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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보낸 무신사, '라이즈'로 이미지 변신[최수진의 패션채널]
6개월 전이죠. 배우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당시 유아인을 모델로 내세운 주요 패션 기업들까지 비판의 대상이 됐죠.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와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대표적입니다. 특히, 무신사는 유아인을 뮤즈라고 칭하고, 2년 넘게 인연을 이어왔죠. 무신사가 유아인을 처음 '뮤즈'로 선정한 것은 2020년 9월입니다. 그때만 해도 자신만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무신사가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에 잘 부합한다고 판단했거든요. 무신사 관계자는 모델 발탁에 대해 "남다른 패션 스타일과 자신만의 정체성으로 매력을 뽐내는 배우 유아인과 함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준비했다"라며 "무신사와 유아인이 함께 선보이는 새롭고 활발한 활동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홍보 효과도 톡톡히 누렸죠. 유아인을 앞세워 공개한 TV 광고 카피가 큰 관심을 받았거든요. 한 번쯤 다 들어본 '다 무신사랑 해'가 바로 그것입니다. 여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무신사에서 제품을 구매하라는 뜻입니다. 유아인은 '인간 무신사'라로 불리며 무신사의 정체성 그 자체가 됐습니다. 무신사는 유아인을 통해 '어린애들만 쓰는 앱'에서 조금 더 고급스럽고 트렌디한 이미지로 변신할 수 있었죠.그러나 유아인을 발탁한 지 2년 5개월 만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마약 혐의가 나오면서죠. 무신사는 공식 홈페이지와 앱에서 유아인이 포함된 이미지를 전부 내렸습니다. 지난해 강남에 새로 개장한 오프라인 매장인 '무신사 스탠다드 플래그십 스토어'
2023.08.16 10: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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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떠나는 외국인 투자자들, 한국의 대응법은[강문성의 경제 돋보기]
[경제 돋보기]중국에서 빠져나가는 글로벌 투자자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세계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중국의 외국인 직접 투자(FDI) 순유입(BOP 기준)은 3440억7000만 달러였지만 2022년 1801억7000만 달러로 47.6% 급감했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각종 외신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는 다양한 대내외 요인으로 중국을 외면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다국적 기업의 투자 철회와 중국 비율 감축 결정이 이어지고 있고 특히 선진국의 연기금은 중국을 외면하고 있다.이러한 중국의 FDI 감소는 다양한 대내외 요인이 존재한다. 가장 두드러진 대외적 요인은 미·중 무역 분쟁에 이은 경제 안보 시대의 도래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시작된 미·중 무역 분쟁이 바이든 행정부로 넘어오면서 첨단 기술·공급망·환경·인권 등의 분야로 확대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이러한 대외적 요인에 중국 내부의 문제 역시 존재한다. 지난 4월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반간첩법 수정안이 통과됐다. 이 법안의 전문에 따르면 ‘어떠한 개인과 조직도 불법으로 국가 기밀에 속하는 문건·데이터·자료·물품을 취득·소유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이 수정안은 이미 넓게 적용되는 ‘국가 기밀’과 ‘국가 안보’ 개념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의 상하이 지사 사무실을 중국 공안이 급습해 컴퓨터와 전화를 압수한 사건은 중국 내 모든 글로벌 회사를 긴장시켰고 추가적인 투자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강력했던 코로나19 대응
2023.08.14 06: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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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투명했던 국세청의 감정 평가 대상 선정 기준…개정을 환영하는 이유[박효정의 똑똑한 감정 평가]
[똑똑한 감정 평가]국세청은 2020년 약 19억원,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약 46억원, 2023년에 약 45억원의 예산이 책정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감정 평가 사업에 대해 그동안 어떤 부동산에 대해 감정 평가를 시행하는지, 대상에 대한 기준, 즉 구체적인 감정 평가 대상의 선정 기준에 대한 비공개 방침을 유지하고 있었다.