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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산업 강화하는 일본 [이지평의 경제 돋보기]
[경제 돋보기] 일본 국회 참의원은 6월 7일 ‘방위 장비품 생산 기반 강화법’을 가결했다. 자민당과 함께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도 찬성했다. 이 법안은 정부 재정 지원으로 일본 방위 산업의 해외 진출을 촉진하는 한편 경영이 어려워진 민간 방위 사업체의 제조 라인을 국유화할 수 있게 하는 등 대폭적인 지원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일본의 국가 부채가 경상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22년 260%를 넘는 등 일본 재정에 어려움도 많지만 일본 정부는 국방비를 대폭적으로 확대하면서 방위 산업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그동안 일본 방위 산업이 어려움에 직면해 폐업하는 사례도 늘어났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판단되고 있는 것이다. 항공기나 탱크 등을 생산하는 방위 산업은 납품처가 일본 자위대에 한정되고 생산 확대에도 어려움이 있어 2003년 이후 100개사 이상이 방위 분야에서 철수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일본 정치권이 초당파적으로 민간 방위 사업체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정책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 개발도 지원하면서 수출 산업화로 방위 사업체의 생존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이와 같이 방위 산업의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은 과거 무기 수출을 엄격하게 금지해 왔던 자세에서 보면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정치권과 국민들이 현재의 안보 상황이 대단히 어려운 국면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작년 12월 국가 안전 보장 전략, 국가 방위 전략, 방위력 정비 계획 등 소위 ‘방위 3문서’를 각의 결정했다. 또한 일본 정부는 연간 방위비 지출의 GDP 비율 한도를 기존 1%에서 2%로 크게 확
2023.08.08 09: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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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대기업 남성 직장인 육아휴직 사용률 46%, 한국은?
일본의 2022년도 남성의 육아휴직 취득률이 17.13%로 역대 최고로 나타났다.日대기업 대상 조사에서 1000명이 넘는 기업의 취득률은 올해 6월 현재 46.2%였다.이번 조사는 매년 후생노동성이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5인 이상 고용하는 약 6300개 사업장이 대상이다.발표자료에 따르면 일본 남성의 육아휴직 취득률은 17.13%로 전년 대비 3.16%p 늘었다. 이 결과는 역대 최대치이며, 2012년의 9배에 해당한다. 반면, 일본 여성의 육아휴직 취득률은 80.2%로 4.9%p 감소했다.산업별로 보면 남성 육아휴직 취득률은 금융·보험업(37.28%)이 가장 높았고, 의료·복지 25.99%, 생활 관련 서비스·오락업 25.53% 순으로 나타났다.취득률이 가장 낮았던 업종은 도매업·소매업(8.42%), 숙박업·음식서비스업(9.06%)이었다.후생노동성은 "남성의 육아 휴직 취득의 기운은 일정 정도 조성되어 왔지만, 여성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라며 "모든 정책을 동원해 남성이 희망하는 대로 육아휴직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해 남녀 모두 일과 육아를 양립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한편, 한국은 남성 육아휴직 데이터를 의무 공개하는 제도는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육아휴직률은 남성 4.1%, 여성 65.2%다.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2023.08.01 08: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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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일본, 30년 만에 경제 패권자로 부활할까
‘연오랑세오녀(延烏郞細烏女)와 일본(日本).’경북 포항 영일만(迎日灣)에서 차로 쭉 타고 올라가면 맞은편 끝에 ‘호미곶’이라는 동해안 끝단이 나온다. ‘태양을 마중한다(迎日)’는 뜻의 영일만을 감싸고 있는 모양이 마치 ‘호랑이 모양 한반도의 꼬리 같이 생겼다(虎尾)’고 해서 예로부터 이곳을 ‘호미곶’이라고 불렀다.호미곶 일출의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1년 365일 빠짐없이 일출을 마중하는 한 쌍의 부부가 있다. 태양을 마중하는 영일만의 호랑이 꼬리, 호미곶의 태양은 언제나 서로 마주보고 있는 한 쌍 청춘 남녀의 조각상을 부처의 보살처럼 은은하게 비추면서 떠오른다.이들 조각상은 다름 아닌 에 나오는 신라 설화 속 주인공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다. 일본으로 떠내려가 일본의 태양이자 왕이 된 연오를 좇아 세오마저 따라가 왕비가 되니 신라의 해와 달이 빛을 잃었으나, 세오가 직접 정성으로 짠 비단으로 제사를 지내니 신라에 빛이 다시 돌아왔다는 이야기다.일본이 자신의 ‘근본으로 생각하는 태양(日本)’이 신라에서 유래했다는 이 설화에서 보듯이, 한국과 일본은 천년 이상 매우 오래전부터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일본은 한국전쟁과 신냉전 시대의 특수를 잘 이용하고, 1960년에는 도쿄 올림픽도 유치하는 등 빠른 경제 발전을 이룩한다. 그래서 1955년부터 1980년 초반까지 약 30년 동안을 일본의 고도경제성장(高度經濟成長) 기간이라고 부른다.특유의 근면성과 높은 기술력, 자신보다 조직을 우선시하는 사회 문화, 높은 저축율과 집약된 자본을 효율적으로 집행한 경제정책 덕
