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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 - since 1995~2025 한경BUSINESS

  • 딜레마에 빠진 한국 대학…유학생 없으면 재정 구멍[외국인 300만 시대③]

    풍경1.평일 오후 강원도 속초관광수산시장 튀김골목. 피부색이 짙은 한 남성이 소매를 걷어붙이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오징어 순대 맛보세요”라고 목청껏 외치고 있다. 맞은편 닭강정 집에서도 곱슬머리의 젊은 남성이 능숙하게 호객 행위를 하며 손님들에게 메뉴판을 건네고 있다. 이들은 베트남과 네팔,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대학생들이다. 오전 시간엔 대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점심 이후 시장으로 넘어와 일을 하는 것이 하루 일과다.풍경2.올해 9월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 배달대행 기사로 불법 취업한 외국인 유학생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은 대부분 광주·전남 지역에서 유학 비자나 구직 비자로 체류하고 있는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외국인이다. 오토바이 등을 이용해 배달대행 기사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비자를 가진 외국인의 배달업 취업은 불법이다. 하지만 배달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오토바이 운전 가능’ 등의 조건이 확인되면 외국인 유학생이 투입되고 있다. 배달업 종사자들 사이에선 “이들이 국내 교통 법규에 익숙하지 않다”며 우려와 불만이 거세다. 관련 커뮤니티에선 ‘외국인 배달원 신고하는 방법’ 등의 게시글이 공유되고 있다.풍경3.지난해 11월 경기도 오산 한신대 부설 한국어학당. 우즈베키스탄 국적 유학생 23명이 버스에 올라탔다. ‘외국인등록증 수령을 위해 출입국관리소에 가야 한다’는 학교 측 전달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스는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 도착한 교직원들은 건강 문제를 호소한 1명을 제외한 22명을 미리 예매해둔 귀국행 비행기에

    2024.10.07 07:19:02

    딜레마에 빠진 한국 대학…유학생 없으면 재정 구멍[외국인 300만 시대③]
  • "외국인 없이 안 돌아가" 조선소·제조업 채우는데 "쉬었다" 청년 사상 최대[외국인 300만 시대①]

    [커버스토리 : 외국인 300만 시대①]“여기 한국 맞아?”수원역 지하상가에 들어서자마자 든 생각이다. 지하상가에 모여 있는 휴대폰 매장은 20여 개. 이 중 한국인만 상대하는 매장은 단 한 곳이다. 나머지는 모두 외국인 직원을 두고 외국인 손님을 상대로 장사한다.한때 내국인들에게 휴대폰 성지(휴대폰을 싸게 살 수 있는 곳)로 불리던 이곳은 이제 한국인보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훨씬 많이 찾는 곳이 됐다. 단골 손님은 네팔,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 수원과 인근 도시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다.수원역 지하상가 내 휴대폰 매장 직원은 “한국인은 온라인이나 자급제 등 다양한 옵션이 생겨 이곳을 찾지 않는다”며 “인근 공장이나 식당에서 일하는 외국인 손님을 상대로 장사를 해야 돈이 된다”고 말했다. 수원역은 1호선과 수인분당선, ITX, KTX, 무궁화호 등 다양한 노선이 지난다. 수원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3만6000명뿐만 아니라 인근 안산시(5만2000명), 화성시(4만7000명)에 거주하는 외국인 역시 그들의 소비자다.   '다문화 국가' 기준 5% 넘어선 한국제조업 일자리가 모여 있는 수원역의 풍경은 한국의 현실을 보여준다. 한국은 2024년 6월 국내 체류 외국인이 260만 명을 찍었다. 이민자와 유학생, 외국인 근로자를 합한 숫자다. OECD ‘다인종·다문화 국가’의 기준인 총인구의 5%를 넘어섰다. 말 그대로 다문화 사회로 진입했다. 2024년 8월 제조업의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중 외국인은 작년 8월 대비 4만1000명 늘었다. 반면 제조업 고용보험의 내국인 가입자는 3000명 줄었다. 숫자만 보면 외국인이 내국인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

    2024.10.07 06:49:01

    "외국인 없이 안 돌아가" 조선소·제조업 채우는데 "쉬었다" 청년 사상 최대[외국인 300만 시대①]
  • 부자 망해도 3년은 간다…솟아날 구멍 '명품·제약·반도체'[유럽의 쇠퇴, 한국의 미래⑤]