어떤 부동산이 직권 평가의 대상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제도를 시행해 납세자로 하여금 자발적인 감정 평가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실질 가치에 부합하는 적정한 세금을 신고하고 납부하도록 유도해 궁극적으로는 성실 납세 문화 확산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한 취지이자 기준을 공개하면 탈세 등에 악용될 가능성과 공정한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하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조사 대상이 될 수도, 되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국세청의 감정 평가 대상과 기준이 모호해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이 없다는 점과 조세 평등주의에 반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상속세·증여세 절세를 위한 많은 감정 평가를 수행하는 필자 역시 국세청 감정 평가 대상이 어떤 경우인지 명확한 기준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업계에서 알게 되는 ‘어느 정도 수준의 가격대, 어떤 형태의 부동산이 조사 대상이 되더라’ 하는 경험에 의해 상담할 수밖에 없었고 알 수 없는 선별 기준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 납세자 역시 불빛 하나 없는 캄캄한 밤길을 불안하게 걷는 기분이었을 것이다.이처럼 어떤 부동산이 직권 평가의 대상이 되는지, 평가 대상에 대한 명확한 기준의 설립 필요성과 선별 기준 공개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올해 7월 국
2023.08.13 09: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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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경영자와 심란한 투자자…경영의 고차 방정식[박찬희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 경영자, 특히 창업 경영자는 은행과 투자자의 ‘무지함’에 치를 떤다. 사업 내용을 설명해도 제대로 알아듣자 못하고 자기들 눈높이에 맞출 것을 요구한다고 푸념한다. 정말로 중요한 기술이나 사업 포인트는 이해하지 못하면서 은행은 담보 가치와 현금 사정만 챙기고 벤처캐피털(VC)이나 증권사는 자본 시장에서 잘 먹히는 아이템이나 사업 모델을 밀고 사업 파트너도 우겨 넣으려고 한다는 얘기다.하지만 이들 금융회사들은 ‘남의 돈을 쓰려면 말을 들으라’고 얘기한다. 은행은 원래 필요한 돈 빌려주고 원금과 이자 받아 수지를 맞추는 곳이니 여기에 눈높이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돈 떼이지 않는 것이 지상 목표다. 벤처캐피털이나 증권사가 아무리 경영자의 기술과 사업 포인트를 이해하고 동의해도 이들 역시 남의 돈을 구해야 한다. 자본 시장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면 돈을 구할 수 없다.생각해 보면 이것은 경영자의 숙명이다. 정말로 사업 내용을 잘 이해하고 가능성을 믿는다면 돈을 빌려 주거나 투자하지 않고 직접 사업을 할 것이다. 남들이 모르니 경영자에게 기회가 있다.은행이나 투자자는 그래도 자신의 이익이 걸렸으니 애써 알아보고 판단하지만 별 이해관계가 없는 대중의 막연한 생각은 더욱 난감하다. 단편적인 기사나 오해가 포함된 조사 결과로 ‘나쁜 회사, 못된 짓’으로 낙인찍히면 정책 당국도 할 수 없이 나설 수밖에 없다. 표심에 명줄이 달린 정치권도 마찬가지다.결국 경영자는 ‘나만큼 절박하지 않고 잘 알지도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 사업을 이해시키고 오해를 풀어 가야 한다. 경영자의 전략이 일사불란하
2023.08.13 09: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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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임차인이 사망했을 때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의 승계에 대해[이철웅의 법으로 읽는 부동산]
[법으로 읽는 부동산]주택 임차인이 사망했을 때 민법에 따른 상속 법리로만 풀어 가면 될까. 그렇지 않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사실혼 배우자 등 생존 가족의 주거권을 보호하기 위해 주택 임차권의 승계와 관련해 상속에 대한 특례 규정을 두고 있다.임차인의 사망에 따른 임차 보증금 반환 청구권, 차임 지급 의무, 임차 목적물 반환 의무 등의 승계(이하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의 승계’)에 관해 여러 경우를 나눠 살펴보자.사망한 임차인과 임차 주택에서 가정 공동생활을 하고 있던 상속인이 있는 경우에는 가정 공동생활을 하던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의 유무에도 불구하고 민법에 따른 상속 법리에 따라 ‘상속인’이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다.주택임대차보호법이나 민법이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가정 공동생활을 하고 있던 상속인과 그렇지 않은 상속인이 있는 경우에는 상속 재산 분할 협의 또는 법정 상속분에 따라 정해진 승계 비율로 공동으로 승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2촌 이내의 친족’에 해당하는 상속인이 있지만 임차 주택에서 가정 공동생활을 하지 않았던 경우 만일 가정 공동생활을 했던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가 있다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2항에 따라 ‘임차 주택에서 가정 공동생활을 하던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와 ‘2촌 이내의 친족’이 공동으로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다.공동으로 승계하는 경우의 승계 비율에 관해 직접 판시한 대법원 판례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에게 절반의 승계를 인정하는 쪽이다. 법률상 배우자에 대한 민법의 상속 비율에 관한
2023.08.13 0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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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니코틴 살해’ 부인, 다시 재판받는 이유 [민경진의 판례 읽기]
