비 없이 돌아다닐 수 있었다. 예상과 달리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직원을 찾아볼 수 없었던 이유다. 다만 이번에 원전을 찾은 취재진은 방사선 농도가 높은 지역까지 둘러보기 때문에 WBC(Whole Body Counter : 전신 방사선 물질량 측정기)와 보호 장비 및 방사선량측정계 착용과

    2023.08.18 06:00:04

    오염수 방류 직전 후쿠시마 원전 들어가 보니 [글로벌 현장]
  • “감정 노동…존엄을 짓밟혔습니다”[안주연의 다시, 연결]

    [안주연의 다시, 연결]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화성시에 거주하는 30대 싱글 맘입니다. 콜센터 상담원을 하고 있고 이 일을 한 지는 제법 오래됐습니다. 최근에 고인이 된 선생님의 서이초 사건을 보면서 저도 우울한 생각이 들어 사연을 보내게 됐습니다. 한 달 전쯤 평소처럼 상담하고 있었는데 남자 고객이 연결됐습니다. 지난번 다른 상담사에게 무얼 요청했는데 그게 잘 처리가 되지 않았다는 민원이었어요. 고객의 니즈가 불명확해 어떤 요청이었는지, 언제쯤 통화했는지 재탐색했는데 그때부터 느닷없이 제게 온갖 쌍욕을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전화 연결되고 욕이 시작되기까지 불과 1분도 채 안 걸렸을 만큼 느닷없이 욕이 시작됐습니다. 결국 ‘죄송합니다만 더 이상 상담 진행이 어려워 먼저 종료하겠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상담원은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먼저 전화를 끊어선 안 되지만 딱 두 가지 상황에 한해 먼저 끊을 수 있는데 성희롱을 당하거나 욕설이 계속될 때에 한해 정해진 응대 스크립트를 구사하고 먼저 끊으면 민원전문팀에서 다시 전화가 나갑니다(블랙리스트의 경우 끊어도 되지만 이마저도 정해진 응대를 하고 끊어야 합니다). 회사에서는 저를 보호해 준다고 했지만 제가 너무 놀라 정해진 스크립트를 제대로 응대하지 않은 점은 탓했습니다. 상담원으로서의 직업의식 이전에 제 인간적인 최소한의 존엄도 지킬 수 없는 것인지 정말 그때 기분은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일 이후 사소한 것에도 화가 너무 납니다. 제 마음에 여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이 우울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 영주(가명) 님, 안녕하세요. 일하면서 느낀

    2023.08.18 06:00:03

    “감정 노동…존엄을 짓밟혔습니다”[안주연의 다시, 연결]
  • 공익 사업에 내 토지가 편입될 때 대처법[박효정의 똑똑한 감정 평가]

    [똑똑한 감정 평가] 공익 사업에 토지가 편입됐다면 먼저 협의 보상의 절차를 거친다. 사업 시행자는 협의 보상 평가액을 토대로 소유자에게 매도를 요청하는데 소유자가 통지된 보상액에 협의하면 보상액을 받고 소유권을 이전하게 되고 협의하지 않으면 강제 수용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사업 시행자가 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 재결을 신청하면 ‘공익 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 제31조에 의거, 열람 기간 중 토지 소유자 등은 의견을 제출할 수 있고 동법 시행령 제15조에 제3항에 따라 의견이 있으면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는 뜻을 토지 소유자와 관계인에게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살펴보면 강제 수용과 관련된 공고의 내용과 의견이 있으면 소유권이 강제로 이전되는 수용 절차에 앞서 소유자의 의견 제출 기회를 법률로 엄격히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사업 시행자로부터 수용 재결 신청의 열람 공고에 대해 소유자에게 의견 제출 기회에 대해 통지하지 않거나 소유자의 의견서를 토지수용위원회로 송부하는 것을 누락한 경우 재결을 취소한 사례를 살펴보자. 필자가 운영하는 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에서 처리한 사건이다 공익 사업에 편입되는 토지를 소유하던 C 씨는 사업 시행자에게 제시받은 협의 보상액에 소유권 이전을 거절하고 강제 수용의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수용 재결 절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했지만 C 씨는 재결과 관련된 통지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기다리던 C 씨는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소유 토지의 주변 토지주들에 대해 이미 재결 감정 평가가 종료되고 수용 재결서 정

    2023.08.17 07:41:42

    공익 사업에 내 토지가 편입될 때 대처법[박효정의 똑똑한 감정 평가]
  • 유아인 보낸 무신사, '라이즈'로 이미지 변신[최수진의 패션채널]

