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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지방소멸, 부동산 정책만 남았다"[지방생존 리포트⑦]
[스페셜리포트 : 지방생존 리포트⑦] “한국이 지방 소멸을 대하는 방식은 일본과 다르다. 도시정책이나 국토정책은 사라지고 부동산정책만 남았다.” 도시계획가인 임화진 도쿄도시대 교수의 평가다. 임 교수는 도시 혁신과 도시 네트워크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한국과 일본의 도시 및 지역계획을 연구했다. 일본이 걸어온 길은 한국의 미래로 불린다. 1990년대 자산가격이 정점을 찍고 폭락하며 30년 넘게 저성장의 터널을 걸어온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 부동산 가격 하락, 젊은 세대의 무력함 등 한국이 직면한 문제를 먼저 겪었다.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자”는 말이 통한 곳은 또 있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의 쇠락이다. 저출산, 고령화와도 뗄 수 없는 관계다. 임 교수는 지자체가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스테로이드’ 정책에 빠지면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일본 역시 보조금, 아동수당, 주택수당으로 단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을 펼친 지역이 있었다”며 “하지만 그런 정책은 지속가능하지 못하고 오히려 성장동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 중앙정부가 할 일은 지자체가 호흡을 길게 가져갈 수 있는 제도와 예산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소멸, 치열한 브랜딩으로 접근해야 지방 소멸을 극복한 일본 지자체는 대부분 지역 특성을 100% 반영한 브랜딩에 성공했다. 일본 정부는 의욕과 의지를 가진 지자체에 자금이나 네트워크를 선별적으로 지원했다. 공모 형식을 통해 지자체 주도로 여러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전체 격차를 완화하는 게 목표가 아니었다.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는 도시들을 선별해 지방의 소멸을 막고 부활을 도울 수 있게 지원했다.
2023.11.20 11: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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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세 촌장의 마법...마을 통째로 호텔 만들고 드론 띄웠다[지방생존 리포트③]
[스페셜리포트: 지방생존 리포트③] “잃을 게 없으니 와서 뭐든 해봐라.” 고스게촌 부활의 또 다른 공신은 후나키 나오요시 촌장이다. 후나키 촌장은 12년째 마을을 이끌고 있다. 11월 7일 고스게촌에서 만난 후나키 촌장의 마인드는 글로벌 기업의 CEO 못지않았다. “실패는 당연하다”며 스타트업과 벤처회사들과 협업했고 어떤 아이디어든 받아들였다. 그 결과 소멸을 걱정하던 낡은 마을이 관광 명소로 떠올랐고, 일본에서 드론 배송이 시작된 첫 번째 지역이 됐다. 후나키 촌장은 컨설팅 기업인 사토유메, NOTE와 공동출자해 합작회사를 설립하며 마을 호텔을 운영하고 있고, 일본의 물류기업 세이노의 자회사인 넥스트딜리버리와 손잡고 드론 물류를 시행하고 있다. 후나키 촌장의 아이디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고스게촌은 2년째 ‘곤카쓰(결혼활동)’를 위한 행사를 열고 있다. 마을에 살고 있거나 도시로 떠난 청년들을 한데 모아 단체 소개팅을 주선하는 행사다. 이 행사를 통해 20커플이 만났고, 4커플이 성사돼 여전히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의 지방재생은 아이디어 싸움이다. 2014년 2차 아베내각 당시 일본 정부는 전국 지자체에 인구 동향 및 미래의 인구 추계, 인구 목표 설정을 실행하는 ‘인구비전’과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을 5개년 계획으로 체계화해 지방재생종합전략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그 가운데 실효성 높은 전략을 중앙정부가 선정해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예산 편성의 ‘선택과 집중’을 분명히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유효성, 현실성 높은 계획을 만든 지자체에는 집중적으로 재원을 투입해 성공 사례를 만들지만 그렇지 않은 지자체는 버리겠다는 태
2023.11.20 07: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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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명 마을이 호텔로…일본의 유쾌한 지방소멸[지방생존 리포트②]
