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버려진 배터리에서 ‘600조 금맥’ 캔다

    [비즈니스 포커스]전기차 보급 속도가 빨라지면서 새롭게 등장한 시장이 있다. 수명이 다한 전기차 배터리가 만들어 내는 ‘폐배터리’ 시장이다. 규모가 급증해 6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이 시장에 배터리 기업은 물론 완성차 업체들도 뛰어들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통상 초기 용량 대비 70% 이하로 성능이 떨어지면 주행 거리 감소, 충전 속도 저하, 안전성 위험 증가 등의 문제로 교체해야 한다. 이를 그대로 버리면 폭발 위험과 환경 오염을 유발할 수 있어 폐배터리 활용은 필수적이다.블룸버그ENF에 따르면 2032년 110GWh 이상의 폐배터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하루 평균 50km를 주행할 수 있는 순수 전기차 1100만 대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전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30년 12조원에서 2050년 6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연간 완성차 신차 판매 시장이 9000만 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폐배터리가 쏟아지며 배터리 처리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게 되는 셈이다.유럽은 유럽연합(EU)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라고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을 발표하는 등 전 세계적인 환경 규제 강화, 배터리 원재료의 가격 상승, 자원 고갈 문제 등이 맞물려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폐배터리 처리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차량용으로 더 사용하기 어려운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 장치(ESS)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배터리 재사용(re-use)’, 차량 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고가의 희귀 금속을 추출하는 ‘배터리 재활용(re-cycling)’ 등이다.배터리를 ESS와 충전기 등으로 재사용하면 지속적인 충·방전이

    2023.06.08 06:12:02

    버려진 배터리에서 ‘600조 금맥’ 캔다
  • 중국 공세 매섭네…불붙은 유럽 배터리 전쟁

    [비즈니스 포커스]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인 유럽연합(EU)이 한국과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북미 진출이 막히자 유럽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어 한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독일·헝가리·폴란드 등 주요 EU 회원국들은 배터리 기업 유치를 위해 대규모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EU가 전기차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과 달리 늘어나는 역내 배터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중국의 현지 투자를 적극적으로 반기고 있다는 점은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북미 진출 막히자 EU 투자 러시중국이 유럽 시장을 노리는 또 다른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EU는 전기차 배터리를 탄소 중립 시대의 전략 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EU에서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의 판매가 금지돼 향후에도 배터리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에 따르면 2022년 EU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체 신차 판매량의 12.1%를 기록했다. 2019년 1.9%, 2021년 9.1%에 이어 큰 폭으로 올랐다.EU 27개 회원국에서 판매된 전기차 신차는 112만여 대로 전년보다 28% 증가했다. 전기차 보급률이 높지만 배터리 소재의 핵심 광물인 리튬·코발트·흑연 등의 자급률이 1~2%에 불과해 대부분을 역외에서 조달하고 있어 배터리 공급망이 취약하다.EU 시장 진출은 한국이 중국보다 한 발 빨랐다.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한국의 배터리 3사는 선제적인 투자로 유럽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해 가동 중이다.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70GWh 규모의 생산 능력을 구축했고 2025년까지 4