    [커버스토리: 유럽의 쇠퇴, 한국의 미래]유럽의 경제지표는 뒷걸음치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산업은 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도 끄떡없는 명품, 미국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제약, 갑보다 더 강력한 ‘슈퍼을(乙)’이 버티는 반도체장비 등이 대표적이다. 엔비디아, SK하이닉스 그 이상으로 영향력이 강한 반도체 장비 기업들 모두 유럽에서 만들어졌다. ◆ 반도체 위협하는 ‘명품’8월 11일 막을 내린 파리 올림픽은 역사상 가장 화려한 올림픽으로 이름을 올렸다. 메달을 전달하는 쟁반과 메달 케이스는 ‘루이비통’이 만들고 메달 디자인은 ‘쇼메’가 했으며 프랑스 선수단의 단복은 ‘벨루티’가 담당했다. 세계 최대 명품 대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올림픽 후원을 결정한 결과다. 구체적인 후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들은 1억5000만 유로(약 23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60개의 럭셔리 브랜드를 소유한 LVMH가 올림픽 후원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VMH는 지난해 862억 유로(약 125조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13% 성장률을 기록했다. 가방과 의류 판매만으로도 미국 IT 기업이자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의 한 해 매출(609억 달러)보다 40조원 이상 더 벌었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2021년 유럽 기업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1위 부호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당시 아르노 회장의 자산은 LVMH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1863억 달러(약 209조원)까지 증가하면서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1860억 달러)와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1473억 달러)

    2024.09.23 08:30:01

    부자 망해도 3년은 간다…솟아날 구멍 '명품·제약·반도체'[유럽의 쇠퇴, 한국의 미래⑤]
  • 제조업 상징 폭스바겐마저…'중등 기술의 함정' 빠진 유럽[유럽의 쇠퇴, 한국의 미래④]

    [커버스토리 : 유럽의 쇠퇴, 한국의 미래]유럽의 심장은 독일이고 독일의 엔진은 자동차산업이다. 독일 자동차산업의 위기는 저물어가는 ‘유럽의 시대’를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미국, 한국, 중국,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새로운 시대에 맞게 진화하는 동안 독일은 자신이 머물던 자리를 지키려다 어려움에 처했다.상징적 사건은 유럽 최대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의 독일 공장 폐쇄다. 폭스바겐이 본거지에서 공장 문을 닫는 건 1937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경영진은 또 30년째 유지해온 고용안정협약도 종료하겠다며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이 경우 일자리 2만 개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은 “극도로 긴박하며 위험한 지경”이라고 표현했다. 고강도 규제와 높은 임금으로 인해 생산성은 떨어지고 미국과 중국 등 경쟁자들에게 혁신과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며 안방까지 내줄 위기에 처한 것이다. 폭스바겐은 중국 내 공장 한곳의 폐쇄를 계획 중이며 추가 폐쇄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유럽연합(EU)은 2035년부터 유럽에서 내연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작년 2월 협약했다.친환경을 위한 이상적인 대책이지만 폭스바겐이나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100년 이상 세계 자동차 시장을 선도해 온 유럽 기업들을 옥죄었다. 이들도 급하게 전기차 전환에 나섰지만 내연기관차만큼 경쟁력이 쉽게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닥치자 손실이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여기에 중국 기업들이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면서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유럽 자동차 수요가 급감했다. BMW도 지난 9월 10일 올해 영업 전망치를 낮췄다. 이

    2024.09.23 08:17:31

    제조업 상징 폭스바겐마저…'중등 기술의 함정' 빠진 유럽[유럽의 쇠퇴, 한국의 미래④]
  • ‘인구·속도·규제·난민’, 유럽 쇠퇴의 키워드 [유럽의 쇠퇴, 한국의 미래②]