[스페셜리포트 : 지방생존 리포트②] 일본 도쿄에서부터 차로 2시간. 700명이 사는 산골마을 고스게촌의 지방 소멸은 유쾌하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비극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저 “더 재미난 일을 벌일 순 없을까” 고민하며 마을을 변화시키는 데 집중한다. 어차피 소멸할 것이라면 할 일은 해보고 소멸하자는 생각이랄까. 그 결과는 반전이었다. 빈집으로 신음하던 마을 전체가 스토리를 품은 호텔로 재탄생했다. 다양한 실험도 이뤄졌다. 65세 이상 인구가 46%인 마을에 ‘드론’이 날아다니며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배송한다. 늙어가던 마을은 관광객과 이주자들로 활기를 찾았고, 첩첩산중에 위치해 이름조차 생소했던 지역이 일본 지방 재생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일본 내에서는 “지방 소멸을 막을 힌트를 얻으려면 고스게촌으로 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방의 부활을 돕는 기업가와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리더가 힘을 합친 결과다. 산골마을에서 벌어지는 황당한 풍경소멸을 걱정하던 마을의 부활을 보기 위해 지난 11월 7일 고스게촌을 찾았다. 도쿄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빠져나온 뒤에도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한참 가서야 마을이 나왔다. 눈이 많이 내리면 그대로 고립돼 버리는, 땅 위의 섬 같은 지역이다. 대신 도쿄 인근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천혜의 자연을 품고 있는 곳이었다. 산세가 웅장하고 깨끗한 강이 흐르는 일본의 '알프스'를 마주한 기분이었다. 서대문구 3개를 합친 면적(52㎢)이지만, 산림이 전체의 95%를 차지하는 이곳. 편의점도 없고 신호등은 마을에 딱 하나뿐이다. 이마저도 마을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교통신호 교육을 위해 설치한 것이다. “처음 마을에
2023.11.20 07: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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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4명 중 1명 ‘55세 이상’···대기업보다 고령화 빠르다
중소기업 근로자 4명 중 1명이 5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체 기업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한국노동연구원의 '사업체패널조사를 활용한 대·중소기업 식별과 기업규모별 고용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소기업 근로자 중 55세 이상의 비율은 26.6%였다. 이어 35∼55세가 48.6%, 35세 미만은 24.8%였다.중소기업의 55세 이상 근로자 비율은 2015년 20.6%, 2017년 22.5%, 2019년 23.0% 등으로 꾸준히 상승해 6년 만에 6%p 높아졌다. 반면, 20,30대 등 다른 연령대 비율은 모두 줄어들었다. 대기업의 55세 근로자 비중은 2015년 12.9%, 2017년 14.5%, 2019년 15.0%, 2021년 17.4%로, 같은 기간 4.5%p 높아졌다. 대기업 역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중소기업에 비해 속도는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근로자의 비율은 대기업에서 훨씬 높고 증가 속도로 빠른 편이었다. 대기업 여성 근로자 비율은 2015년 39.1%에서 2021년 42.1%로 3.0%p 증가했고, 중소기업은 27.4%에서 28.1%로 0.7%p 늘었다. 과장급 이상 직원 중 여성 비율은 대기업이 17.3%에서 22.8%로 6년 사이 5.5%p 증가하는 동안 중소기업은 12.5%에서 15.8%로 3.3%p 증가했다. 김정우 한국노동연구원 사업체패널팀장은 "노동력의 고령화 추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모두 발견되나 중소기업에서 더 빠른 고령화가 관찰된다"며 "특히 중소기업 남성 근로자 집단에서 다른 집단에 비해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2023.10.22 0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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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조' 쌓인 국민연금, 빚이 1800조…개혁의 시간 도래