    2023.06.08 06:10:02

    중국 공세 매섭네…불붙은 유럽 배터리 전쟁
  • 중국이 불 댕긴 ‘하얀 석유’ 쟁탈전

    [비즈니스 포커스]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을 계기로 K-배터리 핵심 원재료의 높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천연흑연·코발트 등을 80% 이상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하다.업계에선 최근 리튬 광산의 개발·확장 프로젝트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개발 기간(4~7년 후)과 급격한 수요 증가를 고려할 때 2025년 이후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IRA,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 급변하는 글로벌 원자재 시장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하얀 석유’로 불린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양극재 중에서도 60~70%를 차지한다. 리튬 비용 상승이 곧바로 배터리와 전기차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전 세계가 리튬 확보전에 나서고 있다.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은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으로 구분된다. 탄산리튬은 노트북·정보기술(IT) 제품 등 소형 전자 기기의 배터리에 주로 사용되고 수산화리튬은 전기차 등 고밀도·고용량 배터리에 주로 사용된다.중국의 리튬 매장량은 680만 톤으로, 볼리비아(2100만 톤)·아르헨티나(1930만 톤)·칠레(960만 톤)에 이어 세계 4위다. 자국보다 호주·칠레 등 해외 리튬 광산 지분 투자를 통해 생산하는 양이 더 많다.미국지질조사국(USGS) 집계에 따르면 중국의 제련·가공 단계를 거친 제품의 점유율은 2022년 기준 65%에 달한다. 간펑리튬·텐치리튬 등 중국의 리튬 가공 기업의 점유율은 52.7%로 사실상 정·제련 등 가공 단계 공급망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하지

    2023.06.07 06:08:01

    중국이 불 댕긴 ‘하얀 석유’ 쟁탈전
  • 급정거해 보고 135km 이상 달려도 봤다[가보니]

    [비즈니스 포커스]5초 정도를 시속 60km로 달리다 급제동했다. 단 한 번에 있는 힘껏 밟았더니 차량이 순식간에 멈췄다. 제동 거리는 50cm도 안 됐다. 5월 17일 인천 영종도에 있는 BMW 드라이빙센터를 방문해 기초 드라이빙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곳에서 일반 도로에서 주행할 때 겪기 힘든 급회전, 풀 악셀 등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초보 운전자의 트랙 주행BMW 드라이빙센터의 트랙은 다목적·오프로드 등 총 8개의 코스로 구성된다. 이날 참여한 프로그램은 8개 코스 중 다목적 코스와 2.6km 길이의 직진·코너링 구간으로 구성된 서킷 코스였다. 4명이 한 조로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배정된 차량은 BMW의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의 ‘쿠퍼S 3-도어’였다. 주행에 앞서 올바른 자세, 핸들 파지법 등을 교육 받았다. 강사는 “브레이크를 다 눌러도 무릎이 다 펴지지 않는 거리로 운전석 위치를 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목적 코스에선 고무 깔때기를 좌우로 비켜 가며 차량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했다. 이후 시속 40~60km로 주행하다가 급정거하는 훈련을 했다. “급제동에 모두 성공하지 못하면 오늘 서킷 못 탑니다”라는 강사의 말에 힘껏 브레이크를 밟았다. 드디어 서킷 입성. 서킷에선 강사를 포함해 5대의 차량이 일정 간격을 유지하며 가속과 감속을 반복했다. 면허를 딴 지 2년. 시속 130km 넘게 주행해 본 경험이 손에 꼽을 정도라 풀 악셀을 밟을 때 바짝 긴장했다. ‘137km’가 찍혔다. 하지만 안전하다는 생각이 마음속 깊이 들었다. 조금 뒤처지거나 속도를 내기 어려워하는 참가자가 있으면 강사가 챙겨 보고 “노란 선 밟아도 되니 더 가까이 오세요”, “가장자리 주행이 힘들면 가운데에

