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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K컬처’ 산업은 아직 빛 좋은 개살구?[비즈니스 포커스]
미디어업종은 ‘오징어 게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은 드라마들이 탄생한 지난 3년간 산업이 너무 빠르게 발전한데 따른 성장통, 아니 그 이상의 부작용이 매우 컸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국위선양’하는 업종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불황의 늪에 빠져 있다. 기로에 선 미디어 산업드라마 수익률은 투입한 제작비를 ‘편성·PPL·판권’ 매출로 얼마나 회수해서 최종 이익을 남기느냐의 싸움이다. 그런데 PD·작가·배우 등 크리에이터들에 대한 몸값이 너무 커져 제작비가 급상승했다. 2020년만 해도 전체 회당 제작비가 7억원 내외였다면 현재는 회당 주연배우 한 명에게 들어가는 출연료만 족히 5억원이 넘는다.반면에 매출은 제작비 상승을 따라가지 못했다. 광고 수익을 메인으로 하는 방송사들이 경기 악화→광고 위축으로 편성 리쿱비율(제작비에 투자하는 회수 비율)을 낮췄고 광고 수익이 크지 않은 탓에 드라마 제작편수도 줄였다. 그나마 K콘텐츠의 제작력을 인정해주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로부터 받아 오는 판권 리쿱비율은 올라 국내 편성 리쿱비율 축소를 조금이나마 만회할 수 있었지만 편성 리쿱비율 축소가 너무 가팔랐다. 즉 제작사 입장에서는 제작비(C)는 오르는 반면, 제작비 대비 회수하는 리쿱비율(P)은 줄어들고, 먹거리이자 수주인 제작편수(Q)도 감소해 P, Q, C의 지표가 매우 부진했던 셈이다.그러나 감히 예상컨대 P, Q, C 지표 모두 앞으로는 호전될 전망이다. 가장 중요한 제작비가 통제되는데 주요 바이어인 넷플릭스의 개입 덕분이다. 주연 배우의 회당 출연료를 3억원으로 제한한 사례다. 제작산
2024.11.12 10: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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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과 달러의 강세…‘트의 공포’ 재현되나 [트럼프 스톰③]
[커버스토리 : 트럼프 스톰]트럼프의 승리를 누구보다 빠르게 예측한 건 자본시장이었다. 한국 시간으로 6일 오전 출구조사가 해리스의 우위를 발표했을 때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미국의 지수선물은 일제히 급등했으며 채권수익률(시장금리)도 폭등하는 등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과 관련된 거래에 몰렸다.‘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로 대표되는 트럼프의 정책은 자본시장에도 ‘트럼프 효과’와 ‘트럼프 노이즈’를 동시에 가져다줄 전망이다.단기적으로는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특정 산업군의 주가를 상승시키는 기폭제가 되겠지만 그의 예측 불가능한 발언과 행동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우려 또한 적지 않다. 금리부터 환율까지…트럼프 트레이드- S&P500 e-mini 선물 2.3% 상승- 소형주 러셀2000 선물 약 6% 급등-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 4개월 만에 최고치인 4.47% 기록- 미국 달러인덱스 1.6% 상승- 비트코인 사상 최고치인 7만5389달러 기록숫자 지표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선거 결과가 나오기 시작한 6일 오전부터 투자자들은 ‘트럼프발’ 세금 인하와 금리인상에 베팅했다. 이날 하루 동안 달러가 급등하고 미국 주식 선물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트럼프 트레이드가 시장을 장악했다.트럼프 트레이드(Trump Trade)는 트럼프의 정책과 발언에 따라 특정한 투자 전략이나 거래가 활성화된 현상을 의미한다. 이미 트럼프를 경험한 세계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트럼프의 경제 정책 기대감에 따라 금융시장에서 특정 자산이나 업종이 흔들리는 것을 지켜봤다.트럼프 트레이드는 △재정 정책 확대와 감
2024.11.09 08: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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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트럼프의 한 방 “바보야, 문제는 물가야” [트럼프 스톰①]
[커버스토리 : 트럼프 스톰] 슈퍼맨은 1938년 미국에서 등장했다. 대공황의 막바지, 실업률은 19%에 이르렀다. 모든 콘텐츠에는 동시대인들의 욕망이 담겨 있다. 슈퍼맨에는 경제공황에 시달리던 미국인들의 심정이 투사돼 있다. 가상의 영웅을 보며 억눌린 욕구를 해소했고 상처 입은 자존심도 회복했다. 슈퍼맨은 세계를 지키는 영웅, 미국의 상징이었다.도널드 트럼프를 다시 백악관으로 불러들인 미국인들의 마인드에는 슈퍼맨과 같은 영웅의 코드가 담겨 있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은 그 상징이다. 고물가, 마약, 난민, 양극화 등 미국의 문제를 통째로 해결해줄 영웅을 바라는 심리였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스트롱맨을 고용했다”고 표현했다.슈퍼맨과 다른 건,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에만 관심이 있다는 점이다. 동맹, 환경, 공존 등의 가치는 관심사가 아니다. 전 세계는 돌아온 트럼프가 몰고 올 강력한 폭풍에 긴장하고 있다. 먹고사는 문제가 트럼프를 다시 백악관으로 불러들였다. 과거 빌 클린턴이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슬로건으로 미국 대통령에 오른 것처럼 이번에도 경제는 선거의 화두였다. 2024년 트럼프와 해리스의 당락을 결정지은 문제 또한 도덕적인 가치보다 내 삶을 개선해줄 눈앞의 경제 문제였다. “4년 전보다 경제적으로 더 어려워졌다”고 답한 거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차기 대통령은 민주당의 경쟁 관계인 공화당 후보 트럼프일 수밖에 없었다. 노동자 계층과 유색인종 등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 일부가 트럼프에 표를 던졌다.아웃사이더를 표방한 그의 당선에 ‘워싱턴의 정치적 엘리트주