2200만 명의 소득과 노후가 걸린 국민연금 개혁의 시간이 왔다. 개혁의 배경에는 2055년 적립 기금이 완전히 소진된다는 예측이 깔렸다. 연금 개혁안 보고서의 근거가 된 ‘제5차 국민연금 재정 추계 결과’를 보면 올해 950조원인 국민연금 적립 기금은 2040년 1754조원으로 최고점에 달한 뒤 2055년 바닥난다. 1990년대생이 수급 대상이 되는 해다. 개혁의 가닥은 잡혔다. 보험료를 ‘더 많이’ 내고 수령은 ‘더 늦게’ 한다. 목표는 2093년까지 적립 기금을 유지한다는 것 하나다. 연금은 일하는 사람이 은퇴자를 먹여 살리는 구조의 사회보험이다. 그런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저출산·고령화 속도가가 국민연금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개혁은 논의 단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국민연금 적립금 안정화가 최우선이라는 ‘재정 안정론’과 국민의 노후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연금 수령액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소득 보장론’의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보험료 15% 더 내고 68세에 받는다? 1998년 ‘저부담·고급여’ 방식으로 태생부터 지속하기 쉽지 않은 구조로 출발한 국민연금은 대상이 확대되면서 재정 안정화를 위한 제도 개정이 필요해졌다. 국민연금공단이 밝힌 6월 말 현재 기금 적립금은 983조원이다. 1000조원 가까이 불며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향후 30년은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5년이란 긴 시간 동안 ‘연금 개혁’ 논의가 정권을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이어진 이유다. 국민연금 모수 개혁은 연금 제도의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 얼마를 납부하고(보험료율), 몇 살에 받고(수급 개시 연령), (나중에 얼마를 수령하는지(소득 대체율) 등의 수치를 조절
2023.09.17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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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쓰는 20대나 못쓰는 50대 모두 “디지털시대, 뒤쳐진다 생각해”
챗GPT가 일상속으로 스며든 가운데, 50대 이상 10명 중 8명은 빠른 시대 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정보 격차 및 챗GPT 상용화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62.5%)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면서 시대적 변화에 뒤처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46.4%, 30대-60.8%, 40대-66.4%, 50대-76.4%로 나타났다. 디지털이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에는 새로운 용어를 접하거나(51.7%, 중복응답),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조작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때(44.0%) 시대 변화에 뒤처지고 있다고 느꼈다. 정보 이해 및 활용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응답자 절반 이상(52.6%)이 정보 이해 및 활용 과정에서 뒤처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으며, 고연령층일수록 이러한 경험이 많은(20대 31.6%, 30대 50.4%, 40대 59.6%, 50대 68.8%)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덜 익숙한 챗GPT, 42.8%만이 알고 있어 챗봇 AI, 챗GPT의 인지도 역시 연령별로 차이가 있었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4명(42.8%)만이 챗GPT를 어느 정도 잘 알고 있을 뿐 이에 대한 인지도는 아직까지 높지 않은 수준이었다. 특히 50대 이상에서는 67.2%가 해당 기능을 처음 보거나 자세히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2017년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이 등장했던 시기와 비교했을 때 현재 챗GPT의 등장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에 기대감이 더 강하게 섞여 있다는 사실이다. 챗GPT의 등장에 우려와 불안보다는 기대감이 크다는 평가가 4차 산업혁명 개념 등장 시기 우려보다 기대가 크다는
2023.09.06 16: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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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미래 먹거리 게임체인저, '푸드테크'가 뜬다
