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경BUSINESS 한경 60년 미래를 봅니다 - since 1964

주요뉴스

‘강달러 막자’ 외환보유액도 60억달러 감소

치솟는 원/달러 환율에 외환 당국의 대응 조치가 늘면서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60억달러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32억6000만달러(약 561조6000억원)로, 3월 말(4192억5000만달러)보다 59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올해 들어 외환보유액은 미국 달러화 강세로 1·2월 줄었다가 3월 석 달 만에 반등했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시장 안정화 노력, 분기 말 효과 소멸에 따른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감소,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 환산액 감소 등이 겹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달 미국 달러화가 약 1.0%(미국 달러화 지수 기준) 평가 절상(가치 상승)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오르자 외환 당국이 달러를 풀었다는 뜻이다. 이 환율 변동성 완화 조치에는 국민연금과 한은 간 외환 스와프 협약에 따른 달러 공급도 포함된다. 아울러 3월 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지표 충족을 위해 일시적으로 늘어난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도 다시 줄었고, 미국 달러 가치가 상승한 만큼 반대로 달러로 환산한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가치는 하락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3월 말 기준(4193억달러)으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2457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2906억달러)과 스위스(8816억달러), 인도(6464억달러), 러시아(5904억달러), 대만(5681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552억달러), 홍콩(4235억달러) 순이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불황에도 성장세,
삼바·셀트리온 주도

전 산업 분야에 불황이 심화하는 가운데 엔데믹으로 주춤하던 국내 바이오 업계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일부 선도 업체가 시장 기대 대비 높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앞으로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저성장 위기에 직면한 한국 경제에 한 줄기 희소식이다. 특히 불황에 강한 의약품 산업 특성으로 인해 기대감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의약품 자체가 경기나 업황을 타지 않고 꾸준한 물량이 소비되는 데다 선진국 및 신흥시장 인구 고령화로 인해 시장도 커지고 있다. 이 기회를 포착한 주요 바이오 대기업은 과감한 투자와 함께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등 규모를 확대하며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데믹’에도 수출 늘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23년 보건산업 수출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의약품 수출은 전년 대비 6.5% 감소한 76억 달러를 기록했다. 제약바이오 업계가 엔데믹 호황을 벗어나며 예상했던 일이었다. 실제로 백신류 수출액은 2022년 9억4000만 달러에서 2억7000만 달러로 71%나 줄었다. 같은 기간 체외 진단기기 수출 규모도 33억5300만 달러에서 8억 달러로 76.1% 감소했다. 그러나 월별 수출액을 보면 뚜렷한 ‘상저하고(上底下高)’ 흐름을 나타냈다. 전체 의약품 수출의 51.6%를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39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7.6%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어났던 거품이 빠졌음에도 바이오의약품과 화장품 등의 선전으로 인해 보건산업 수출 규모는 수출 품목 중 8위를 기록하며 10위권에 안착했다. 이병관 보건산업진흥원 바이오헬스혁신기획단장은 “2023년은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 따른 백신 및 체외 진단기기의 수요 감소로 인해 보건산업 수출이 전년 대비 다소 감소했으나 2023년 4분기 이후 보건산업 분야 수출이 회복되고 있으며 바이오의약품, 임플란트, 기초화장용 제품류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바이오 위상, 이재용 회장도 방문 바이오의약품 수출 회복에는 바이오 업계 1위를 차지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2위 셀트리온이 기여한 바가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업체로 반도체 업계의 파운드리(비메모리 반도체 위탁생산) 같은 곳이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3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출액(해외매출)은 3조5800억원으로 달러로 환산하면 25억 달러가 넘는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를 주 사업으로 하는 셀트리온은 같은 기간 1조7372억원 수출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이 하반기에 급격히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바이오 수출액 반등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69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상반기 매출이 1조5800억원으로 2조원가량을 하반기에 거둔 셈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는 제약바이오업계 최초이며 삼성그룹 내 상장 계열사 중 9번째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진입한 것이다. 2010년 삼성 미래전략실에서 꼽은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제약이 낙점되면서 탄생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창립 이래 분식회계 의혹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는 등 부침을 겪어야 했다. 결국 올해 2월 이재용 회장이 1심 재판에서 관련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때마침 시장 예상 대비 높은 실적이 이어지면서 사업도 궤도에 오른 상황이다. 이 회장은 무죄판결 뒤 첫 국내 공식일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방문해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5공장과 현재 가동 중인 4공장 현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최근 실적에 대해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한편 투자 강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분기 9469억원 매출을 올리며 역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데 이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시장에선 올해 매출이 4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4공장 전체 생산능력은 60만4000리터로 세계 1위 수준이다. ‘규모의 경제’에 따라 높아진 가격 경쟁력과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빅파마들로부터 수주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을 마무리 지은 셀트리온은 하반기부터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셀트리온 매출액 전망치를 3조7669억원, 영업이익은 8549억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2조1760억원 대비 큰 폭으로 성장한다고 본 것이다. 올 상반기까지 합병 관련 비용 반영이 끝나고 신제품 출시, 직접 판매로 인해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직판은 판매 수수료 부담을 낮춰 수익성을 제고하고 현지 시장 반응에 따라 제품군을 개발하기 유리한 제약 유통 형태다. 지난해 서정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가동하기 시작한 미국 직판망도 1년여 만에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미국에서 신약으로 등재된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램시마)가 출시돼 서 회장이 직접 현지 영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 밖에도 지난해부터 글로벌 임상을 마치고 허가 단계에 들어간 5개 신제품 출시를 통해 2025년까지 11개 제품을 갖추게 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을 극복하고 수익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항암제 등 기존 6개 제품에 허가 단계인 5개 제품도 올해 허가가 나서 추가로 출시되면 매출에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며 “5개 신제품은 소위 말하는 ‘블록버스터(10억 달러 매출을 낸 의약품)’에 속한다”고 말했다. 대기업 위주…양극화 뚜렷 바이오업계의 이 같은 성장세 역시 여타 산업과 마찬가지로 특정 분야, 최상위권 기업에 집중됐다는 한계가 있다. 수출액과 실적 대부분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즉 CMO와 바이오시밀러에 쏠려 있다.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셀트리온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업체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결 매출 상승에 삼성바이오에피스도 한몫을 한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각각 코스피 시가총액 4위와 8위를 차지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수출액과 매출 규모 면에서 양사 쏠림 현상은 심하다. 불과 몇 개 기업의 생존과 실적에 따라 산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대기업은 피해간 고금리 여파를 중소 바이오사와 스타트업은 피하지 못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시장 자체는 경기를 타지 않지만 투자심리는 경기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10여 년 동안 평균 10억 달러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 따라서 바이오벤처 대부분은 자체적으로 임상을 진행하지 못하고 신약, 플랫폼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즉 매출이 나오지 않는 연구개발(R&D) 단계에서 투자가 끊기면 연구인력 채용이 어려워지고 생존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제약바이오 기술수출 규모는 늘었지만 투자가 감소한다면 장기적으로 성장할 저변은 축소될 전망이다. 김현욱 현앤파트너스코리아 대표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국내 신약개발 벤처기업을 포함한 헬스케어 업체들의 주요 경영진을 만나 현재 당면한 최대 고민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주저 없이 ‘자금조달’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연구개발 중심의 제약바이오업은 필요한 자금이 적시에 조달되지 않으면 해당 기업의 성장잠재력은 물론 더 나아가 기업 존폐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타 업종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