2023.07.28 07: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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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ETF] 재평가받는 일본 증시…4가지 강세 이유
장기 불황 이후 힘을 못 쓰던 일본 증시가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올 초 이후 글로벌 주요 국가의 지수 등락률을 살펴보면 나스닥 지수에 이어 니케이225, 토픽스 지수 모두 최상위권의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투자자들에게 일본 증시와 경제에 대한 인식은 ‘잃어버린 30년, 장기 불황, 역동성이 떨어지는 국가’의 이미지가 강했다.최근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일본 주식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1990년 이후 약 33년래 최고 수준으로 가파른 상승 흐름을 이어 가고 있다.이에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도 일본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매수 건수는 4만4752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2만6272건 대비 무려 70%가 증가했다.이는 201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2012년 아베노믹스에 이어 2021년 이후 기시다노믹스까지 일본의 불황 탈출 노력이 꾸준히 증시에 반영돼 2010년 이후의 일본 증시는 오히려 한국 증시의 상승률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 일본의 주식 시장을 이제는 좀 더 가까이에서 살펴봐야 할 시기다.글로벌 인플레 환경 속 엔저 효과 주목엔저를 바탕으로 한 일본의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강화된 것이 일본 증시 강세 흐름의 이유로 지목된다. 지난해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빠른 금리 인상에서의 엔저 환경은 일본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강화와 기업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더불어 장기적인 만성 디플레이션에서의 탈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전반의 인플레이션 환경은 오히려 일본에 기회가 되고 있다.기
2023.07.28 06: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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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궤도 오른 일본의 반도체 부활 전략 [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작년 7월 죽기 전 가장 공을 들인 활동은 일본·대만의 경제 협력이었다. 그의 최측근 의원들이 여러 차례 대만을 오갔다.”지난 8일 아베 전 총리 사망 1주기를 맞아 사석에서 만난 아베파 소속 국회의원의 말이다. 아베 전 총리가 대만을 주목한 이유가 반도체 때문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2020년 9월 총리 자리에서 물러난 그가 대만으로 눈을 돌린 2021년 봄은 일본 반도체 산업의 분기점으로 기록될 시점이다. 2030년이면 사실상 소멸할 것으로 예상되던 반도체 산업을 소생시키려는 마지막 시도가 시작된 때다. 40년 만에 부활 맞이한 일본 반도체 산업 그해 5월 반도체전략추진의원연맹이 발족했다. 아베 전 총리는 집권 여당인 자민당 의원 100여 명으로 구성된 이 연맹의 특별고문을 맡았다. 한 달 뒤인 6월 TSMC의 구마모토 공장 유치를 기점으로 일본 정부는 반도체 전략을 발표한다. 반도체 생산 공장 신설 등에 총 2조 엔을 지원해 2030년 일본의 반도체 매출 15조 엔까지 늘린다는 내용이다.그로부터 1년 뒤인 2022년 5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일본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공인한 시점으로 기록될 것 같다. 5월 23일 미·일 정상 회담에서 두 나라는 반도체 협력 기본 원칙에 합의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과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등 굵직굵직한 이슈에 가려져 한국에서는 이 합의를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다.하지만 이 합의로 미국 IBM과 벨기에 반도체연구인력양성센터(IMEC)가 일본에 최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을 제공하는 근거가 마련됐다. 1986년 미·일 반도체 협정을 체결해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일본을 고사시킨 미