    [커버스토리 : 유럽의 쇠퇴, 한국의 미래]그러니까 모든 위기의 시작은 고령화다. 한국에선 가까운 나라 일본의 사례에 귀기울이지만 유럽은 일본과 쌍벽을 이루는 고령화 사회다.‘늙은’ 유럽은 수년간의 지속된 경제 침체와 생산성 저하의 늪에 빠져들었다. 수십 년간 곪아 있던 병약한 유럽에 카운터 펀치를 날린 건 2020년대 전대미문의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이었다. ① 취업자와 은퇴자 비율, 3대 1에서 2대 1로39세와 44세.미국과 유럽의 평균 중위 연령이다. 중위 연령이 높을수록 노동 가능 인구의 비율은 감소하기 때문에 이는 곧 미국과 유럽의 경쟁력을 보여준다.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은 생산성 증가와 인구 증가에 힘입어 강력한 성장을 경험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성장엔진은 꺼진 지 오래다. 유럽연합(EU)의 노동생산성은 1945년 미국의 22% 수준에서 1995년 95%까지 상승했지만 그 이후로는 미국보다 더 큰 폭으로 둔화되어 다시 미국의 80% 이하로 떨어졌다.유럽은 역사상 처음으로 노동인구의 순증이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뒷받침하지 않는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까지 EU 노동인구는 매년 약 200만 명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취업자와 은퇴자 비율은 3대 1에서 2대 1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기울음 소리는 듣기 어려워진 지 오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2021년 영국과 프랑스의 합계출산율은 각각 1.53명과 1.80명이다.OECD 38개 회원국 중 한국 다음으로 출산율이 낮은 이탈리아는 작년 상반기 신생아 수가 전년 동기 대비 3500명 감소하면서 출산율이 2022년 1.24명에서 2023년 1.22명으로 내려앉았다. 이탈리아의 연간 신생아

    2024.09.23 07:05:02

    ‘인구·속도·규제·난민’, 유럽 쇠퇴의 키워드 [유럽의 쇠퇴, 한국의 미래②]
  • “유러피언 드림? 아메리칸 드림!” 갈라진 길, 커져가는 격차 [유럽의 쇠퇴, 한국의 가까운 미래①]

    [커버스토리 : 유럽의 쇠퇴, 한국의 가까운 미래①]“유럽 영화가 미국 영화보다 지적이고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속물스럽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많은 미국 영화는 쓰레기이고 돈벌이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창의적인 영화 중 일부는 같은 시스템에서 나온다.”영국 출신 영화감독 앨런 파커의 말이다. 오래전 한 말이지만 2024년 유럽과 미국을 떠올려보면 일종의 예언적 느낌마저 든다.복지, 평등, 환경, 인권, 노동권이라는 숭고한 가치를 중시하지만 이 가치도 경제적 토대 위에서 가능하다. 그 면에서 유럽은 위기다. 천박하고 탐욕스럽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미국 경제는 질주하고 있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를 미국은 신속히 수습했다. 하지만 이 여파로 터진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에 EU 시스템은 근본적 한계를 드러냈다. 국가 간 이해관계가 달랐고 경제 수준이 다른 국가들에 단일화폐를 도입한 후폭풍은 컸다. 선진 복지국가의 연금은 재정개혁의 걸림돌이 됐다. 유럽 전반의 고령화는 생산성을 떨어뜨렸다. 혁신을 앞세운 미국 기업에 혁신이 아닌 규제로 맞선 것도 패착이었다. 대박을 노리는 돈은 유럽에서 등을 돌리고 실리콘밸리로 몰려갔다. 이 돈은 더 큰 혁신을 만들었다.그 결과 유럽의 자존심 노키아가 사라졌고 유럽은 미국의 디지털 식민지가 됐다. 세계적 기술 기업 50개를 꼽으면 유럽 기업은 단 4개에 불과하다.번영, 평등, 자유, 평화, 민주주의로 상징되던 유럽의 빛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노년층과 난민 등 사회가 짊어져야 할 부담은 더욱 무거워졌고 일자리를 잃은 젊은이들은 분노하고 있다. 그 결과가 유럽을

    2024.09.23 07:00:14

    “유러피언 드림? 아메리칸 드림!” 갈라진 길, 커져가는 격차 [유럽의 쇠퇴, 한국의 가까운 미래①]
  • 노동·연금·의료 시스템 흔들 860만이 온다 [60년대생의 은퇴, 축복인가 재앙인가①]