2024.11.09 08: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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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베이비' 비롯 충성심으로 뭉친 트럼프 2기 행정부…핵심 인물은?[트럼프 스톰⑦]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하면서 꾸려질 2기 행정부의 키워드는 ‘충성심’이 될 전망이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부시 등 과거 공화당 정권에서 일했던 전직 외교·안보 당국자 100여 명이 트럼프 경쟁 상대인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하며 등을 돌렸던 만큼 충성파를 중심으로 행정부를 꾸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트럼프가 압도적인 표를 얻으며 당선됐고 공화당이 국회 상원과 하원 모두 장악하면서 ‘트럼프 2기’의 정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1기 시절이었던 2018년에는 공화당이 상원에서 53석을 얻어 민주당(45석)에 앞섰지만 하원에선 199석에 그쳐 민주당(235석)에 주도권을 내줬다. 이에 따라 당선 직후 100일 동안 입법 공약 10개 중 오바마케어 대체법안 1개만이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대신 의회 승인이 필요 없는 행정명령에 속도를 내 100일 동안 32건에 폭풍 서명했다. 입법과 사법, 행정이 모두 보수 우위인 트럼프 2기에서는 선거 기간 강조해 왔던 관세 폭탄, 국경 강화, 대규모 감세 등 파격적인 공약을 거침없이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과 각국 전문가들은 파괴적인 힘을 가질 트럼프 2기에 대응하기 위해 내각 구성에 주목한다. “트위터 인수 안 하면 어떻게 트럼프 당선시키나” 일론 머스크의 큰 그림“트럼프에 전부를 건 머스크의 도박이 성공했다.”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최대 수혜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라고 평가했다.트럼프는 대선 다음 날 새벽 진행한 ‘승리 연설’에서도
2024.11.09 07: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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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롱맨의 귀환' 트럼프를 만든 7가지 장면[트럼프 스톰⑧]
“미국이 스트롱맨을 고용했다.”뉴욕타임스는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이같이 표현했다. 미국 대선에서 공개적으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던 뉴욕타임스였다. 이 신문은 승패 요인도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인들에게 자신이 무엇을 할 계획인지 정확하게 말했다”며 “해리스 캠프가 경제 불안이나 미국이 약해졌다는 우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 채 구체적인 내용 없이 민주주의를 보호하자는 구호만 외쳤다”고 했다.거짓말을 거침없이 했지만 트럼프는 직관적이었고, 해리스는 그모호했다.언어의 힘이 달랐다. 문제아에서 천재 사업가, TV쇼 진행자, 정치 이단아, 막말을 일삼는 미국의 지도자, 세계를 긴장하게 한 47대 미국 대통령이 되기까지 트럼프의 인생에는 결정적인 몇 가지 장면이 있었다.정책뿐만 아니라 살아온 인생 자체가 예측하기 힘든 게 트럼프다. 그는 1기 때보다 더 단호하고 속도감 있게 ‘MAGA(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를 실현시키겠다고 말해왔다. 세상을 불안에 떨게 하는 파괴적인 힘을 가진 트럼프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을 정리했다. 1. 친구들이 만화 볼 때 부동산 경매 살폈다‘반이민’ 정서를 적극 활용하는 트럼프는 대다수 미국인처럼 이민자의 후손이다. 1946년 미국 뉴욕주 퀸스에서 독일계 이민 2세인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와 스코틀랜드 태생의 어머니 메리 앤 맥러드 트럼프와의 사이에서 3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어린 시절 트럼프는 수시로 사고를 쳤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음악 교사를 때리는 문제아였다. 엄격했던 트럼프의 부모는 13살 때 그를 뉴욕군사학교에 보냈다. 중·고등
2024.11.09 0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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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호황인데 해리스가 외면 받은 이유 "내 삶이 나빠졌다"[트럼프 스톰②]
