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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 없고 브랜딩도 없다…왕년의 유통 왕국 롯데백화점[K기업 고난의 행군⑧]
[커버스토리 - K기업 고난의 행군⑧]유통업의 본질은 부동산업이라고 했다. 자리를 잘 잡고 공간을 입점업체에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의 백화점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공간을 제공해주는 ‘몰링’이 필수적 요소로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복합쇼핑몰에서 쇼핑과 다양한 문화체험을 동시에 즐기는 것을 몰링이라고 한다. 이 같은 변화는 젊은 소비자들이 이끌고 있다. 이런 변화에 맞춰 2000년대 후반 이후 문을 연 백화점들은 모두 큰 공간에 자리를 잡았다. 소비자들을 끌어 모을 공간이 필요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오픈 당시 아시아 최대의 식품관으로 화제를 모았다. 신세계는 강남점, 대구점, 부산센텀시티점 등을 대형 점포로 조성했다. 서울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더현대서울은 아예 이 같은 니즈를 반영해 집객에 성공했다. 그런데 한때 한국 유통 시장의 맹주로 불렸던 ‘롯데백화점’에 대한 언급은 없다. 새로운 게 없기 때문이다. 1970년대 유통산업에 진출해 업계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온 과거 위상이 무색해질 정도다. 신세계가 지방 점포를 ‘초대형 복합쇼핑몰화’하고 현대는 ‘맛집’과 ‘팝업스토어’로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롯데만의 차별화 전략은 의문이다. ◆ 소규모 다점포 전략,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롯데백화점은 2016년까지 업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한국에서 1조8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는 곳은 ‘롯데 본점’이 유일했다. 2015년에는 시장점유율 51.5%(매출 기준)를 기록하며 과반 이상을 확보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전국 32개 점포를
2024.06.03 07: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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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에서 혁신이 사라졌다[K기업 고난의 행군⑥]
[커버스토리 - K기업 고난의 행군⑥]‘아모레퍼시픽이 대한민국 화장품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2008년 3월 아모레퍼시픽이 스킨케어 브랜드 아이오페에서 세계 최초로 쿠션 화장품을 출시하자 이 같은 평가가 나왔다. ‘1초에 1개씩’ 팔릴 정도로 인기를 얻자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한국의 아모레퍼시픽은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 됐나’라는 기사를 통해 회사를 조명하기까지 했다. 당시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뷰티업계는 물론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회사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주도권은 H&B스토어를 운영하는 CJ올리브영이 가져갔다. 업계 내 아모레퍼시픽의 입지는 줄어들고 있다. ◆ 제2의 쿠션은 어디에쿠션은 혁신 그 자체였다. 액상 내용물을 머금은 스펀지를 퍼프로 소량 찍어내 바르는 베이스 메이크업 화장품이다.2015년 국내외 3300만 개 이상을 판매하며 ‘초 단위로 팔리는 화장품’이 되자 모든 회사가 아모레퍼시픽을 따라했다. 2015년 랑콤, 2016년 에스티로더·디올·입생로랑, 2017년 샤넬·나스·아르마니 등 세계 굴지의 브랜드들이 아모레퍼시픽의 쿠션 제품과 유사한 화장품을 출시했다. 포브스는 “아모레퍼시픽의 팩트는 휴대성과 편의성이 좋다”며 “화장 준비 시간이 줄어들면서 한국 여성들의 메이크업 습관이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쿠션 이후에는 큰 혁신이 없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 아모레퍼시픽은 선망의 기업이었다”며 “트렌드를 선도하면서도 보너스도 두둑해 모두가 가고 싶어 했다. 한때는 ‘월급보다는 성과급
2024.06.03 07: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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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의 함정에 빠진 이마트[K기업 고난의 행군⑦]
[커버스토리 - K기업 고난의 행군⑦]10년 전인 2013년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7351억원에 달했다. 당기순이익은 4762억원. 당시 이마트 주가는 20만원대 중반이었다. 중국 사업이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국민연금이 나서서 이마트 투자를 늘리는 등 이마트는 국내 유통산업의 중심에 서 있었다. 한때 대기업 비(非)오너가 임원 중 최고 주식 부자는 이마트와 신세계 주식을 가진 구학서 전 신세계그룹 회장이었다. 지난해 이마트는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29조472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도 469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마트 별도 기준으로는 1880억원을 벌었지만 다른 자회사들이 어려움을 겪으며 적자를 면치 못했다. 여기에 이커머스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되면서 이마트의 영향력은 날로 줄어들고 있다. ◆ 힘 빠진 본업, 뒤늦은 경영 판단과거 이마트는 대형마트 1위일 뿐만 아니라 유통산업을 대표하는 회사였다. 미국 월마트, 프랑스 까르푸, 영국 테스코 등 세계 굴지의 회사들이 한국 사업을 철수한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도 이마트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이커머스에 밀려 오프라인이 어려워진 것도 문제지만 이마트의 주요 실책들도 원인이 됐다. 증권업계에서는 △과도한 외형 확장으로 본업에 신경 쓰지 못하고 △잘못된 투자가 누적된 것 등을 이마트 부진의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 이마트가 현재 관리하는 주요 자회사(신세계백화점 계열 회사 제외)만 해도 10개가 넘는다. △이마트에브리데이(슈퍼) △이마트24(편의점)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SSG닷컴 △지마켓 △W컨셉 △신세계푸드 △신세계엘앤비(와인) △SCK컴퍼니 △스무디킹 △신세계건설 △신세계아이앤씨(리테일