[법알못 판례 읽기]니코틴 원액이 든 음식물을 남편에게 먹여 죽음에 이르게 한 30대 여성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대법원이 파기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증거만으로는 공소 사실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살인죄와 같이 법정형이 무거운 범죄는 피고인의 유죄를 인정하기에 충분할 만큼 범행 동기와 수단, 범행이 이르는 과정 등 여러 간접 사실을 종합해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세 차례 니코틴 원액 든 음식 건네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023년 7월 2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쟁점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같이 판결했다.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2010년 5월 남편 B 씨와 결혼해 아들 1명을 출산했다. 2015년부터 내연남 C 씨를 만나기 시작해 2020년께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공방에 C 씨가 머무르도록 했다. 또 그와 함께 세 차례에 걸쳐 일본 여행을 다녀오는 등 내연 관계를 이어 갔다.그러던 중 A 씨는 대출 상환 부담과 공방 매출 감소, 각종 공과금 연체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남편이 사망할 경우 사망보험금, 남편 소유 부동산 및 예금 등을 상속받고 C 씨와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 자신이 평소 피우던 전자담배용 니코틴 원액을 이용해 남편 B 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A 씨는 2021년 5월 26일 아침 출근하려는 남편에게 미숫가루·꿀·우유에 불상량의 니코틴 원액을 섞은 음료를 주고 먹게 했다. 남
2023.08.13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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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적자’ 냈지만... 티빙, 웨이브와 합병 안 한다 [이명지의 IT뷰어]
[이명지의 IT뷰어]CJ ENM이 적자를 이어갔습니다. 시장의 예상보다 더 큰 규모죠. 여기에는 티빙을 비롯한 관계사들의 부진도 큰 영향을 더했습니다. 10일 CJ ENM은 2분기 매출 1조489억원, 영업손실 3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부문별 실적을 보면 주력 사업인 미디어·플랫폼과 영화·드라마 부문에서 부진한 실적을 냈습니다. 미디어·플랫폼 부문의 2분기 매출은 34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감소했죠. 영업손실은 299억원입니다. CJ ENM은 컨퍼런스 콜에서 “구미호뎐 1938, 서진이네 등이 아마존을 통해 글로벌에 동시 방영되는 등, 콘텐츠 해외 판매에서는 성과가 있었으나 미국 배우 노조 파업으로 주요 작품 제작이 지연돼 적자가 지속됐다”고 밝혔습니다.OTT ‘티빙’은 가입자는 늘었지만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습니다. 올해 2분기 티빙의 실적은 매출 767억원, 영업손실 479억원입니다. 이처럼 티빙을 비롯한 국내 OTT들이 쓴 맛을 보면서 일각에서는 합병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부터 티빙과 웨이브는 잊을만 하면 합병설이 불거져 왔습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와 맞서려면 토종 OTT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게 논지입니다. 이에 대해 CJ ENM은 ‘웨이브와의 합병은 고려하지 않는다’라 밝혔습니다. CJ ENM 측은 “플랫폼 합병보다는 티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은 물론,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한 노력을 실행 중”이라 말했습니다. 또 티빙의 유료 가입자가 지난해 대비 69.2% 상승했다며 수익 모델 다변화로 추가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대신에 티빙은 구독 외에 다른 수익원을 생각하고 있
2023.08.11 12: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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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제니도 선택한 스텔스 럭셔리…로고 없는 '더 로우'[최수진의 패션채널]
어제(10일) 오후, 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제니가 월드투어 '본 핑크'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으로 출국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항 패션'이 화제가 됐고요. 검정색 미니 드레스, 샤넬 롱부츠, 샤넬 보이프렌드 시계 등이 주목을 받았습니다.대부분의 제품은 샤넬이었습니다. 드레스와 가방을 제외하고는요. 드레스는 토종 브랜드인 아모멘토, 가방은 미국 명품 브랜드 더 로우(The Row)입니다. 더 로우는 요즘 명품의 트렌드인 '스텔스 럭셔리'의 대표 브랜드로도 꼽힙니다. 제니도 스텔스 럭셔리 브랜드를 선택했다는 걸 보면, 명품의 대세가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네요.스텔스 럭셔리는 말 그대로 '조용한 명품'을 뜻합니다. '은밀한 부' 또는 '조용한 사치'로도 표현하는데요, 상표가 보이지 않아 의류 안감을 보거나 가방을 열기 전까지는 어떤 브랜드인지 알 수 없다는 게 특징이죠. 로고 대신 '높은 가격대'와 '고급 소재'를 사용하는 것으로 가치를 표현합니다. 일각에서는 "부자들은 상표를 드러내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로고리스 브랜드가 진짜 명품이라고 강조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제니가 공항에서 착용한 제품은 더 로우의 테라스백으로, 2990달러(약 394만원)입니다. 400만원에 달하는 가격에 비해 디자인은 심플 그 자체입니다. 측면 하단에 아주 작은 글씨로 적힌 'THE ROW'는 가까이서 본다고 해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명품 컨설턴트 로버트 버크는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제품의 브랜드를) 알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누군가는 그들이 무엇을 입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들 사이에서는 중