경제와 물가가 미국 대선을 갈랐다. 미국 경제는 ‘나홀로 호황’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좋았지만 유권자들은 “내 삶이 4년 전보다 나빠졌다”며 바이든 정권을 심판했다. 역사적으로도 미국 경제는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였다. 경제 성과로만 보면 바이든 행정부의 성적은 좋았다.바이든 행정부에서 실업률은 역대 최저 수준이었고 증시도 뜨거웠다. 올해는 2022년 정점을 찍었던 인플레이션은 둔화했고 성장세는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가 ‘골디락스’(이상적인 경제 상황)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까지 나왔다. 하지만 유권자가 ‘느끼는’ 지갑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 대한 민심을 돌아서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45%에 이르는 유권자가 4년 전보다 개인의 재정 상태가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NBC방송는 이 수치가 2008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4년 전보다 지금이 더 재정적으로 나아졌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25%에 불과했다. 경제 성장하고 일자리 늘었지만“내 삶이 나빠졌다”트럼프는 대선 기간 내내 바이든 정부의 경제 성과를 깎아내렸다. 하지만 트럼프 정권보다 바이든 정권에서의 경제성장률이 더 높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한 트럼프의 첫 3년 동안 미국 경제는 연간 2.7% 성장했다.바이든 정권에서는 성장률이 3.5%로 높아졌다. 물론 금리의 힘이 작용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주도한 성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침체를 막기 위해 돈을 살포한 2021년(5.9%)에 집중돼 있다. 긴축을 시작한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1.9%와 2.5%로 경제성장률이 둔화했다. 미국인
2024.11.09 06: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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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일장일단 있다” 재계 유불리 셈법 분주 [트럼프 스톰⑥]
[커버스토리 - 트럼프 스톰]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재계가 트럼프 측과의 소통채널 가동을 본격화하고 있다.재계에선 트럼프 재집권에 대해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8년 전인 2016년 미국 45대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트럼프가 예상을 깨고 승리했던 때와는 달리 재계가 그동안 트럼프 재선에 미리 대비해왔기 때문이다.트럼프가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지만 주요 그룹은 이미 시나리오별 영향 분석을 마친 상태다. 쇼맨십 기질과 즉흥적인 성향에 강력한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웠던 경험을 되돌아보면 한국 경제 전반에 변화는 불가피하다.재계 관계자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정책에도 일장일단이 있다”며 “보조금과 세액공제 혜택이 축소될 우려도 나오지만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어차피 100% 대비는 불가능하다. 개별 기업 차원에서는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을 받는 부분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최선이고 핵심적인 부분은 정부가 통상외교력으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외교 측면에선 트럼프 1기를 이미 경험해봤고 당시 상대적으로 접점이 약했던 트럼프 측 인사들과 수시로 접촉하며 네트워크를 쌓아온 만큼 이번에는 비교적 여유 있게 소통창구를 가동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또 트럼프 1기 때와 비교해 미국 내 한국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한국은 반도체 제조의 핵심 국가로 미국의 반도체 제조업 부흥전략에서 여전히 중요
2024.11.09 06: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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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온리’ 더 독해진 트럼프 2기…한국 산업 흔든다 [트럼프 스톰⑤]
[커버스토리 - 트럼프 스톰]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미국의 정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분야에서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넘어 미국 유일주의(America Only) 정책 기조를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트럼프노믹스’ 시즌2가 현실화되면서 국내 산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반도체·2차전지·자동차·철강·신재생에너지 업종은 미국 정책 변화에 따라 투자 전략 수정까지 고려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방산·조선·원전·건설산업은 바이든 행정부와 비교해 우호적 환경이 예상된다. “녹색 사기·나쁜 거래”…보조금 삭감 가능성산업계는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축소 또는 폐기 가능성에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는 반도체법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트럼프는 최근 팟캐스트에 출연해 “정말 나쁜 거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반도체법은 중국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고 반도체 기업의 미국 내 설비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으로 총 390억 달러(약 52조3000억원), 연구개발(R&D) 지원금으로 총 132억 달러(약 18조원)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약 70조7000억원)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반도체법에 맞춰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 및 R&D 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64억 달러(9조원), 4억5000만 달러(6200억원)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기로 했다.업계에선 반도체법
