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부동산 부양책 곳곳서 브레이크 걸릴듯 [총선 끝 경제는④]

    [스페셜 리포트 - 총선 이후 한국 경제 어디로]의대정원 증원, 대파 논란 등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많은 이슈가 부상했다. 그럼에도 부동산만큼 다양한 주제에서 지속적으로 뉴스를 장식한 정책, 공약은 없었다. 이번 총선은 물론이고 지난 선거에서도 있었던 일이다. 그만큼 부동산은 내수경기와 민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야다.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무엇보다 ‘규제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목표였다. 매달 증가하는 지방발(發) 미분양 물량과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건축비 상승이 건설부동산 경기를 크게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라경제를 휘청이게 할 수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등에 대처하는 목적도 있었다. 그러나 정부의 의지만으로 건드릴 수 없는 게 세법이다. 시행령이나 지자체 조례 개정 등으로 손댈 수 없는 영역이 더 크기 때문이다. 제21대 국회에서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의석수는 114대 158로 여당이 야당의 협조 없이 단독 법안 통과가 불가능했다.의석수가 더 벌어진 지금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초 민생토론회를 통해 직접 밝힌 일명 1·10 대책에 포함된 재건축 패스트트랙 등을 비롯해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으나 법적 토대가 마련되지 않은 각종 정책들의 앞날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정부 운신의 폭은 더욱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경기에 가장 큰 변수는 금리와 유동성이지만 이미 차갑게 식은 심리를 되돌릴 개발 호재와 세제완화 정책은 추진동력이 급속히 떨어질 가능성이

    2024.04.12 06:00:03

    부동산 부양책 곳곳서 브레이크 걸릴듯 [총선 끝 경제는④]
  • 100대 그룹 ‘승계의 시간’ 다가온다 [승계의 시간, 분쟁의 시간]

    [커버스토리 : 승계의 시간, 분쟁의 시간]한미약품 남매의 난, 고려아연·영풍의 경영권 갈등, 금호석유화학 조카의 난 등 최근 재계를 떠들썩하게 한 경영권 분쟁 사태의 핵심은 결국 승계 문제다.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온 창업세대가 물러나고 다음 세대로 경영권이 승계되는 과정에서 가족 간 분쟁이 눈에 띄게 늘었다.높은 상속세, 체계적인 시스템 미비, 가족 간 불화가 주요인이다. 국내 100대 그룹 대부분이 가족기업인 만큼 향후 경영권 분쟁의 단초를 만들지 않기 위해선 지분 승계뿐 아니라 경영 노하우 전수 시스템 등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기업 승계에 대해서는 부의 대물림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가족기업이 창업자의 기업가 정신뿐 아니라 고용과 경영성과에서도 일반기업을 압도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언스트앤드영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500대 가족기업의 매출은 8조200억 달러로 2021년보다 10% 증가했다. 글로벌 500대 가족기업은 2450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한국가족기업연구소에 따르면 가족기업이 높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은 단기성과에 의해 평가되는 일반기업에 비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장기 투자 전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기업은 일반기업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이지만 창업세대를 넘어 생존하는 비율은 30% 정도다. 2세대는 12%, 3세대까지 넘어가면 생존 비율은 3%로 뚝 떨어진다.높은 상속세로 인한 부족한 상속자금, 후계자의 역량 부족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가족 간 갈등과 분쟁 역시 주요인 중 하나다. 세대를 거듭할 수록 가족 수가 늘어나면서 상호 이해관계가 복

    2024.04.08 06:05:05

    100대 그룹 ‘승계의 시간’ 다가온다 [승계의 시간, 분쟁의 시간]
  •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남겨진 숙제들 [승계의 시간, 분쟁의 시간]