2023.08.11 1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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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신용 등급 강등, 2011년 악몽 재현될까 [머니 인사이트]
[머니 인사이트] 8월 2일 아침 글로벌 금융 시장에 엄청난 뉴스가 나왔다. 신용 등급 회사인 피치(Fitch)가 미국의 장기 외화 발행자 채무 불이행 등급(IDR)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2011년 8월 5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장기 국가 신용 등급을 ‘AAA’에서 ‘AA+’로 낮춘 지 12년 만의 신용 등급 강등이다.피치의 미국 신용 등급 강등 피치의 신용 등급 하향으로 글로벌 3대 신용 평가사들 중 무디스만 미국의 신용 등급을 ‘AAa’로 가장 높은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피치와 S&P는 최고 등급보다 한 단계 낮은 ‘AA+’를 부여하고 있다. 피치는 신용 등급을 낮추면서 향후 신용 등급 전망(Outlook)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12년 전 S&P는 신용 등급을 낮추고 약 2년 뒤인 2013년 6월에야 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한 것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피치가 미국의 신용 등급을 강등하면서 제시한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의회의 분열이다. 피치는 미국 의회가 중기 재정 가이던스를 세워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화당의 감세안, 민주당의 재정 지출 확장 정책이 더해지면서 정부 부채가 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올해 5월 24일 부채 한도 협상(미국은 법적으로 정부 부채의 한도를 정해 놓고 있고 이를 증액하기 위해서는 미 의회의 동의가 필요)으로 미국의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신용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출 때도 피치는 미국 의회의 당파성이 부채 한도 관련 문제 해결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둘째, 재정 적자의 확대다. 최근
2023.08.10 06: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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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와 천연가스 [상상인이 들려주는 산업 이야기①]
[상상인이 들려주는 산업 이야기] 글로벌 기후가 심상치 않다. 북반구는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폭염 피해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7월 글로벌 지구 기온이 섭씨 영상 17.2도로 관측되면서 평년 기온을 큰 폭으로 이탈한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기후 변화의 진행 속도가 체감되는 시점이다.문제는 2023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엘니뇨다. 세계기상기구(WMO)는 7월 엘니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미해양대기청(NOAA)은 강한 엘니뇨로 발전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상황이다.엘니뇨는 적도 태평양 부근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높아지는 현상이다. 평상시에는 무역풍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바닷물을 밀어준다. 따뜻하게 달궈진 표층 해수가 남미에서 인도네시아와 호주 쪽으로 몰리고 부족한 남미의 바닷물은 심해의 차가운 물이 차 오르면서 채워 준다. 따라서 서태평양 수온은 상대적으로 따뜻하고 동태평양은 차가운 상태가 유지된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무역풍이 약화되면 따뜻한 바닷물의 이동이 정체되면서 적도 태평양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0.5도 이상 상승하게 되는 데 이를 엘니뇨라고 한다.엘니뇨는 수온 변동과 함께 여러 지역에 기후 변화를 야기하는 요인이다. 해수면 온도가 변화하면 주변 지역들의 강수량 패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엘니뇨로 인한 기후 변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은 적도 태평양과 밀접한 남미·남아시아·호주 등이 있다. 엘니뇨 발생 시 따뜻한 해수가 서태평양 쪽으로 이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구름이 형성되기 어렵다. 따라서 호주와 동남아시아는 평년보다 강수량이 줄어든다. 이 지역들은 건조한 기후가 지속되며 가뭄
