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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전국 아줌마 12만명 모은 '꿀 알바' [강홍민의 굿잡]
“고객님 제가 청소한 걸 보고 사랑고백을 할 뻔 했다네요. 그만큼 제 청소실력이 좋았다는 거겠죠.(웃음)” 가사노동이 직업으로서 인정받는 세상이 됐다. 물론 70~80년대에도 파출부·가사도우미라는 이름으로 남의 집 살림을 봐주는 직업이 있었으나 최근 'New Job'으로 30대 이상 여성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홈클리닝 플랫폼 ‘청소연구소’는 2017년 설립 첫해 1500명의 청소매니저를 시작으로 올 초 10만 명을 돌파, 현재 12만 명의 매니저가 등록해 활동 중이다. 서비스 초기 50~60대 중장년층 사이에서 꽤 쏠쏠한 소일거리로 입소문이 퍼진 청소매니저는 최근 30~40대 주부들에게도 인기다. 바쁜 현대인들의 주거를 홈클리닝을 통해 쾌적한 환경으로 변화시켜 주는 이 직업은 매뉴얼화 되어 있는 청소시스템에 파트타임으로 누구나 접근 가능하다. 청소가 처음인 초보라도 교육과 실습을 통해 청소 베테랑으로 거듭날 수 있다. 작년 초 청소매니저에 입문한 양경임 씨 역시 청소와의 인연은 처음이었다. 그간 두 아들을 키우며 농사부터 마트 캐셔, 중소기업 영업사원 등 산전수전 공중전을 견뎌 온 양 씨에게 청소매니저는 숨겨져 있던 재능을 찾은 시발점으로 작용했다. 고객의 집이 지저분할수록 설레인다는 독특한 매니저 양경임 씨를 만나 ‘청소매니저’의 세계를 들어봤다. 청소매니저는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신 건가요. “지인이 예전부터 저에게 이 일을 해보라고 권유했었어요. 그 전까지 이일, 저일 닥치는 대로 했었는데 막상 처음엔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고민을 좀 하다가 교육이나 한번 받아보자는 마음에 시작한 게 벌써 1년 6개월이 지났죠.” 교육이 괜찮았나 보군요.
2023.11.29 10: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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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무명들의 반란이 시작됐다···"누가 OO호님의 마이크를 뺏었나" [강홍민의 굿잡]
한 번 더 기회가 필요한, 아직 무대를 꿈꾸는 가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싱어게인3-무명가수전(이하 싱어게인)’이 인기다. 싱어게인은 가수로 데뷔했지만 빛을 보지 못한 무명들의 이야기다. 멜로디만 들어도 국민의 절반 이상이 아는 국민노래를 부른 가수, 한 때 방송가를 주름잡던 유명 걸그룹의 멤버, 국내 대표 그룹사운드의 보컬 등 내로라하는 타이틀을 가진 이들이지만 정작 이름은 알려지지 않은 무명가수들이다. 그들은 사파에 은둔해 있는 고수의 모습으로 자신의 이름을 00호라는 숫자에 가린 채 시청자들과 마주한다. 앨범 낸 경험이 있는 가수들의 진검승부 싱어게인의 독특한 점은 신청자격에 있다. 앨범을 단 한 장이라도 낸 경험이 있는 가수여야만 신청할 수 있다. 이 조건만 갖춘다면 인지도, 비주얼, 실력은 다음 문제다. 하지만 이 아주 간단해 보이는 자격요건이 타 오디션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으로 작용한다. 싱글앨범이 워낙 흔한 시대이지만 자신만의 노래를 만들고 세상에 내보내기 위해서는 취미의 영역을 넘어 가수로서의 직업적 소명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무대 위에 선 지원자들은 재미, 감동을 넘어 간절함마저 느껴진다. 인기의 목마름을 넘어 꼭 한 번 무대에 다시 서고 싶다는 그들의 간절함이 담긴 무대가 시청자들로 하여금 감동하게 만든다. 찐 무명들의 반란? 그들의 잔치 ‘싱어게인’ “참 잘했어요” “미쳤나봐” 진심에서 터져 나오는 심사평 싱어게인의 출연자 대부분은 무명가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노래와 팀이 유명하지만 가수의 이름은 생소하다. 그마저도 없는 ‘찐 무명’들이 대부분이다. 무명들의 캐릭터도 다양하다. 갓 고등
2023.11.23 10: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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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봉 낮고, 워라밸 없다?' 경력 쌓이면 억대연봉은 우스운 직업 [강홍민의 굿잡]