    [커버스토리 : 승계의 시간, 분열의 시간]경영권 분쟁의 역사는 길다. 창업주 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오던 시기, 이르게는 1980년대에 시작됐으며 늦게는 2000년대 들어 갈등이 심화된 곳도 있다.그중에서도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그룹과 현대그룹의 경영 승계 과정은 특히 관심을 받았다. 이들은 숱한 우여곡절을 거쳐 삼성은 이건희가, 현대차는 정몽구가 이어받았다.  그리고 다시 이건희에서 이재용으로, 정몽구에서 정의선으로 3세대 승계가 진행됐다. 형제들과 후계 경쟁을 벌인 2세대와 비교하면 이들의 승계 과정은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졌다. 그러나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이들 기업에는 여전히 숙제가 남아 있다.  삼성생명 지분 처리를 어찌할 것인가 이건희 선대회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으로 이어지는 승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94년이다.당시 이건희 회장은 아들 이재용에게 60억8000만원(증여세 16억원)을 증여했고 이 돈으로 삼성엔지니어링과 에스원의 주식을 샀다. 이후 이 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매입(1996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을 통해 그룹 장악력을 높여왔다. 이를 통해 이 회장은 삼성그룹을 지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그러나 그룹의 핵심 회사인 삼성전자를 지배하기에는 많은 조건이 필요하다.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이재용-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이재용 회장(18.13%)이다. 삼성생명 지분도 10.44%를 가지고 있다. 삼성물산에 이어 2대주주에 해당한다.그런데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분율은 1.63%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이 8.51%, 2대주주인

    2024.04.08 06:05:03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남겨진 숙제들 [승계의 시간, 분쟁의 시간]
  • 경영권 분쟁의 승자와 패자들 [승계의 시간, 분쟁의 시간]

    [커버스토리 : 승계의 시간, 분쟁의 시간]“기쁠 줄 알았지만 기쁘지 않고 마음이 아프다. 승자와 패자를 가르고 싶지 않다. 어머니와 여동생 그리고 OCI와 부득이하게 표를 다투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한 부끄러움이 앞선다.”한미약품-OCI그룹 통합을 반대하며 3개월간 어머니, 여동생과 공방을 벌인 끝에 지난 3월 주총에서 승리한 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밝힌 소회다. 한미그룹 모녀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한 편의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었다.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지분 경쟁이 팽팽하게 이어지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끝에 임종윤·종훈 형제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최근 주요 기업 주총이 마무리되면서 재계를 덮친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의 승자와 패자가 나왔지만 갈등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는다. 패자가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다시 불씨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재계에서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오너일가 간 재산·상속 관련 다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삼성과 한화는 일찌감치 승계 관련 분쟁을 겪었다. 1969년 삼성에서는 이병철 회장의 둘째 아들 이창희가 아버지를 몰아내려고 했던 사건이 벌어졌다. 한화는 1990년대 김승연, 김호연 형제간 상속 분쟁을 겪었다. 그 결과 한화와 빙그레가 분리됐다. 2000년에 벌어진 현대그룹 왕자의 난은 한국 대기업에서 2세로 승계되는 과정이 험난할 것임을 예고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승자였다. 이어 2005년 두산에서 형제의 난이 벌어져 양측은 수년간 진흙탕 싸움을 이어갔다. 이후 롯데·한진·효성·한국앤컴퍼니·금호·LG 등도 재산권이나 경영권 분쟁을

    2024.04.08 06:05:02

    경영권 분쟁의 승자와 패자들 [승계의 시간, 분쟁의 시간]
  • 가문 잇기 위한 ‘오너일가’의 “상속세 내기 챌린지” [승계의 시간, 분쟁의 시간]

    [커버스토리 : 승계의 시간, 분쟁의 시간]한국의 상속세율은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최고세율은 50%에 달해 OECD 회원국 중 55%인 일본에 이어 2위다.심지어 최대주주 할증을 더하면 60%에 이른다. ‘상속세 폭탄’에 한국 기업들은 쉽사리 경영 승계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오너일가’들은 상속세를 내기 위해 주요 회사 지분을 팔거나 자금 확보가 어려우면 승계를 포기하기도 한다.밀폐용기 제조회사 ‘락앤락’을 맨손으로 일군 김준일 회장은 2017년 회사를 매각한다고 돌연 발표했다.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 지분 전량 3496만1267주를 6293억원에 팔았다. 매각 사유로 일각에선 상속세 폭탄을 꼽았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으나, 락앤락 매각은 높은 상속세율과 관련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삼성가도 상속세 납부를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 지난 1월 삼성 총수일가 세 모녀는 주요 계열사 지분매각에 나섰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은 상속세 2조80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전자 지분 2조1900억원어치(2982만9183주)를 매도했다.삼성 일가가 내야 하는 상속세는 총 12조원 규모다. 업계에 따르면 홍 전 관장은 상속세로 약 3조1000억원,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각각 2조6000억원과 2조4000억원을 부담한다. 다음 차례인 이재용 회장이 내야 할 상속세는 총 2조9000억원이다. 게임 회사 ‘넥슨’의 김정주 전 회장 유족들도 가업 승계를 위한 대가를 치렀다. 그룹 지주사 NXC 지분의 29.29%(85만1968주·4조7000억원 규모)를 정부에 물납했다. 기획재정부는 물