2024.06.03 07: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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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3위 호령했던 네카오…스타트업 정신의 실종[K기업 고난의 행군⑤]
[커버스토리 : K기업 고난의 행군⑤]‘네카오’가 코스피를 호령하던 때가 있었다. 네이버는 2021년 코스피 시가총액 3위까지 올랐고 카카오는 삼성전자의 뒤를 잇는 ‘국민주’로 통했다.코로나 시기에 광풍이 불었던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의 대표기업이기도 했던 이들의 주가 전성기는 오래 가지 않았다. 2024년 네이버와 카카오 시가총액은 모두 10위 밖으로 밀려났고 올해 들어 52주 신저가를 다시 쓰고 있다. 2021년 8월 46만원을 찍었던 네이버는 1년 만에 20만원 선이 무너졌다. 코로나19 이후 실적이 꾸준히 좋았지만 실적 대비 주가의 부담이 컸던 탓이었다.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금리인상, 긴축 기조가 확실해지면서 성장주 프리미엄은 축소됐고 빅테크에 꼈던 거품이 빠져나갔다.올해는 성장성에도 물음표가 붙었다. 네이버 주가는 장중 17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미국 빅테크의 약진과는 대비되는 장면이다.1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주가는 거꾸로 갔다. 네이버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9% 증가한 439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매출은 2조5261억원으로 1분기 기준 최대를 찍었다.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치플랫폼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지만 또 다른 캐시카우인 커머스 사업과 새로운 성장동력인 인공지능(AI) 성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 당장 실적은 괜찮지만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는 시장의 사인이다.증권가도 네이버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다. 주가 반등을 위한 ‘한 수’가 안 보이기 때문이다.한화투자증권 김소혜 연구원은 “커머스와 콘텐츠 사업의 밸류에이션 멀
2024.06.03 07: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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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대표주자'가 어쩌다…CJ ENM, 무리한 투자로 '한류 덕' 못봤다[K기업 고난의 행군④]
[커버스토리 : K기업 고난의 행군④]지난 몇 년간 K-콘텐츠는 전성기를 누렸다. 드라마와 영화, 음악으로 시작한 한국 콘텐츠 붐은 한국 음식과 한국어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확대됐다. 그런데 막상 드라마, 영화, 음악, 커머스 사업을 모두 갖고 있는 ‘콘텐츠 왕국’ CJ ENM은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CJ ENM의 주가는 2021년 한때 18만원대까지 갔었다. K-콘텐츠 선두주자의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부침은 있었지만 줄곧 내리막을 걸으며 작년 10월 5만원대까지 미끄러지기도 했다. 최근 ‘선재 업고 튀어’ 등 연이은 드라마 히트에 힘입어 주가 8만원대를 회복했지만 이름에 걸맞지 않는 수준이다. 주가가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1년 실적도 좋았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그해 CJ ENM 영업이익은 2969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그것도 잠시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K-콘텐츠 대표주자’ CJ ENM의 위기를 촉발한 요인은 크게 3가지였다. 무리한 투자로 인한 후유증으로 재무적 부담이 증가한 것이 첫째 요인이다. 또 콘텐츠 시장 환경 변화로 넷플릭스가 패권을 잡으며 TV 광고비가 감소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마지막으로 배우들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제작비가 증가해 뜨는 콘텐츠를 만들어도 거둬들이는 돈은 얼마 되지 않았다. 2021년 2969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22년 1374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146억원 적자를 냈다. 당기순이익은 출혈이 더 컸다. 2021년 2276억원에서 2022년에 1768억원 당기순손실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3968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냈다. 실적이 크게 악화하자 회사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구조
2024.06.03 06: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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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리니지 성공 방정식에 얽매여 추락한 게임 대장주[K기업 고난의 행군③]