    6개월 전이죠. 배우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당시 유아인을 모델로 내세운 주요 패션 기업들까지 비판의 대상이 됐죠.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와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대표적입니다. 특히, 무신사는 유아인을 뮤즈라고 칭하고, 2년 넘게 인연을 이어왔죠. 무신사가 유아인을 처음 '뮤즈'로 선정한 것은 2020년 9월입니다. 그때만 해도 자신만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무신사가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에 잘 부합한다고 판단했거든요. 무신사 관계자는 모델 발탁에 대해 "남다른 패션 스타일과 자신만의 정체성으로 매력을 뽐내는 배우 유아인과 함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준비했다"라며 "무신사와 유아인이 함께 선보이는 새롭고 활발한 활동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홍보 효과도 톡톡히 누렸죠. 유아인을 앞세워 공개한 TV 광고 카피가 큰 관심을 받았거든요. 한 번쯤 다 들어본 '다 무신사랑 해'가 바로 그것입니다. 여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무신사에서 제품을 구매하라는 뜻입니다. 유아인은 '인간 무신사'라로 불리며 무신사의 정체성 그 자체가 됐습니다. 무신사는 유아인을 통해 '어린애들만 쓰는 앱'에서 조금 더 고급스럽고 트렌디한 이미지로 변신할 수 있었죠. 그러나 유아인을 발탁한 지 2년 5개월 만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마약 혐의가 나오면서죠. 무신사는 공식 홈페이지와 앱에서 유아인이 포함된 이미지를 전부 내렸습니다. 지난해 강남에 새로 개장한 오프라인 매장인 '무신사 스탠다드 플래그십 스토어'의 아트월에서도 유아인과 관련된 홍보물을 없

    2023.08.16 10:17:58

    유아인 보낸 무신사, '라이즈'로 이미지 변신[최수진의 패션채널]
  • 배터리 아저씨에게 ‘빠떼루’를 줘야 할까? [하영춘의 경제이슈 솎아보기]

    “빠떼루를 줘야 함다.” 기억하실 거다. 애틀랜타 올림픽이 한창인 1996년 이맘때쯤이었다. 레슬링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어김없이 이 말이 울려 퍼졌다. 해설자였던 김영준 씨가 구수한 사투리를 섞어 툭툭 던지는 빠떼루(반칙한 선수에게 주는 벌칙, 정확히는 파테르)라는 말에 사람들은 중독됐다. 이후에도 그랬다. 사소한 잘못이라도 발견하면 ‘빠떼루를 줘야 한다’는 말이 반드시 뒤따랐다. 빠떼루라는 말을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 기사에서 오랜만에 마주했다. 그가 자신의 계좌를 공개한 7월 30일 기사에서였다. ‘사심과 편견이 없는 개인 투자자의 로빈후드’라는 찬양의 글이 대부분인 댓글 사이에 ‘빠떼루를 줘야 함다’라는 댓글이 보였다. ‘기업 본질 가치 이상으로 주가가 오른 종목을, 그것도 자신이 사서 이미 보유하고 있는 종목을 계속 사라고 외치는 것은 반칙’이라는 것이었다.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1999년 닷컴 버블 때 새롬기술을 기억하시는지…. 1999년 10월 1890원이던 새롬기술은 2000년 3월 초 28만2000원으로 150배 정도 뛰었다(연초 대비 10배 정도 오른 에코프로와는 비교도 안 된다). 결국 그해 말 5000원대로 주저앉았다. 2010년대 바이오 열풍 때 신라젠도 마친가지였다. 이런 기억이 생생한 증권사들도 배터리 아저씨를 경계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더욱이 증권사들은 올해 내내 그에게 휘달렸다. “여의도는 헛다리를 짚고 있다”는 배터리 아저씨의 일갈에 개미들은 환호했다. 이런 때문일까. 에코프로비엠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하자마자 상당수 증권사들은 이 회사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팔라’는 거다. 그렇다면 과연 배터

    2023.08.14 12:50:47

    배터리 아저씨에게 ‘빠떼루’를 줘야 할까? [하영춘의 경제이슈 솎아보기]
  • 끓는 지구, 사피엔스와 공존의 가치[EDITOR's LETTER]