    860만 은퇴 대란’ 1960년대생들이 본격적인 은퇴를 시작했다. 예측 인구만 무려 860만명. 이미 시장에는 대규모 은퇴 쓰나미로 5년 이내에 사회적 재앙에 가까운 일들이 벌어질 것이란 예측이 만연하다.파고다 공원에 하릴없이 앉아 시간을 보내는 노년, 준비되지 않은 노후에 사회적 문제로 자리할 노년…. 그러나 이러한 미래는 ‘60년대생’의 반쪽짜리 자화상일지 모른다.한국 사회의 경제, 정치, 사회적 격변 속에서 생존하며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세대가 된 60년대생. 또 다른 반쪽짜리의 자화상은 아무도 가지 않은 다른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다시, 한국 사회에 60년대생이 오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한 중견기업에서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는 정용현(가명) 씨. 그는 흔히 ‘586세대’로 불리는 베이비부머 세대(1954~74년생) 중 한 사람이다. 1966년생인 정 씨는 이제 은퇴까지 2년을 남겨두고 있다. 그는 3년 전 30년간 근무했던 직장을 떠나 인생의 2막을 시작한 형의 모습을 지켜보며 자신에게도 곧 다가올 그날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그도 은퇴 준비를 시작했다.올해 1964년생을 시작으로 향후 11년에 걸쳐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된다. 한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던 세대의 퇴장이다. 베이비부머 전체를 1955~74년으로 보면 ‘60년대생’은 그 정점에 위치한다. 숫자도 860만 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인구 전체의 18%, 약 5분의 1이다.이들은 고령자고용촉진법에 따라 만 55세 이상 ‘고령자’로 분류되며 법적 정년(만 60세)을 넘겼거나 곧 맞이하게 된다. 문제는 이들 인구가 한국 사회에서 큰 덩어리를 차지하는 만큼 60년대

    2024.09.16 09:37:22

    노동·연금·의료 시스템 흔들 860만이 온다 [60년대생의 은퇴, 축복인가 재앙인가①]
  • 60년대생 보고서 [60년대생의 은퇴]

    ‘386, 486, 586.’한국 사회에 이 정도로 영향력이 있었던 세대가 있을까. 태어날 때에는 가장 많은 수로 전 세대를 압도했다. 1960~69년생, 그 숫자만 860만 명에 달한다. 민주화, 산업화 등을 거치며 문화적 코호트도 동질적이라 응집력이 강하다.30대부터는 한국 사회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며 ‘386’이란 용어를 만들어냈다. 30대로 80년대에 대학교를 다니면서 60년대에 출생한 세대를 일컫는 이 신조어는 1990년대에 처음 등장했다.이들이 40대, 50대가 될 때마다 386이란 용어는 잊히지도 않고 486, 586으로 앞자리만 바뀐 것만 봐도 그 세대의 위상을 알 수 있다. 그간 X세대, Y세대, 밀레니얼 세대, MZ 세대 등 세대별 명칭은 있었어도 ‘우리’를 규정하는 단어들은 시대 속의 유물이 되곤 했다. 386은 다르다. 이들이 50대가 된 지금도 그들은 정치, 경제, 사회에서 파워를 가진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2024.09.16 09:22:42

    60년대생 보고서 [60년대생의 은퇴]
  • “계속 일해야 젊은 세대 부담 줄어” [60년대생의 은퇴, 축복인가 재앙인가]

    [커버스토리 : 60년대생의 은퇴, 축복인가 재앙인가] 누군가에겐 직장 상사이자 선배, 혹자에겐 부모님이자 삼촌.3040 세대에게 ‘60년대생(만 55~64세)’은 가장 가깝지만 먼 존재다. 이들의 눈에 비친 60년대생은 어떤 모습일까. 경제·정치·사회의 중심에 서 있지만 이제는 은퇴를 앞둔 세대.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인 동시에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마처세대). 이들을 바라보는 3040 세대의 인식은 복잡미묘하다.한경비즈니스는 3040 세대(1994~1975년생) 100명에게 ‘60년대생’에 대해 물었다. ① 역군 또는 기득권#. “그간 국가의 원동력이었던 1960년대 세대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기득권을 타도했지만 기득권이 되어버린 세대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발전에 기여했지만 자기들이 누린 기회를 다음 세대에 주지 않음으로써 자기들이 타고 올라간 계층사다리를 무너뜨린 탐욕적인 세대입니다.”한경비즈니스가 9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3040 직장인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3040 세대는 1960년대생을 한국의 성장에 이바지한 역군 또는 사회적 지위를 양보하지 않는 기득권이라는 상반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설문 결과에 따르면 60년대생 세대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로 ‘성실함’에 응답한 이는 전체의 51%로 집계됐다. 이들은 민주화와 경제적 도약을 직접 경험한 세대로 60년대생을 평가하며 현재의 한국을 만들어낸 중요한 세대라는 점에 공감했다. 응답자 중에선 “앞만 보고 달려온 세대”, “정말 고생했던 세대,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