2023.07.28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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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메달이 철 쓰레기가 됐다” 도쿄올림픽 中 메달리스트 SNS보니···
2020 도쿄올림픽의 메달이 논란이 됐다. 도쿄올림픽 남자 카누 스프린트 2인승 1000m에서 은메달을 딴 펑페이 선수는 최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웨이보에 “2년쯤 집에 둔 올림픽 메달을 지금 보니 이런 느낌으로 철 쓰레기가 됐 있었다”고 공유했다. 그가 SNS에 공개한 사진 속 메달은 코팅이 벗겨지고 변색됐다. 그는 “중국 내 어떤 대회 메달도 이보다는 질이 좋다. 이런 것을 누가 원하지”라고 작성했다. 이어 “저의 보관 방법이 부적절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겨냥한 발언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글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이게 일본의 수준인가' '평가할 가치가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도쿄올림픽 메달 품질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도쿄올림픽 여자 태권도 49㎏ 이하급에서 금메달을 딴 태국의 파니팍 웡파타나낏 선수는 자신의 금메달 도색이 벗겨졌다며 교환을 요청하기도 했다.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2023.07.20 08: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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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한 한·일 관계와 반도체 산업 지도 [강문성의 경제 돋보기]
[강문성의 경제 돋보기]2019년 7월 이후 지속돼 온 한·일 수출 규제 현안이 지난 6월 27일 4년 만에 완전히 해소됐다. 이는 지난 3월과 5월 양국 정상이 상대국을 방문하면서 그동안 중단됐던 한·일 셔틀 외교가 복원된 이후 한·일 양국 정부의 합의에 따라 진행된 일련의 과정이라고 판단된다. 즉, 2018년 대법원의 강제 노역 피해자에 대한 배상 확정 판결 이후 악화된 한·일 관계가 정상화되고 있다. 그러면 2019년 7월 일본 정부가 한국 핵심 산업의 소재 3개 품목(불화수소·포토레지스트·불화폴리이미드)에 대한 수출 규제를 발표한 이후 한·일 양국 간 반도체 관련 통상 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까. 무역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불화수소는 대일 수입이 급격히 감소했지만 그 대신 중국에서의 수입이 증가했다. 2018년 41.9%였던 불화수소의 대일 수입 비율이 2022년 7.7%로 급격히 감소했다.이에 반해 2018년 52.0%였던 불화수소의 대중 수입 비율이 2022년에는 80.1%까지 치솟았다. 포토레지스트는 2018년 대일 수입 비율이 93.2%였지만 2022년 77.4%로 소폭 하락했다. 그 대신 벨기에의 수입 비율이 2018년 0.8%에서 2022년 15.7%로 증가했지만 벨기에 소재 일본 합작법인으로부터의 수입 증가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화폴리이미드는 일본의 수출 규제 시행 이전 이미 국산화가 상당히 진행됐고 최근에는 불화폴리이미드 대신 투명 폴리이미드로 대체되는 상황이어서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종합하면 일부 수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음에도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에 기업은 결국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정부가 정책을 내놓으면 기업은 대책을 내놓는다’는 시중의 진리
2023.07.13 09: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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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일본 도쿄 '뷰티의 성지' 찾아간 이유는
아모레퍼시픽이 일본 고객 대상의 대형 프로모션 행사인 '아모레퍼시픽 페스티벌'을 마무리했다. '아모파시페스(アモパシフェス)'라는 이름의 이번 행사는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11일까지 2주간 일본 도쿄 하라주쿠에 위치한 '앳코스메 도쿄'에서 개최됐다. 일일 평균 15만 명의 유동 인구가 오가는 하라주쿠역 바로 앞에 있는 앳코스메 도쿄는 일본 전국에서 찾아오는 '뷰티의 성지'로 꼽히는 곳이다.이번 결정은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행사에서 일본에 아직 선보이지 않은 에스트라, 헤라, 프리메라, 비레디, 롱테이크 등 총 11개 브랜드를 선보였다. 고객 확보를 위해 현장에서 다양한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와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샘플 마켓'도 열었다.이에 더해 르세라핌 등 K팝 아티스트를 전담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및 다카하시 아이, 콘노 아야카 등 일본의 유명 인플루언서가 함께한 메이크업 쇼와 터치업 서비스도 제공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층부터 3층에 이르는 행사 장소를 각기 다른 콘셉트로 채워 방문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층은 레티놀, 슬리핑 뷰티, 쿠션으로 구성했다. 2층에서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일본 미진출 브랜드를 소개하며 K뷰티의 최신 트렌드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3층에는 '라네즈 네오쿠션 비스포크 서비스'와 '에스쁘아 파우더 & 플레이' 등 아모레퍼시픽만의 맞춤형 서비스를 일본 고객에게 처음으로 선보였다.예약 페이지 오픈 2일 만에 방문 예약이 모두 완료되는 등 현지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약 10만 개의 고객 체험 샘플은 모두 소진됐다.아모레퍼시픽 글로벌마케팅 디비전장 김정연 상무는 "2021년