2000년대 초반 인기리에 방영됐던 ‘러브하우스(MBC)’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킨 프로그램이다. 그 덕분에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등장에 쓰인 BGM(Back Ground Music)이 아직도 기억 날 정도니 말이다. 낡고 오래된 집(공간)을 드라마틱하게 변화시켜 주는 직업,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시절 홈스쿨링·재택근무로 인테리어 수요가 높아진 덕에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시장수요도 커지고 있다. 이번 직업의 세계에서는 평범한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는 공간의 마술사 한주안(Molten designstudio 총괄 디렉터)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만나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요즘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진 것 같아요. 직장인들 중에서도 투잡 또는 제2의 직업으로 인테리어 디자이너에 도전하는 분위기예요. “맞아요. 제 주변에서도 종종 문의를 하시는데, 4050세대에서도 관심을 많이 보이세요. 아무래도 관심 있는 분들이 늘어나기도 했고, 방송에서도 인테리어를 많이 다루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어떤 직업인가요. “인간의 생활패턴을 보면 굉장히 많은 공간 속에서 살아가잖아요. 그 여러 공간을 꾸미는 직업이라 생각해요.” 구체적으로 어떤 공간을 어떻게 꾸미는 건가요. “예를 들어, 주거 또는 상업공간으로 보면 내·외부의 연결성을 고려하고, 기능과 용도에 맞게 설계를 하게 됩니다. 건물의 목적과 기능·예산·건축형태 등을 비롯해 의뢰한 고객이 원하는 부분을 더해 디자인을 하게 되는 것이죠. 디자인이 완성되면 세부 도면을 시공업체에 공유하고, 시공이 잘
2023.11.20 10: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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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고 기는 짝퉁시계, 제 눈은 못 피하죠” [강홍민의 굿잡]
한 때 서울을 중심으로 중고명품숍이 늘어나던 시기가 있었다. 중고명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정품을 모방한 가품시장도 덩달아 커지던 시기였다. 이태원을 비롯해 남대문, 강남 등 도심 일대에 은폐 엄폐한 소위 ‘짝퉁가게’에서 가품시계 및 가방을 구입하기 위해 은밀한 접선이 시도되던 시기였다. 더욱 진짜 같은, 티 안 나는 짝퉁을 구입하기 위해 짝퉁에 정통한 지인을 대동해 골목을 누볐던 그 시절, 세월이 흘러 가품도 진화했다. 단돈 몇 푼에 구입할 수 있는 중국산 가품에서 S급, A급을 지칭하며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가품들이 시장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가품의 진화 속 정·가품을 가려내는 기술도 진보했다. 그 덕분에 새로운 직업이 탄생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시계 감정 진단 전문가’는 십수년의 노하우를 무기로 정품과 가품을 구별해 내는 새로운 직업이다. 얼핏 마니아를 넘어 오타쿠의 영역인가 싶다가도 눈과 귀 그리고 촉감으로 ‘짝퉁’을 구별해 내는 달인의 영역을 넘나든다. 오영석 바이버 진단검수팀장은 15년 간 롤렉스(ROLEX), 바쉐론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 등 명품매장에서 세일즈를 담당하던 경력을 무기로 ‘시계 감정 진단 전문가’로 변신했다. 명품 시계 중고 거래 플랫폼인 ‘바이버’에는 가품이 얼씬도 못한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오 팀장에게 ‘시계 감정 진단 전문가’에 대해 들어봤다. ‘시계 감정 진단 전문가’라는 직업은 다소 생소하네요.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가요. “저희는 고객이 판매를 원하는 제품(시계)의 정품여부부터 상태 등을 확인하는 일을 합니다. 참고로 저는 명품 중고 시계를 거래하는 플랫폼 ‘바이버’에 소속된 전문가
2023.10.16 11: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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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중 'E·J'가 있다면 이 직업과 제격입니다" [강홍민의 굿잡]
‘세상에 없던 서비스(제품)’를 만들기 위해 한 때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던 스타트업이 한 순간 사라지고 있다. 정부의 창업지원사업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은 스타트업 8500곳 중 68.2%(5728개)의 고용 인원이 0명 혹은 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법인 설립 이후 수년간 고용인원이 없는 경우는 사실상 폐업으로 보고 있다. 경기 침체 여파와 더불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다. 스타트업의 경쟁력은 무릎을 탁 치는 기발한 아이템도 중요하지만 팀빌딩을 어떻게 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요즘 같은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선 각각의 프로젝트를 이끄는 팀 리더의 역량이 스타트업의 성패를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트업의 성지 실리콘밸리에서 부각된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는 스타트업이 구성하는 각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미니 CEO’로 불린다. 