    2023.06.06 06:00:02

    급정거해 보고 135km 이상 달려도 봤다[가보니]
  • 유럽 시장 흔드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비즈니스 포커스]“현대차의 ‘아이오닉 5’가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포드보다 더 낫다”(짐 팔리 포드 CEO)“현대차가 꽤 잘하고 있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엔진의 시대에는 한국 자동차가 유럽·미국·일본 차에 뒤졌지만 전기차 경쟁은 같은 선상에서 출발한다. 유럽에선 ‘한국 차가 유럽 차를 앞섰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단순 통계만으로 우위를 판단하기 힘들지만 판매량도 만만치 않다. 철공소 수준에서 시작한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시대엔 유럽 명차들의 경쟁자가 됐다. ◆유럽에서 잘나간 현대차‧기아독일 매체 WELT는 독일 수입차 시장에서 한국이 프랑스 차를 몰아내 버렸다고 극찬했다. 지난 3월엔 여러 경쟁자가 나타나고 있지만 현대 아이오닉 5에 대해 “일상적인 테스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우수성을 입증했다”며 “가성비 역시 세계 최고의 전기차”라고 평가하기도 했다.독일자동차청(KBA)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이 18만1213대를 판매하며 5위를 기록했다. 폭스바겐·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BMW 등 독일 자동차에는 밀렸지만 포드(13만1256대)와 르노(7만9861대)는 큰 격차로 따돌렸다.전기차 시장에서의 성적표도 좋았다. 현대차 코나와 아이오닉 5가 판매 순위 6, 9위를 기록하며 독일·이탈리아의 전기차와 경쟁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선 기아가 선전하고 있다. 현지 매체 더치뉴스는 지난 1월 기아가 폭스바겐을 누르고 최다 판매 차량으로 올라섰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해 3만 대 이상의 기아 자동차가 네덜란드 도로를 누볐고 폭스바겐 자동차가 2만6000대로 뒤를 이었으며 도요타는 2만5300대 팔렸고 푸조와 BMW가 4위와 5위

    2023.06.02 06:00:07

    유럽 시장 흔드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 막 오른 금리 경쟁…대환대출 둘러싼 금융권의 셈법

    [비즈니스 포커스]전 세계에서 최초로 15분 만에 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인프라’가 5월 31일 문을 열었다. 대한민국의 전체 은행 19곳, 저축은행 18곳, 카드사 7곳, 캐피털사 9곳 등 53개의 금융사와 23개의 플랫폼이 참여한다.대출 상품을 온라인에서 비교하는 서비스는 해외에도 존재한다. 하지만 주요 금융회사 간 대출을 실시간으로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은 한국이 처음이다. 편의성은 물론 보다 낮은 금리로 이동할 수 있다는 면에서 금융 당국은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속내 복잡한 기존 금융권대환대출 플랫폼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자신의 조건에 맞는 대출을 조회하고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 있다면 클릭 몇 번으로 갈아탈 수 있다. 플랫폼을 통해 고객들은 자신이 보유한 대출 상품과 입점 금융사들의 대출 상품 조건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옮길 수 있는 기존 대출은 53개 금융회사에서 받은 10억원 이하의 직장인 대출, 마이너스 통장 등 보증과 담보가 없는 신용 대출이다. 기존 대출에서 갈아탈 수 있는 새로운 대출 역시 동일하다. 기존 대출을 서민이나 중저신용자 대상 정책 대출로 갈아타는 것은 보증 여부와 관계없이 가능하다. 다만 연체 대출, 법률 분쟁, 압류·거래 정지 상태의 대출은 시스템을 이용해 갈아탈 수 없어 플랫폼과 금융회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해당 사실을 안내할 예정이다.금융권은 대환대출 인프라를 넒히는 것에 당분간 집중할 예정이다. 지금은 신용 대출만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주택 담보 대출까지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3년 1월 기준 은행 가계 대출 잔액 중에서 주담대가 무려 76%