미래 키워드 - ESG·인구절벽 ‘지속가능성’, ‘인공지능(AI)’, ‘고령화’, ‘친환경’ 등 미래를 전망하는 키워드엔 현재 우리가 직면할 위기와 기회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리고 그 위기와 기회 사이에 ‘푸드테크(foodtech)’가 미래 먹거리로 뜨겁게 부상 중이다. 21세기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푸드테크의 잠재력과 관련 비즈니스 투자 포인트를 정리해봤다. 중동 사막에서 완전 제어형 인공 재배 스마트팜으로 채소를 키우고, 기계가 조리하고 서빙하는 무인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AI가 추천하는 개인 맞춤 맛집과 식단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최저가로 최상의 식재료를 구매하며, 식물성 대체육이 온전한 고기의 맛을 구현하는 세상. 1990년대까지만 해도 공상과학영화에서나 그려졌던 것들이 이제는 일상이 되고, 나날이 더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바야흐로 푸드테크의 시대가 온 것이다. 푸드테크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식품의 생산, 유통, 소비 전반에 AI, 사물인터넷(IoT), 바이오 기술 등 첨단 기술이 결합된 신산업을 의미한다. 식물성 대체식품, 식품 프린팅, 온라인 유통 플랫폼, 주문 키오스크, 배달·서빙·조리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2020년 기준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5542억 달러, 우리나라는 61조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 모두 30%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환경과 건강을 중시하는 가치 소비가 확산하고, 개인 맞춤형·비대면 방식을 선호하는 등 식품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고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국내 식품 업계에서도 푸드테크를 주목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2
2023.08.29 0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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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뒤, 인구 4000만명대로 쪼그라든다
우리나라 인구가 2041년 4000만명대에 진입하고 2070년 3800만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출산율 저하에다 급속한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데,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5~49세 남성 절반 가량은 혼인 경험이 없는 독신이었다. 통계청은 11일 '인구의 날'을 맞아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저출산과 우리 사회 변화' 관련 통계를 내놨다. 통계청은 저출산으로 우리나라 인구는 2023년 현재 5200만명에서 2041년 4000만명대에 진입하고 2070년 3800만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세계인구는 2023년 80억5000만명에서 2070년 103억명으로 증가한다.출산율 저하에다 급속한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세계인구변화 대비 우리나라 인구구조는 생산연령인구는 더 큰 폭으로 감소하고 고령인구의 증가폭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2023~2070년 기간 중 세계의 생산연령인구는 3.6%포인트(p) 줄어들지만 우리나라는 24.4%p 감소한다. 고령인구는 세계는 10.1%p 늘지만, 우리나라는 28.0%p 증가할 정도로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가 올 것으로 통계청은 예상했다.특히 혼인이 감소하면서 저출산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25~49세 인구 중 혼인 경험이 있는 남자는 52.9%로 2010년 대비 11.8%p 줄었다. 여자는 67.1%로 10.3%p 감소했다. 여자는 30~34세가 마이너스(-)16.9%p로 감소폭이 가장 컸다. 결혼적령기 여성의 혼인이 줄면서 급격한 출산율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비혼(법적으로 혼인상태가 아닌 혼인) 출생아 수는 2021년 기준 7682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2.9%를 차지했다. 2001년 7119명(1.3%) 대비 563명 증가했다.육아로 인한 여성들의 경력단절은 여전했다. 202
2023.07.11 16: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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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고령화’의 그늘...어린이집이 사라진다