    2024.09.11 07:00:01

    “계속 일해야 젊은 세대 부담 줄어” [60년대생의 은퇴, 축복인가 재앙인가]
  • 전문가들이 말한 60년대생, “연공서열 마지막 세대, 노동시장·서울아파트 못 떠나”[60년대생의 은퇴]

    1960년대생에 대한 한국 사회의 시선은 복잡하다. 축복받은 세대, 비운의 세대, 경쟁력 있는 세대, 개혁의 대상 등등. 마처세대라고도 한다. 부모를 봉양하는 마지막 세대,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들로부터 부양을 받지 못하는 처음세대’란 뜻이다. 이들의 대규모 은퇴를 바라보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어떤 이는 젊은이들에게 축복이라고 하고 다른 사람은 이들을 노동시장에 계속 머물러 있게 해야 한다고 한다. 이를 위한 연공서열제 폐지를 동반한 정년연장 등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대규모 은퇴가 가져올 국민연금에 주는 충격도 숙제다. 연금을 제대로 받게 되는 첫 번째 세대이기 때문에 연금재정의 부담은 급속히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금개혁이 필요하지만 전망은 만만치 않다. 현재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많은 인구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을 순순히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일본은 과거 단카이 세대의 은퇴를 앞두고 많은 논의가 펼쳐졌으며 다양한 대안도 마련했다. 한국 사회는 아직 이들의 은퇴에 대비해 어떤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 한경비즈니스는 전문가 3명으로부터 이들의 은퇴와 그로 인해 벌어질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김경록 박사 “은퇴 후 노동의 기회 줘야 부담 던다”경제학자이자 2013년부터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을 맡았던 ‘은퇴 전문가’ 김경록 박사(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는 올해 ‘60년대생이 온다’는 책을 출간해 초고령화 사회를 앞둔 한국에 화두를 던졌다. 860만 명에 달하는 60년대생의 은퇴가 한국의 산업, 노동, 소비시장 전반

    2024.09.09 06:00:05

    전문가들이 말한 60년대생, “연공서열 마지막 세대, 노동시장·서울아파트 못 떠나”[60년대생의 은퇴]
  • ‘미워도 다시 한번’ 장롱 속 청약통장, 없애면 손해인 이유 [청약통장의 모든 것④]

    강남에서 ‘로또 청약’ 열풍이 한창인 가운데 일각에선 ‘청약통장 무용론’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상승기 ‘청포족’(주택청약을 포기한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이라는 말이 나왔듯, 수요가 집중되는 규제지역에서 청약 당첨이 쉽지 않은 데다 청약제도 역시 복잡해 이해하기가 어렵다.최근에는 높아지는 아파트 공급가격 역시 청약통장 무용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비규제지역 분양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기존 아파트 시세와 큰 차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일부 예금주들은 자동이체로 납입하고 있는 청약통장 활용법을 몰라 그저 묵히기도 한다. ‘장롱 면허’처럼 ‘장롱 통장’을 보유하는 셈이다.부동산 전문가 다수는 “그렇더라도 청약통장을 유지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한다. 주택경기나 청약제도가 늘 지금처럼 유지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미래를 대비해 납입을 지속하며 예치금과 가점을 쌓아가는 방향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서울 1가구 50대 가장의 ‘장롱 통장’서울에 거주하는 A 씨는 5년여 전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서 이른 바 ‘꺾기’ 영업을 당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면 대출 금리를 깎아준다는 말에 통장을 만들고 매달 2만원씩 납입하며 유지하고 있다.A 씨는 앞으로 자신의 청약통장을 쓸 일이 없다고 보고 있다. 뉴스를 보면 무주택자에게만 1순위 청약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기 때문이다. 현재 A 씨는 1주택을 보유해 가족들과 실거주하고 있다.실제로는 A 씨도 만약 더 좋은 동네,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갈아타기’를 하고 싶다면 민영주택 청약에 도전해볼 수 있다. 민영주택