    [EDITOR's LETTER] 간혹 시간 날 때 동영상으로 진화생물학자들의 동영상 강의를 듣곤 합니다. 듣고 있으면 잠시 악다구니 쓰듯 사는 현실에서 벗어나 역사 속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깊은 시간 앞에서 나는, 인간은 어떻게 지금에 다다랐는지를 생각합니다. ‘마지막 네안데르탈인은 자신의 죽음이 종의 멸종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았을까’ 같은 얘기를 들으면 삶 앞에 겸손해지기도 합니다. 인간,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에 사는 동물 중 가장 막둥이입니다. 탄생한 지는 대략 20만 년쯤이고 5만~6만 년 전 아프리카를 떠나 전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공존의 기술은 배우지 못한 듯합니다. 이후 사피엔스를 제외한 다른 호모 종들은 모조리 멸절시킨 후 1만여 년 전 먹이 사슬의 꼭대기에 앉습니다. 1만 년. 인간이 지구를 지배한 기간입니다. 길어 보이지만 공룡이 지배한 시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공룡은 멸종하기 전까지 1억4000만 년간 지구를 지배했습니다. 사피엔스가 지배한 기간은 점 하나도 찍기 힘들 겁니다. 하지만 인간이 지구를 지배한 시간에는 미스 매치가 있었습니다. 공룡은 하루아침에 멸종하지 않았습니다. 수십만 년 걸렸습니다. 새로운 지배자가 될 포유류는 진화할 시간을 확보했습니다. 이후 사자가 생태계의 맨 윗자리를 차지하는 데도 수백만 년이 걸렸습니다. 자연이 준 이 시간 동안 영양 같은 동물들은 쉽게 잡아먹히지 않을 수 있도록 더 빨리 달리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공진화의 과정이었습니다. 사피엔스는 달랐습니다. 순식간에 지배자가 됐고 이로 인해 다른 동물들이 진화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 결과 인간이 지배한 1만 년 사이 포유류의 85%가

    2023.08.14 10:02:10

    끓는 지구, 사피엔스와 공존의 가치[EDITOR's LETTER]
  • 중국 떠나는 외국인 투자자들, 한국의 대응법은[강문성의 경제 돋보기]

    [경제 돋보기] 중국에서 빠져나가는 글로벌 투자자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세계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중국의 외국인 직접 투자(FDI) 순유입(BOP 기준)은 3440억7000만 달러였지만 2022년 1801억7000만 달러로 47.6% 급감했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각종 외신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는 다양한 대내외 요인으로 중국을 외면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다국적 기업의 투자 철회와 중국 비율 감축 결정이 이어지고 있고 특히 선진국의 연기금은 중국을 외면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FDI 감소는 다양한 대내외 요인이 존재한다. 가장 두드러진 대외적 요인은 미·중 무역 분쟁에 이은 경제 안보 시대의 도래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시작된 미·중 무역 분쟁이 바이든 행정부로 넘어오면서 첨단 기술·공급망·환경·인권 등의 분야로 확대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외적 요인에 중국 내부의 문제 역시 존재한다. 지난 4월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반간첩법 수정안이 통과됐다. 이 법안의 전문에 따르면 ‘어떠한 개인과 조직도 불법으로 국가 기밀에 속하는 문건·데이터·자료·물품을 취득·소유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이 수정안은 이미 넓게 적용되는 ‘국가 기밀’과 ‘국가 안보’ 개념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의 상하이 지사 사무실을 중국 공안이 급습해 컴퓨터와 전화를 압수한 사건은 중국 내 모든 글로벌 회사를 긴장시켰고 추가적인 투자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강력했던 코로나19 대응 조치 이후 경기 반등이 미진한 점, 최근 경기 부진에 대한

    2023.08.14 06:00:06

    중국 떠나는 외국인 투자자들, 한국의 대응법은[강문성의 경제 돋보기]
  • 불투명했던 국세청의 감정 평가 대상 선정 기준…개정을 환영하는 이유[박효정의 똑똑한 감정 평가]

    [똑똑한 감정 평가] 국세청은 2020년 약 19억원,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약 46억원, 2023년에 약 45억원의 예산이 책정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감정 평가 사업에 대해 그동안 어떤 부동산에 대해 감정 평가를 시행하는지, 대상에 대한 기준, 즉 구체적인 감정 평가 대상의 선정 기준에 대한 비공개 방침을 유지하고 있었다. 어떤 부동산이 직권 평가의 대상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제도를 시행해 납세자로 하여금 자발적인 감정 평가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실질 가치에 부합하는 적정한 세금을 신고하고 납부하도록 유도해 궁극적으로는 성실 납세 문화 확산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한 취지이자 기준을 공개하면 탈세 등에 악용될 가능성과 공정한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조사 대상이 될 수도, 되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국세청의 감정 평가 대상과 기준이 모호해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이 없다는 점과 조세 평등주의에 반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상속세·증여세 절세를 위한 많은 감정 평가를 수행하는 필자 역시 국세청 감정 평가 대상이 어떤 경우인지 명확한 기준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업계에서 알게 되는 ‘어느 정도 수준의 가격대, 어떤 형태의 부동산이 조사 대상이 되더라’ 하는 경험에 의해 상담할 수밖에 없었고 알 수 없는 선별 기준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 납세자 역시 불빛 하나 없는 캄캄한 밤길을 불안하게 걷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어떤 부동산이 직권 평가의 대상이 되는지, 평가 대상에 대한 명확한 기준의 설립 필요성과 선별 기준 공개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올해 7월 국세청