알람 서비스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인 ‘알라미’의 구독 매출 그로스 프로덕트 오너를 맡고 있는 서승환 PO를 만났다. 수많은 그로스 실험(가설 검증)을 통해 월 구독 매출 4억원에서 6억원으로 끌어 올린 그에게 프로덕트 오너의 세계를 들어봤다. 최근 스타트업에서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 이하 PO)’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요.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해도 스타트업의 가치가 많이 높아졌어요. 5년 전만 해도 스타트업 다니면 먹고 살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 이젠 많은 직장인들이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원하고 있어요. 유니콘기업이 많아지면서 이제는 스타트업도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느냐가 중요해졌어요. 그러면서 매출을 담당하는 PO들의 역할이 중요해졌고, 각
2023.09.19 11: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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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몸값이지만···전문가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 [강홍민의 굿잡]
20세기 초반 군사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무인비행로봇 드론은 이제 군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에서 쓰이고 있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드론 시장 규모는 2022년 134억 8000만 달러(약 17조 8000억 원)에서 연평균 42.78%씩 고속 성장해 2029년까지 2328억 달러(약 308조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배달부터 택배, F&B 더 나아가 드론택시 등 드론을 활용한 산업의 확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에서도 드론 전문 인력 양성은 꾸준히 운영하고 있는 반면 드론 전문가의 수는 현저히 적은 것이 현실이다. 현재 국내 교육용 드론을 개발·제작 중인 에이럭스의 지상기 CTO는 국내 손꼽히는 드론 전문가다. 10여 년 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재직 시절부터 드론을 연구해 온 그에게 ‘드론개발자’의 세계를 들어봤다. 요즘 드론을 모르는 분이 없을 정도지만 드론의 탄생배경에 대해 모르는 분들은 있을 것 같아요. “드론은 무인 비행체로, 조종자 없이 자동 또는 원격으로 조종되는 비행체를 말합니다. 20세기 초반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된 이후 지속적으로 기술개발이 이뤄졌고, 특히 무선통신과 GPS, 카메라의 기술 발전으로 현재 다양한 산업 및 민간 분야에서도 사용 중에 있죠. 최근에는 드론 촬영 없인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방송제작현장에서 보편화되기도 했고요.” 드론이 국내 도입된 시기는 언제인가요. “2000년도 중반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비행로봇팀에서 산업용 드론을 개발했었는데, 아마 그때가 국내 들어온 시기로 알고 있어요. 당시에는 일반인들이 드론 자체를 잘 몰랐어요. 저희도 드론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비행로봇으로 부르던 시기
2023.08.31 15: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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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악범들과 기 싸움 즐기는 직업 [강홍민의 굿잡]
