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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도 검찰 출신이라면 'OK'···30대 그룹 관료 출신 임원 5명 중 1명 '검찰'

30대 그룹의 관료 출신 임원 5명 중 1명은 검찰 출신으로 나타났다. 15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자산 상위 30대 그룹 계열사 중 올해 상반기 보고서를 제출한 298개 기업에 소속된 등기·미등기 임원 1만1208명의 출신 이력을 분석한 결과, 관료 출신은 전체의 3.0%인 337명이었다. 관료 출신 임원의 전직 부처는 검찰이 가장 많았다. 검찰 출신 임원은 75명으로 전체 관료 출신의 22.3%를 차지했다. 이 중 49명이 사외이사였으며, 사내이사는 조석영 카카오 CA협의체 준법지원팀장이 유일했다. 나머지 25명은 미등기 상근 임원으로 그룹별로는 삼성 5명, 현대차 4명, 한화와 KT 각각 3명 등이었다. 검찰출신 다음으로는 사법부(판사) 출신이 53명(15.7%)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들 중 39명이 사외이사, 14명이 미등기 임원이다. 이어 관료 출신 임원의 전직 부처는 국세청 38명(11.3%),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26명(7.7%), 산업통상자원부 23명(6.8%), 기획재정부 21명(6.2%), 대통령실·청와대 16명(4.7%), 공정거래위원회 12명(3.6%) 순이었다. 30대 그룹 중 관료 출신 임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신세계다. 임원 총 158명 중 11.4%인 18명이 관료 출신으로 나타났다. 이어 농협(9.4%, 14명)에 관료 출신 비율이 높았고, 한진(8.8%, 13명), CJ(7.4%, 22명), HDC(7.3%, 4명), 두산(7.0%, 13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관료 출신 임원 비중이 가장 작은 그룹은 LG로, 전체 임원 940명 중 관료 출신은 0.4%인 4명에 그쳤다. 관료 출신 임원 수가 가장 많은 그룹은 49명이 포진한 삼성이다. 비율로는 삼성 전체 임원 2084명 중 2.4%를 차지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노벨 경제학상에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분석한 아세모글루 등 3인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국가 간 빈부 격차를 연구한 대런 아세모글루 미국 MIT 교수와 사이먼 존슨 MIT 교수, 제임스 로빈슨 미 시카고대 교수 등 3명이 수상한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4일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이들 교수 3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이들 3명은 경제·사회적 제도가 어떻게 국가간 번영 수준 격차에 영향을 끼쳤는지를 연구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아세모글루 교수와 로빈슨 교수는 지난 2012년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책을 공동으로 저술했다. 이 책에서 두 사람은 경제제도를 ‘포용적 제도’와 ‘착취적 제도’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 포용적 제도가 국가 번영을 이끌고 착취적 제도를 도입한 국가는 낮은 경제 성장을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를 밝혔다. 포용적 제도로는 사유재산제도와 민주주의 등이 거론되고, 착취적 제도는 독재와 권위주의 등이 꼽힌다. 아세모글루 교수가 존슨 MIT 교수와 함께 쓴 책 ‘권력과 진보’에서는 기술과 번영을 둘러싼 역사적 쟁투를 나열하며 우리 시대의 낙관을 ‘인공지능(AI) 환상’이라고 주장했다. 기술 진보로 인한 풍요가 공동체보다 소수의 엘리트와 권력자들의 주머니를 불렸다고 지적했다. 경제학상은 다른 분야와 달리 노벨상 시상을 시작할 당시에는 시상 분야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300년 후1969년 스웨덴 중앙은행이 상을 제정하면서 매년 노벨상과 함께 시상되고 있다. 공식 명칭은 노벨 경제학상이 아닌 '알프레드 노벨 기념 스웨덴 중앙은행 경제학상'이며, 상금도 스웨덴 중앙은행이 노벨 재단에 기부한 기금 중에서 출연된다. 수상자는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담당하는 스웨덴 왕립과학원이 선정하며, 심사 등의 절차도 노벨상 규정에 따른다. 수상자 세 명에게는 메달과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4억원)가 주어진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몸값 5조 제시한 케이뱅크, 흥행 안갯속...역대급 구주매출이 걸림돌[전예진의 마켓 인사이트]

케이뱅크가 유가증권시장 입성에 재도전한다. 카카오뱅크에 이어 두 번째 상장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시가총액은 최대 5조원을 제시했다.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이후 공모주 시장에 나오는 최대어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다만 높은 기업가치와 공모 물량의 50%에 달하는 구주매출 비중 등이 흥행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몸값 최대 5조 인정받을까 케이뱅크는 10월 16일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마치고 18일 공모가를 확정한 뒤 21~22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오는 30일 코스피 상장이 목표다. 총 공모주식 수는 8200만 주다. 이 중 절반인 4100만 주를 신주로, 나머지는 구주로 내놓는다.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공모 때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구주매출은 상장기업에 공모자금이 유입되지 않고 주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장기 성장성에 부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케이뱅크는 2022년 처음 IPO 추진 당시 전량을 신주로 모집했으나 상장이 2년 가까이 지연되자 투자 리스크를 줄이고 싶어 하는 재무적 투자자들의 요구로 구주매출 비중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주당 공모가 희망 범위는 9500~1만2000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3조9586억~5조원, 총 공모액은 7790억~9840억원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다. 공모 규모는 2022년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규모다. 증권가에선 케이뱅크의 기업가치가 다른 인터넷은행 대비 높게 책정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주가순자산비율(PBR) 방식을 활용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PBR은 주가를 장부가치로 나눈 값으로 금융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주로 사용된다. 