2024.11.09 0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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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스 하이'에 중독된 사람들…산업 지형까지 바꾼다[러닝의 경제학③]
[커버스토리: 러닝의 경제학]1960년대 스포츠화 시장은 독일 업체가 장악하고 있었다. 제왕은 아디다스였으며 푸마도 만만치 않은 브랜드였다. 일본의 아식스도 나름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나이키(당시 블루 리본 스포츠)는 아식스 제품을 수입해 파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랬던 나이키가 반전을 만들어낸 계기는 조깅의 확산이었다. 1970년대 미국에서 조깅 붐이 불자 나이키는 러닝화를 출시, 조깅 붐에 올라탔다. 아디다스는 머뭇거렸다. “조깅은 스포츠가 아니다”며 출시를 미뤘다. 1979년 선보인 최초의 쿠셔닝 운동화 ‘테일윈드’는 일반인은 물론 전문 운동선수까지 사로잡으며 본격적인 ‘나이키 시대’를 열었다.1980년대에는 마이클 조던을 앞세운 마케팅으로 아디다스를 왕좌에서 끌어내리며 제왕의 자리에 올랐다. 그 위세는 최근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러닝화로 일어선 나이키가 러닝화로 인해 제왕이 자리를 위협받는 처지에 몰렸다. 전 세계적으로 메가 트렌드가 된 ‘러닝(달리기)’ 흐름에 혁신적인 제품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 자리는 호카, 온 등의 신흥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세계에 불고 있는 달리기 열풍은 산업의 흐름까지 바꾸고 있다. ◆커지는 시장‘러너스 하이’에 중독된 러너들이 늘어나면서 ‘달리기’는 거대한 스포츠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러너스 하이는 미국 심리학자인 AJ 맨델이 1979년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로 달리기 애호가들이 느낄 수 있는 도취감을 뜻한다. 모든 힘을 다해 달리다 일정한 고통의 순간을 넘어서면 마치 모르핀을 투여한 것과 같은 효과를 불
2024.11.04 08: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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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뛰지 왜 러닝크루랑 같이 뛰냐고요?"…러닝열풍의 이유[러닝의 경제학②]
[커버스토리 : 러닝의 경제학]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러닝화 기업 온홀딩(온러닝)의 주가는 지난 1년간 74% 뛰었다. 러닝화 브랜드 호카를 보유한 데커스 아웃도어 역시 70.3% 상승했다.빅테크 대장주인 마이크로소프트(22.5%)와 애플(30.2%)의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는 성적이다. 주가 상승세만큼 러닝에 대한 관심도 전 세계적으로 높아졌다.국내에서도 골프 열풍이 지고 러닝 열풍이 불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골프 카테고리 매출은 2022년 대비 감소했지만 러닝 카테고리는 35% 성장했다. 업계는 국내 러닝 인구를 1000만 명으로 추산한다. 이들은 왜 달릴까. 1. 건강 : 우울증 약 대신 ‘러닝’ 처방“사연 없는 러너가 없다.”서울에서 600명이 속한 트래블 러닝크루(TRC)에는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러너가 모여 있다. 이들 중 대다수가 30대 초반 직장인이다.문현우 TRC 크루장은 “병원에서 우울증 약 대신 ‘러닝’을 처방받고 크루에 가입한 이들도 있다”며 “번아웃이나 우울증으로 괴로워했던 직장인이나 이별을 겪고 힘들어 하는 이들이 러닝을 통해 아픔을 극복한다”고 말했다. 달리기가 항우울제보다 우울장애와 불안장애에 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암스테르담 대학병원 연구진에 따르면 우울장애와 불안장애를 겪는 환자 141명에게 16주 동안 달리기 요법과 항우울제를 처방한 결과 달리기를 처방받은 그룹에서 개선 효과가 더 컸다.달리기를 처방받은 환자군이 주 2~3회, 매회 총 45분 동안 운동을 시행한 결과 정신건강 지표와 신체건강 지표가 모두 상승했다. 반면 항우울제를 복용한 환자군의 정신건강 개선 지표는 달리기 처방
2024.11.04 07: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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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로 6000억원 버는 도시…러닝 열풍에 지역 경제도 들썩[러닝의 경제학①]