최근 5년간 전국에서 어린이집이 9000개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생 심화로 어린이집이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복지부가 최근 발간한 '2022년 말 기준 보육통계'에 따르면 작년 말 전국 어린이집은 3만923개였다. 2017년 말 4만238개에서 9315개 줄었다.유형별로는 국·공립 어린이집은 늘었다. 3157개에서 5801개로 증가했다. 반면 가정 어린이집은 1만9656개에서 1만2109개로 크게 줄었다. 민간 어린이집도 1만4045개에서 9726개로 숫자가 줄었다.어린이집이 줄어든 반면 노인복지시설은 1만3000개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보건복지부가 지난달 30일 공표한 ‘2023 노인복지시설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노인복지시설은 모두 8만9643곳으로, 입소 정원은 36만4116명이었다.경로당과 노인복지관 등 노인여가복지시설, 치매·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도움이 필요한 노인을 위한 노인의료복지시설, 방문요양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재가노인복지시설, 노인보호전문기관, 노인일자리지원기관 등을 모두 합친 숫자다.전국 노인복지시설은 지난 2017년 말 7만6371개였는데, 5년 만에 1만3272개(17%)나 늘었다.같은 기간 입소 정원도 21만9476명에서 14만4천650명(66%) 급증했다.전체적으로 노인복지시설이 크게 늘어난 것은 고령화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17년 말 735만6000여 명에서 2022년 말 926만7000여 명으로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2023.07.03 09: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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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빈틈 메우는 KT의 AI... 2년 후 '매출 1조' 목표 [현장에서]
KT가 2025년까지 AI 융합사업에서 매출 1조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KT는 21일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맞춤형 AI 서비스인 AI로봇, AI케어, AI교육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이 자리에서 KT는 AICC와 AI물류 등의 AI 사업에서 약 8,000억원 이상의 누적수주를 달성하는 등 빠르게 AI 사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2025년까지 AICC, AI물류, AI로봇, AI케어, AI교육 등 고객 맞춤형 AI 사업에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또 KT는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7년까지 약 7조원을 투자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KT는 자사의 AI 전략이 '고객 중심'이라 강조했다. 고객과 산업의 수요에 따라 가장 적합한 ‘고객중심의 맞춤형 AI 서비스’를 선보이는 ‘AI 서비스 프로바이더’가 되겠다는 것이다.큰 관심을 얻고 있는 초거대 AI '믿음'은 올해 하반기 공개한다. KT는 ‘믿음’ 등 초거대 AI 기술과 고효율의 경제성을 갖춘 ‘AI 풀스택(Full Stack)’ 기반으로 AI 생태계를 활성화한다고 밝혔다.KT는 오는 2027년까지 5년 동안 ▲초거대 AI 기술 ▲AI 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IDC 인프라 고도화 ▲AI 신사업 발굴 및 서비스 고도화 등을 위해 약 7조 원의 투자를 단행한다. 이 투자로 초거대 AI 파라미터 스케일 확대 및 학습 기술 확보, IDC 신축·증설, AICC 인프라 고도화 등 최고 수준의 AI 기술 역량과 인프라를 확보한다.송재호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부사장은 “KT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AI 기업으로 그간 축적한 경험과 역량, 인프라와 노하우를 AI 사업에 그대로 적용시켜 고객중심의 AI 서비스 프로바이더로 자리매김하겠다”며, “KT의 미래 성장뿐만 아니라
2023.06.21 11: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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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story]고령화 시대 자산관리 왜 신탁일까
나날이 신탁이 우리 사회에서 주목받는 배경에는 급속히 다가온 고령화 시대를 빼놓고 논할 수 없을 터. 늘어난 수명만큼 자산관리는 물론 치매 등등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노후를 안전하게 맞이하기 위해서 신탁은 어떤 사회적 안전망이 될 수 있을까.Case 01시골로 돌아가는 자신을 배웅하러 나온 자식들에게 연거푸 얼른 들어가라고 손 흔드는 95세의 홍경용(가명) 씨. 지난 2월 70년 넘도록 함께했던 안사람을 먼저 보내고 난 후 처음으로 혼자서 서울 자녀들 집에서 보름도 넘게 지내다가 시골로 향하는 길이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자녀, 손주들 함께했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비록 시골 방에는 아내의 사진만 덩그렇게 남아 있고 함께 사는 시골 자녀 내외도 일 때문에 홍 씨 혼자 있는 시간이 많지만 그래도 오랜 생활 터전으로 돌아간다. 