국내 게임 상장사 중 가장 먼저 시총 20조원을 넘긴 명실상부 게임 대장주. 리니지 성공신화가 이끄는 확실한 캐시카우. 일찍부터 AI 기술 투자에 나선 선도자.한때 엔씨소프트를 향하던 찬사다.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고 추락은 가팔랐다. 2021년 장중 100만원을 넘어섰던 주가는 올해 16만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지난해 매출은 5년 만에, 영업이익은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의 영광도 추락도 리니지와 함께 시작됐다. 2017년 엔씨소프트가 선보인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M’이 서비스 시작 직후 월 3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핵심은 ‘현질’을 유도하는 ‘페이 투 윈’ 방식이었다.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돈을 써야 했다.매출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이후 게임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리니지M을 벤치마킹했다. 리니지 성공모델을 그대로 베낀 게임들은 ‘리니지 라이크’로 불렸다. 영광도 추락도 리니지가 주도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니지M, 리니지W까지 큰 성공을 거두면서 모바일 MMORPG는 찍어내기만 하면 캐시카우가 된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2010년대까지는 그 공식이 통했지만 MMORPG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요가 매우 적고 한국에서도 나이가 많은 유저들을 중심으로 서비스되다 보니 젊은 유저를 공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장의 수익은 확실했지만 혁신 없는 성장은 한계에 부닥쳤다. 올해도 하락세는 이어졌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9% 감소한 3979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68.5% 급감한 257억원에 그쳤다.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이 꺾이면서
2024.06.03 06: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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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의 삼성은 없었다"…반도체를 흔든 30년 1위의 자만[K기업 고난의 행군②]
[커버스토리 - K기업 고난의 행군]2021년 5월 27일 주가 7만9600원(장 마감 기준). 3년이 지난 2024년 5월 28일 주가 7만7600원.삼성전자의 주가는 한발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연일 ‘AI 봄바람 탄다’, ‘이번엔 진짜 간다(오른다)’ 등의 말이 나오고 있지만 주가는 이 같은 기대를 반영하지 못한다. 세계 1위 타이틀이 익숙하지만 그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초격차’로 표현해온 기술 리더십과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혁신은 과거의 영광이 됐다. 한때 ‘외계인을 고문해 반도체를 만든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지만 2024년의 삼성에는 ‘역초격차’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 “수주업은 자기가 먹던 감이라도 내줘야 한다” 1974년 이건희 선대회장이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 지분을 인수한 지 50년이 흘렀다. 경쟁사보다 빠른 기술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적극적으로 투자해 반도체 산업 리더가 됐다. 특히 메모리 시장에서는 1993년 세계 1위를 석권한 이후 최근까지도 이 자리를 뺏기지 않고 있다. D램에서는 40%가 넘는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3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너무 오랜 기간 1위 자리에 있던 게 오히려 문제였을까. 과거 삼성전자는 한국 산업에서 혁신의 상징과 같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삼성전자에서 혁신을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삼성전자의 핵심사업인 반도체 부문에서 뒤처지고 있다. 지능형(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세계 최대 AI 반도체 제조사인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확보하지 못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2024.06.03 0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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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부터 콘텐츠까지…한국 기업은 어쩌다 위기와 마주했나[K기업 고난의 행군①]
30년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점령했던 삼성전자의 3년간 주가 상승률은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같은 기간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 주가는 45% 뛰었다.기간을 넓혀도 삼성전자의 성장이 정체했다는 걸 알 수 있다.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삼성전자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은 1%대였다. 국내 투자자들이 꿈을 안고 뛰어들었던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의 추락은 더 거셌다. 2020년 PDR(주가 꿈 비율)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광풍이 불었던 BBIG의 성적은 현재 초라하기만 하다.K-배터리 대표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1년간 42.2% 급락했고 대한민국 플랫폼 주권을 지키던 ‘네카오’는 성장동력을 잃은 채 고점 대비 각각 60%, 74% 고꾸라졌다.