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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위기의 전세 시장, 쓰나미 올까
위기의 전세 시장, 쓰나미 올까 ‘전세 시장이 위태롭다.’역전세에 깡통전세로 전세 시장이 어지럽다. 사기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구제책도 명확하게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전세제도 자체를 폐지하거나 대수술을 해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이에 지난 5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세제도에 대한 개혁을 밝혔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전세제도를 흔들기는 무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과연 위기의 전세 시장은 쓰나미급 대변환을 불러올까. 최근 일어나고 있는 전세 사기 문제들을 짚어보고, 위기의 전세 시장에 대한 리스크를 점검해봤다. 글 정유진 기자 사진 서범세 기자 전문가 기고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
2023.05.25 12: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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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개월 전, 예비 신부의 한 마디에 위기가 찾아왔다 [양이천의 기사회생]
2018년 9월 어느 날 아침,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지만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결혼식을 3개월 앞두고 행복하기만 할 줄 알았던 나의 삶은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자마자 산산조각 나버렸다. 그전까지 ‘집 사기 힘들다.’, ‘서울 집값은 오늘이 제일 싸다’라는 말을 들어왔지만 나 하고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집을 사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10년 넘게 한 집에서 전세로 살았던 부모님 밑에서 자랐기 때문일까? 내가 직면할 현실적인 돈 문제에 대해서 똑바로 보거나 얘기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일까?사건의 발단은 결혼을 3개월 앞두고 있는 예비 신부였던 아내가 나에게 한 말이었다. “엄마가 집을 사래. 집도 못 사면 어떻게 살 거냐고 해. 우리 어떡해?” 언제나 든든한 남편이고 싶었던 나는 처음으로 무너졌다. 내가 가진 돈으로는 서울은커녕, 경기도에서 아파트 전세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혼자 살고 있던 17평 오피스텔에서 같이 살 생각이었다. 원래도 신혼부부가 살았던 곳이고 예비신부나 나나 출퇴근이 평균 30분 정도 걸리는 곳이었다. 그런데 생각하지 못한 반대에 부딪친 것이다. 결혼식을 올리고 발을 내딛는 신혼부부는 말그대로 시작점이지 않은가. 처음부터 살 집이 있어야 한다는 말에 집을 살 수 없는 내가 살아온 30년의 삶이 부정당하는 기분이었다.그 새벽 내내 한 고민은 당장 해결되지 않았다. 결혼생활 초반동안 우리 부부의 끊이지 않는 갈등 문제였다. 대체 집이 무엇일지 아내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니 집은 안정감이었다. 더 이상 이사를 다니지 않아도 되는 내 집이 있다는 생각이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 준다는 것이었다. 납득
2023.05.10 10: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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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음 울리는 대한민국 경제 지표
[비즈니스 포커스]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버팀목인 수출 전선에는 빨간불이 들어온 지 오래다. 반도체의 부진을 자동차와 2차전지가 채워 주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원·달러 환율은 올 들어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지속되는 고금리와 고물가는 소비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 정부도 지난 2월 ‘경기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고 인정한 후 석 달째 부정적인 진단을 이어 오고 있다. 하지만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 경제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10가지 숫자로 살펴봤다. 1, 1.5%. 또 낮아진 경제성장률국제통화기금(IMF)은 4월 11일 ‘세계 경제 전망(WEO)’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5%로 예측했다. 지난 1월 1.7%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IMF는 지난해 7월부터 네 차례 연속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IMF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불황으로 인해 한국의 ‘수출’과 ‘투자’가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고 정부의 긴축 정책 등으로 ‘소비’가 약하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이 수치가 위험한 것은 세계 경제와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IMF는 한국과 달리 미국·영국·독일·일본 등 41개 선진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올 1월 전망치보다 상향 조정했다. 특히 IMF는 지난 1월 일본의 경제성장률을 1.6%에서 1.8%로 상향 조정하며 한국과 일본의 성장률이 ‘역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잃어버린 30년’을 겪은 일본과 비교해 더 낮았던 것은 1967년 이후 65년