    2024.09.02 06:02:19

    ‘미워도 다시 한번’ 장롱 속 청약통장, 없애면 손해인 이유 [청약통장의 모든 것④]
  • 청약통장, ‘내 집 마련’에서 ‘투기’, ‘로또’의 수단으로 [청약통장의 모든 것①]

    청약제도와 청약통장. 무주택자에게 내집 마련의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40년간 많은 사람들은 청약통장으로 내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청약통장의 역사는 투기의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투기는 반복됐다. 1977년 아파트 분양이 시작될 초기 여의도 목화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한 투기꾼이 2억원으로 청약통장 100개를 사들여 분양 신청한 사건은 유명하다. 이후에도 청약통장을 불법으로 매입해 응찰하는 사건 등은 끊이지 않았다. 지금도 청약통장 가입자는 2500만 명이 넘는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상당수는 내집 마련보다는 재테크 수단으로 통장을 들고 있다. 최근에는 로또 아파트의 잇따른 등장으로 청약통장의 쓸모가 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집 마련에서 투기로, 투기에서 로또의 수단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청약 전문가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주택청약은 ‘국가가 허락한 로또’다”라고 말했다. 대표적 사례가 최근 서초구 반포동 소재 ‘래미안 원펜타스’였다. 1순위 평균 경쟁률이 527대 1을 기록했다.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싸게 나와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차익을 낼 수 있다는 얘기에 178가구 모집에 9만 명이 넘게 몰렸다. 당첨자 중에는 청약 가점 만점자가 3명이나 나왔다. 부양가족까지 7식구가 15년 동안 무주택으로 버텨야 가능한 점수. 게다가 당첨자는 아파트 분양가인 20억원을 마련해야 하는 실수요자로 간주된다. 언뜻 봐도 7식구가 15년간 전세를 전전한다는 게 현실적이지 않다. 정부는 즉각 하반기 분양단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겠다고 나섰다. 청약 부정행위 적발 시 3년 이하의 징

    2024.09.02 06:00:55

    청약통장, ‘내 집 마련’에서 ‘투기’, ‘로또’의 수단으로 [청약통장의 모든 것①]
  • 큰손의 비밀 레시피 ‘13F’가 뭐야? [큰손의 포트폴리오]

    [커버스토리 : 큰손의 포트폴리오] 주식시장에서 고래처럼 움직이는 거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가 궁금하다면 ‘13F’를 알아야 한다. 13F는 1억 달러 이상의 큰돈을 굴리는 사람들이 ‘어디에 투자했는지’를 공개하는 보고서다.이 보고서는 유명 요리사의 비밀 레시피를 엿보는 것과 비슷하다. 개인투자자들이 험난한 바다에서 헤엄칠 때 이 거대 기관들이 무엇에 베팅했는지 확인하는 건 중요한 힌트가 된다.하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이 정보가 당신에게 날개를 달아줄 수도, 때로는 함정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Q. 13F는?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요구하는 보고서 중 하나로 공식적으로는 ‘Form 13F’로 불린다. 미국에서 1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는 기관투자가들이 분기별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13F는 주식, 옵션, 전환사채, 그리고 일부 장기 투자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해당 기관이 어떤 주식과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보고 대상: 1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는 기관투자가, 예를 들어 헤지펀드, 뮤추얼펀드, 연기금, 보험사 등이 포함된다.보고 항목: 주로 상장 주식, 옵션, 상장지수펀드(ETF), 전환사채 등 공시가 요구되는 금융상품에 대한 보유 내역이 포함된다.보고 시기: 각 분기 종료 후 45일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예를 들면 1분기 결과는 5월 15일까지는 내야 한다.Q. 주요 내용은?주식 이름: 어느 회사의 주식을 샀는지 알려준다.주식의 수량: 얼마나 많은 주식을 샀는지 알 수 있다. 그 회사에 대한 대가의 관심을 보여준다.주식의 가치: 그 주식이 얼마짜리인지, 총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보여준다.변화: 지