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는 2021년 100만원을 넘겼던 주가가 2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 콘텐츠의 힘은 강해졌는데 K-뷰티(아모레퍼시픽)와 K-콘텐츠 기업(CJ ENM)은 실적도 주가도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멀쩡한 건 기업밖에 없다”던 말이 나올 정도로 위상을 떨치던 일등기업들이 동시에 어려움에 처한 모양새다. 누군가는 시장변화에 늦게 대응했고 누군가는 무리한 투자로 인한 재무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과거 성공 방정식에 집착하며 혁신에 실패했거나 경직된 리더십과 붕괴된 팔로어십으로 위아래 혁신이 모두 실종한 기업도 있다. 2년 전만 해도 꽤나 괜찮아 보였던 국내 대기업들의 포트폴리오는 갑자기 퇴색해 미래지향성을 발견하기 힘들어졌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의 성장동력이 급속히 약해진 이유를 시대의 빠른 변화와 함께 거버넌스에서 찾았다.“삼성전자와 TSMC 이사회만 비교해봐도 주가
2024.06.03 0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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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그룹 자산, 3027조원…GDP 추월 [100대 기업 10년의 지각변동]
[커버스토리 - 100대 기업 10년의 지각변동]한국을 움직이는 100대 그룹은 어디일까. 삼성·SK·현대차·LG 등을 묶는 ‘4대 그룹’은 언제부터 형성됐을까. 흔히 ‘재계 순위’라고 부르는 대기업 순위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집단의 공정자산총액을 기준으로 매년 발표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순위다.이 순위는 10대 그룹에 대기업 지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순위 등락은 자존심과도 관련된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기업 총수들 간 만남이나 국가 행사에서도 이 순위에 따라 의전이나 자리 배치 등이 정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매년 지정집단 수가 달라지는데 여기에 공기업집단이 빠져 있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100대 그룹 순위로 볼 수 있다. 공정위 대기업집단 자료에 기반해 지난 10년(2014~2024년)간 성장폭, 순위 및 총수 변동, 주요 사건 등 100대 그룹 격동의 변천사를 살펴봤다. 참고로 100대 그룹은 상징적 단어다. 자산 5조원을 넘는 한국의 그룹은 작년 말 기준 88개였다. 공기업을 포함하면 100개가 되지만 공정위의 기준에 따라 이들은 제외한 수치라는 점을 밝혀둔다. 자산 100조원 이상 7개로 증가…삼성·SK·현대차·LG·포스코·롯데·한화지난 10년간 한국의 100대 그룹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이들 기업의 총 자산총액 규모는 2014년(63개) 2205조7800억원에서 2024년(88개) 3027조3200억원으로 10년간 약 821조5400억원(37.24%) 늘었다.100대 그룹 총 자산총액이 지난해 한국 전체 국내총생산(GDP, 1조6652억 달러)의 두 배에 육박한다. 다만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64개)의 경우 자산 규모가 2176조1000억원으로 5년 전
2024.05.27 0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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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100대 기업, 무엇이 달라졌나[100대 기업 10년의 지각변동]
[커버스토리 - 100대 기업 10년의 지각변동]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 기업집단’이 2022년 82개에서 88개로 늘었다. 새롭게 대기업집단에 지정된 곳은 하이브, 현대해상화재보험, 영원, 대신증권, 소노인터내셔널, 원익, 파라다이스 등이다. 엔터테인먼트 회사로는 처음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고 한화에 인수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은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몸집을 불린 쿠팡은 재계 순위 27위로 뛰어올랐다. 올해 변화의 특징을 살펴봤다. ◆ 포인트 1. 엔터사의 등장가장 큰 변화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1위로 올라선 하이브의 등장이다. 하이브는 자산이 5조원을 넘기며 85위로 입성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는 “K팝의 세계화로 엔터 산업이 성장했다”며 “계열사 영업실적 증가와 차입금 증가 등이 신규 지정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이브의 자산은 2022년 말 4조8100억원에서 지난해 말 5조2500억원으로 9.15% 늘어나면서 대기업집단이 됐다.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예견된 일이다. 하이브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업계 최초로 연간 기준 매출 2조원을 돌파, 2조17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1조7762억원) 대비 22.6%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958억원으로 같은 기간 24.9% 늘었다. 방탄소년단(BTS) 없이 달성한 실적이다. 하이브는 2005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로 출범했다. 2013년 선보인 BTS를 앞세워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했고 다수의 레이블을 인수하면서 현재 65개에 달하는 계열사, 관계사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하이브의 성과는 K팝 시장의 흥행과 맥을
2024.05.27 06: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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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인 논란' 총수의 무게, 회사마다 다르다?[100대 기업 10년의 지각변동]