    2023.06.01 06:00:01

    막 오른 금리 경쟁…대환대출 둘러싼 금융권의 셈법
  • 닻 올린 한화오션, 꽃길만? 과제도 첩첩산중

    [비즈니스 포커스]대우조선해양이 45년 만에 사명에서 ‘대우’를 떼고 ‘한화오션’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처음 시도했던 한화그룹은 우여곡절 끝에 15년 만에 한국의 3대 조선사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았다.한화그룹은 잠수함과 구축함 등 대우조선해양의 특수선 분야 역량을 흡수해 ‘한국의 록히드마틴’이라는 오랜 꿈을 완성할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추게 됐다. 기존의 항공 우주·지상 방산에 해양 분야까지 더해지면서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갖춘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대표이사와 이사진도 ‘한화맨’들로 교체됐다. 5월 23일 임시 주주 총회 직후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홈페이지를 한화오션으로 바꾸고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론칭했다.한화그룹의 에너지 사업 분야를 총망라한 이번 광고에는 새롭게 가족이 된 한화오션의 거제 옥포조선소와 에너지 운송 기술(LNG)이 한화그룹이 보유한 태양광·풍력·수소 기술 등과 함께 비중 있게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작업복·안전모에도 ‘한화’…‘대우’ 간판 역사 속으로대우조선해양은 1973년 대한조선공사 옥포조선소로 출발해 1978년 대우그룹에 인수되면서 대우조선공업으로 이름을 바꿨고 대우조선해양이라는 사명은 2002년부터 사용했다. 2023년 한화그룹에 인수되면서 4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임시 주주 총회를 기점으로 현장에선 대우조선해양 흔적 지우기가 본격화됐다. 옥포조선소의 명물인 골리앗 크레인에는 ‘DSME 대우조선해양’ 글귀가 사라지고 ‘한화오션’이란 새 옷으로 갈아입을 채비를 마쳤다.현장 작업복과 안전 헬멧 등 작업 장비에도 한화오션 로고를 입히는

    2023.05.31 06:08:01

    닻 올린 한화오션, 꽃길만? 과제도 첩첩산중
  • 애플페이 상륙 두 달, 옥석 가리기 돌입한 간편 결제 시장

    [비즈니스 포커스]애플페이가 한국에 들어온 지 두 달이 지났다. 그간 간편 결제 시장에서는 현대카드 가입자 순증,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의 연합 등 많은 일이 일어났다. 애플페이의 영향력을 지금 당장 단언하기는 어렵다. 여전히 불편해 하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곳에서는 결제가 어렵고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는 더더욱 결제가 가능한 매장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페이의 가맹점은 약 10만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교통카드 기능이 더해진다는 소식 역시 아직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애플페이의 한국 상륙이 한국의 간편 결제 시장에 ‘시즌 2’를 열었다는 점이다. 간편 결제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금융사부터 정보기술(IT) 기업, 유통사 등이 뛰어들었다. 하지만 기업들은 더 이상 비슷비슷한 서비스로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보다 많은 혜택, 보다 편리한 결제 방법을 갖춰야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손잡은 삼성·네이버, 카카오는 ‘논의 중’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간편 결제 시장점유율은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전자 금융업자가 47.9%, 신한플레이 등 금융회사가 26.8%, 삼성전자 등 휴대전화 제조사가 25.3%를 차지하고 있다.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애플페이와 자웅을 겨룰 것으로 예상했던 삼성페이는 네이버페이와의 협업으로 온라인 결제 시장에 침투를 노리고 있다. 스마트폰 간편 결제는 곧 단말기 시장의 점유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한국의 간편 결제 시장에서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에도 애플페이는 껄끄러운 존재다.이에 대응하기

    2023.05.26 06:00:16

    애플페이 상륙 두 달, 옥석 가리기 돌입한 간편 결제 시장
  • 저축은행의 두 가지 뇌관

    [비즈니스 포커스]지난 3월 불거진 미국 중소은행들의 ‘뱅크런’ 사태로 한국 금융 시장에도 긴장감이 돌았다.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듯 4월 말에는 일부 저축은행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뱅크런’ 가능성이 있다는 ‘지라시’가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업계와 금융 당국이 부랴부랴 거짓 정보라며 반박했다. 현재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나 유동성 비율 등은 규제 비율을 웃돌아 부실 위험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안심할 수준”이라지만 PF 위험성은 여전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연체율 5%는 은행 수준으로는 높지만 저축은행업권에서는 괜찮은 수준”이라며 “2014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연체율 14~15%와 비교하면 5%대는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1분기 저축은행권의 자기자본비율은 13.6%로 지난해 말(13.15%) 대비 0.45%포인트 올랐다. 이는 법정 비율인 7∼8%, 금융 당국 권고 비율인 11%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저축은행중앙회는 설명했다. 유동성 비율 역시 241.4%로 법정 기준(100%)의 2.4배 수준이다. 겉으로 나타난 숫자는 괜찮다.하지만 저축은행업계는 2014년 이후 9년 만에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중앙회가 5월 5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1분기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순손실(잠정)은 약 6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는 수신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와 대손 충당금 추가 적립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 지라시가 돌았던 4월 2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건전성과 시스템 리스크와 관련해 저축은행 포트폴리오는 여전히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그러면서도 금융 당국은 저축은행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금융 당