한 해 30,000~50,000여 명(연간 출소자 수=2019년 56,900명 / 2020년 51,817명 / 2021년 35,844명)이 법무보호대상자라는 이름으로 세상 밖으로 나온다. 한 번의 실수 또는 잘못된 일임을 알고도 저지른 행동으로 세상과 단절돼야 했던 그들은 죗값을 치룬 뒤 다시 사회와 마주하게 된다. 세상 밖으로 나온 그들은 자신의 과거를 드러내지 않아도 스스로의 죄책감과 트라우마로 사회와 단절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문제는 그들이 사회와 단절됐을 때 또다시 범죄의 동굴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출소자 이른바 법무보호대상자(이하 보호대상자)들이 사회에 다시금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공공기관이다. 서울, 경기도 등 전국 26개 지부(소)로 운영되는 이곳은 보호대상자들에게 생활지원부터 취·창업지원, 심리상담 등을 지원하며 보호대상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 특히 공단의 상담심리사는 보호대상자들의 마음 속 그어져 있는 빨간 줄을 치유하는 ‘마음의 의사’로 불린다. 10년의 세월 동안 무수히 많은 보호대상자들의 심리를 상담해 온 김수정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상담심리가를 만났다. 일반인들에게 한국법무보호공단이라는 곳이 조금 생소할 것 같아요. 어떤 곳인지 소개해 주세요. “저희 공단은 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한 법무보호대상자들이 사회에 다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대표적으로 생활지원, 가족지원, 취업지원, 상담지원 4가지 지원사업을 운영 중인데요. 그 중 심리상담은 출소 후 우울·불안, 대인관계 문제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보호대상자들을 상담을 통해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입니다.” 공단에서 근무한 지는
2023.08.16 11: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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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라고요? 범죄 막는 관제요원입니다" [강홍민의 굿잡]
길 잃은 아이, 치매노인 등의 미귀가자를 찾는가 하면, 폭행·마약 등 우리 사회의 암적인 존재를 찾아내 미연에 방지한다. 낮밤 가리지 않고 도심 곳곳을 매의 눈으로 관찰하는 이 직업은 관제요원이다.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강남구의 강남도시관제센터는 연면적 575.54㎡, 7243대의 CCTV(Closed-circuit Television, 폐쇄회로 텔레비전)로 강남구 전역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 센터의 관제요원들 대부분이 주부들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주부 특유의 예리한 촉과 삶의 경험을 무기로 일상 속 숨어있는 범죄를 찾아낸다는 이신선 관제요원을 만나 직업의 세계를 들어봤다.CCTV를 비추는 모니터가 굉장히 많네요. 센터 초기부터 이렇게 많았나요. “아닙니다. 2002년 강남구가 지자체 최초로 방범용 CCTV 5대를 시작으로 이 사업을 시작했고, 2005년 방범 CCTV관제센터를 구축하면서 체계를 잡기 시작했죠. 원래는 부서별로 관제 기능이 나눠져 있었는데, 통합을 위해 관제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해 자체 구축을 했습니다.” 강남구에 설치된 CCTV는 몇 대 정도 되나요. “현재 방범용 4851대, 어린이보호구역 안전 1157대, 공원안전관리 487대, 불법주정차단속 622대, 수해예방용 68대, 산불예방용 11대 등 2233개소 총 7243대의 CCTV를 가동 중입니다. 2026년까지 주택가 중심으로 방범용 CCTV를 연간 50개소씩 총 200개소를 신규 설치할 계획도 있습니다.” “강남도시관제센터, 사건사고 발견 시 경찰서·소방서·구청상황실 등 관련기관에 전파···범죄 해결 위해 경찰과의 공조가 중요해” 센터에서 근무하는 관제요원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강남구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를 예방하고 범죄수사를 지원하는
2023.07.26 13: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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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칼라 은퇴자들의 인생 2막 펼칠 꿈의 직업 [강홍민의 굿잡]
“조선의 24대 왕인 헌종(憲宗:1834∼1849)이 궁궐을 거닐 때면 궁녀들은 몰래 헌종을 훔쳐보곤 했답니다. 왜냐하면 헌종이 키도 크고 아주 잘생겼거든요. 그리고 시를 잘 쓰고, 말도 잘 타는 남자다운 스타일이라 반하지 않는 여성이 없을 정도였죠. 근데 헌종은 안타깝게도 스물셋이라는 나이에 간경화로 세상을 등지게 됩니다. 근데 그 멋진 헌종이 첫 눈에 반한 후궁이 있었어요. 그 후궁과 600일간의 사랑이야기도 이곳에서 들을 수 있답니다.” 왕복 1차선 도로. 차 한 대가 지나가면 반대편 차는 기다려야하는 좁은 길을 지나 산 속 인적이 드문 곳에 다다를 즈음 서삼릉 태실이 보였다. 일제에 의해 유린된 아픈 역사를 지닌 태실은 그동안 비공개 지역이었다가 2020년 일반인들에게 개방됐다. 고양시를 넘어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이 태실을 지키며 관광객들에게 문화를 알리는 김옥석 문화관광해설사는 국내 몇 안되는 베테랑 해설사로 불린다. 90년대 초 국내 문화유산을 알리기 위해 시작된 문화인재양성사업인 문화유산해설사를 시작으로 현재의 문화관광해설사까지 30여 년간 해설사의 명맥을 이어 온 김옥석 문화관광해설사는 맛깔스런 말솜씨로 남녀노소 불문하고 태실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역사의 현주소를 다시금 짚어준다. 그를 만나 문화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최근 은퇴 후 제2의 직업으로 각광받는 문화관광해설사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봤다. 현재 근무하는 이곳은 어디인가요. “조선의 쉰 네 분의 왕, 스물 두 분의 왕의 후손들의 태실을 모셔둔 곳입니다. 원래 태실은 전국의 명산이라 불리는 곳에 있었는데, 일본인들이 이 태실을 파헤쳐 대부분의 유물을 일본으로 가져가버렸