2023.07.12 10: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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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가 던진 ‘5천만 외국인 관광객 유치’···업계 “인프라 구축 없인 무리수”
“인터파크트리플이 인바운드 관광객 5천만 시대를 5년 이내 열 것입니다.”지난달 20일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인터파크트리플 비전 선포 미디어데이’에서 이수진 야놀자 대표가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야놀자에서 인수한 인터파크가 ‘인터파크트리플’로 사명을 변경하고, K-트래블을 중심으로 인바운드 5천만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힌 첫 자리였다. 이날 기자간담회의 골자는 글로벌 콘텐츠 허브 ‘인터파크’와 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플랫폼 ‘트리플’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여행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인터파크가 보유한 K-콘텐츠와 상품 기획력에 트리플의 혁신 AI 기술을 더해 국내부터 글로벌 여행까지, 아웃바운드와 인바운드를 모두 아우르는 ‘K-트래블의 중심’이 된다는 계획이다. 이날 이 대표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 대부분이 인천공항을 통해 서울에 머무른다. 한국에 여행을 오면 서울을 벗어나기 힘든 구조”라며 “양양, 청주 등 전국의 국제공항을 활성화시키고, 지역 여행 상품을 개발해 인바운드 관광객 5천만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 상품, 지역한계 어떻게 극복할까이 대표가 언급한 인바운드 관광객 5천만 명은 과연 가능한 숫자일까.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가장 많이 방문했던 2019년(1천7백5십만여명)과 비교해도 3배 가까이 많은 숫자다. 우리보다 관광객 수가 훨씬 많은 일본이 5천만명을 목표로 한 것을 비춰볼 때 어떻게 목표 달성을 한다는 것일까. 업계 관계자는 “민간기업이 공격적인 마케팅과 목표 설정은 할 수 있으나 인프라를 구축해 놓지 않고 목표만 내세우는 건 무리수”라며 “우리보다 외국인 관광
2023.07.12 08: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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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일본 깨운 기시다노믹스의 힘[기시다노믹스의 힘①]
일본 경제가 부활의 기로에 섰다. 표면적인 경제 지표는 상승을 그리고 있다. 일본 경제의 거품이 정점에 있던 시절의 숫자가 다시 보인다. 증시는 33년 만에 3만3000선을 뚫었고 제로 성장하던 국내총생산(GDP)이 다시 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이를 뒷받침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강력한 주주 환원 정책으로 외국인 투자자를 일본 증시로 끌어들이고 있고 반도체 패권을 되찾겠다는 야심도 품었다.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일본의 경제 성장에 의문이 남는다. 일본의 고질적인 경제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일본의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그런데 나랏빚의 절반 이상을 일본 은행이 떠안고 있다.국채를 무제한으로 사들여 금리를 억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발행한 빚을 일본 은행이 떠안은 악순환의 고리는 일본이 10년 넘게 ‘엔’의 가치를 누르면서 대규모 완화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가계 부담도 커졌다. 지난 5월 엔화의 구매력(실질 실효 환율)이 변동 환율제 도입 이후 최저로 내려갔다. 증시 활황의 수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고 있고 여전히 일본 가계 자산은 투자보다 ‘예금’에 쏠려 있다. 일본이 30년간 이어진 저성장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올 수 있을까. 일본 부활의 신호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를 정리했다.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 주가(닛케이지수)는 6월 13일 종가 기준 3만3000선을 넘어섰다. 닛케이지수가 3만3000선을 넘긴 것은 버블 경제가 정점에 있던 1990년 7월 이후 처음으로 33년 만이다. 연초 이후 닛케이225지수는 30% 올라 주요국 중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압도적인 성과다.