    2023.05.25 06:00:07

    저축은행의 두 가지 뇌관
  • 한전 압박한 영국 펀드의 ‘실체’

    [비즈니스 포커스]최근 한국 주식 시장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영국의 투자회사 실체스터인터내셔널 인베스터즈 엘엘피(Silchester International Investors LLP, 이하 실체스터)다.실체스터는 모간스탠리의 펀드 매니저 출신인 스테판 버트가 1994년 영국 런던에 설립, 글로벌 주식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실체스터는 LG그룹의 지주회사인 (주)LG를 비롯해 KT·한국전력공사(한전)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시장에선 저평가된 우량주로 꼽히는 종목이다.상속 분쟁에 휘말린 (주)LG 지분을 5% 이상 취득하며 3대 주주에 올랐고 천문학적인 적자를 내고 있는 한전에는 “원가 이하로 전기를 팔아 대규모 적자를 내는 데도 왜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못하느냐”고 항의 서한을 보냈다.시장 안팎에서는 묘한 시점의 지분 취득으로 실체스터를 예의 주시하는 중이다. 향후 적극적인 주주 제안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실체스터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영권 분쟁=호재’ LG 주가 고공 행진실체스터는 4월 12일 LG 지분 5.02%에 해당하는 789만6588주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는데 매입 시점이 다소 공교롭다. 2023년 2월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배우자와 두 딸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상속 회복 청구 소송을 낸 사실이 알려진 직후여서다. LG그룹 오너 일가의 상속 분쟁이 발생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실체스터의 투자 배경과 목적에 관심이 집중됐다.실체스터는 4~5년 전부터 LG 주식을 장기 매입해 왔는데 4월 5일 4만7000주를 추가로 매수해 지분율 5%를 넘기면서 구광모 회장(15.95%), 국민연금공단(6.83%)에 이어 3대 주주가 됐다. 실체스터의 투자 소식이 알려지면서 LG 주가는 급등했다

    2023.05.24 06:07:02

    한전 압박한 영국 펀드의 ‘실체’
  • “원자로 소재 녹슬까봐 페인트칠하며 6년 버텼죠”…다시 뛰는 두산

    [비즈니스 포커스]탈원전 정책으로 고사 직전에 놓였던 원자력발전소 생태계가 활력을 되찾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함께 원전 활성화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1년 만에 원전 생태계가 정상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월 15일 찾은 경남 창원의 두산에너빌리티 공장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날 창원공장에선 신한울 원전 3·4호기의 주기기 제작 착수식이 열렸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2023년 3월 체결한 2조9000억원 규모의 신한울 원전 3·4호기의 주기기 공급 계약에 따른 것이다.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주기기 제작은 2017년 10월 이후 6년 만이다. 신한울 원전 3·4호기는 경남 울진군에 1400MW급 한국형 원전(APR1400) 2기를 짓는 사업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 정책에 따라 중단됐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재개됐다. 3호기는 2032년, 4호기는 2033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이날 착수식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황주호 한수원 사장을 비롯해 원전 협력 업체들과 도지사·국회의원들도 참석했다. 이 장관은 “지난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 정책과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한국전력공사의 적자가 천문학적으로 누적됐다”며 “원전 생태계를 신속하게 복원해 원전 정상화 정책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특히 원전 산업의 메카인 경남도의 감회는 남다르다. 경남도에는 원전 등 에너지 관련 협력 업체들이 집중돼 있어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최근 고용·실업·제조업생산지수 등 경제 지표를 보면 경남이 경제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가 경