[커버스토리 - 100대 기업 10년의 지각변동]올해 새로 대기업 총수(동일인)로 지정된 인물들이 있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 등이다. 반면 이커머스 업체 쿠팡과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동일인 지정의 예외요건을 충족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과거 사례와 비교해 공평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7년 네이버 역시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창업자인 이해진 GIO가 동일인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OCI 이우현 회장 사례도 역차별 논란을 부추긴다. ◆ 규제 부담 생기는 총수의 무게공정거래위원회는 1987년부터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회사들을 ‘대규모기업집단(대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동시에 ‘동일인 지정제도’도 도입했다. 한국 특유의 기업 문화인 ‘재벌’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일감 몰아주기 등 사익 편취를 방지하는 장치다. 올해 달라지는 점은 있다. 대기업집단 지정 시 동일인을 판단하는 기준을 정한 ‘독점거래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5월 7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10일 시행됐다. 동시에 올해 1월부터 ‘동일인 판단기준 및 확인절차에 관한 지침’도 적용했다.그간 2·3세 경영권 승계, 외국 국적 동일인의 등장, 다양한 지배구조의 기업 출현 등 동일인 판단과 관련한 쟁점이 발생했으나 동일인 판단기준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공정위는 국적 차별 없이 모두에게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동일인 판단기준을 명문화했다. 동일인 판단 기준은 △기업 최상단 회사(지주회사
2024.05.27 06: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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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국·일본·중국, 환율의 숨은 전략 [2024 환율전쟁]
[커버스토리 : 2024 환율전쟁] #장면1. 블룸버그는 지난 5월 9일 아시아의 환율전쟁에 대한 기사를 하나 내보냈다. 제목은 ‘엔화의 취약성으로 아시아에서 새로운 통화 전쟁이 시작될까’였다. 핵심은 중국이 환율전쟁에 참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었다. 일본이 현재와 같은 초엔저 정책을 밀고 갈 경우 중국의 수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가뜩이나 디플레이션 상황에 처해 있는 중국이 수출마저 더 쪼그라들 경우 심각한 경제위기에 처할 수 있어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 환율전쟁에 나설 가능성이 있고, 이렇게 되면 한국과 대만도 가만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이는 새로운 통화 전쟁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는 얘기였다. #장면2. 지난 4월 17일 한국과 미국, 일본 3국의 재무장관회의가 열렸다. 3명이 한자리에 앉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한·미·일 재무장관들은 최근 원화와 엔화의 급격한 평가절하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 원·달러 환율이 17개월 만에 장중 1400원까지, 엔·달러 환율은 34년 만에 154엔대로 진입한 시기였다. 한·일 재무장관의 구두개입과 미국의 동조는 금융시장의 빠른 안정을 기대하게끔 했다. 불길은 잡혔다. 하지만 일주일도 채 안 돼 3국의 통화 운명은 크게 엇갈렸다. 엔·달러 환율은 160엔까지 치솟았고 원·달러 환율은 1360원대로 내려왔다.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세계경제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지표 ‘환율’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 거대한 체스판의 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달러, 엔, 유로 그리고 위안이다(원도 있지만 주인공이라고 하기엔 좀).주
2024.05.20 09: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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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투자, 어떻게 해야 하나 [2024 환율 전쟁]
[커버스토리 : 2024 환율 전쟁] 작년 하반기만 해도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까지 상승하면서 금융 시장에는 비관론이 팽배했다. 하지만 2023년 11월과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거치면서 시장의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올초 시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3월 FOMC에서 금리인하를 시작해 2024년에만 최대 7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시장 금리가 높아진 가운데 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지자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이 빠르게 채권 투자에 나섰다. Fed가 곧 금리인하 사이클에 돌입하는 만큼 시장 금리가 하락(채권 가격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었다. 