    2024.04.08 06:04:01

    가문 잇기 위한 ‘오너일가’의 “상속세 내기 챌린지” [승계의 시간, 분쟁의 시간]
  • “지정학적 우려도 제쳤다” 대만 증시 이끄는 슈퍼 컴퍼니 [대만의 힘③]

    [스페셜 리포트 : 대만의 힘③]‘13.14%’.연초부터 3월 27일까지(이하 YTD) 3개월간의 대만 증시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3.19%)는 비교하기도 민망하고 세계증시에서 현재 가장 핫한 S&P500(10.05%)의 수익률마저 가뿐히 넘는다.“대만이?” 하는 의문이 들었다면 대만 증시를 이끄는 주역들에 그 답이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 TSMC,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 출하량 1위 미디어텍, IT 하드웨어 위탁제조 1위 기업 폭스콘, 세계 최대 노트북 위탁제조사 퀀타컴퓨터….3월 27일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대만 증시의 중심인 반도체·전자 등 IT 기업을 뜯어봤다. 대만은 IT 기업의 비중이 2021년 기준 70.2%로 전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시가총액 톱10에서도 시총 1위인 TSMC를 비롯해 2위부터 10위까지의 기업 중 절반이 반도체·전자 업종이다. 1위 TSMC업종 반도체“AI 열풍이 지정학적 우려를 제치고 대만 반도체 제조회사 TSMC의 기록적인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지난 3월 18일 블룸버그는 TSMC에 공격적으로 베팅하는 투자자를 ‘TSMC 황소’라고 칭하며 이같이 분석했다.불과 2년 전만 해도 TSMC는 리스크가 큰 주식이었다. 주식투자의 전설로 꼽히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CEO가 50억 달러 규모의 TSMC 주식을 매각하며 양안관계 등 지정학적 긴장을 이유로 들었을 정도다.2년이 지난 지금 긴장관계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친미파인 라이칭더가 정권을 잡으며 양안관계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그런데 TSMC의 상황은 예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AI가 가장 큰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TSMC의 주장을 뒷받침하며 주식 보유량을 2년 만에 최

    2024.04.02 07:00:03

    “지정학적 우려도 제쳤다” 대만 증시 이끄는 슈퍼 컴퍼니 [대만의 힘③]
  • “TSMC가 없다면 엔비디아도…” 테스트보다 강력한 한 방 [대만의 힘②]

    [스페셜 리포트 : 대만의 힘②]최근 ‘8만전자’가 화제다. 미국 증시를 이끄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삼성전자의 HBM3E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히자 박스피를 거듭하던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것이다.이는 최근 세계 증시를 움직이는 엔비디아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예다. 그렇다면 젠슨 황의 다음 발언은 어떤가.“TSMC가 없다면 오늘의 엔비디아도 없었을 겁니다.” 젠슨 황의 구세주3월 26일 대만의 대표 주가지수인 가권지수(TAIEX)가 2만397.07로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특별한 재료는 없었지만 대만 증시를 끌어 올린 건 인공지능(AI) 대형주의 강세였다. 이날 주요 외신들은 투자자들이 엔비디아의 협력사인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기업 TSMC와 아이폰 제조업체인 폭스콘을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AI 대형주의 강세에 힘입어 시가총액도 급증했다. 대만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은 3월 27일 기준 2조1877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의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시가총액(1조9878억달러)을 크게 앞지른 규모다.발 빠른 한국 투자자들은 이미 제3의 투자처로 대만을 쫓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투자자의 대만 주식 누적 보관금액은 1040만6798달러다. 전년 말보다 86만8148달러 늘어난 것으로 2011년 집계 이후 연간 기준 역대 둘째로 많은 금액이다.국내 투자자들의 최근 관심은 대만의 달라진 위상에 이유가 있다. 대만 기업들이 미국발 ‘AI 열풍’의 밸류체인에서 핵심기업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11월 젠슨 황은 대만에서 열린 한 시상식에 참석해 모리스 창 TSMC 창업자의 수상을 직접 축