    2023.05.19 08:01:01

    “원자로 소재 녹슬까봐 페인트칠하며 6년 버텼죠”…다시 뛰는 두산
  • 전환점 맞은 ‘토종 포털’… 다음의 28년사

    [비즈니스 포커스]‘다음카카오’에서 ‘다음’이 사라진 지 8년. 카카오가 또 한 번의 결단을 내렸다. 다음을 사내 독립 기업(CIC)으로 분리해 자율성과 독립성을 추구한다는 명분을 달았다. 다음은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점유율은 네이버에 밀린 지 오래지만 다음의 역사는 곧 한국 포털의 발전사이기도 하다. 이제는 스스로 가능성을 증명해 보여야 하는 다음의 역사를 짚어 봤다. ①‘즐거운 실험’의 시작 이재웅 다음 창업자가 벤처기업 ‘다음’을 세운 것은 1995년 2월의 일이다. ‘다음’이 한국의 포털 시장을 석권하기 시작한 것은 1997년 한국 최초로 시작한 다음의 무료 웹메일 서비스 ‘한메일넷’ 덕분이었다. 이 한메일은 이제 막 뿌리 내리기 시작한 한국의 인터넷 문화를 대표하는 ‘국민 메일’로 자리 잡았다. 당시만 해도 메일 계정이 ‘한메일’인 것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1999년 가입자 300만 명을 돌파한 다음은 독일 미디어그룹 베텔스만에서 60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포털 ‘다음’에 2000년대는 전성기였다. 다음의 인터넷 카페는 당시 인터넷을 대표하는 커뮤니티로 자리 잡았다. 다양한 공통된 목적을 가진 인터넷 카페의 개설로 다음에는 저절로 사람이 모여들었다. 다음은 뉴스 서비스와 웹툰 등 지금의 한국 포털이 서비스하는 모든 영역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한국형 포털’로 진화했다. 한때 다음은 한국 시장에서 미국 검색 엔진인 ‘야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04년 다음은 본사를 제주도로 옮기며 ‘즐거운 실험’을 시작한다. 기업의 본사를 서울에 두는 게 당연한 시대에 경기권도 아닌 제주도로 옮기는 것은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2023.05.18 06:00:05

    전환점 맞은 ‘토종 포털’… 다음의 28년사
  • ‘서정진 바라기’ 개미 군단, 눈물의 손절 결심한 사연

    [비즈니스 포커스]셀트리온그룹이 초대형 오너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경영에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사내에 청바지 금지 등 엄격한 복장 규정을 도입해 구설에 오른 데 이어 혼외자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서 회장은 2021년 3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2년 만인 2023년 3월 셀트리온그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소방수’ 역할을 자처하며 정기 주주 총회를 통해 공식 복귀했다. 그가 떠난 지난 2년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셀트리온의 성장이 정체됐고 기업 가치도 반 토막 났다.서 회장이 구설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기내 승무원에게 폭언과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오너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은퇴한다”고 했던 서 회장이 도리어 메가톤급 오너 리스크를 갖고 돌아오자 그간 서 회장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 왔던 소액 주주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 복귀하자마자 혼외자 파문서 회장의 혼외자 2명은 2021년 수원가정법원 성남지원에 친생자 인지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같은 해 11월 조정이 성립되면서 서 회장의 호적에는 기존의 두 아들 외에 두 딸이 추가로 등재됐다.혼외자의 존재는 이들의 친모인 A 씨가 대표로 재직 중인 서린홀딩스(의류 도매 업체)와 서원디앤디(인테리어 업체)가 최근 셀트리온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2022년 12월 개정된 공정거래법 시행령이 대기업집단 총수가 인지한 혼외자의 생부나 생모를 친족 범위에 포함하도록 규정한 데 따른 것이다. 서 회장 측은 두 회사는 A 씨가 차린 회사로, 셀트리온과는 어떤 거래도 지분 관계도 없다고 설명했다.서 회장은 A 씨를 2001년부터 만나기

    2023.05.17 06:08:01

    ‘서정진 바라기’ 개미 군단, 눈물의 손절 결심한 사연
  • “선착순 1분만 초대합니다” 대한민국은 스팸 공화국?