    2023.08.13 09:09:44

    불투명했던 국세청의 감정 평가 대상 선정 기준…개정을 환영하는 이유[박효정의 똑똑한 감정 평가]
  • 답답한 경영자와 심란한 투자자…경영의 고차 방정식[박찬희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 경영자, 특히 창업 경영자는 은행과 투자자의 ‘무지함’에 치를 떤다. 사업 내용을 설명해도 제대로 알아듣자 못하고 자기들 눈높이에 맞출 것을 요구한다고 푸념한다. 정말로 중요한 기술이나 사업 포인트는 이해하지 못하면서 은행은 담보 가치와 현금 사정만 챙기고 벤처캐피털(VC)이나 증권사는 자본 시장에서 잘 먹히는 아이템이나 사업 모델을 밀고 사업 파트너도 우겨 넣으려고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들 금융회사들은 ‘남의 돈을 쓰려면 말을 들으라’고 얘기한다. 은행은 원래 필요한 돈 빌려주고 원금과 이자 받아 수지를 맞추는 곳이니 여기에 눈높이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돈 떼이지 않는 것이 지상 목표다. 벤처캐피털이나 증권사가 아무리 경영자의 기술과 사업 포인트를 이해하고 동의해도 이들 역시 남의 돈을 구해야 한다. 자본 시장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면 돈을 구할 수 없다. 생각해 보면 이것은 경영자의 숙명이다. 정말로 사업 내용을 잘 이해하고 가능성을 믿는다면 돈을 빌려 주거나 투자하지 않고 직접 사업을 할 것이다. 남들이 모르니 경영자에게 기회가 있다. 은행이나 투자자는 그래도 자신의 이익이 걸렸으니 애써 알아보고 판단하지만 별 이해관계가 없는 대중의 막연한 생각은 더욱 난감하다. 단편적인 기사나 오해가 포함된 조사 결과로 ‘나쁜 회사, 못된 짓’으로 낙인찍히면 정책 당국도 할 수 없이 나설 수밖에 없다. 표심에 명줄이 달린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결국 경영자는 ‘나만큼 절박하지 않고 잘 알지도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 사업을 이해시키고 오해를 풀어 가야 한다. 경영자의 전략이 일사불란하게 실행되고 좋은 사업이

    2023.08.13 09:08:56

    답답한 경영자와 심란한 투자자…경영의 고차 방정식[박찬희의 경영 전략]
  • 주택 임차인이 사망했을 때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의 승계에 대해[이철웅의 법으로 읽는 부동산]

    [법으로 읽는 부동산] 주택 임차인이 사망했을 때 민법에 따른 상속 법리로만 풀어 가면 될까. 그렇지 않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사실혼 배우자 등 생존 가족의 주거권을 보호하기 위해 주택 임차권의 승계와 관련해 상속에 대한 특례 규정을 두고 있다. 임차인의 사망에 따른 임차 보증금 반환 청구권, 차임 지급 의무, 임차 목적물 반환 의무 등의 승계(이하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의 승계’)에 관해 여러 경우를 나눠 살펴보자. 사망한 임차인과 임차 주택에서 가정 공동생활을 하고 있던 상속인이 있는 경우에는 가정 공동생활을 하던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의 유무에도 불구하고 민법에 따른 상속 법리에 따라 ‘상속인’이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나 민법이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가정 공동생활을 하고 있던 상속인과 그렇지 않은 상속인이 있는 경우에는 상속 재산 분할 협의 또는 법정 상속분에 따라 정해진 승계 비율로 공동으로 승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촌 이내의 친족’에 해당하는 상속인이 있지만 임차 주택에서 가정 공동생활을 하지 않았던 경우 만일 가정 공동생활을 했던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가 있다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2항에 따라 ‘임차 주택에서 가정 공동생활을 하던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와 ‘2촌 이내의 친족’이 공동으로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다. 공동으로 승계하는 경우의 승계 비율에 관해 직접 판시한 대법원 판례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에게 절반의 승계를 인정하는 쪽이다. 법률상 배우자에 대한 민법의 상속 비율에 관한 규정을 유추 적용해

    2023.08.13 09:08:12

    주택 임차인이 사망했을 때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의 승계에 대해[이철웅의 법으로 읽는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