    2024.04.02 07:00:02

    “TSMC가 없다면 엔비디아도…” 테스트보다 강력한 한 방 [대만의 힘②]
  • ‘대륙의 실수’는 어떻게 ‘차이파이’가 됐나[하이엔드 중국의 습격④]

    [스페셜 리포트 : 하이엔드 중국의 습격④](사진출처: 레딧, 캡션: 수월우 유선 이어폰 ‘란’)차이파이(Chi-Fi)가 ‘메이드 인 차이나’를 향한 편견을 깨고 있다. 차이파이는 ‘차이나(China)’와 ‘하이파이(Hi-Fi)’를 합친 말로 중국산 하이파이 오디오 기기를 말한다. 오랜 기간 저가, 저품질의 대명사처럼 쓰였지만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IBIS 세계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오디오 장비 제조 산업의 시장 규모는 287억 달러(약 38조4376억원)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1.6% 성장했다. 차이파이의 세계 진출은 10여 년 전 ‘대륙의 실수’로부터 시작됐다. 대륙의 실수란 중국에서 만든 가품 혹은 저렴한 제품이 매우 높은 성능을 내는 것을 의미한다.첫 등장은 2014년 ‘명기’로 소문난 젠하이저 IE80 모델의 가품이 유통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당시 일본과 독일 등의 기술 선진국들은 낮은 생산비와 물류의 용이성으로 중국 업체들에 제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발주를 했다. 이 과정에서 독일의 음향기기 제조사 젠하이저의 기술이 중국 생산 공장에서 유출됐다. 기술이 유출되자 중국에선 진품의 가품, 가품의 가품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했다. 이들 제품은 모두 젠하이저 IE80과 비슷한 실력을 뽐냈다. 젠하이저 IE80의 2014년 기준 최저가는 30만원이었다. 중국이 브랜드를 바꿔 만든 다른 모델의 가격은 2만6000원 수준이었다. 성능은 80~90%에 달했다. 이 사건으로 시작된 ‘대륙의 실수’는 점차 하이엔드 시장까지 넘보는 차이파이로 진화했다. 그간의 제작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 기업들이 자체 브랜드를

    2024.03.25 10:00:15

    ‘대륙의 실수’는 어떻게 ‘차이파이’가 됐나[하이엔드 중국의 습격④]
  • "그냥 재미로 사요"…한국 유통시장 점령하는 중국[하이엔드 중국의 습격③]

    [스페셜 리포트 : 하이엔드 중국의 습격③]‘알리핫딜, 테무깡, 쉬인하울’…. 최근 유튜브에서 인기를 끄는 콘텐츠다. 제목 옆으로는 ‘광고X’,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물건)이 적혀 있다. 이들 기업으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지 않고 만들었다는 의미다. 중국 앱을 소비하는 게 최신 트렌드가 됐다. 가격은 충격적이다. 패딩은 3만원, 신발은 1만원, 뷰티소품은 5000원도 안 한다. 터무니없이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품질은 둘째 문제로 만들었다. 경기 불황에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made in china’는 더 이상 핸디캡으로 작용하지 않게 됐다. 하이엔드 시장은 하이엔드 시장대로, 저가 시장은 저가 시장대로 무방비 상태로 중국 플랫폼 기업들의 공세에 노출돼 있다. 소비재뿐 아니다. 이들은 온라인 셀러들까지 흡수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에 공식 입점했다. 햇반, 비비고 만두, 스팸도 알리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CJ제일제당의 선택으로 알리의 이미지까지 바뀌고 있다. 한번 쓰고 버리면 되는 공산품 위주의 판매에서 이제 먹거리까지 ‘믿고’ 살 수 있게 됐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남양유업 등도 앞다퉈 알리와 손을 잡고 있다.먹거리 화장품은 공산품과 다르다. 소비자들이 신뢰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피부, 건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면에서 국내 대표기업들이 알리와 손을 잡은 것은 알리의 포지션을 한 단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알리는 왜 한국을 노리나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의