    [비즈니스 포커스]‘선착순 1분만 초대합니다’, ‘저도 가난했는데 열심히 살아서 꿈을 이뤘어요.’ 마음을 혹하게 하는 문자가 쏟아진다. 특정 종목을 알려준다는 주식 리딩방부터 나라에서 주는 지원금을 받으라는 내용까지 스팸 문자도 시대에 따라 진화하고 있다. 혹자들은 이처럼 쏟아지는 스팸 문자에 대해 과연 정부와 이동 통신사는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는지 궁금해 한다. 왜 스팸 문자가 늘어났는지도 포함해…. 상반기 스팸 유통이 늘어난 이유는 결론부터 말하면 체감과는 달리 전체 스팸 문자의 숫자는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한국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매년 두 번 발표하는 ‘스팸 유통 현황 분석’에서 2022년 하반기(7~12월) 유통 현황을 보면 휴대전화 스팸은 1212만 건으로 같은 해 상반기 대비 30.4% 감소했다. 음성 스팸은 413만 건으로 56.2% 감소했고 문자는 798만8000건으로 0.1% 감소했다. 최근 5년간 추이에서도 증감은 있었지만 수치가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은 아니라는 게 한국인터넷진흥원 측의 설명이다. 휴대전화 스팸을 잡는 것은 소비자들의 신고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스팸 유통이 늘어난 것은 스팸 자체가 늘어났다고 볼 수도 있지만 신고가 적극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통계 조사가 나오지 않았지만 2023년 현재까지 스팸 유통이 상당히 증가했는데 그 이유는 삼성전자 ‘갤럭시폰’에서 스팸 신고를 하는 방법이 간편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소비자들은 스팸 문자가 쏟아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이는 개인 정보 유출과 연관 지을 수 있다. 최근 잇

    2023.05.17 06:00:08

    “선착순 1분만 초대합니다” 대한민국은 스팸 공화국?
  • ‘태양광 대반전’ 쓴 이우현…반도체·배터리 소재 확 키운다

    [비즈니스 포커스]“OCI는 현재 창사 이후 가장 큰 변화와 도전을 앞두고 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기업을 만들겠다.”OCI가 지주회사를 정식 출범시키며 3세 경영인인 이우현 회장 체제로 본격 전환했다. OCI의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OCI홀딩스와 화학회사 OCI가 5월 2일 정식 출범했다. 이 회장은 OCI홀딩스 회장으로 승진했다.앞으로 존속법인 OCI홀딩스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과 에너지솔루션 등 태양광 사업과 도시 개발 사업을, 신설 법인 OCI는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 등 첨단 화학 소재 사업을 전담한다. 석유화학 한 우물에서…첨단 소재로 ‘제2 창업’이 회장은 마지막 개성상인으로 알려진 고 송암 이회림 동양제철화학(현 OCI) 창업자의 손자이자 고 이수영 OCI 선대 회장의 장남이다. 이 창업자는 개성에서 태어나 신용·검소·성실 3대 덕목을 중시하는 개성상인의 길을 걸으며 화학 산업의 기초 재료인 소다회를 국산화해 한국 화학 산업의 기초를 닦았다.1970년대부터 석탄 화학 업체로 한 우물만 파 온 OCI그룹은 이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뒤부터 사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주력인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의 실적 변동성을 해소하기 위해 화학·에너지·바이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이 회장은 OCI의 핵심 사업을 석탄 화학에서 태양광으로 전환하는 등 성공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목할 것은 중국이 장악한 태양광 시장에서 살아남았다는 점이다. OCI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판매 가격 상승과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2022년 1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뒀다. 2012년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이다.불과 2년 전만

    2023.05.16 06:08:02

    ‘태양광 대반전’ 쓴 이우현…반도체·배터리 소재 확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