2023.05.08 18: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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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은 위험하기만 할까 [버블이 낳은 쌍둥이 금융위기와 이노베이션]
[스페셜리포트 : 버블이 낳은 쌍둥이 금융위기와 이노베이션] 거품 위를 걷는 사람들“잃어버린 30년?”“저출산·부동산…일본 버블 판박이”“코로나19 이면에 가려진 자산 버블”버블 붕괴에 대한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세계는 지금 ‘닷컴 버블’ 이후 약 20년 만에 발생한 버블 경제 위기를 우려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증시와 가상 자산에 광적인 투기가 이어졌던 현상은 이제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으로 꺼져 가며 버블의 붕괴를 야기하고 있다. 버블론이 불거지면 일확천금·신기술·과도한 낙관주의에 빠졌던 다수의 사람들이 비극에 빠져든다. 그런데 ‘버블’은 나쁘기만 할까.버블의 양면성“여러분, 모두 부~자되세요.” 한때 대한민국을 흔들었던 광고 문구를 기억하는가. 2002년 한 신용카드사의 광고 문구였다. 이를 기점으로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던 덕담이 바뀌었다. 모두가 ‘부’를 노래할 정도로 당시 한국은 ‘버블’ 그 자체였다.버블의 진원지는 정보기술(IT)이다. 1997년 외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당시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인터넷에 주목해 코스닥시장과 중소기업 위주의 벤처기업 육성책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돈이 풀리자 시장에서는 ‘벤처기업’ 딱지만 달면 주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감돌았다. 이 무렵 A사의 주가수익률(PER)은 9999배로 치솟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도 안 된 주식이 액면가의 200배를 찍는 일도 있었다. 벤처기업과 주식 시장에 유동성 자금이 급격하게 몰려들었다.돈 잔치는 오래가지 못했다. 2000년대 초반 미국과 한국에 형성된 IT 버블이 꺼지면
2023.04.08 06: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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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의 청구서가 도착했다” 위기의 미국 은행
[스페셜 리포트] “지난 며칠 동안 우리(바이든) 행정부의 신속한 조치 덕분에 미국인들은 은행 시스템이 안전하고 당신이 필요로 할 때 예금이 그곳에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3월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성명서에서)파산도, 진화도 전광석화다. 최근 금융 위기론을 불붙인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은 파산까지 36시간이 걸렸고 사건 발생 나흘 만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조기 진화에 나섰다. 미 정부는 일요일 저녁 예금 전액 보장을 약속했다. 전례 없는 조치다. 미국 정부는 왜 재빠른 진화에 나섰을까. 미국발 금융 시스템 리스크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긴축의 청구서2023년 3월 8일 그렉 베커 SVB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실적과 관련해 주주 서한을 보냈다. 은행의 재정 상태를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인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SVB는 매도 가능 증권(AFS) 계정에서 21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각했고 이로 인해 18억 달러의 세후 손실이 발생했다는 점, 앞으로 재무 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22억5000만 달러 증자를 실시하고 일부 투자 유치 계획이 있다는 점 등이었다.실리콘밸리 기업들을 주고객으로 하는 SVB에 문제가 생겼다는 소식은 스타트업이 즐겨 쓰는 사무용 메신저 슬랙을 통해 전역에 퍼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보험 스타트업인 커버리지 캣의 설립자 맥스 조는 3월 9일 몬태나 주에서 열린 창업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공항에서 내려 버스에 올랐을 때 동료 창업자들이 모두 미친 듯이 스마트폰을 두드리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조는 “뱅크런(은행 예금 대량 인출)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었