    2024.03.25 09:00:03

    "그냥 재미로 사요"…한국 유통시장 점령하는 중국[하이엔드 중국의 습격③]
  • 1등 삼성 아니었어?…로봇청소기·가전·폴더블폰 점령한 중국[하이엔드 중국의 습격②]

    [스페셜 리포트 : 하이엔드 중국의 습격②]삼성과 LG의 안방인 국내 가전시장에 조용한 이변이 일고 있다.  지난해 국내 로봇청소기 점유율 1위는 한국이 아니라 중국 브랜드인 로보락이었다.로보락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35.5%였다. ‘싼 맛에 쓰는’ 저가 공세가 아니다. 먼지를 흡입한 뒤 물걸레로 바닥을 닦고, 이 걸레를 스스로 빨아 말리는 일까지 알아서 하는 ‘올인원 기술’이 무기였다. 가격도 비싸다. 로보락 올인원 제품은 최저 100만원을 넘나든다. 150만원 이상의 하이엔드급 로봇청소기 시장에선 점유율 80.5%를 기록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입지를 굳힌 것이다.할인도 거의 없다. 어쩌다 한 번 이커머스 업체에서 할인판매를 하면 소비자들은 우루루 몰려가고 입고되자마자 품절되는 일이 다반사다. 매출 역시 지속 성장세다. 로보락은 지난해 한국 매출 2000억원을 달성했다. 2022년 대비 2배 성장한 수치다.온라인 커뮤니티와 신혼부부들 사이에서는 이미 ‘로봇청소기=로보락’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면서 국내 가전 기업 역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올인원 로봇청소기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계는 기술 완성도 등을 이유로 ‘올인원 로봇청소기’ 출시를 미뤄왔다.물걸레 청소와 먼지 흡입 등 두 가지 기능을 한 번에 할 경우 기존 제품보다 청소 성능이 떨어진다고 봤기 때문이다.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3D 센서, 라이다 등 자율주행 기술이 집약된 로봇청소기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보다 앞선다는 것은 편견”이라며 “한국 브랜드가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출시하면

    2024.03.25 07:51:54

    1등 삼성 아니었어?…로봇청소기·가전·폴더블폰 점령한 중국[하이엔드 중국의 습격②]
  • 중국만 다른 노선 달리는 전기차...‘제2의 차이나 쇼크’ 온다[하이엔드 중국의 습격①]

    [스페셜 리포트 : 하이엔드 중국의 습격]지난해 전 세계에서 자동차를 가장 많이 수출한 국가는 중국이었다. 2022년 독일을 제치고 자동차 수출 세계 2위를 차지한 뒤 1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가장 많은 소비자를 보유하고 있던 ‘세계 최대 시장’ 중국이 가장 무서운 공급자로 거듭난 것이다. 세계 패권을 놓고 벌이는 중국과 미국의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미국의 승리를 점쳤다. 미국은 반도체와 통신장비 등 첨단산업에 대한 규제로 몇 년간 중국의 숨통을 조였다.중국의 각종 산업은 이 규제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이 전통적 강점을 갖고 있는 저부가가치 산업에서도 동남아시아의 다른 나라에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2024년 현재 이 예상은 빗나갔다. 전기차 경쟁에서 중국 비야디(BYD)는 테슬라를 제치고 판매량 세계 1위(2023년 4분기 기준) 기업의 자리에 올랐다. 전기차 시장에는 새로운 플레이어도 등장했다. 샤오미다. 보조배터리와 차량용 공기청정기와 스마트 쓰레기통, 저가 이어폰 등을 만들어 파는 줄 알았던 샤오미는 3월 전기차 판매를 시작했다.  미국의 제재로 망하는 줄 알았던 화웨이는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60 시리즈를 내놓고 중국 시장에서 애플을 밀어내고 있다. 팀 쿡 애플 CEO가 최근 상하이로 달려간 것도 화웨이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애플 판매량이 줄었기 때문이다.미국 정부가 화웨이 스마트폰 제조와 관련된 기업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검토하겠다고 나선 것은 화웨이 제품의 높은 경쟁력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세계 TV시장에서는 TCL이 벌써 최고급 시장까지 침투