[커버스토리 : 러닝의 경제학]아마추어 러너들에게는 꿈의 메달이 있다. 세계 6대 메이저 마라톤(보스턴·런던·베를린·시카고·뉴욕·도쿄)을 완주하면 수여하는 ‘6스타 완주자 메달’이다. 6개의 완주 메달을 목에 걸면 얻을 수 있는 ‘러너들의 드래곤볼’이다. 직장인 문진수(36) 씨 역시 6스타 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도쿄, 베를린 마라톤을 완주했다. 문 씨는 “러닝은 노력하는 만큼 성취가 보이는 정직한 운동”이라며 “욜로를 지나 ‘갓생’(성장을 지향하고 남들에게 모범이 되는 삶)을 사는 게 유행이 된 젊은 세대에게 러닝은 가장 적합한 운동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문 씨처럼 해외 마라톤 대회 참가를 원하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러닝 전문’ 여행사까지 생겨났다. 러닝 전문 여행사는 각국 마라톤 대회 주최사의 공식 파트너사다.대회 티켓을 미리 확보한 뒤 트레이닝, 숙박, 대회 등 마라톤 일정을 함께하고 남은 시간은 자유롭게 관광할 수 있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한국에서 정점을 찍고 있는 러닝 열풍을 보여주는 장면이다.지난해 설립된 러닝 전문 여행사 ‘클투’ 역시 해외 마라톤이 주력 상품이다. 클투는 지금까지 호놀룰루·파리·피렌체·시드니 마라톤 등 10개의 해외 런투어를 기획했고 약 400명의 러너가 참가했다. 이들의 목표는 기록이 아닌 완주. 해외 마라톤 여행 상품에는 전문 코치가 투입되고 러닝 트레이닝, 현지 페이서 역할을 하며 러닝 교육을 책임진다. 문현우 클투 대표는 “신청자 중 한국에서 풀코스를 뛰어본 적 없는 초보 러너가 절반 이상”이라며 “해
2024.11.04 07: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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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테크 존재감 커지는 중국 가전…한국은 AI로 승부[15대 산업경쟁력 리포트]
14년 전인 2010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세계 최대의 가전전시회 CES가 열렸다. 주인공은 리먼브러더스발 금융위기를 거치며 세계 가전업계의 승자가 된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였다.전시회장에서 가장 관람객이 많이 다니는 곳에 넓게 자리 잡았다.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업체는 당시만 해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던 도시바, 파나소닉, 소니 등 일본 업체들이 아니었다. 중국 업체들이었다. 중국 기업의 성장과 침투를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한국의 가전 산업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선진국의 벽을 하나 하나 넘어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1990년대까지 세계 가전업계를 쥐고 흔들던 일본 업체들은 물론 전통의 독일과 미국 업체들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진격에 하나둘 후퇴하고 말았다. 미국의 월풀 정도만 이들의 경쟁자로 남아 있을 정도다. 하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세계 가전산업 지형의 변화는 한국 기업들이 조금도 방심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4년 전 CES 현장에서 느꼈던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가전 시장 매출 1위는 중국 메이디그룹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체의 주문자생산방식(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오랫동안 담당한 기업이었지만 지난 몇 년간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약진하며 상반기에만 40조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해외 매출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상반기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 비중은 41.92%다. 삼성전자나 LG전자처럼 단일 브랜드로 승부를 본 것은 아니지만 기술력까지 등에 업고 유럽 시장에서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중국산은 ‘싸게 사서 막 쓰다가 자주 바꾸는’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2024.10.28 08: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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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불리는 제약·바이오, ‘글로벌 빅파마’ 꿈에 도전[한국 15대 산업 경쟁력 리포트-제약바이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유수의 ‘글로벌 빅파마’가 장악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성장성은 보장됐다. 중동과 우크라이나·러시아에서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공급이 불안정해진 의약품은 전 세계적인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그 와중에 올해 9월 미국 하원이 생물보안법안(Biosecure Act)을 통과시키면서 연내 최종 의회 통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법안의 골자는 미국 시민의 유전정보 유출 우려가 있는 해외 적대국 기업과 거래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이다. 주요 대상은 우시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한 중국 바이오기업이다. 2032년이 되기 전 이들 기업은 가장 규모가 큰 미국 시장에서 퇴출할 전망이다.기회를 포착한 국내 기업들은 ‘물 들어올 때 노 젓기’에 나섰다. 조 단위 투자를 통해 생산 증설에 나서는 한편, 글로벌 제약사와 유사한 사업 다양화 및 수직계열화에 힘쓰는 추세다. 반도체 닮은 ‘초격차 전략’한국의 주요 수출상품은 바이오의약품이다. 한국 바이오산업의 성장 과정과 경영전략은 반도체산업을 닮았다. 10여 년 사이 특정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빠르게 성장했고 연구개발(R&D), 생산 역량을 두루 갖추고 있다.분야로 치면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양대 산맥을 형성하고 있다. 이 역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메모리로 양분된 국내 반도체 업계를 떠올린다.각 분야의 대표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반도체의 미세공정, 클린룸 관리 노하우와 전폭적인 설비투자를 통해 어느새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했다. 올해 시가총액