2023.07.12 11: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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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직업이 가지 않는 식당에는 이유가 있다 [강홍민의 굿잡]
얼마 전 서울 강남의 한 주택에서 흰개미가 발견돼 검역 당국이 긴장한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흰개미가 집 밖으로 이동한 흔적이 없어 발견된 흰개미만 박멸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 사건으로 흰개미와 관련된 기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한 때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절기로 접어들면서 해충 발생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집 안, 식당, 편의점 등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해충에 인간들은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지구 온난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평소 보지 못했던 해충의 발견은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가 됐다.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해충 발생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주목받는 직업이 있다. 바로 해충방제전문가다. 해충이 발생되는 공간의 특성을 파악해 유입경로를 차단하고 해충을 박멸하는 이 직업은 해충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물론 서비스 마인드까지 요구되는 전문 영역이다. 십 수 년째 해충방제전문가로 활동 중인 홍성준 케어원 선임매니저를 만나 직업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얼마 전 집안에서 흰개미가 발견돼 이슈가 됐었는데, 이런 벌레나 해충을 발견했을 땐 어떻게 하는 게 좋습니까. “흰개미의 경우엔 1년에 한 번만 많은 개체가 출현하기 때문에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데요. 1년에 한 번 밖으로 나와 결혼비행이라는 걸 하죠. 흰개미의 경우 개미과의 곤충이 아니라 흰개미목으로 분류되는 녀석들이죠. 오래 전 바퀴벌레에서 떨어져 나온 개체로 분류되죠. 이 녀석들의 주 먹이가 나무에 있는 셀룰로오소 성분이거든요. 목조건물의 경우 집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어 전문 해충방제업체에 문의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2023.06.22 11: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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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성장 빨라질수록 일감 늘어나는 '사짜 직업' [강홍민의 굿잡]
‘당신도 언제든 부당해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웹툰으로 시작해 드라마까지 제작된 웹툰 ‘송곳’의 대사 중 일부분이다.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해고에 맞선 ‘을’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노무사라는 직업을 명쾌하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노동자의 권리 및 구제에 관련된 업무와 노무 관리에 대한 상담 및 지도 등을 하는 ‘노무사’는 최근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더욱 주목받는 직업이다. 근로자의 부당함에 맞서 대리하기도, 기업의 인사·노무 문제를 해결하는 노무사는 노동법 전문가이면서 사람과 사람(기업) 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조율사로 불린다. 노무법인 신유 김소영 대표 노무사를 만나 직업의 세계를 들어봤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처하는 방법도 함께 들었다. 전문직 중 잘 알려지지 않은 직업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있어요. 