2023.03.18 06: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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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아도 키울 사람 없다”…저출산에서 무출산 향해 가는 한국[저출산 아포리아②]
[편집자주] 한국의 저출산 인구 감소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아포리아(aporia)’가 되고 있다. 해외 언론과 싱크탱크들도 한국 출산율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한국의 성장을 위해서는 이제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며 남의 나라 저출산을 걱정해 줄 정도다. 영국 BBC와 이코노미스트, 미국 CNN,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최근 한국의 저출산 문제와 실효성 없는 정책을 꼬집는 보도를 했다. 한국은 2020년 ‘인구 감소’ 국가가 됐다. 출생아가 사망자보다 적은 ‘데드 크로스(dead cross)’ 현상이 처음 나타났고 지난해 3분기 합계 출산율(여성 1명당 평균 출생아 수)은 0.8명대가 붕괴돼 0.79명을 기록했다.세계 최저 수준이다. 저출산의 나비 효과는 국민연금 고갈 시점을 5년 전 예상보다 2년이나 앞당기기도 했다. 들리지 않는 아이의 울음소리와 함께 붕괴돼 가는 대한민국의 5가지 장면을 살펴봤다. 4. 돌봄공백 채우려 육아도우미 스카웃 경쟁까지 “애를 낳아도 누가 키워야 될지 모르겠어요. 주변을 둘러보면 아이가 태어나 초등학교 졸업하기 전까지는 친정 엄마가 애를 봐주는 게 일반적이에요. 애 낳고 친정 근처로 이사가는 친구들도 많아요. 한평생 고생하고 늙은 엄마한테 내 애까지 키워 달라고 할 수 없어 임신 생각을 접었죠.” 유통 대기업에 다니는 A(33) 씨는 2021년 3년 연애 끝에 남편과 결혼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확산됐을 때는 진지하게 임신을 시도해 보기도 했다. 남편과 본인 모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 아이를 키울 적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택근무가 끝나고 사무실로 복귀하면서 임신 계획을 접었다. 아
2023.02.04 07: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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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금리 사다리는 누가 치웠을까”[Z세대를 위한 위기론 강의②]
Z세대를 위한 위기론 강의② 2010 유럽발 경제 위기“자본주의는 광기, 패닉, 붕괴의 연속이다.”세계적 경제학자인 찰스 킨들버거는 17세기부터 21세기까지 지난 400년간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금융 위기를 분석하고 이들의 공통점을 찾았다. 그의 결론은 ‘광기·패닉·붕괴’다. 킨들버거는 수십여 차례의 금융 위기를 분석한 결과 신용 팽창 이후 부동산·주식 시장에서 버블이 커지고 결국 붕괴됐다고 주장한다.2023년 미증유의 위기가 온다고 하는데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기준금리는 왜 치솟고 있을까. ‘광기·패닉·붕괴’의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2008년 세계 금융 위기….수차례 경기 상승과 하강을 겪은 이들의 이야기는 그저 스쳐 지나갈 이야기가 아니다. 위기는 언제나 되풀이된다. 다른 경험이 다른 대응을 만든다. Z세대를 위한 위기론 강의, 둘째는 상승 곡선을 그리던 금리가 다시금 고꾸라질 수밖에 없었던 2011년의 이야기다.유동성 버블, 그리고 붕괴“호랑이 그리려다 개를 그렸다.”2011년의 증시 폐장을 하루 앞둔 12월 28일, 당시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그해의 증시를 이같이 평가했다.시작은 좋았다. 2008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 대출) 부실 사태 이후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의 대규모 유동성 정책으로 경기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치솟는 물가를 잡아야 할 때였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 17개월의 동결을 깨고 2010년 7월부터 단계적인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당시 한국은행 총재는 2011년 1월 열린 통화 정책 방향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신흥 시장국 경제가
2023.01.30 07: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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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증유의 위기? 라떼는 말야, 금융 위기 썰 푼다”
[비즈니스 포커스] “건설사·시행사·증권사·은행 고객들이 ‘2008 금융 위기’ 당시에 대한 세미나를 요청해요. 현재 만 39세 이하 직원들은 금융 위기 당시 학생이었거든요. 지금의 대리·과장급 실무진이 그때 그 위기를 전혀 모르는 거예요.” 법무법인의 한 변호사는 최근 고객들로부터 2008 금융 위기에 대한 정보를 요청받는 일이 잦다.10년 차 애널리스트 A 씨도 최근 본부장에게 금융 위기 당시의 진짜 분위기를 묻곤 한다. 1987년생인 그는 한창 대학 축제에 빠져 있을 무렵 미디어에서나 글로벌 금융 위기를 만났다. 책 속에서 금융 위기를 배우고 자료를 통해 관련 수치를 확인했지만 어딘지 부족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급격한 금리인상을 단 한 차례도 경험한 바 없었다. 체감하는 것과 글자를 통해 배우는 것을 달랐다. 지금의 위기와 비교하려면 보다 생생한 이야기가 필요했다.“2008년 금융 위기 수준의 경제 위기”, “2008년 금융 위기 때보다 심각한 미증유의 위기”라는 세계 석학들의 ‘2023 위기 경고’가 계속되고 있지만 지금의 2030 경제 주체들에게는 낯선 울림에 지나지 않는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수차례 경기 상승과 하강을 겪은 노땅들의 이야기는 그저 스쳐 지나갈 이야기가 아니다. 위기는 언제나 되풀이된다. 다른 경험이 다른 대응을 만든다. Z세대를 위한 위기론 강의, 첫째는 2008 글로벌 금융 위기다.검은 화요일(사회자) “어디까지 떨어질 것 같습니까.”2008년 9월 16일 오전 8시30분의 생방송 주식 프로그램이었다. 미국의 3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리만브러더스가 파산 신청을 하