2024.10.28 08: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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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독주'…반도체 계절 가른 AI[15대 산업경쟁력 리포트]
[커버스토리 : 15대 산업경쟁력 리포트]글로벌 반도체 기업 실적이 발표될 때마다 겨울이라는 비관론과 봄이라는 기대감이 뒤섞였다.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기업과 나머지 기업의 양극화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 격차가 13년 만에 최소 폭으로 좁혀졌다.실적도 희비가 엇갈렸다. SK하이닉스가 3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썼지만, 삼성전자는 이미 낮아진 시장 기대치에도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놨다. 업의 본질 바뀐 반도체 시장HBM 시장을 장악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슈퍼 호황기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HBM3E 8단을 엔비디아에 납품한데 이어 오는 4분기 12단도 공급하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6세대(HBM4) 12단 양산을 계획하고 있고 2026년에 HBM4 16단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회사는 예측하고 있다. HBM 공급 과잉설에도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에도 AI 메모리 중심의 호실적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D램서 HBM 생산 비중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3분기 전체 D램 매출의 30%에 달했던 HBM 매출 비중이 4분기에는 4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늘어나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회사는 2028년까지 약 82조원가량을 HBM 등 AI 관련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부분 설비 증설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삼성전자는 혹한기를 지내는 중이다. 3분기 실적 부진으로 경영진이 사과문까지 냈다.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계절이 갈리는 이유는 AI 시대 메모리반도체의 법칙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메모리반도체는 ‘가격’과 ‘시간
2024.10.28 07: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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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세계로 진격…위성기술로 우주강국도 노린다 [15대 산업경쟁력 리포트]
[한국 15대 산업 경쟁력 리포트-방산·우주]K방산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 방산업체 빅4(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현대로템·LIG넥스원)의 수주잔고가 올해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방산 수출 금액도 올해 목표 수출액인 2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에서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각국의 방산부문 지출 역시 증대되는 추세다. 그간 내수용으로 평가받던 한국 무기는 러·우 전쟁과 폴란드 특수에 힘입어 명실상부한 수출상품으로 자리 잡았다.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 무기수출 시장점유율은 2018~2022년 기준 2.4%로 세계 9위다. 수출시장에서 미국(40%), 러시아(16%), 프랑스(11%) 3강을 제외하면 4위 중국(5.2%), 5위 독일(4.2%) 등과 점유율 격차는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정부의 ‘방산 수출 4대 강국’ 목표가 실현 가능한 목표라는 평가가 나온다.K방산 수출 대상국도 2022년 폴란드 등 4개국에서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핀란드, 노르웨이 등 총 12개국으로 늘었고 수출 무기체계도 6개에서 12개로 다변화됐다.수출 성장을 견인한 K방산의 경쟁력은 좋은 품질과 낮은 비용이라는 압도적 가성비와 신속한 공급 능력에 있다. 오랜 남북 대치하에서 대규모 설비 투자와 공장 자동화를 통해 축적된 제조업 역량이 바탕이 됐다.전 세계 10개국에서 운용 중인 베스트셀러 K9 자주포 가격은 경쟁품목인 독일 PzH2000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최대 방산시장인 미국 진출도 노리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미 육군과 자주포 현대화 사업(SPH-M) 추
2024.10.28 06: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