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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교수들, '복귀 반대' 전공의 등에 "오만하기 그지없어"

의대생들의 복귀 움직임을 두고 동료 의대생과 전공의들 사이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자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의 하은진·오주환·한세원·강희경 교수는 17일 '복귀하는 동료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께 이제는 결정할 때입니다'라는 이름의 성명을 냈다. 이들 교수는 "더 이상 침묵하는 다수에 숨어 동조자가 될 수 없기에 우리의 생각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자신들의 생각을 풀어냈다. 그러면서 "내가 알던 제자, 후배들이 맞는가. '내가 아플 때 내 가족이 이들에게 치료받게 될까 봐 두렵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들은 "(의사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 의료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박단(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의 페이스북 글들, 그 안에는 환자에 대한 책임도, 동료에 대한 존중도, 전문가로서의 품격도 찾아볼 수 없는 말들이 넘쳐난다"며 "정말 내가 알던 제자, 후배들이 맞는지, 이들 중 우리의 제자, 후배가 있을까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조금은 겸손하면 좋으련만,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는 모습도 오만하기 그지없다"며 "그 글들을 읽다 보면 '내가 아플 때, 내 가족이 이들에게 치료받게 될까 봐 두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트럼프가 꿈꾸는 새로운 국제 질서...'이것'의 미래 바꾼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수십 년간 유지된 국제질서 재편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미 달러화 가치의 방향성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1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반영한 WSJ 달러 지수는 7주 동안 하락하여 지난 11월 5일 대선 이후의 상승분을 반납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달러 지수는 미 대선 당일 약 103.2에서 시작해 최고 110.115까지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여 지난 11일, 대선일 이전 수준인 103.195로 내려앉았다. 대선 승리 직후, 경제 성장률 상승에 대한 전망과 소폭의 관세 인상으로 주식과 달러가 상승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예고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공화당 정권 전통에 맞춰 감세 및 기업 규제 완화에 집중할 것이라는 게 경제계 안팎의 기대였다. 그러나 관세가 협상 수단에 불과할 것이란 기대를 뒤엎고 우방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를 상대로 관세전쟁이 격화하면서 연방정부 구조조정이 과격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감세 및 규제 완화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투자자들이 긴장하는 이유는 최근의 달러화 약세 흐름이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정책 기조와 일치하는 탓이다. 그동안 국제금융 시스템은 미국이 동맹국에 안보 지원을 해주고, 그와 맞물려 해외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사주면서 달러화가 강세 지위를 유지하는 식으로 유지됐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전환으로 이런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에 대한 국방비 지출을 줄이겠다고 압박하면서 동시에 미국 내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달러화 약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다만, 달러화 약세 정책이 트럼프 행정부가 의도한 대로 전개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WSJ은 미국 금리가 다른 선진국보다 높은 만큼 외국인 투자가 지속될 것이며, 달러 가치가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노던 트러스트 웰스 매니지먼트의 최고 투자 책임자 케이티 닉슨은 “최근 몇 주 동안의 변화가 시장의 흐름을 뒤바꿀 수도 있다”며, 트럼프의 행보가 달러 가치에 불확실성을 더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브래드 세처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공약이 가져올 연방 재정적자로 인해 미 국채 수익률이 높게 유지되고 이는 달러화 강세 압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수아 인턴기자 joshua@hankyung.com

“한국 유아 절반이 학원행”… 외신도 놀랐다

한국 영유아 사교육 시장이 과열되는 가운데, 외신이 이를 조명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 시각) "한국의 6세 미만 아동의 절반가량이 입시 학원으로 몰리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치열한 경쟁과 급등하는 교육비가 저출산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한국 교육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통계를 인용해 "한국의 6세 미만 영유아의 47.6%가 학원(hagwon)을 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학원(hagwon)'을 "영어, 수학, 과학, 글쓰기 등의 과목을 가르치는 사교육 기관"으로 소개하며, "사교육이 한국에서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했다고"고 평가했다. FT는 “부모들이 자녀가 명문대에 입학하고, 소수의 대기업 등 고소득 직장을 얻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학원에 의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영어 유치원 입학을 위해 영유아 대상 사교육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4세 고시’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FT는 “사교육 열풍이 이제 미취학 아동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런 경쟁은 부채를 늘리는 등 가계 재정에 상당한 부담을 줘 국내 소비 침체를 야기했다”고 진단했다. 또한 한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5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임을 언급하며 “과도한 교육 부담이 한국의 저출산과 인구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험 통과를 위한 암기 중점 교육 시스템에 불만도 커지고 있으며, 부모들 또한 사교육 부담에 대한 불만이 있지만, 자녀가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사교육을 선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인터뷰를 통해 교육 비용이 노인 빈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현재 젊은 부모들은 사교육이 대학 진학의 필수 요소임을 체험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녀 사교육에 투자한다"며 "하지만 교육비 부담으로 인해 노후 대비 저축이 어려운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24 유아 사교육비 시험조사'에 따르면, 6세 미만 미취학 아동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3만 2,000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어유치원의 월평균 비용은 154만 5,000원에 달하며, 소득 규모별 사교육비 격차는 7배 이상 벌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제1529호 - 2025.3.17

제1528호 - 2025.3.10

제1527호 - 202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