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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축소’ vs ‘증원’ 주장 따져보니… [홍영식의 정치판]
홍영식의 정치판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비례대표를 중심으로 한 의원 정수 10%를 감축하자는 제안은 미풍에 그쳤다. 의원을 늘리자는 야당들은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선거구제 개편을 논의하는 국회 정치개혁특위 방안에는 의원 증원이 빠졌지만 김진표 국회의장과 야당은 줄곧 의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개특위에서 의원 감축 방안을 고수할 방침이다. 의원 감축과 증원 주장의 근거를 살펴본다. 의원 정수 축소 주장은 충분히 주목받을 만하다. 의원 감축을 주장하는 측은 우선 민의가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국회의원 정수 줄이기에 찬성하는 응답이 절반을 훌쩍 넘고 70%에 달하는 결과도 있다. 김 대표의 제안은 이런 국민 정서를 대변한다. 의원 감축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6대 국회 때 116명, 16대 국회 땐 26명을 줄인 적이 있다. 현재 한국의 의원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른 국가들의 평균보다 적은 게 사실이다. 의원 한 명이 대표하는 평균 국민 수가 한국은 17만 명으로 OECD 회원국(12만 명)보다 많다. 일본 27만 명, 미국 76만 명보다는 적지만 독일 11만 명, 프랑스 11만 명, 영국 10만 명보다는 많다. 하지만 단순 숫자로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는 게 의원 감축파들의 주장이다. 의원내각제가 뿌리박힌 유럽과 동일선상에서 놓고 볼 일도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우리 국회가 대표적인 고비용·저효율 구조라는 점이다. 한국 국회의 경쟁력은 OECD 국가 가운데 26위로 꼴찌 수준이다(서울대 조사). 지난 20대 국회는 ‘신뢰하는 국가 사회 기관’ 조사에서 1.8%로 맨 하위를 기록했다. 수준 미달의 마구잡이 입법을 하
2023.07.12 10:0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