    2024.03.25 07:37:48

    중국만 다른 노선 달리는 전기차...‘제2의 차이나 쇼크’ 온다[하이엔드 중국의 습격①]
  • 과거 줍줍대박 신화를 만들었던 미분양 아파트의 공통점..규모·일자리 접근성[돌아온 미분양 시대③]

    미분양 부담에 하락하던 부동산 시세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동안 일부 미분양 아파트는 크게 상승하며 큰 수익을 안겨준 반면, 그렇지 못한 아파트도 있었다.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이고 지방 광역시에서도 미분양 단지들의 명암은 몇 년 만에 확연히 엇갈렸다.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각각 10곳씩 대표적인 미분양 단지를 분석한 결과 단지 규모와 평형 구성, 입지 등이 미분양 단지 간 시세 격차를 만드는 데 일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인지 여부와 전용면적 84㎡ 중소형 타입 비중은 실수요자들의 선호를 불러일으키며 거래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 통상 대단지 아파트는 주거밀집 지역에 많고, 이 같은 지역 인근에 다양한 편의시설이 자리하게 된다.부동산의 영원한 테마인 역세권 여부(도보 10분 거리)는 지방보다 수도권에서 강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역과 가까운 그 자체보다 “어떤 역세권인가”가 크게 영향을 끼쳤다. 서울서도 소단지·대형은 제자리전통적인 서울 도심을 품은 종로에선 두 단지의 희비가 갈렸다. 주인공은 744가구 주상복합 아파트 ‘광화문스페이스본’과 112가구 규모 ‘신동빈 회장님 아파트’로 알려진 ‘롯데캐슬로잔’이다. 광화문 오피스 건물과 가까운 ‘광화문스페이스본’과 전통부촌인 평창동에 위치한 ‘롯데캐슬로잔’은 정반대 특징을 보인다.경복궁역 3호선과 5호선 광화문역이 가깝고 도보로 광화문 일대 출퇴근이 가능한 ‘광화문스페이스본’은 2008년 7월 당시 3.3㎡당 1500만~1800만원 사이 분양가로 주변보다 약 30% 비싸 인기가 덜했다. 특히 1단지의 경우 중소형 타입이 많았다. 이는 실수요

    2024.03.18 10:33:32

    과거 줍줍대박 신화를 만들었던 미분양 아파트의 공통점..규모·일자리 접근성[돌아온 미분양 시대③]
  • 유동성 장세 끝나, ‘줍줍’도 옥석 가리기 필요해[돌아온 미분양 시대②]

    과거의 하락기보다 지금 상황이 나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인해 추가 미분양 발생 조짐은 여전하다. 일부 주택사업자들은 미분양이 날 것을 예상하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값에 아파트를 분양해야 할 상황이다. 이들이 지난 상승기에 토지를 고가에 매입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원자재값이 상승하면서 공사비 또한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현재 판매 중인 주요 미분양 아파트도 분양가가 높아 발생한 측면이 크다. 서울의 주요 미분양 아파트 단지를 들여다봤다.지난해 10월부터 분양을 시작한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 공급가격은 3.3㎡당 3550만원으로 전용면적 59㎡ 고층 세대(30층 이상)가 9억원 초반대에 책정됐다. 해당 단지가 위치한 이문·휘경뉴타운은 최근 ‘래미안라그란데’, ‘휘경자이디센시아’ 등 대단지 공급이 이어진 데다 이문아이파크자이가 이들 경쟁 단지보다 높은 분양가에 나오면서 청약 물량 일부가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했다.지난해 3월 3.3㎡당 2930만원에 분양했던 ‘휘경자이’까지는 “가격이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빠른 시일 내에 계약 마감에 성공했다. 그런데 8월 ‘래미안라그란데’부터 3.3㎡당 3000만원을 넘기면서 고분양가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테크에 따르면 3월 13일 기준 휘경동 소재 신축 아파트인 휘경SK뷰 시세가 3.3㎡당 3173만원이다.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분양되는 아파트라 투자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완판에 실패했다.  역사는 반복된다…신도 모르는 하락기분양