노무사는 어떤 직업인지 소개해 주세요. “노무사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사람과 조직을 연결하는 전문가라 생각해요. 크게는 노동법에 대해 법률적으로 지원하고, 대리해주는 직업입니다. 업무로 나눠보면 기업의 인사 노무 관련 노동법률 자문이나 인사 노무 컨설팅이 있고, 직장 내 괴롭힘, 부당해고 구제 신청 사건들에 대한 법률 대리를 하는 역할입니다.” 보통 노무사는 기업 자문과 근로자 대리 역할을 번갈아 가면서 하나요. “노무사마다 달라요. 기업 자문 및 컨설팅만 하는 분들 또는 법인이 있는가 하면 근로자들의 직장 내 괴롭힘이나 부당해고 구제 등의 업무만 맡는 분들도 있어요. 전 기업 자문이나 컨설팅, 강의를 위주로 하고 근로자분들의 대리도 가끔 맡고 있습니다.”‘기업을 대변해주는 직업 노무사···기업의 인사·노무 등의
2023.06.01 14: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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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률 6:1’ 할머니들의 배틀 그라운드···인생 2막 열어준 ‘이야기할머니’ [강홍민의 굿잡]
어릴 적 방학이 되면 늘 찾던 할머니 댁의 기억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 있다. 할머니의 무릎에 누워 듣던 옛날이야기를 모티브로 시작한 이야기할머니 사업이 어느덧 15주년을 맞았다. 2009년 경북에서 30명을 배출한 이 사업은 올해 3000명이 넘는 이야기할머니를 배출·양성했다. 올 초 모집에서는 전국 500명 선발에 3352명이 지원해 경쟁률 6.7대1을 기록하며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2014년 이야기할머니로 선발돼 올해 10년 차가 된 오춘교 씨는 “10년 동안 이야기할머니를 했지만 늘 아이들을 만나기 전날에는 설렌다”고 말했다. 여성 노년층에게 인생 2막의 설렘을 안겨주는 직업, 이야기할머니에 대해 들어봤다. 요즘 이야기할머니가 노년층 사이에서 인기라고 들었어요. 어떤 일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야기할머니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과 같은 기관에 방문해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나 미담을 들려주는 일을 해요.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의 인성 교육을 함양시키고, 세대 간 단절된 부분을 소통시키는 역할이에요.” 아이들에게 주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시나요.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지혜나 정직, 효에 관한 이야기예요. 이야기할머니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선정해요. 현재까지 총 220편으로, 선현미담 134편, 우리 옛이야기 86편으로 구성돼 있어요.” 이야기 발굴 과정 -이야기 소재 : 우리 옛이야기와 선현미담-이야기 수 : 총220편(선현미담 134편, 우리 옛이야기 86편)-내용(주제) : 선행, 지혜, 보은, 효, 나라사랑, 검소, 감사, 우애 등 일주일에 몇 번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시나요.
2023.05.16 12:5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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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거나 떼쓰는 아이들도 그녀 앞에선 ‘울음 뚝’ [강홍민의 굿잡]
정신없이 울다가도 스마트폰 속 그녀의 목소리에 아이들은 ‘그대로 멈춰라’가 된다. 그녀가 “날 따라 해봐요 이렇게~” 노래를 부르면 누워있던 아이들도 벌떡 일어나 따라하게 하는 매직의 캐릭터, 아이들의 우상 ‘캐리’다. 2020년부터 3대 캐리로 활동 중인 김신비 씨는 캐리를 맡기 전과 후의 삶이 180도로 달라졌다. 콘텐츠 촬영부터 전국투어 공연에 하루 4시간도 못자지만 늘 에너지가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 캐리를 보고 좋아해주는 아이들이 삶의 원동력이라는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요즘 콘텐츠 촬영과 전국투어공연으로 굉장히 바쁘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네. 맞아요. 평일에는 주로 영상촬영을 하고, 주말에는 새롭게 시작한 ‘캐리와 슈퍼걸스’ 공연을 통해 친구들과 만나고 있어요. 평일 주말 없이 시간 날 때마다 공연 연습을 위해 연습실을 찾고 있어요.” 보통 스케줄은 몇 시에 시작되나요. “저희가 딱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요. 장소도 그렇고 시간도 달라 새벽 촬영을 할 때도 있거든요. 콘텐츠 촬영이 키즈카페로 정해지면 영업이 끝난 다음 가야 해서 늦은 밤에 시작되니까 항상 달라요.” 예전에 캐리TV에서 캐리가 직접 팬들을 만나러 가는 콘텐츠도 있더군요. 서울, 대전, 거제 등 전국투어를 하는 모습에 놀랐어요. “맞아요. 전국투어 이벤트를 보셨군요.(웃음) 항상 어린이 팬들이 저를 찾아줬잖아요. 그래서 반대로 직접 사랑을 전달하러 가기 위한 콘텐츠를 기획했죠. 캐리가 가는 걸 모르고 있는 친구들은 제가 깜짝 방문하면 놀라서 말을 못하는 친구들도 있었죠. 조금이라도 늦으면 너무 미안한 맘에 더 신나게 놀아주기도 했어요.” ‘3대 캐리