하지만 파티는 짧았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둔화될 것이란 시장의 전망과 달리 반등했으며 고용지표도 예상보다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Fed 위원들도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언급하며 인하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특히 일부 Fed 위원들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Fed가 금리인하가 아닌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다행히 5월 FOMC에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시장 금리의 상승세는 멈췄다. 상승세만 멈췄을 뿐 하락세로 돌아설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채권 투자자들의 고민은 커지기 시작했다. 이제 어떤 지표를 보고 움직여야 하나.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시기, 채권 투자자들이 궁금해할 질문들에 답했다. Q. 무슨 지표를 봐야 할까물가와 고용지표를 확인해야 한다. Fed는 두 가지 책무(dual mandate)를 가지고 통화정책을 운용한다. 최대 고용과 물가안정(2%)이다.실업률이 상승하고 물가가 2%를 하회하면 Fed는
2024.05.20 08: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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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서도···하이브리드 성장률이 전기차 압도[하이브리드 고속주행]
[커버스토리 : 전기차 일시정지, 하이브리드 고속주행]지난 4월 15일 테슬라는 전 세계 인력의 10%를 감축하기로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밝힌 정리해고 계획에 의하면 약 1만4000명이 회사를 떠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내린 테슬라의 이번 대규모 인력 감축은 4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한 올해 1분기 매출과 감소한 차량 인도·판매량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같은 기간 점유율 1위 전기차 회사를 배출한 중국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격 인하 경쟁 격화로 수익성이 악화돼 줄폐업 위기에 놓인 중소업체들이 많다는 보고서가 최근 등장했다. 비야디(BYD), 지리 등 대기업 판매량이 늘면서 중국 정부가 쏟아부은 막대한 지원금과 풍부한 내수가 어우러진 결과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 전략의 지속가능성에는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전기차 시장은 전환기가 찾아와 현재 확실히 분기점에 놓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이나 환경에 관심이 많은 초기 소비자를 공략하는 시기를 지나 일반 소비자에게 대중화하는 과정에서 정체기를 맞았다는 것인데 시장을 이끄는 두 주역의 위기는 최근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변화의 국면에 놓였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둔화하는 전기차 수요 IEA의 ‘Global EV Outlook 202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전기차(BEV·PHEV) 등록대수는 약 340만 대로 지난 3년간 최고 판매량인 약 430만 대를 기록한 작년 4분기 대비 약 20% 감소했다.연간 기준으로 보면 지난 5년간 등록대수은 매년 늘었지만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다
2024.05.13 09: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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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대세...지는 '전기차' 뜨는 '하이브리드'[하이브리드 고속주행]
[커버스토리 : 전기차 일시정지, 하이브리드 고속주행] ‘느낌표’가 순식간에 ‘물음표’로 바뀐 모습이다. 주춤해진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많은 의문을 양산하고 있다. “전기차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라는 확신에 찬 전망들은 최근 더 이상 찾기 어렵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둔화되고 있다. 여전히 비싼 가격, 인프라 부족 등이 전기차 확산에 발목을 잡으며 ‘전기차 회의론’이 불거지고 있다.전기차를 대신해 친환경차 시장의 ‘총아’로 떠오른 건 하이브리드다. ‘가성비’와 ‘환경’을 모두 갖췄다는 재평가가 이뤄지며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일부 차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은 품귀 현상까지 빚어질 정도다.전기차가 친환경차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 시기가 언제일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전기차의 봄’이 오기 전까지 당분간 ‘하이브리드 강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르노코리아는 2013년 말 SM3 Z.E.란 모델을 선보였다. 말로만 듣던 전기차가 한국 시장에 처음 출시된 것. 이후 한동안 전기차 하면 SM3 Z.E.를 떠올리는 사람이 꽤 있었다. 르노가 한국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이유다.하지만 르노코리아는 얼마 전 한국에서 전기차를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전기차 판매가 크게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조에, 트위지 등 그간 판매하던 전기차 모델을 모두 단종하는 대신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도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오로라를 출시한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당분간
2024.05.13 08:4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