2023.08.10 06: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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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셔스 뷰티가 뭔데?" 올리브영의 이색 실험[최수진의 패션채널]
오늘은 뷰티 쪽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패션'과 '뷰티'를 따로 놓고 보지 않으니, 뷰티도 패션의 한 영역이지요.최근 들어 뷰티업계가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컨셔스(Conscious, 의식 있는) 뷰티'라는 겁니다. 컨셔스 뷰티는 화장품의 성분부터 용기와 패키징까지 전 과정이 친환경적인 제품을 의미합니다. 내가 사용하는 화장품이 어떻게 만들어져서, 어떻게 끝나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는 뜻이 담겼죠. MZ들이 '컨셔스 뷰티'를 유독 좋아한다고 합니다. 한국소비자원은 "MZ세대는 소비트렌드를 만들고 자신들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사회에 드러낸다"라며 "기업이나 생산자는 이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가 없는데, 이들은 프로슈머보다 더 적극적인 소비자 역할을 수행하며 확실한 피드백을 기업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소비시장에서 MZ세대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컨셔스 뷰티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된 '미닝아웃(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소비) 현상'이 업계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겁니다. 그래서 MZ세대들이 즐겨 찾는 H&B(헬스엔뷰티) 편집샵 '올리브영'이 나섰습니다. 오늘(9일) CJ올리브영은 30여개 매장에서 시범 운영 중이던 화장품 공병 수거 캠페인 '뷰티사이클'을 전국 약 1300개 매장으로 전격 확대해 상시 운영하기로 결정한 건데요. 올리브영 뷰티사이클은 다 쓴 화장품 용기의 라벨을 제거하고 씻어서 건조한 다음, 가까운 매장을 방문해 계산대에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심지어, 올리브영에서 구매하지 않았더라도 재활용 가능한 화장품 공병이면 모두 수거 가능하다는 게 특
2023.08.09 10: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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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장관 탄핵 심판 기각…“이태원 참사 책임 돌리기 어렵다” [김진성의 판례 읽기]
[법알못 판례 읽기]헌법재판소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심판 청구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헌재는 이 장관이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예방 및 대응 과정에서 헌법이나 법률 위반으로 파면될 일을 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헌재의 결정으로 이 장관은 직무정지 167일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헌정 사상 첫 국무위원 탄핵소추가 무산되면서 정치권에선 재난의 책임을 정부의 어느 공직자한테까지 물을 수 있는지를 두고 더욱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파면 결정할 중대 위법 없다”헌재는 2023년 7월 25일 서울 재동 헌재 대심 판정에서 열린 이 장관 탄핵 심판 선고 재판에서 “헌법과 법률의 관점에서 피청구인(이 장관)이 재난안전법과 공무원의 성실 의무 등을 규정한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거나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헌법상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이 장관이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데 책임이 있는지를 두고는 “어느 하나의 원인이나 특정인에 의해 (사고가) 발생·확대된 것이 아니다”며 “각 정부 기관이 대규모 재난에 통합 대응하는 역량을 기르지 못한 점 등이 총체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에 규범적 측면에서 이 장관에게 책임을 돌리긴 어렵다”고 판단했다.이태원 참사는 핼러윈을 이틀 앞둔 2022년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골목길에서 사람들이 넘어져 159명이 사망하고 320명(행정안전부 집계 기준)이 다친 대형 사고다.온 나라가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재난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의 수장인 이 장관도 사고에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2023.08.08 1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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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드아웃, '착한 일'도 좋지만 급한 불부터[최수진의 패션채널]