KF-21 전투기 기술
다 빼갔나…인니, 분담금 '1조 먹튀' 논란

인도네시아가 한국형 전투기 KF-21 개발 분담금을 3분의 1 정도만 납부하는 대신 기술이전도 그만큼 받겠다고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국내에 파견된 인도네시아 기술자들이 올해 초 KF-21 개발 관련 자료 유출을 시도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상황이어서 이미 기술을 빼돌려 놓고 분담금 대폭 삭감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7일 방위사업청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최근 한국 정부에 KF-21 분담금을 기존 3000억원 외에 추가로 3000억원을 더해 총 6000억원을 2026년까지 납부하겠다고 통보했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2016년 1월 KF-21 전체 개발비(8조8000억원)의 20%인 약 1조7000억원(이후 약 1조6000억원으로 감액)을 2026년 6월까지 부담하는 대신 한국 측으로부터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고, 전투기 48대를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생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며 현재 약 1조원에 달하는 분담금을 연체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분담금 납부 기한을 2034년까지로 8년 연장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의 이번 제안은 당초 약속한 금액의 3분의 1 수준으로, 기술이전도 낸 금액만큼만 받겠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인도네시아가 납부한 금액은 28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인도네시아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한 기술자들이 개발 과정 등이 담긴 자료를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담아 유출하려다 적발된 이후 인도네시아는 추가로 1000억원을 정부 측에 건넸다. 정부는 인도네시아의 제안을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도네시아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미납액 약 1조원을 정부 예산으로 추가 부담해야하므로 논란이 예상된다. 또한 인도네시아와의 공동 개발 취지도 훼손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제1484호 - 2024.5.6

제1483호 - 2024.4.29

제1482호 - 2024.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