또 먼저 떠나 성당 묘역에 묻힌 아내 근처로 가려면 지금이라도 성당에서 교리 공부에 빠질 수 없다. 홍 씨는 아내가 병실에 있을 때 혼자가 되면 어디로 가야 할지 생각했었다. 내가 살았던 곳이 시골이지만 스스로 일상생활을 해내려면 낯설게 느껴지는 시니어타운으로 가야 하는가. 비싼 보증금과 월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고 주변 이야길 들어보면 결국 생활비를 부담할 수 있는 연금생활자들이 주로 입주할 수 있어 마음을 접었다. 노후 생활을 걱정하는 것은 당사자뿐만이 아니다. 특히 부모와 함께 하지 못하고 삶의 터전이 해외에 있는 자녀들의 마음은 더 답답하다.Case 02금실 좋은 부부로 어려운 시기를 잘 견디며 평온한 노년을 꿈꾸던 박기형(가명) 씨. 건강하던 아내가 70대 중반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유학 후 해외에서 결혼과 직장 생활
2023.05.29 07: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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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story]자산관리도 맞춤 시대 진화하는 신탁, 다양해진 노후 플랜
고령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누구나 품위 있는 노후,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고, 현명하게 물려주는 방법을 고민하기 마련이다. 이런 흐름 속에 신탁이 종합자산관리의 대표적인 솔루션으로 부각되고 있다. 신탁은 예금, 펀드 등 금융 자산부터 부동산 등 비금융 자산의 관리, 은퇴 이후의 증여·상속 문제까지 다양한 자산관리 기능이 가능하다. 그래서일까. 최근 수년째 신탁 시장을 둘러싼 은행, 증권사, 보험사, 대형 로펌 등 업권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과연 신탁은 노후를 책임져줄 자산관리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글 김수정 기자 사진 김기남·이승재 기자전문가 기고 배정식 법무법인 가온 패밀리오피스센터 본부장·양소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① 노인 1000만 시대, 신탁 자산관리 속도 낼까② 고령화 시대 자산관리 왜 신탁일까③ 유연한 신탁, 재산 관리부터 승계까지 해결④ 신탁 시장, 경쟁 ‘후끈’…미술품·증여 등 차별화⑤ “신탁 활성화 위한 세제 혜택 적극 고려해야”⑥ “100세 시대 고민 다양…신탁은 금융 만물상자죠”
2023.05.29 07: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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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story]노인 1000만 시대, 신탁 자산관리 속도 낼까
우리의 삶은 불확실의 연속이며,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늘 달라지기 마련이다. 고령화 시대 신탁이 주목받는 이유도 이러한 ‘불확실성’과 맞닿아 있다. 불확실한 노후를 대비해 맞춤형 만능 자산관리사로 부상 중인 신탁의 질주는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바야흐로 ‘뷰카(VUCA)’ 시대다. 뷰카란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함(Ambiguity)의 영문 머리글자를 합친 용어로 상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즉각적이고 유동적인 대응 태세와 경각심이 요구되는 상황을 나타내는 군사 용어다. 2010년 이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디지털화(digitalization)가 가속화됨에 따라 현재는 불안정한 금융 시장과 고용 시장의 상황을 표현하는 용어로 더 자주 등장하고 있다. ‘다이내믹’이란 표현으로도 부족할 만큼 세상은 급변하고 있지만, 미래 생존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올해 우리나라 경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모양새다. 최근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이 하반기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지난 5월 19일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두 달 만에 성장률 전망을 기존 1.6%에서 1.5%로 하향했고, 같은 달 3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성장률 전망을 기존 1.4%에서 1.1%로 수정했다. 지난 4월엔 국제통화기금(IMF)이 성장률 전망을 기존 1.7%에서 1.5%로 내렸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도 각각 1.6%, 1.5%로 조정했다.꺾이지 않는 고물가와 늘어나는 실업률, 글로벌 긴축과 유동성 위기,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금융 시장을 둘러싼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으면서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 시장 전반으로 투자심리도 급격하게 위축