2023.07.10 06: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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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어라운드 시작한 ‘버블 붕괴의 상징’[기시다노믹스의 힘①]
[스페셜 리포트 : 기시다노믹스의 힘①]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 농촌 마을. 불과 1년 전만 해도 배추·무·당근 밭이었던 이곳에 첨단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고 있다.대만의 TSMC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이 공장은 구마모토현의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구마모토현의 총생산은 6조 엔(440억 달러)이 조금 넘는다. 현에 대한 TSMC의 초기 투자는 총생산의 약 6분의 1인 1조 엔이다. 업계에선 TSMC의 등장으로 향후 10년간 4조 엔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미 고용은 시작됐다. 하루 24시간 운영되는 공사 현장에는 일본 전역에서 모여든 약 2000명의 노동자가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TSMC뿐만이 아니다. 지난해까지 59개 기업이 구마모토현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중 반도체 관련 기업이 22개사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소니의 반도체 전문 기업인 ‘소니 세미컨덕터 솔루션스’ 공장, 세계적 반도체 장비 업체인 ‘도쿄일렉트론 규슈’ 공장이 이곳에 있다. 1980~1990년대 반도체 제국을 일궜던 일본 정부가 반도체 산업 부활을 목표로 성장 드라이브를 걸자 오랫동안 시간이 멈춰 있던 이 지역에 ‘반도체 메카’가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지역 일대 땅값도 급등했다. 일본 국토부가 2022년 9월 발표한 표준 지가에 따르면 반도체 공장들이 밀집한 농촌 마을의 산업용 부동산 가격은 31.6%나 급등했다. 일본 전체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상전벽해는 기업에도 일어났다. 1980~1990년대 ‘전자 제국’으로 일본을 이끈 소니는 한때 ‘침몰’, ‘몰락’을 대표할 만큼 존폐 위기에 처했지만 최근에는 180도 상황이 바뀌었다. 2003년 3만 엔 선에서 500엔대로 주가가 폭락하는 ‘소니
2023.07.10 06: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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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부활일까 짧은 영광일까…일본 경제를 읽는 5가지 장면[기시다노믹스의 힘②]
' 1. ‘세일즈맨’이 된 도쿄증권거래소 “일본이 변화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일본 경제에는 많은 과제가 남아 있지만 주식 시장은 매력적입니다.” 6월 29일 유럽의 금융 중심지 런던에서 한 남성이 “일본에 추가 투자하라”며 열띤 연설을 했다. 160여 명의 유럽 투자자를 대상으로 강연한 이 남성은 야마지 히로미. 도쿄증권거래소가 속한 일본 거래소 그룹의 최고운영책임자다. 일본 거래소의 주가 부양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두 차례나 상장 기업들에 직접 “주가를 올리라”고 압박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지난 1월과 3월 도쿄 증시에 상장한 3300여 개 기업에 ‘주가순자산배율(PBR)이 1배를 밑도는 상장사는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공시하고 실행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PBR 1배 미만 기업은 시가 총액이 장부상 기업 가치보다 낮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해 주식을 사지 않으면 PBR이 떨어진다. 기업 실적이 좋지 않아도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PBR은 10배, 20배 넘게 치솟기도 한다.거래소가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라”고 기업에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본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만한 대목이다. 거래소가 직접 칼을 빼든 데는 이유가 있다. 일본 증시는 500개 주요 상장사 기준으로 PBR 1배 미만인 기업이 전체의 43%에 달한다. 도요타조차 올해 초만 해도 PBR이 0.87배에 불과했다. 하지만 3월 이후 PBR이 1.12배를 돌파했다. 그동안 일본 기업들이 소극적 경영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막대한 유보금을 쌓아 놓고 주주 환원도, 대규모 투자에도 나서지 않았다. 2.