    2024.03.18 06:00:07

    유동성 장세 끝나, ‘줍줍’도 옥석 가리기 필요해[돌아온 미분양 시대②]
  • 반복되는 미분양 사이클…이번에는 '강남불패' [돌아온 미분양 시대①]

    ‘전국 미분양 주택 6만 호’. 부동산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각종 규제완화 등에 힘입어 한때 5만 호대로 떨어졌던 전국 미분양 주택 수가 연말부터 다시 6만 호를 웃돌기 시작하며 증가 추세로 접어들었다. ‘악성 미분양’으로 알려진 공사 완료 후 미분양 주택 수도 1만 호를 돌파했다.국내 주택시장은 IMF 외환위기를 전후로 한 1990년대 중후반과 뉴욕발(發) 금융위기 이후인 2000년대 말 비슷한 미분양 위기를 경험한 바 있다. 아파트 시세 하락과 미분양 증가는 예나 지금이나 매수심리를 더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당장 아파트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현재 상태는 과거와 상당 부분 차이를 보인다. 미분양 주택 규모부터 일선 건설업계에 미치는 여파 역시 예전처럼 강력하지는 않다. 미분양이 증가하는 가운데 ‘완판(분양 마감)’ 단지도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서울의 미분양 양상이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과거 미분양 급증기에는 서울 핵심지역 아파트도 팔리지 않아 할인 분양까지 했다. 지금은 서울 미분양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되는 곳만 되고 안 되는 곳은 기다려도 안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이는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지방은 과거보다 더 위험할수도 있다는 것이 첫 번째다. 또 다른 의미는 과거 엄청난 수익을 안겨줬던 미분양 ‘줍줍’의 성공 신화는 경계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분양가 규제로 서울 물량적체 덜해국토교통부가 집계하는 미분양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6만3755호를

    2024.03.18 06:00:05

    반복되는 미분양 사이클…이번에는 '강남불패' [돌아온 미분양 시대①]
  • 마블 히어로는 지는데, 한국 먼치킨이 뜨는 이유는?[김희경의 컬처 인사이트]

    미국의 영화 제작사 ‘마블 스튜디오’의 대표 콘텐츠는 단연 히어로물이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닥터 스트레인지 등 전 세계 영화 시장을 제패한 히어로 대다수가 마블에서 나왔다. 이 캐릭터들이 총집결한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만 해도 국내에서 139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 박스오피스 5위에 올랐다.그런데 요즘 국내외에서 마블 히어로물을 보는 사람은 크게 줄었다. 오히려 기대를 안고 극장을 찾았던 관객들이 혹평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온갖 초능력이 나오고 볼거리가 다양하지만 딱히 공감하기 어렵고 ‘남의 이야기’로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 작품들 속에선 일상과는 거리가 먼 우주까지 다녀와야 하지 않은가. 여기에 ‘멀티 유니버스’라는 복잡한 세계관까지 더해져 이해조차 하기 어렵다.최근 한국에선 새로운 히어로들이 이 공백을 가득 채우고 있다. ‘먼치킨물’이라는 장르로 불리는 한국형 히어로물이 탄생한 것이다. ‘먼치킨’은 압도적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캐릭터를 이른다. 먼치킨은 한국 판타지 소설에서 출발해 게임, 웹툰·웹소설 시장에서 주로 사용됐던 용어이다. 그런데 드라마와 영화 등 영상 시장으로도 확산되기 시작해 ‘먼치킨물’ 열풍에 이르렀다.이 작품들은 우리가 흔히 아는 마블의 히어로물과는 다르다. 아이언맨처럼 슈트를 입는 것도 아니고, 닥터 스트레인지처럼 망토를 걸치는 것도 아니다. 굳이 우주로 날아가지도 않는다. 지난 2월 종영한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주인공이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 자신을 버리고 바람난 남편과 그 상대인 자기 친구를 응징할 뿐이다. 그럼

    2024.03.11 08:43:19

    마블 히어로는 지는데, 한국 먼치킨이 뜨는 이유는?[김희경의 컬처 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