2023.05.29 07: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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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 위기’ 놓인 한국과 일본, 저출산 대책 살펴보니[글로벌 현장]
[글로벌 현장]소멸 위기를 맞은 대표적인 두 나라 한국과 일본이 지난 3월 말 사흘 간격으로 대대적인 저출산 대책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3월 28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대책을 발표했다. 대통령이 저출산고령사회위 회의를 주재한 것은 7년 만이다. 일본은 3월 31일 ‘차원이 다른 저출산 종합 대책 초안’을 발표했다. 1월 23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023년 정기 국회 개원 연설에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저출산 대책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한 지 3개월 만에 등장한 구체안이었다.두 나라는 백화점식 정책을 남발하지 않고 효과적인 저출산 대책을 골라 선택과 집중하겠다고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년간 280조원을 쏟아붓고도 저출산을 해결하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돌봄과 교육, 일·육아 병행, 주거, 양육비용, 건강 등을 저출산 정책의 5대 핵심 분야로 선정했다. 670조원의 연간 예산 가운데 저출산 대책에 40조원을 배정하기로 했다.일본은 젊은 세대의 소득 증가, 사회의 구조·의식 개혁, 모든 육아 세대 지원이라는 3대 대책을 3년간 집중 실시한다. 2020년 일본은 가족 관련 사회 보장비로 10조7536억 엔(약 107조원)을 썼다. 기시다 총리는 차원이 다른 저출산 대책의 실현을 위해 관련 예산을 두 배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두 나라 저출산 대책을 종합적으로 비교해 보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지만 한국은 중점 분야가 5개이다 보니 3개로 좁힌 일본에 비해 전방위 대책이란 인상을 준다. 한국이 처한 현실이 선택과 집중을 힘들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고령화와 저출산, 두 가지 문제와 싸우는 한국 한국에서 아이를 낳지 않는 원인은 취업
2023.05.05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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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의료권이 기준…간호사 업무 확대는 세계적 흐름[대립, 간호법]
[기고]이 글의 목적은 간호사협회(간협)의 주장이나 간호법 옹호가 아니라는 것을 밝혀 둔다. 어느 편을 지지하는지가 아니라 어떤 가치를 중심에 두느냐가 글의 요체이기 때문이다.법안을 둘러싼 주요 쟁점은 이미 귀 아프게 들었을 것이다. 법 문구의 세부 조정은 국회의 몫이다. 필자는 간호조무사를 포함한 ‘간호 인력’의 역할과 비중 확대가 왜 세계적 이슈가 됐는지 거시 배경과 의미에 집중한다. 그것이 간호법과 일반 시민의 이해가 교차하는 유일한 지점이기 때문이다.지금으로부터 약 60년 전 미국 콜로라도 주 대학병원. 로레타 포드 박사와 헨리 실버 박사는 턱없이 부족한 의사 인력 문제로 고심했다. 그들이 찾은 해법은 전문간호사였다. 의사 대신 1차 진료를 담당할 간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었다. 의사에겐 업무 경감을, 간호인에겐 지위 역할 개선을, 환자에겐 향상된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윈-윈-윈’의 공식이자 상생의 묘수였다.그런데 지난 20여 년간 간호 인력 전체를 의료 체계의 또 다른 중심으로 보자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혹자는 간호 인력이 경직성과 비효율로 점철된 현 의료 질서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런 주장과 무관하게 간호 인력의 위상·역할·업무 범주 리셋에 대한 요구가 전 세계적 추세인 것만은 사실이다. 한국의 간호법 상정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해하면 된다. ◆고령화 도미노세계적으로 간호 인력이 재평가되는 가장 큰 이유는 급속한 고령화다. 2019년 전 세계 65세 이상 인구는 7억3000만 명이다. 유엔은 2030년 그 숫자가 15억 명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러 국제기구들은 기후 위기와 함께 인구 고령화를 인류의 가장
2023.04.21 06:0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