요즘, 패션업계가 참 어렵습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보복소비 영향으로 성장세를 이어왔으나 올해 들어서는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어제(7일)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계열사 한섬이 발표한 2분기 성적표가 이를 증명하는데요.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3%, 78.8% 감소했습니다.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한 의류 소비 위축의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실적이 안 좋은 게 비단 한섬뿐일까요. 명품업계를 포함한 모든 패션 회사들이 같은 상황입니다. 올해 하반기도 상반기와 비슷할 것이라는 말이 나옵니다.온라인도 비슷합니다. 패션 전문 플랫폼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오프라인보다는 타격이 덜하지만, 패션 수요 자체가 줄어든 건 어쩔 수 없으니까요. 그중에서도 가장 힘든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단연 리셀 업계입니다. 명품 소비를 늘리는 MZ세대 사이에서 쉽게 접근 가능한 재테크로 관심을 받으며 급격한 성장을 이어왔죠. 지난해까지는요. 올해는 해외여행 등 돈 쓸 곳이 많아진 젊은층에게 '리셀'은 그리 흥미로운 주제가 아닙니다. 또, 해외에 나가면 쉽게 구매가 가능하니 굳이 국내에서 웃돈을 주고 살 필요가 없어진 거죠. 플레이어들이 사라질 정도로 상황은 안 좋습니다. 한화솔루션의 이커머스 계열사인 엔엑스이에프(NxEF)가 지난해 말 선보인 '에어스택'도 있었는데요, 올해 6월 사업을 아예 정리했습니다. 한화갤러리아 분할 영향으로 엔엑스이에프의 법인이 해산된 게 주된 이유였지만, 리셀 시장이 위축된 것도 사업을 철수하는 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남은 리셀 플랫폼으로는 업계 1위인 네이버의 크림, 2위인 무신사의 솔드아
2023.08.08 11: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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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산업 강화하는 일본 [이지평의 경제 돋보기]
[경제 돋보기]일본 국회 참의원은 6월 7일 ‘방위 장비품 생산 기반 강화법’을 가결했다. 자민당과 함께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도 찬성했다. 이 법안은 정부 재정 지원으로 일본 방위 산업의 해외 진출을 촉진하는 한편 경영이 어려워진 민간 방위 사업체의 제조 라인을 국유화할 수 있게 하는 등 대폭적인 지원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일본의 국가 부채가 경상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22년 260%를 넘는 등 일본 재정에 어려움도 많지만 일본 정부는 국방비를 대폭적으로 확대하면서 방위 산업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그동안 일본 방위 산업이 어려움에 직면해 폐업하는 사례도 늘어났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판단되고 있는 것이다. 항공기나 탱크 등을 생산하는 방위 산업은 납품처가 일본 자위대에 한정되고 생산 확대에도 어려움이 있어 2003년 이후 100개사 이상이 방위 분야에서 철수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일본 정치권이 초당파적으로 민간 방위 사업체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정책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 개발도 지원하면서 수출 산업화로 방위 사업체의 생존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이와 같이 방위 산업의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은 과거 무기 수출을 엄격하게 금지해 왔던 자세에서 보면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정치권과 국민들이 현재의 안보 상황이 대단히 어려운 국면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작년 12월 국가 안전 보장 전략, 국가 방위 전략, 방위력 정비 계획 등 소위 ‘방위 3문서’를 각의 결정했다. 또한 일본 정부는 연간 방위비 지출의 GDP 비율 한도를 기존 1%에
2023.08.08 09: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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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도 미국 집값은 왜 올랐을까[아기곰의 부동산산책]
미국 주택 시장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미국 주택 중위 값은 41만200달러로 조사됐다. 중위 값은 조사 대상을 가격순으로 나열했을 때 가장 중간에 있는 값을 의미하고 평균 값과는 다른 의미다. 한마디로 미국에서 중간 정도의 집값이라고 보면 된다. 이 중위 값이 40만 달러를 넘은 적은 미국 역사상 딱 세 번이었다. 작년 5월(40만8400달러)과 6월(41만3800달러), 올해 6월이다. 다시 말해 올해 6월의 미국 집값은 역사상 둘째로 높은 집값을 기록한 것이고 역사상 최고점이었던 작년 6월 집값에 0.9% 차이로 근접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작년 6월 41만3800달러에 달했던 미국 집값은 올해 1월 36만1200달러까지 떨어져 12.7%의 하락률을 보였지만 그후 5개월 동안 13.6% 상승해 전고점을 넘보고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한국의 주택 시장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작년 연말을 바닥으로 점점 낙폭을 줄이다가 올해 6월 말 보합 수준(0.0% 상승)까지 다다랐다.몇 주 정도의 시차는 있지만 한국 주택 시장이나 미국 주택 시장 모두 겨울에 바닥을 치고 봄 이후 시장 분위기가 완연히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두 나라의 주택 시장 분위기가 비슷한 이유는 지난 1년간 하락의 주요 원인이었던 미국발 금리 인상의 끝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한국 주택 시장과 미국 주택 시장의 모습은 전혀 다르다. 두 나라 주택 시장의 그래프가 비슷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미국 그래프는 미국 집값의 중간 가격 흐름이다. 실제로 1월 이후 6월까지
2023.08.07 10:54:58