2023.01.19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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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위기의 시대가 필요로 하는 도전적 리더십
[EDITOR's LETTER]얼마 전 중견기업의 박 모 팀장은 최고경영자(CEO) 업무 보고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파워포인트 만드는 게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지요. 다른 팀은 막내를 시켜 멋진 파워포인트를 만든다는 얘기도 들렸습니다. 어린 사원에게 가욋일 시키는 것도, 내 비전을 남에게 맡기는 것도 싫었습니다. 거칠지만 직접 작성했습니다.업무 보고 날. 다른 팀 파워포인트는 화려했습니다. 막대가 벌떡 일어서고, 화면이 갑자기 회전하고, 각종 색상의 차트가 날아다녔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자료에는 정작 들어가야 할 상황 진단과 극복 전략, 실행 방도가 빠져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차분해진 박 팀장. 순서가 돌아오자 담담하게 어디를 향해 갈 것인지, 방도는 무엇인지 설명하고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파워포인트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전략은 복잡한 파워포인트로 설명되는 것이 아닙니다. 단순하고 직관적입니다. 그래서 파워포인트를 없애는 회사가 늘어난다는 얘기를 들은 지 10년도 더 된 것 같습니다.화려한 수식의 허무함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10년 전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새로운 버전의 엑셀 출시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새 프로그램을 먼저 본 개발자들은 감탄했지요. 정보기술(IT)업계 종사자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습니다. 스티브 발머 CEO는 으쓱했습니다. 다음 새 프로그램을 실제 사용할 개사료 회사, 운송 업체, 알루미늄 제조 업체 직원들의 반응을 들을 차례. 포커스그룹 인터뷰였습니다. 질문자가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에서 중요한 게 무엇일까요”라고 묻자 참가자 대부분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
2023.01.07 06: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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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둠’ 루비니 교수 “2차 세계대전과 닮은 오늘날…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 올 것”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 대출) 부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 위기를 정확히 예측하며 ‘닥터 둠’으로 잘 알려진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12월 2일 그랜드 조선 제주에서 열린 ‘제주포럼 2022년 회기간 회의’에 참여해 ‘거대한 위기가 온다 : 공존과 협력의 전략 모색’이란 주제로 화상 강연했다.세계는 지난 75년간 자유 무역과 국제적 협력을 바탕으로 많은 발전과 번영을 이뤘다. 이 때문에 앞으로의 20년도 과거와 비슷하게 전개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착각’이라는 경고로 루비니 교수는 강연을 시작했다. 루비니 교수에 따르면 오늘날 세계는 1914년부터 1945년 상황과 비슷하다. 당시 지구촌은 세계화가 가속화되는 듯했지만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이후 1918년 스페인 독감을 경험했다. 그리고 찾아온 것이 1929년 대공황이었다. 인플레이션이 심화됐고 금융 시장의 혼란은 더해졌다. 대규모 실직 사태가 이어지며 전 세계 경제는 더욱 침체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1939년 발발한 제2차 세계대전은 1945년까지 6년 동안 지속됐다.물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는 새로운 금융 시스템을 확립했고 자유 무역을 바탕으로 유례없는 평화와 번영의 시기를 누렸다. 1970년대 오일쇼크와 10년간의 스태그플레이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등의 고비가 있었지만 극복해 냈다. 루비니 교수는 “최근 세계 여러 국가에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역풍으로 인해 극단주의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포퓰리즘이 고개를 들고 있다”며 “좌파든 우파든 어느 것이 더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게 다 극단주의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