2023.07.10 06: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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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엔저’에 투자는 활발, 수출엔 타격
[스페셜 리포트]일본에서는 적혀 있는 가격표에 ‘0’ 하나를 더 붙이면 한국 돈으로 환산할 수 있었다. 100엔이 1000원의 가치를 갖던 시대에는 말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엔화가 80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이러한 공식은 옛말이 됐다.오랜만에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부터 항상 투자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개미족까지 모두 ‘엔화’에 주목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떨어졌을 때 대량으로 구매하거나 혹은 일본에서의 쇼핑을 통해 보다 저렴하게 물건을 구매하기도 한다. 이처럼 엔화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곳곳에서 기회를 포착하려는 움직임이 꿈틀거린다. 하지만 엔화의 하락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보다 복합적이다. 엔화의 약세로 인해 당장 한국의 수출 경쟁력부터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상반기 투자 키워드는 ‘엔테크’ 상반기 투자 좀 하는 사람들이라면 단연 일본 자산을 눈여겨봤을 것이다. 엔화 예금부터 상장지수펀드(ETF), 일본 주식까지 일본과 관련한 투자 상품은 모두 성행했다. 일본 주식 매수 건수는 ‘역대 최다’였다. 7월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6월 30일까지 한국 투자자의 일본 주식 매수 건수는 4만4752건으로 전년 동기 2만6272건 대비 70%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매수 건수는 2011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치였다.특히 엔저 현상이 절정이었던 지난 6월 매수 건수는 1만4494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5월에 기록한 직전 최대치인 7757건을 한 달 만에 경신했다.엔화에 투자할 수 있는 엔화 선물 ETF도 인기를 끌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타이거(TIGER) 일본엔선물 ETF’ 순자산이 600억원을 돌파했다고 6월 23일 밝혔다. 이 상품은 엔·원 환율을 기초로
2023.07.10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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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가 호조의 이면과 한국의 공급망 재편 대응[이지평의 경제 돋보기]
[경제 돋보기] 일본의 주가가 올해 들어 괄목할 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말 2만6000엔 수준이었던 닛케이지수는 6월 13일 3만3000엔 선을 돌파, 2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와 함께 세계 최대의 자산 운용 회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주식에서 일본 주식으로 자금을 옮기는 움직임이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경제의 지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연율로 2.7%를 기록하는 등 견실한 회복세를 이어 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 경제의 회복세 부진, 미·중 마찰에 따른 중·장기적인 성장세의 둔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미국·유럽의 금융 불안과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안정된 일본을 선택하는 국제 투자가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러한 일본 증시의 회복세가 지난 아베노믹스 초기의 주가 상승세처럼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은 있다. 최근의 일본 주가 상승세는 아베 정권 때와 같이 엔저가 급격히 진행되는 가운데 이뤄지고 있고 전반적으로 일본 경제와 국력의 신장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다만 앞으로 미·중 패권전과 글로벌한 공급망의 재편성 과정에서 첨단 기술력을 가진 일본 산업의 부활 전략이 일정한 성과를 거둘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있다. 사실 반도체 분야의 부활에 주력하고 있는 일본 정부는 삼성전자·TSMC·마이크론 등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는 정부계 투자 펀드를 활용해 반도체의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 세계 1등 기업인 JSR의 매수에 나서고 있고 이는 일본이 강점을 가진 반도체 소재 기업의 경쟁력 강화 위한 투자 지원과 함께 일본 내 생
2023.07.01 06: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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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통화스와프 8년 만에 복원...100억 달러 규모
한국과 일본이 8년만에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3년이며, 규모는 100억 달러다.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이치 일본 재무장관은 이날 오후 일본 재무성에서 열린 제8차 한·일 재무장관희의에서 한·일 통화스와프 복원에 합의했다.한·일 통화스와프가 재개된 것은 2015년 2월 이후 약 8년 만이다.비상 시 한국이 일본에 원화를 맡기면 일본에서 달러화를 주는 방식이다. 사실상 한·미 통화스와프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와 같은 비상시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는 계약을 뜻한다. 일종의 ‘마이너스통장’과 같은 역할을 해 ‘제2의 외환보유액’으로도 통한다.이번 한·일 통화스와프의 특징은 전액 달러화 기반으로 맺어졌다는 것이다. 비상상황 발생 시 한국이 100억달러(약 13조1600억원) 상당의 원화를 맡기면 일본이 보유한 100억달러를 받는다.반대로 일본이 한국에 100억달러 상당의 엔화를 맡기면 한국이 보유한 100억달러를 주는 방식이다. 간접적으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효과를 볼 것으로 보인다.한편 한·일 통화스와프는 2001년 7월 70억달러 규모로 시작돼 2011년엔 70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2015년 2월에는 더 이상의 계약 연장이 이뤄지지 않았다.2012년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한·일 관계가 냉각된 영향이다.기재부 측은 “통화스와프 규모 보다는 8년 만에 한국과 일본의 통화스와프가 복원됐다는 사실 자체가 더 큰 의미”라며 “2015년 중단됐을 당시 규모인 100억 달러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2023.06.29 18:2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