    2024.08.26 23:36:51

    큰손의 비밀 레시피 ‘13F’가 뭐야? [큰손의 포트폴리오]
  •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최고들의 오답노트[큰손의 포트폴리오]

    ‘금융투자회사 직원 등 제3자에게 투자 판단을 일임하는 경우에도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결국 투자자 본인이 부담하게 된다는 점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증권사들이 투자에 대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자기판단 자기책임의 원칙’에 의거해 그 책임은 결국 투자자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만큼 결정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다.대가의 포트폴리오도 마찬가지다. 수익률이 좋은 투자자들의 선택도 정답은 아니다. 심지어 이들도 과거 다양한 실패를 겪었다. ‘가치투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월가 최고의 펀드매니저’ 빌 애크먼, ‘실리콘밸리의 전설’ 크리스 사카 등 전 세계 유명인들도 과거 투자에 실패하거나 원석을 발굴하지 못한 채 지나치기도 했다. ◆ 벤저민 그레이엄1894년 영국에서 태어난 벤저민 그레이엄은 재무제표를 분석해 주식을 투자한 ‘가치투자의 아버지’로 불린다. 29살에 이미 백만장자가 됐으며 워런 버핏의 스승으로도 유명해 “성공한 투자를 하려면 벤저민을 따르라”라는 말이 나올 만큼 그레이엄의 포트폴리오는 신뢰도가 높다.이런 그레이엄도 한때 자산의 70%를 잃었던 적이 있었다. 그레이엄은 대공황이 발발하기 전인 1926년 지인들과 함께 ‘벤저민 그레이엄 조인트 어카운트’라는 펀드를 만들었다. 1926년부터 1928년까지 3년간 연평균 25.7%의 수익률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이 기간 다우지수 성장률(20.2%)보다 높았다. 45만 달러로 시작한 펀드 규모는 250만 달러까지 불어났다. 1929년 대공황이 발생했다. 그는 포트폴리오를 정리하

    2024.08.26 09:30:01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최고들의 오답노트[큰손의 포트폴리오]
  • “워런 버핏보다 국민연금?” 국내 큰손의 투자 전략 보니…[큰손의 포트폴리오]

    [커버스토리 : 큰손의 포트폴리오] 워런 버핏 vs 국민연금.만약 큰손의 포트폴리오 중 하나를 투자 길라잡이로 삼아 따라 한다면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아마 많은 사람이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을 선택할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수치가 있다.10.88% vs 19.06%. 이는 1000달러, 즉 134만원을 약 10년 동안 투자했을 때 양쪽의 수익률이다. 워런 버핏의 상위 10종목을 추종한 포트폴리오는 10.88%의 수익률을 기록해 2677달러로 불어난 반면, 국민연금의 상위 10종목을 따라간 포트폴리오는 5275달러로 늘었다. 2배 가까운 차이가 난다. 국민연금의 수익률도 만만치 않았다는 얘기다.국내에도 주목할 만한 큰손의 투자 전략이 있다. 드넓은 미국 주식의 세계에서 길라잡이가 되어줄 한국 큰손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소개한다. “AI, 아직 더 간다”엔비디아 더 늘린 국민연금국민의 노후자금 1114조원을 굴리는 거대 공룡 국민연금은 국내주식(13.5%)보다 더 많은 비중을 해외주식(33.9%)에 투자하고 있다.그도 그럴 게 수익률이 ‘넘사벽’이다. 국내주식 투자로 2% 수익률을 낼 때 해외 증시에서는 16%의 성과를 내며 기금을 불렸다. AI를 등에 업은 미국 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국민연금 역시 올해 2분기 미국 증시에서 IT 비중을 추가로 늘리며 수익률을 끌어올렸다.8월 21일 국민연금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3F(1억 달러 이상 기관투자가 보유 지분 공시) 문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민연금의 미국 주식 직접투자 자산가치는 870억3423만 달러다. 이는 5개 분기 연속 사상 최고치다. 2분기 영수증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신규 투자 : 20개 종목추가 매수 : 344개 종목매도 : 13개 종

    2024.08.25 08:03:35

    “워런 버핏보다 국민연금?” 국내 큰손의 투자 전략 보니…[큰손의 포트폴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