2022.12.12 06: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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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부동산 PF 리스크, 도미노를 막아라
지난 수년간 이어진 우호적인 부동산 경기 흐름 속에서 우후죽순격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들이 추진된 바 있다. 부동산 PF 시장 내 금융사들의 참여 방식이 다양해지고, PF 공급 규모 역시 크게 늘어났으며, 유동화증권 등을 통한 자본시장과의 연계성도 매우 커져 있는 상태다. 최근 부동산 PF 사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하자, 이미 경색 국면에 놓여있던 채권 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PF 사업의 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한 징후가 본격적으로 포착되고 있다. 도미노처럼 번져 가는 부동산 PF 부실 리스크, 현황을 살펴보고 정책적 해법을 모색해봤다. 부동산 경기 하락...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 최저치주택산업연구원이 최근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월 대비 11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전국적으로 하락했으며, 10포인트 이상 하락한 지역도 다수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은 10.8포인트 하락해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를 조사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이에 대해 주택산업연구원은 “올 초부터 금리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 기인한 건설 원가 상승과 부동산 경기의 하락으로 부동산 PF를 통한 기대수익이 감소하고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며 “브리지론에서 부동산 PF로의 전환이 어려워지고 있고 이는 주택건설사업자들의 재원 조달 및 사업 안정성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이어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주택 경기 침체는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으로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 정책과 더불어 공적 금융 지원 및 보증 지원을 확대하는 등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당부했
2022.11.25 09: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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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리스크’의 본질은 신뢰의 위기다” [홍영식의 정치판]
홍영식의 정치판“대표 경선 때부터 이재명 대표는 당의 ‘인계철선’이 된다고 얘기했다. 대표를 건드리면 당 전체가 딸려 들어갈 수밖에 없고 전면전 상태로 갈 수밖에 없다.”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얘기다. 검찰의 칼날이 이 대표 턱밑을 바짝 겨누고 있다. 이 대표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운명이 검찰의 손에 맡겨진 상황이다. 민주당이 사활을 걸고 윤석열 정권과 투쟁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이 대표가 자신의 특검 카드에 국민의힘이 거부하자 민주당 단독으로 추진하겠다고 한 것은 명운을 걸겠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이 거부하면 그만인 것을 다시 꺼낸 것은 수세에 몰려 다급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대선 이후 이 대표의 행보를 보면 마치 이런 상황을 예견이나 한 듯하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대선 패배 두 달 만의 정치 복귀 및 연고도 없는 지역에서 선거 출마, 의원 배지를 달자마자 대표 경선 도전 등 사전 치밀한 계획을 짜 놓은 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최고위원을 비롯해 당 지도부는 친명계(친이재명계) 일색이 됐고 측근들을 요직 곳곳에 꽂아 넣는 등 의원이 된 지 두 달여 만에 무주공산이 된 당은 완전한 ‘이재명당’으로 변신했다.조 의원은 이 대표와 민주당의 일체화·사당화(私黨化)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다. 이 대표가 잘못되면 민주당도 ‘공도동망(共倒同亡)’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 덫에서 헤어나지 못하면 숨 죽이고 있던 비명계들이 가만있을 리 없고 그렇게 되면 민주당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친명계는 여권이 이런 민주당의 분열을 통한
2022.11.01 10: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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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보테가 베네타 부활시킨 토마스 마이어 [류서영의 명품이야기]