비교그룹으로는 카카오뱅크, 일본 SBI스미신넷뱅크, 미국 뱅코프를 선정했다. 이들의 PBR은 카카오뱅크 1.62배, SBI스미신넷뱅크 2.96배, 뱅코프 3.11배 등이다. 케이뱅크는 이들의 평균인 PBR 2.56배를 상반기 말 기준 자본총계(1조9556억원)에 적용한 뒤 공모자금 유입액을 더해 적정 시가총액을 5조4049억원으로 산정했다. 여기에 7.06~26.42% 할인해 희망공모가를 도출했다. 최종 공모가가 희망 가격 하단에 결정된다면 케이뱅크의 PBR은 1.69배다. 케이뱅크보다 순이익과 월간활성이용자(MAU) 등이 모두 앞선 카카오뱅크(1.6배)보다 기업가치를 높게 제시한 것이다. KB금융(0.54배), 신한지주(0.51배) 등 다른 금융주들에 비해서도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3배 이상 높다. 상장 첫날 유통물량이 많다는 점도 향후 주가에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케이뱅크의 상장 예정 주식 수(4억1669만5151주) 중 37.32%(1억5550만8247주)가 상장 직후 시장에 풀린다. 올해 상반기 IPO 기업의 평균 유통물량(28.04%)보다 많다. 공모주는 상장일 유통물량이 적을수록 주가가 많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주식을 사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주가를 밀어 올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장일 주가가 96% 급등한 HD현대마린솔루션의 첫날 유통 가능 물량은 14%에 불과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케이뱅크의 공모가 할인율이 최근 5년간 코스피 상장 기업 대비 낮아 가격 메리트가 적고 유통물량도 많아 상장 후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며 “최근 코스피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는 점도 흥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이 실적 좌우…수익원 다변화 과제 전문가들은 케이뱅크가 지속적인 성장성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흥행에 관건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케이뱅크는 올 상반기 854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전년 대비 242% 급증했다. 올 2분기 여·수신 잔액도 각각 24%, 26% 증가했다. 최근 3년 평균 여신성장률은 39.7%, 수신성장률은 29.8%다. 은행업 평균 성장률이 4~5%인 것에 비하면 높은 성장률이다. 2021년 자본확충 이후 본격적으로 여·수신 영업을 수행하며 여·수신 잔액이 모두 증가했다. 이자수익의 증가로 순이자 손익과 영업이익도 매년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담보 대출 비중 확대와 높은 수신금리 상품 출시로 순이자 손익 증가율이 둔화했다는 점은 케이뱅크의 약점으로 지적된다. 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정책으로 인한 부실 여신 확대 등의 영향을 재무제표에 선제적으로 반영하며 대손상각비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기준으로 영업이익 867억원을 달성하며 성장성을 회복하는 추세다.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가상자산이 있다. 케이뱅크는 2020년 6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실명계좌 발급 제휴를 맺었다. 그 결과 펌뱅킹 수수료가 많이 증가하며 순수수료 손익이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두나무 펌뱅킹 수수료는 업비트의 고객 수와 고객의 입출금 거래량에 연동된다. 가상자산시장 선호도가 높았던 2021년 케이뱅크가 두나무로부터 받은 펌뱅킹 수수료 수익은 295원에 달했다. 그러나 2022년 이후 가상자산시장 변동성 확대 및 대표적인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 등으로 펌뱅킹 건수가 감소하자 두나무 펌뱅킹 수수료는 2022년 139억원, 2023년 108억원으로 줄었다. 올 상반기는 연초 가상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입출금 건수가 증가하며 수수료가 87억원으로 회복됐다. 두나무 펌뱅킹 수수료가 케이뱅크의 전체 수수료 수익 대비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과 2024년 반기 기준 각각 30.5%, 36.0%로 늘었다. 가상자산시장의 변동성에 따라 케이뱅크의 실적이 좌우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케이뱅크는 다양한 금융 파트너와 제휴해 대체투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 원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여신 포트폴리오의 개선과 신용평가시스템의 고도화도 추진 중이다. 올 1분기 중저신용자를 선별하기 위해 고객의 직업 및 소득정보에 따라 세분화하는 신청 평점 모형을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머신러닝을 활용해 고객의 신용도를 추가로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시스템도 업그레이드했다. 비대면 상품도 강화한다. 케이뱅크는 2020년 8월 국내 은행 최초 100% 비대면인 온라인 아파트 담보대출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1년 3개월 만인 2022년 1월 누적 취급액 1조원을 기록했다. 2023년 말 기준 잔액은 3.5조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주요 시중은행 6개사의 부동산담보대출 잔액이 연평균 1.4% 성장한 것을 감안할 때 파급력이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 생활통장, 플러스박스 및 챌린지박스 등의 상품을 선보였고 지난해 9월엔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오토론 상품을 출시했다. 그러나 인터넷은행보다 자산 규모와 영업 기반, 기업금융 부문에서 우위를 보유한 시중은행이 디지털 분야와 비대면 채널을 강화한다면 경쟁 우위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신용데이터와 소상공인 단체연합 등이 제4인터넷전문은행을 추진하는 것도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신규 경쟁업체가 시장에 진입해 공격적으로 영업활동을 벌인다면 케이뱅크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케이뱅크가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다른 인터넷은행이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상장 이후 주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제1507호 - 202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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