2023.05.04 10: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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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컷으로 순수의 마법을 만들어 내는 직업 [강홍민의 굿잡]
‘미운오리새끼’, ‘인어공주’, ‘벌거벗은 임금님’, ‘성냥팔이 소녀’ 등 200여 편의동화를 창작한 덴마크 출신 동화작가 한스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의 동화는 100년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어린이들의 필독서로 꼽힌다. 어린이들에게 삶의 지혜, 희로애락을 알려주는 동화는 동심을 풍부하게, 그리고 아이들의 상상력을 더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해왔다. 최근 들어 동화는 IP산업의 발달로 하나의 스토리를 넘어 캐릭터, 공연, 게임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로 인해 16컷으로 동심(童心)을 담아내는 동화작가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혐오스러운 곤충 ‘거미’를 사랑스러운 ‘딩동거미’로 탈바꿈해 어린이들에게 사랑받은 신성희 동화작가를 만나 직업의 세계를 들어봤다. 그동안 어떤 동화책들을 내셨나요. “제가 창작한 책들이 몇 권 안 돼 모두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웃음) 2014년 작가로서 처음 낸 ‘괴물이 나타났다’부터 ‘안녕하세요’, ‘뛰뛰빵빵’, ‘까칠한 꼬꼬 할아버지’, 그리고 ‘딩동거미’, ‘딩동거미와 개미’가 있어요. ‘딩동거미와 개미’는 가장 최근인 작년에 출간했는데, ‘딩동거미’ 2편이에요.” 그럼 대표작이 ‘딩동거미’시리즈겠군요.“맞아요. 2017년에 ‘딩동거미’를 출간했는데, 처음에는 반응이 크게 없다가 몇 년 뒤 매스컴에 나오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어요.” “혐오스런 곤충 ‘거미’를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바꾼 동화 ‘딩동거미’, 웃기고 막무가내 캐릭터로 아이들에게 사랑 받아·&
2023.04.24 09: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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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안에 일당 25만원 찍는다' 10년새 지원률 두 배 이상 높아진 3D직업 [강홍민의 굿잡]
누구도 가기 꺼려했던 3D업종이 최근 2030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일이 고되고 험하다는 편견으로 덮여있던 이 직업들이 최근 기술직, 고수익 등 장점이 부각되면서 대기업·공무원에 목을 매던 청춘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 도배사는 코로나19 이후 인테리어 관심이 급증하면서 주목받은 직업 중 하나로 꼽힌다. 도배기능사 자격증 지원율을 보면 2014년 1,710명에서 2022년 4,688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났고, 도배사 양성 아카데미 역시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젊은층의 유입으로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여 있던 도배 분야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서 업계에도 긍정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17년 간 벽지 하나로 헌집을 새집으로 만든 백승준 도배사를 만나 직업의 세계를 들어봤다. 더불어 최근 청년들이 도배업에 뛰어드는 이유도 확인했다. 요즘같이 이사시즌이 되면 도배사들도 바쁠 것 같은데, 어떠세요. "요즘이 가장 바쁜 시기죠. 보통 2월부터 6월까지 바쁘고 가을이 되면 또 바빠지죠. 보통 봄·가을이 성수기, 여름·겨울이 비수기로 구분돼 있어요." 작업시간은 정해져 있나요. "보통 도배사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업무시간이에요. 작업할 집에 따라 오후 3~4시쯤 끝나기도 합니다. 그 이후엔 자유롭죠. 요즘같이 바쁜 시기엔 하루에 두세 군데 일이 있을 때도 있어요. 그럼 늦게 끝나긴 하지만 일당은 훨씬 많죠.(웃음)" 도배사들은 월급이 아니라 일당제로 받겠군요. "일반 가정집에서 의뢰하는 경우엔 작업이 끝나면 바로 입금을 받는 구조인 반면에 신규 아파트는 보통 전체 작업이 모두 끝나고 한 달쯤 지나야 받을 수 있어요.
2023.04.05 09: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