류서영의 명품이야기/보테가 베네타②보테가 베네타는 창립자인 미켈레 타데이의 전처 라우라 몰테도가 인수한 뒤 경영 악화에 직면했다. 고유의 절제미와 브랜드의 방향성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영국 출신의 디자이너인 자일스 데콘을 영입했다. 그런데도 어려운 경영 상황은 좀체 개선되지 않았다. 결국 구찌그룹이 2001년 2월 보테가 베네타 브랜드를 인수했다. 당시 구찌그룹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톰 포드의 권유가 있었다. 토마스 마이어가 그해 6월 톰 포드의 추천으로 보테가 베네타의 수석 디자이너로 발탁됐다. 마이어는 독일 남서부 포르츠하임의 건축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당초 집안의 전통에 따라 건축을 공부했다.그러나 프랑스 파리로 건너간 뒤 진로를 바꿨다. 파리 ‘샹브르 신디칼 드 라 오트쿠튀르’에서 패션을 공부했다. 마이어는 일상복 디자인의 선구자로 꼽히는 소니아 리켈에서 남성복 디자이너로 8년간 일했다. 이어 레빌론에서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로 4년간, 에르메스에서 여성복과 가죽 소품 디자이너로 9년간 각각 몸담았다. 마이어는 보테가 베네타 브랜드를 살리기 위해 1960년대 말 보테가 베네타가 광고 문구로 사용했던 ‘당신의 이니셜만으로 충분할 때(When Your Own Initials Are Enough)’에 주목했다. 그는 이 문구를 응용해 브랜드 로고를 없애 버렸다. 미니멀한 콘셉트의 디자인을 추구한 것으로 파격적이었다.마이어는 갖은 노력 끝에 보테가 베네타를 세계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그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싶어 하도록 길들여졌다”며 “모든 것을 가질 수는
2022.11.01 10: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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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늑대처럼 다가오는 경제 위기, 마법의 주문만 외우고 있는 정부
[EDITOR's LETTER]어느 시대이건 ‘마법의 주문’이란 게 있었습니다. “이게 다 XX 때문이야”라고 외치면 많은 문제가 덮여 버리는 그런 핑곗거리 말입니다. 한국에서는 “이게 다 북한 때문이야”가 대표적입니다. 이 주문이 위기를 돌파하는 마법같은 힘을 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미국과 유럽에서는 9·11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이라고 하면 많은 일이 풀렸습니다. 세르주 알리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발행인은 요즘 마법의 주문은 “이게 다 푸틴 때문이야”로 바뀌었다고 진단합니다. 미국도 프랑스도 다 마찬가지라는 지적이었습니다. 정부의 무기력증을 덮어버리는 수단입니다. 한국도 다르지 않습니다. 위기를 가리키는 각종 지표에도 정부는 심각해 보이지 않습니다. “이게 다 푸틴 때문이야”라고 외치는 것으로 정책을 대신 하는 듯합니다.이번 주 한경비즈니스는 세계 경제를 덮친 위기 상황을 짚어 봤습니다. 선진국은 주식·부동산 등의 가치가 하락하는 자산 시장의 위기를 겪고 있고, 일부 개발도상국은 국가 부도의 궤도에 얹혀졌습니다. 지난 30년, 길게는 40년간 선진국들은 저금리 시대를 살았습니다. 미국 금리가 이를 말해 줍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 폴 볼커가 1980년대 물가를 잡은 이후 미국 금리는 추세적으로 낮아졌습니다. 닷컴 버블 붕괴와 9·11 테러, 2008년 금융 위기 등 어려울 때마다 정부가 돈을 푼 결과입니다. 저가의 중국산 공산품도 선진국 물가안정에 기여했습니다. 그렇게 40년이 흘렀습니다.코로나19 사태는 저금리 시대의 하이라이트이자 한 시대의 종지부를 찍는 변곡점이 됐습니다. 각국 정부는 시중
2022.10.08 06: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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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강한 '2022 베스트 오너십' 기업은
2022년은 기업들에 있어 위기 극복과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는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끝을 보이면서 거리 두기 등 각종 제약이 해소되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기업 규제도 속속 완화하는 반면, 대내외적인 경제 환경은 환율 상승, 원자재값 상승 등 위기요인이 늘어났다. 여기에 국가별로 무역장벽을 강화하고 나섬에 따라 주력 품목 수출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스포츠 경기에서도 긴박한 상황을 맞이할수록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업의 경우도 중대한 의사결정이나 큰 투자를 목전에 뒀을 때 오너의 경영 능력과 빠른 결단력은 성장의 향방을 가른다. 특히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터. 한경 머니는 ‘2022 베스트 오너십’ 조사를 통해 이른바 올해 시장에서 오너리스크와 실적 등에 울고 웃어야 했던 기업들의 모습을 담아봤다. 한경 머니의 '2022 베스트 오너십 조사'(구 오너리스크 평가, 설문 분석 글로벌 리서치)는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7일까지 금융사 및 경제연구소의 기업 담당자. 경제 기자 등 전문가 1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글 정유진 기자
2022.09.26 10:1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